걷기1403춘천동산
도로원표: 김유정역에서 동산면
2014 03 12 수요일
서울에서 남춘천역으로 다시 남춘천역에서 김유정 역으로 역방향으로 간다. 김유정 역은 역사 건물은 덩그러니 한옥 가옥 형태를 이다. 9시 30분인데 사람들은 거의 없다. 춘천시 신동면이다.
이 신동면에서 팔미천 개천을 따라 죽 올라가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다. 팔미천 김유정이 이 개울에서 멱을 감았다고 한다. 김유정 “동백꽃” “봄봄”과 “금따는 콩팥" 이외에 (내기억으러)30여편은 거의 모두 강원도 산골의 애환을 그린 것으로, 그 작품 속에 나오는 들병이들의 삶은 수난시대의 민초들의 한 모습이었다. 참 강원도의 동백꽃은 남쪽 붉은 동백꽃과 다르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노란 동백꽃 밑으로 기어 나오는 주인집 딸이 있다. 노란 색이란 생강냄새가 나는 생강나무라 한다.
사실 홍천으로 가기 위해서 나선 것인데, 걸어서 신동면에서 동산면을 거쳐야 홍천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오늘 일정은 춘천시내의 남쪽 골짜기 개울을 따라 가는 것이다. 개울과 이차선 도로가 같이 나란히 간다. 길이 구불구불한 것도 개울길을 닮았지만 굽이마다 냄새가 다르다. 몇채 안되는 집들이 무엇을 농사짓는가에 따라 다른 냄새가 난다. 길가에 전주 위에 까마귀들이 길을 안내한다. 왠 손님이 오냐고 마중 나오더니, 저만큼 날아가서 짖어대고 그 쯤 가면 까마귀는 또 저만큼 앞서가서 까욱대고, 이런 손님 처음이라고 온산에 알리는 것 같다. 2시간여 걷는 동안에 이 작은 길에서 두 대의 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을 뿐이다.
논골길로 가야 하는데, 방향을 잃었다. 어깨가 아프꼬 팔이 지리다. 겨울내 추운 방에서 컴과 지낸 몸이 두시간 걷기에 몸살을 한다. 배도 고프다. 먹을 것을 파는 곳이 있을까 물어 보았는데, 남춘천으로 거슬러 올라가 1.6Km를 가야 한단다. 시골이 아니라 산골이라는 말이 된다.
다음 지도로 보아 논골길이 작은 실개천으로 올라가는 길인데 그 길은 없다. 그 옆에 더플이어스 골프장이 있다. 골프장에 들어가면 안되는 길인 것 같다 물었다. 수위는 이 길을 넘어가면 동산면이라 한다. 이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 길이 생기고 걸어서 가는 사람은 처음 보았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길을 잘 선택했다. 그런데 논골길은 지도상에는 있는 세 실제로는 없다. 골프장이 입구를 조성하여 길이 사라진 것을 골프장 꼭대기와서 알았다. 골프장은 논골길을 막고 실개천을 골프장 안에 인공연못으로 만들었다. 비가 많이 올 때 인공 연못의 어느 정도 물이차면 어디론가 빼겠지. 골프장을 가로질러 고갯길을 오르다가 배가 고파 골프장 매점에 갔다. 자유시간이 1개 3천원, 작은 물이 3천원이었다. 길거리 들고 다니는 커피 잔 크기에 오뎅 한 컵이 5천원이었다. 도봉산장의 라면 값이 2배이던가 3배이던가. 이곳 골프치는 사람들에게는 시중 가격의 3배이다.
이 골프장은 낮은 산이지만 거의 산 능선까지 깎아서 잔디로 깔았다. 잔디에 주는 농약이 얼마나 독한지에 대한 환경론자의 이야기는 얼마나 많은가. 그 농약이 연못으로 그리고 따로 물을 빼서 팔미천으로 흘려보내겠지.
고개를 넘어 작은 동네가 있다. 고불고불한 길.. 기도원이 이런 곳에 있으면, 그쪽을 고개 가보지는 않았지만, 기도원이 아니라 감금원일 것 같다. 요즘,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으로 국정원이 조작원이라고 하듯이 말이다.
