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처음 선보이는 럭셔리 SUV 베라크루즈는 세련된 디자인의 넉넉한 차체에 새로 개발한 V6 3.0리터 첨단 디젤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를 국내 최초로 장착해 안정적인 달리기를 제공한다. 고급스럽고 넉넉한 실내에는 다양한 편의 장비를 갖추었지만 세계적인 럭서리 SUV와 경쟁할 만한 특징적인 첨단 장비가 없어 다소 아쉽다.
글, 사진 /
박기돈 (
메가오토 컨텐츠 팀장)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사진을 연속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현대가 대형 럭셔리 SUV 베라크루즈를 선보였다. 베라크루즈는 현대 정공시절부터 이어 온 갤로퍼와 테라칸을 잇는 모델이 아니라 그 윗급으로 분류하는 최초의 럭셔리 SUV이다. 여기서 최초라는 말은 SUV로서 럭셔리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물론 최초이지만 현재 현대가 개발하고 있는 럭셔리 대형 세단 BH로 이어질 럭셔리 모델 군에서도 최초의 의미를 담고 있다. 즉 베라크루즈를 시작으로 BH와 BI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현대는 럭셔리 브랜드로의 진입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 시작이 이제 막 문을 연 것이다.
또한 현대는 베라크루즈를 선보임으로 해서 싼타페와 투싼, 그리고 베라크루즈의 강력한 SUV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이로써 토요타와 닛산 등 몇몇 브랜드만 갖추고 있는 대, 중, 소형의 SUV를 모두 갖춘 브랜드가 되었다.
이는 SUV의 천국이자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을 겨냥한 포석으로, 차명을 베라크루즈로 정한 데에도 역시 미국 시장을 겨냥한 흔적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한 싼타페는 미국 뉴 멕시코 주의 아름다운 도시 이름이며, 투싼 역시 미국 아리조나 주의 휴양지 이름이다. 베라크루즈는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 멕시코시티 멕시코만에 위치한 유명한 항구로 1519년 스페인의 코르테냐가 처음 상륙한 항으로 유명하며, 오랫동안 스페인 선단이 드나들던 항이었을 뿐 아니라 현재도 카리브해 최대의 항구이자 음악과 문화의 휴양도시다.
현대가 이처럼 SUV 군단에 북 중미의 아름다운 도시 이름을 붙인 것은 다분히 그 시장을 향한 러브콜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국산 SUV 중에서는 경쟁 모델이 없는 만큼 수입 SUV와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가격대가 최하 3,180만원에서부터 최고 4,793만원(옵션 포함)에 이르러 가격 면에서도 국내 최고 수준이며, 수입 SUV와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할 수준이다.
럭셔리 SUV 시장을 향한 신중한 접근 이제 현대의 차 만들기는 일부 세부적인 완성도와 내구성, A/S 등에서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긴 하지만,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특히 최근 현대차의 디자인은 세계적인 흐름을 잘 따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고급차의 대명사로 인식되어 온 그랜저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그 동안의 중후함과는 다소 거리가 먼 미국 시장에서의 중대형 경쟁 승용차를 의식한 세련된 디자인을 선 보였던 것처럼 럭셔리 대형 SUV 베라크루즈 또한 중후함보다는 큰 차체임에도 세련된 모습을 담고자 애썼다.
하지만 그랜저와 베라크루즈는 참신성과 자신감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는 이제 그랜저 정도 급의 차 만들기에 있어서는 충분히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자신감으로 인해 쏘나타, 그랜저, 아반떼가 모두 독창적이고 참신한 스타일을 담고 있으며 현대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베라크루즈는 현대로서는 처음으로 세계 시장을 향해 선 보이는 대형 럭셔리 SUV인 만큼 과감한 시도 보다는 안정적인 길을 선택한 듯하다. 디자인 여러 부분에서 렉서스를 비롯한 타 모델의 흔적이 엿보인다. 또한 세계적인 유수의 럭셔리 SUV들이 갖추고 있는 첨단 편의, 안전 장비들이 많이 갖추어지지 않은 점도 아직은 시장 진입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듯하다. 그렇다. 이제 시작인 것이다.
