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위기상황과 극복방안, 전민동의 역할
정 동 익(본회 고문,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오늘이 입춘立春입니다. 전에 박상순선생님이 건춘建春이란 말씀을 하셨어요. 봄은 세우는 것이다. 정적인 게 아니라 동적인 의미를 강조한 말입니다.
박근혜 부정선거 2년이 지났습니다. 관권선거의 양태로 댓글이 수천만 건에 달했습니다. 전자개표기 부정도 확실하게 드러났습니다. 직접 실무자들이 실태조사를 하여 문재인후보에게 제보했지만 마음이 여린지 대가 약한지 싸우질 안했습니다. 치고 나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선거패배인정’선언을 해버렸습니다. 이후 부정선거에 대한 국민적 의혹과 분노를 누르고자 이석기사건을 요리하여 여론몰이 물타기하였습니다. 정윤회 국정농단을 눈감고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공안탄압을 하면서 관심을 돌렸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3가지 틀은 사법부와 언론, 그리고 야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정권에서 이 세 가지 기구의 모습을 돌아보고 그 실체와 한계를 한번 생각해보기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고 저항하고 대안을 마련해가는 과정에서 민주화 진영, 특히 전민동의 역할을 고민해보기로 합니다
◉ 민주주의 위기의 실태
첫 번째 사법부입니다. 사법부는,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에서 보듯 헌법재판소의 반사법적이고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판결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민주화운동의 결과물로 탄생한 헌법재판소가 오히려 민주적 절차와 정신을 배반하는 판결을 내놓고 있는 것은 비단 헌법재판소의 퇴보일 뿐만 아니라 이 나라 민주주의의 퇴보를 상징하는 한 모습입니다.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의 퇴보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판에서 일관적으로 나타나고 현상인 바, 국정원선거개입 사건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선거법 위반 사건의 무죄판결에서 보듯 사법부는 정치권과 정권의 눈치를 보는 권력의 시녀로 전락했습니다. (선거 사흘 전에 선거에 영향을 주는 시기에 댓글을 달게 한 행위가 무죄)이러한 판결들이 사법부의 주된 흐름으로 정착되어 사법부의 보수화 수준을 넘어 정권의 눈치를 살피고 권력의 의사를 표현하는 사법적 도구로 전락하고 만 것입니다. (이는 음주를 하고 운전한 운전자에게 음주는 했으나 음주운전은 아니다 라는 모순에 빠지는 것과 같은 것)또한 검사출신의 강경한 인사를 친위대로 중요하게 기용하는 인사기류를 볼 때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국민을 상대로 강경한 통치를 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진영은 통진당 해산에 대한 판결무효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둘째 언론입니다.
언론시장의 95%를 장악하고 있는 보수수구언론이 강경하고 경직된 분위기로 국내정세를 몰아가고 있습니다. 조중동이나 종편방송으로 여론이 호도되고 보수언론의 주장이 여과 없이 그대로 노출되어 여론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학동창들 만나서 한잔 할 때 통진당 해산에 대하여 당연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놀랐습니다. 시중에 이발소나 미용실 편의점등 다중이 머무는 곳에 무심코 종편방송을 틀어대고 있어 은연중에 그들의 보도에 길들여져 가는 것이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이명박이 기를 쓰고 종편을 허가해준 이유가 바로 그들의 거짓주장을 대변하고자 했던 겁니다. 야당이 무기력하게 내주고 말았습니다. 종편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셋째 야당입니다. 야당이 살아 있어야 민주주의가 사는데 시정치민주연합은 기득권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부정선거, 비선조직의 국정개입, 국정원 간첩 조작 등 국기문란 사건에 대하여 대응해야 하는데 못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민주주의 퇴행과 위기를 적극적으로 지적하고 저항하지 못하면서 또한 이에 저항하는 국민들의 개별적이고 다양한 움직임들을 정치적 현안으로 묶어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위 세가지 조직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제2유신시대라고 지칭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민주 국민행동’ 발의 및 구성 배경, 전북조직 구성의 어려움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 재야 여러 어른들과 회동을 갖고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박재승변호사님등 여러 원로재야인사들을 만났습니다. 지난 12월 22일 통진당 해산 판결 이후 ‘통진당 해산 반대 및 민주수호 원탁회의’가 열렸습니다. 그 자리에서 제가 정식으로 제의했습니다. 87년 6월 항쟁을 승리로 이끈 조직을 재 구성하여 투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 제안이 채택이 되었습니다. 6월 항쟁의 역사적 경험을 되살려 전국적인 항쟁조직을 만들어야 하는 데 동의했습니다. 전국적인 항쟁조직을 결성할 필요성에 공감하는 민주시민, 원로, 진보적 지식인, 사회단체들은 지난 1월 31일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서울민주시민 1천인 원탁회의’를 열었습니다. 500-600명이 참석하였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전국시국대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민주국민행동>(가칭)을 결성하기로 하고 2월 25일 창립발기대회와 함께 대규모 시국대회를 열기로 결의했습니다. 부산, 광주, 대구, 청주 등 지역원탁회의를 결성하기로 했습니다. 이대로는 못살겠다는데 다들 공감했습니다. 조직민청련과 대학의 민주동문회 등 민주화운동 조직들이 활성화되고 부문들이 결합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때에 우리 전민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함께 논의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함께 할 준비를 해야할 것으로 봅니다. 박근혜 유신독재 부활 저지 및 총선 대선 정권교체를 목표로 힘을 모아야 합니다.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민생도 무너집니다. 남북관계도 단절돼 갑니다. 박근혜는 사탕발림으로 능력도 되지 않으면서 국정을 운영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전민동 회원들 2월 25일 발기인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기 바랍니다. 조직 구성하는데 전북지역이 취약합니다. 84년 민통련 뜰 때 전북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지역에서 ‘전북민주화운동협의회’를 조직했습니다. 우리 전민동 식구들이 대거 참여해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결성식 때 제가 격려사를 한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지금은 꼴찌입니다. 한목사님 만나서 얘기했는데 건강이 안좋아 어려움을 호소하고 전북향린교회 목사인 국윤구회원이 협조하고 있습니다만 여러 가지 부족합니다. 좋은 분 추천해주시기 바랍니다.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민생과 남북관계도 무너진다. 박근혜 정권은 민생을 내걸고 통치의 억압과 무능을 감추려 하고 있지만 경제민주화를 할 의욕도, 능력도 없는 박근혜 정권에서 민생마저도 퇴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민동은 어떻게 민주운동 단체로써의 정체성을 자리매김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
-2015년 2월 4일 정기모임 발제 주요내용 : 김현서(부회장 정리) 김영일 회장(보완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