큰길로 나섰다. 여기는 춘천시내로 가는 차량이 들이 자주 다닌다. 인도가 없지만 갓길을 따라서 간다. 국립 춘천병원, 이 병원 정신병원이다. 정신이란 이름을 빼버렸단다. 이 시대 웬만하면 힐링이나 케어라는 말을 쓴다. 사실 그 말을 많이 쓰는 것 만큼 사회가 병실이라는 뜻이다. 루소는 그 시대의 사회를 감옥이라 불렀는데, 이 시대는 나라전체가 “병실”이다. 그 병자들이 온 몸과 맘으로 힐링, 케어라고 부르짖고 있다. 철학도 덩달아 치유, 정신치료, 철학상담이니 장단을 맞추는 꼴이다. 사회를 그대로 두고 개인에게 치유가 가능한가.
이 병원이 고개 길에 있는데 그 고개길이 모래재라 한다. 왜 이름 이 모래재 인지 알고 싶지만, 한자가 적혀 있는 것도 아니고, 아마도 강가의 모래가 아닐 것만 같다. 고개를 넘어 얼마간 내리막길을 걸으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삼거리 왼쪽 도로에는 공원묘원으로 가는 길이란다. 이런 푯말도 보인다. “홍천온천” 홍천에도 온천이 있는가?
이번에는 다음의 지도가 제대로 맞는 길을 안내 한다. 작은 길을 선택하여 넘어서면 산업단지 조성공사장이다. 골프장 만큼이 큰 넓이에 이곳 저곳에 땅을 파고 흙을 나른다. 여기 흙에는 큰 암석이 거의 없다. 깊은 산중은 아니지만 그래도 산중인데 말이다. 이곳은 이미 동산면(?)이겠지
두 곳의 산을 깎은 토목공사를 보면서 하나는 이미 이루어진 토목 공사장, 다른 하나는 진행 중인 토목 공사장이다. 두 넓은 계곡에 사람들이 드문드문 움직인다. 전자에는 골프를 치는 운반차량이 후자는 땅을 파는 포크레인과 흙을 나르는 덤프트럭이다. 전자에는 세금을 받는다는 명목으로 건설하였을 것이고 후자는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건설할 것이다. 사람이 살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개발이익을 중심으로 사유할 것이 아니라, 또는 지속가능한 관리로서만 생각할 것도 아니라,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맞는 자연의 삶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때가 되었는데 말이다. 윤구병의 변산반도는 개발이익도 환경보전도 아닌 삶의 터전으로서 자연과 인간을 만들고자 했었다. 며칠전 토요일이 이야기 중에 요즘은 마흔명 정도의 학생이 있다고 했던가? 예전에는 일만하는 곳이라 알려졌는데, 요즘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을 배운다고 한다.
올해 들어 제일 많이 걸었다. 두 시간 걸었을 때는 왼쪽 어깨와 팔이 지리더니 그다음에는 한 시간은 오른쪽 어깨가 마비되는 것 같더니, 마지막 한시간 정도, 이제는 아픈데도 모르겠다. 겨울내 추운 다락방에서 번역했던 몸이 얼어있었던 것 같다. 겨울날씨라 몸을 녹이지 못하고 언 몸의 부분이 어디인지 만을 알려준 신호인 것 같다. 속도 비었고 먹을 곳을 찾았다. 그곳의 음식과 막걸리를 맛본다.
동산면 삼거리 길에서 차를 기다린다. 춘천시내인데 춘천시내로 나가는 차가 세종류 합해서 총 17차례 있다. 기다렸다가 타야지. 그런데 가끔은 직행버스가 지나간다. 기다리니, 시간이 되어 이 동네 사람들이 모인다. 물었다. 여기서 직행버스를 탈 수 없나요. 세워달라면 세워줘요. 그런데 값이 비싸요.
다음에는 홍천으로 가기위해 여기서 출발해야 할텐테, 그때는 직행을 타고 이곳으로 와서 홍천으로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직 춘천시에 있는데 다음번에는 강원도로 넘어갈 것이다. 참고로 현 강원도지사는 최문순이고, 춘천시장은 이광준인데 전 시장으로 나온다.
(47N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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