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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생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말입니다. 선생이 심은 씨앗은 모두가 슈퍼열매가 된다던데 비결이 뭡니까?. 배추면 배추 무면 무 콩 팥 감자모두가 그렇다던데.......”
“비결이라면, 관심이지요 내손으로 심은 생명체들이니많큼 수시로 드나들면서 그들이 필요로하는것들을 공급해주는, 이것이 사랑인지는 모르지만요”
“선생께서 우리동래로 이사온지가 3년뿐이 안되었는데, 평생동안 농사를 지어온 사람들이 선생의 채소밭으로 시청각 교육을 다녀갈정도라면 저도 인정할수 밖에없겠는걸요.”
“이장님을 비롯하여 많은분들은 각종 농작물의 경작범위가 방대하여 작은 곳에는 신경쓸 겨를이 없어서그렇고, 저는 반 백수 이다보니......가지수도 적고”
“좋씀니다. 소문 들으셨을지모르지만 저도 농사하면 누구에게든 지고 싶은 생각이 없네요. 그래서 제안 드리는데 올 고추농사를두고 시합한번 합시다. 누구고추가 잘되는지”
“글쎄요. 공정한 경쟁이 되려면 조건이 비슷해야하는데, 제가 알기로는 이장님께서는 고추 묘목을 천본 이상을 심는다고 하던데, 저는고작해야 4백본 정도구요”
“좋씀니다. 저도 올해는 5백본만 심겠슴니다. 최선생께서도 5백본을 심으세요. 그럼됬지요?”
“저는 괸찮씀니다만 이장님은 공무에다 많은 경작지에다 시간이 부족하실텐데 불리한조건 아닌가요?”
“선생께서도 고추농사가 본업은 아니잖아요. 듣기로는 작가시라고 하던데....창작을 하려면 시간도 열정도 아니, 영혼을 깍아서 작품에게준다고 하던데, 제생각이 맞다면 해볼만한 게임같은데요”
“좋씀니다. 기꺼이 응해드리겠슴니다. 하오면 타이틀이라던지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상급은 무엇으로 합니까?”
“이기는쪽에서 고추수확을 모두 가져가는 것으로 할까요?, 농담이구요.....망서려 지는 제안이지만, 아시다시피 제가 우리마을 불교신도회 회장입니다.”
“.......!?.....종교적인 대결을 원하시는것은 아니지요?”
“안될것도 없잖아요 소문에 의하면 선생께서 우리동래로 이사온후로 느티나무신, 동구박 성황당신, 공동묘지 상여집 귀신등 신이란 신은 모조리 쫓아내 버려서 일곱집이나되는 무당이 문을 닫을처지에 있다고 하던데,”
“그것때문이라면 여러분이 정성으로 기도를해서 신을 다시불러들이면 될것을 하필, 고추농사로.....”
“불러오면 다시쫓아내려구요?. 그러니까 공평하게 우리청양의 명물이고 전통인 고추농사로 결판을 내자는겁니다.”
“허참!, 애들싸움에 어른들 등터진다고 하더니 그깟 잡귀들몇마리 내몰았다고 부처님과 예수님 아니, 신들의 전쟁을 불러오자고 하십니까”
“왜요?. 자신없어요?. 귀신을 내쭃고 불러오는것은 시끄럽고 민감한 사항이라 행여 우리동래에 화를불러올수도 있겠지만, 신의 도움으로 고추농사를 풍작으로 만들어가는것은 재미있는 일아니겠나요?”
“듣고보니 그렇네요. 누구의 도움이됬든 고추농사가 잘되면 모두가 좋은일이분명하니까요. 그럼 양은 정해졌고 품종은어떻게 합니까. 각자 선호하는 품종을 택합니까?”
“좀더 정확한 공정을위해 품종도 같은걸로 합시다. 청양군에서 권장하는 보편적인 것으로”
“좋씀니다. 작년에 심었던 품종이 되겠네요. 다음은 고추가루 양으로만합니까?. 더하여 맛까지 고려대상이 되는건가요.”
“당연히 양과 맛, 둘다 심사 대상에 포함해야겠지요”
“양이라면 판정이 쉽지만, 맛까지 고려한다면 객관적인 판정이 어려울텐데 누가......”
