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소소한 일상과 정원을 이야기하는 공간입니다.
오늘 피어난 꽃 한 송이부터
웃음 가득한 꽃밭 이야기까지 편하게 나누어 주세요 😊
때는 바야흐로 20여 년 전...
랜선(사실은 잡지나 PC통신 시절)으로 흑종초 사진을 처음 본 순간,
제 심장은 요동쳤습니다.
'아하! 세상에 이런 귀티 나는 꽃이 다 있네?'
설레는 마음으로 씨앗을 나눔 받아 애지중지 키웠고,
드디어 대망의 개화일! 설레는 마음으로 마당에 나갔는데...
사진과 180도 다른, 다이어트 너무 심하게 한 듯한 홑꽃이었습니다
'어라...?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사진 속 화려한 애는 어디 가고,
이건 사기다,
내 눈을 믿을 수 없다며 다음 해 눈에 불을 켜고
원예상에 정식 주문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영접한 '찐' 흑종초들! 크으, 황홀함 그 자체였습니다.
감격한 저는 마당에서 가장 '상석(로얄석)'을 바쳤고,
녀석들은 그렇게 우리 집 안방마님으로 자리 잡았죠.
그렇게 평화롭게 20년을 살아온 이 녀석들,
한 자리 오래 차지하더니 지루했을까요?
아니면 사춘기가 늦게 왔을까요?
2~3년 전부터 슬슬 눈치를 보며 이상한 짓(?)을 하더니,
올해는 아주 작정하고 마술쇼를 선보이네요.
나무 한 가닥에서 가지마다 다른 색깔의 꽃이 피어납니다.
가지마다 "난 파란색!", "난 분홍색!" 하면서 제각각 다른 색으로 꽃을 피우고 있어요.
꽃 한 종류를 심었는데 종합선물세트가 터진 느낌이랄까요?
덕분에 요즘 마당 나갈 때마다
한참을 쳐다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20년 키우니 꽃이 개인기도 보여주고, 참 키운 보람이 있네요!
20년 단골이라고 특급 서비스를 제대로 해주네요!
요즘 이 신통방통한 녀석 앞에 서서 멍 때리는 게 제 하루 최고 힐링입니다.
첫댓글 보내주신 흑종초들이 사라졌어요ㆍ
뿌려 두신거 아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