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문화공간
전주시민의 휴식처 전주천변을 걷다보면 우뚝 솟은 담쟁이 숲을 보게 된다. 3층 건물을 온통 뒤덮은 푸른 담쟁이를 보는 순간 신비로움에 이끌린다. 외벽의 신비에 이끌리는 대로 큰 기대를 모아 방문을 해볼 만한 하다. 시민들의 예술을 향한 꿈과 열정이 피어나는 곳이다.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의 왕성한 욕구와 이에 부응하려는 문화예술인, 단체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우진문화공간》이다. 1991년 전주시 서노송동에 문화공간을 개관하면서 출발하여 2004년 문화예술창작지원시설인 현 건물을 신축하고 진북동으로 이전하여 시민들이 편리하게 문화를 즐기고 있다.
이달 공연을 알리는 홍보용 포스터가 즐비한 1층 전시실을 둘러보고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오르니 전면 창을 가득 채운 대나무 숲이 먼저 방문객을 반겼다. 조경이 아름다운 공간이다. 아래층 별관 건물을 내려다보니 ‘예술극장’이 눈에 들어왔다. 아담한 예술극장은 204석을 갖추고 있으며 연습실의 열정을 작품으로 꽃피우는 곳이다. 필자 역시 판소리의 매력에 빠져들었던 추억의 공간이다. 철쭉들이 건물 곳곳에 피어, 공연이 쉬고 있는 동안 자연이 연출하는 예술의 아름다움을 맘껏 뽐내고 있었다. 세미나실을 지나 통로를 따라 들어가니 넓고 쾌적한 연습실이 나왔다. 무용, 연극, 창극의 결실을 위해 땀을 흘리는 산실이다. 담쟁이 넝쿨로 커튼이 드리운 연습실에서 전주천의 풍경에 젖어봤다. 연습실을 맘껏 내달리며 춤에 몰두하는 무용가, 연주자, 연극인들의 체취가 풍기는 공간에 서 있으려니 예술인들의 열정이 가슴 가득 전해지는 듯했다. 3층에는 기악, 성악 연습실, 개인연습실, 녹음실을 갖추고 있어 간단한 신청절차만 거치면 편리하게 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지역 예술인의 창작의 요람이다.
우진문화재단은 판소리다섯바탕의 멋. 우리소리 우리가락 등 공연사업과, 신예작가초대전, 청년작가초대전, 미술작가지원사업, 우진미술기행 등 미술사업을 통해 전문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한다.
정통 판소리의 맥을 잇는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 코너는 1991년 개관 첫해 시작되어 정통 판소리의 맥을 잇고 있으며, 예향 전북의 자존심을 세운 소중한 무대이다.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은 그해 최고의 명창 다섯 명을 선정, 하루에 한 명창이 한 바탕씩 다섯 바탕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리음악의 다양한 변주『우리소리 우리가락』은 국악에서의 소극장 운동의 장을 새롭게 연 획기적인 무대이다. 1995년 처음 시작되어 전통 예향의 자부심을 가진 전북에서 실험적인 무대를 개척하고자 하는 젊은 예인들에게 소극장 무대를 제공하자는 것이 그 취지이다. 이 무대는 젊은 연주자와 음악 마니아가 긴밀하게 교통하는 장으로 이 공간에서의 상호작용이 결과적으로 지역문화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힘이 되고 있다.
첫발을 내딛는 전문작가의 데뷔전인 『신예작가 초대전』은 도내 대학 미술학과 졸업생 중 유망한 신인을 발굴하는 전시회다. 해마다 각 대학에서 가장 역량 있고 우수한 신예작가들이 이 전시를 통해 지역화단에 데뷔함으로써 전북 미술계에 소중한 자극이 되고 있다.
치열한 작가정신의 진수 『청년작가초대전』은 매년 6회씩 개최하고 있으며 해마다 연말에 30~40대 작가들의 전시계획을 공모하여 다음해 초대할 작가를 선정한다. 선정된 작가들에게는 전시회 개최와 도록 제작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업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미술계의 역량 강화를 위한 『미술작가 지원 사업』도 실시한다. 45세 이하 전업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지원기간 동안의 작업계획을 공모, 한국미술계와 나아가 세계미술계를 겨냥하여 경쟁력이 있는 작품성 존재여부를 심사하여 작가를 선정한다.
『우진미술기행』은 미술관객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관객의 미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심화하기 위해 1998년부터 시작하였다. 작가들의 작업흐름과 근현대 한국미술에서 세계미술의 조류 등을 배우는 강의 프로그램과 국내 주요미술관 탐방, 특색과 의미를 겸비한 테마기획전 참관들을 통해 회원들이 미술마니아로 양식과 교양을 갖추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아울러 인류가 공동으로 관심을 갖고 보존해야할 문화유산과 세계적인 작가의 미술유적, 현대미술의 흐름을 따라잡는 『우진해외미술기행』은 1년 6개월 간격으로 진행된다.
한바탕 꽃 잔치가 끝나고 녹음이 짙어지는 초여름.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는 큰 잔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2012년 널마루무용단이 펼치는 전주의 한스타일 춤으로 한바탕 관객들과 함께 마시고, 비비고, 느끼며 함께 춤판을 벌인단다.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널마루무용단은 전통성을 살린 이시대가 꿈꾸는 아름다운 춤의 창작화로 한국적인 색채와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진정한 한국 춤의 무대예술을 추구하는 단체이다. 이미 봄, 여름, 가을, 겨울 공연일정을 정해 놓고 있는 상주단체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춤 신예의 데뷔공연인 『신인춤판』 우리 춤 작가전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 해 동안 전주시민들과 함께하는 우리소리 우리가락 일정이 예정되어 있었다. 창작국악, 판소리 완창무대, 바순 독주회, 젊은 춤판 등 알찬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잠시 사무실에 머무는 시간에도 전화를 받는 손길이 분주했다. 5월의 우진미술기행에 대한 문의와 참가신청을 받고 있었다. 한국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서도호와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 그리고 장차 세계가 좁다고 뛰어다닐 우리나라의 유망주 작가들을 섭외한 서울시립미술관의 참신한 기획전을 보러 가기 위한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었다.
매주 월요일과 설날 추석 명절은 휴관일이니 방문에 참고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