“그문제는 최선생과나 우리둘의 신앙적 양심에 맏기기로합시다. 내가 고춧가루 양을 많이 내고 선생의 고춧가루가 맛이 좋으면 비기는거구, 선생께서 양도많이 생산하고 매운맛도 강하면 선생이 승리하는거 맞잖아요?”
“그렇네요. 매운것을 안맵다고 우겨댈많큼 우리둘의 사회적 위치가 저급하지않다는데 동의합니다.”
“그럼 합의된겁니다. 5백본의 고추를심어 누가 많은 양의 고춧가루를생산하였으며 누구의 고춧가루가 더 맵고 맛이 좋은지.......올가을에 봅시다. 최선생”
“고추가 잘되면 매운맛은 저절로 상승된다는거 저도 알아요 이장님, 승리하셔서 부처님 영광나타내십시오”
“선생께서도.......예수님 영광을.......”
( 2 )
“이장님 소문 들으셨지요?”
“무슨........”
“거왜, 조기 숲속의 빈터에서 살고 있는 괴짜최선생 이라는자에대하여 말입니다.”
“? !.....그분이 어째서요”
“올해는 고추 농사를 망쳤답니다. 모종을 심으면 죽어버리고 심으면 죽어버리고 벌써 세 번째 재식을 했는데 이번에도 시원찮다고 하네요.”
“그러면 안되는데, 5월20일에 첫모종을했으니 한달이나늦어져서 제대로 성장한다해도 수확이 절반으로 줄텐데.......허참”
“맞아요. 이장님하고 한날심은 우리고추는 벌써 열매가 주렁주렁달려서 며칠있으면 첫수확을 한다는소리가 날정도인데 그양반 애가타게 됬어요.”
“도데체 이유가 뭐랍디까?. 종자는 내것과 같아서 한해나 병충해를 입을리는 만무하고.....”
“우리동래 거의가 같은 종자를심어서리 모종 공급회사에서 시키는대로만 하면 올해고추농사도 풍년입니다. 최선생만 빼고, 이유는 말입니다. 갈아업기를안하고 지난가을 배추농사 이랑에다 곧바로 고추를 식재 했답니다.”
“그렇다고 죽나요? 그것도 세 번 연거푸.....”
“갈아업기를 안했으므로 땅이굳어진 상태인데 밑거름으로준 비료성분이 골고루 퍼지지를못하고 모여있다가 고추뿌리를 중독시켜 버린거지요. 한마디로 어린고추가 너무 먹어서 배터져 죽은겁니다요.”
“사람마음이나 땅이나 굳어지면 즉시즉시 갈아업기를잘해야하는데.....게으름을 피웠나봅니다 그양반이, 그나마 잘자라주어야 할텐데 걱정이네요.”
“조금있으면 장마철이라 간간이 태풍이불텐데 미처 자라자못한 어린묘목이 견뎌줄지도 의문입니다. 암틈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한 그양반 고추농사는 실패라고 봐야할겁니다.”
“.....!......?.......!......??????!,”
“그런데요 이장님,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장님께서 올해는 유난히도 고추농사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소문이 있던데 내년부터는 고추농사로 전업하실건 아니죠?”
“그럴지도......올해 우리가심은 품종이 거 뭐라더라!?......피망하고 고추를 교배시켜 만들어낸 신품종이라 수확량을 두배이상 보장할수 있다고 하니 기대를해봅시다.”
“아! 그래서 풋고추하나가 어른고추보다더 크게 매달리고 있군요”
“옛끼이사람!....점잖치 못하게시리”
“다른해에 비하여 동래 아줌씨들이 고추밭에 자주 가는것은 사실입니다요 이장님”
( 3 )
“이장님 확인해 보셨어요?”
“뭐를또......”
“고추말입니다 고추요, 팔뚝만하게 매달린 고추들이 매운맛은 하나도 없고......피망처럼 달착지근하답니다.”
“먼소리여 고추가 매워야지 단맛이왜나느냐고”
“벌써 오래됬어요. 보름전부터 붉게익어가는 고추를따서 먹어본 동래 사람들이 내일은 내일은 하고 기다려봤지만, 여전히 매운맛이 없이 단맛만 내고 있답니다.”
“그럴 리가 어서가보세”
“어디를요?.”
“어디긴 어디야 우리 고추밭이지......아침에보니 붉은 고추가 많아서 내일쯤 첫수확을 하려했는데, 어서가보자고”
( 4 )
“고추농사를 지은 스믈두가구중 신품종을 선택한 농가가 열여덟가구입니다. 평년고추농사 소득 8백만원을 기준으로해도 1억 기천만원을 배상청구해야할겁니다.”
“우리동래만 그런데 전국적으로.........종묘회사 망했군 보험이나들어놨는지 쯧쯧”
“유전자 배합을 고추 7에 피망 3정도를 해야하는데, 연구원이 욕심을부리는바람에 6대4로했다는 소문입니다.”
“최소한 시험재배를 3년은 했어야지”
“그나저나 이장님밭에 무성한고추 아니지, 피망도아니고 고추도아닌 돌연변이들을 어쩌시렵니까?”
“소먹이로 주면 되겠네, 얼마나 다행이야 5백본만 심기를......”
( 5)
“어서오십시오 이장님, 배추한포기가 한아름씩된다구요?”
“어디 배추뿐이겠나요. 고추한개가 어른 고추만하다고합디다만,”
“그럼 고추농사도 풍년......”
“원 최선생도 다 아시면서 시치미를떼시깁니까? 나, 올해 고추농사 망쳤어요. 고춧가루인지 초콜렛 가루인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단맛일색입디다.”
“설마요”
“오죽하면 첫물고추를딴후 몽땅 뽑아서 소먹이로 주었겠나요. 이번 시합은 보나마나 제가 진것 같아서......확인시켜드리려고 왔슴니다.”
“.....!? 저도 내놓을게 별로없네요. 평년같으면 고추5백본을 가구면 고춧가루가 50키로정도가 나야하는데, 겨우15키로......”
“옛?, 15키로요? 저는 30키로를 만들어놓고 파장을쳤는데,”
“그럼 이번에는 맛을.....”
“맛은 보나마나 할겁니다. 설마하니 최선생의 고추도 초콜릿 맛을 내지는않을것이고, 어디한번 맛좀봅시다.”
“그러시지요. 이겁니다 이장님,”
“흠 어디보자....엇! 엣취!?,에~이취 화맵다 매워 이건숫제 화생방 훈련 생각이날정도로 대단합니다. 일품고춧가루입니다만 어떻게이런매운맛을 낼수가 있다지요?”
“이장님께서도 소문을들어 아시다시피 고추모종을 세 번했슴니다. 심으면 죽고 심으면또죽고......그렇게 고통이반복되는동안 고추들이 악바리가 되었나봅니다. 뿐만아니라 오사리 잡종으로 변신한후에 또다시 태풍이몰려와서는 할키고 꺾어버리고 쓰러뜨리고, 세 번 네 번 사선을 넘나다는동안 고추들 영혼에 내성이생겨 사상최고의 매운맛고추로 진화해버린거지요.”
“전화위복 이라더니, 고통이 복을가져왔군요. 고추에게도 최선생에게도, 암튼 축하합니다. 올 고추농사 시합은 제가 졌어요.”
“무슨말씀을, 맛에서는 제가 이겼다지만 양 에서는 이장님이 두배더 생산했으니 무승부라고 생각합니다만,”
“두배 아니라 스므배많으면 뭐합니까. 매운맛없는 고추나 짠맛없는 소금이나 도찐 개찐인것을 안그래요? 최선생,”
“이렇게하면 되겠네요. 단맛나는 이장님고추 30키로에 오라지게 매운 제고추 15키로를 혼합하면 단맛 매운맛고루갖춘 이상 아니, 요상한 고추가될테니까요.”
“그것 좋은 생각입니다. 올해 김장은 걱정안해도 되겠어요 최선생덕분에,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느신에게 영광을 돌려드리느냐구요?. 내년 진검승부를 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서 객관적인 생각을 모아보자구요.”
“좋씀니다. 종교통일, 인류가 풀어야할 사상 최대의 푸로젝트가 될테니까요.”
빼곡한 새털구름 사이로 한줄기 가을했살이 삐집고내려와 두사람의 구리빛 얼굴을 훑고 있었다.
*****인류역사에서 시오니즘이 사라지는그날까지 이글은 계속됩니다. 여러분께서도 역사의 주인공이되시기위해 동참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