세련된 스타일과 당당한 차체 우선 베라크루즈는 크기 면에서 세계적인 럭셔리 SUV와 비슷하거나 앞서는 체구를 갖추고 있다. 전장x전폭x전고가 4,840x1,945x1,750이며, 휠 베이스가 2,805mm에 이른다. 세계적으로 본다면 중형 럭셔리 SUV군인 BMW X5, 볼보 XC90, 메르세데스-벤츠 ML클래스 등과 경쟁할 만한 차체를 갖춘 셈이다. 현대가 경쟁 혹은 벤치 마킹으로 삼은 RX350보다는 전체적으로 더 큰 체격을 갖추었다.
스타일은 공기저항 계수 0.35가 말해주는 에어로 다이나믹 스타일을 하고 있다. 아반떼를 통해 선보인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램프를 변형한 개성 있는 헤드램프가 돋보이지만 위 아래로 대칭에 가까운 라디에이터 그릴은 현대로서는 다소 생소하다. 변경된 쏘나타에서부터 선보인 반타원형 속의 현대 앰블램은 토요타를 흉내 낸 듯해 안타깝다. 이제는 제대로 된 차만들기를 선보여 오고 있던 현대가 왜 다시 토요타를 흉내 내게 되었는지 무척 궁금해 진다. 전면부 장비로는 HID 헤드램프와 범퍼에 내장된 워셔를 적용하고, 국내 최초로 블레이드형 와이퍼를 마련했다.
옆모습에서도 아반떼에서 선보인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 엿보인다. D필러를 많이 눕히면서 쿠페라이크 혹은 에어로 다이나믹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A필러에서 D필러까지 윈도우 라인이 아치를 그리고 있다. 독특하진 않지만 예쁜 5스포크 알루미늄 휠은 림 끝단에 꺽임이 없는 노플랜지 타입의 18인치로 245/60R18 타이어를 신고 있다. 사이드미러에는 아랫부분에 턴시그널을 내장하고 있다.
뒷 부분에서는 범퍼 윗 부분에 별도의 패널을 붙이면서 독특한 형태의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를 그려 내고 있다. 300VX 이상급에는 고급스러움과 시인성, 내구성 등에서 유리한 LED 램프를 적용했다. 범퍼 아래에는 머플러를 양쪽으로 뽑아 성능과 외관에서 차별화하고 있다.
뒷 부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장비는 파워 테일 게이트다. 열리고 닫히는 것이 모두 자동으로 테일게이트에 마련된 버튼뿐 아니라 리모컨 키와 운전석의 버튼으로도 모두 작동이 되도록 해 화물 적재 시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새로 바뀐 번호판을 장착할 때 베라크루즈는 뒷 번호판도 가로로 긴 번호판을 장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는데, 참고로 긴 번호판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출고 시 긴 번호판을 장착할 수 있도록 요청해야 한다. 그러면 긴 번호판에 맞게 봉인 위치를 뚫어 주기 때문이다.
넓고 화려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우선 상당히 넓고, 또 화려하다. 데시보드 등에는 부드러운 재질의 플라스틱을 사용했고, 알루미늄 트림과 우드 그레인도 색상이나 질감이 비교적 고급스럽다. 고급 승용차인 그랜저의 이미지도 살짝 엿 보이지만 무엇보다 센터페시아의 모습이 렉서스 RX350의 것을 많이 닮았다. 더욱이 버튼에 새겨진 글자의 형태까지 닮아 신선함이 떨어진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에는 좌우에 독립된 알루미늄 패널을 더해 고급스럽게 꾸몄다. 전동식틸팅,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과 함께 패달도 전동식으로 조절할 수 있어 운전자의 다양한 체격에 맞출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스티어링 휠과 페달, 그리고 시트를 모두 조절해도 실제로 변화의 폭은 그리 크지 않아 기자의 운전자세로는 스티어링 휠이 다소 멀게 위치한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전원을 넣으면 계기가 나타나는 방식의 시인성이 뛰어난 블랙 패널 수퍼비전 클러스터인데, 바깥 흰 원 안쪽으로 푸른 조명을 넣어 경쾌함과 화려함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별도의 파란색 조명에 의해서 만들어진 원이 아니라 파란색으로 그려 넣은 그림이다. 기아 로체에서 선보였을 때 지적한 바 있었는데, 우선 보기에는 좋지만 제대로 파란 조명을 넣어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는 진품에 비하면 ‘짝퉁’임에 틀림없다. LUV임을 자처하는 베라크루즈에 어울리지 않는 설정이다. 특히 계기판 가운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트립 컴퓨터를 설정하는 세계적인 모델들과는 달리 오른쪽 구석에 트립미터만 표시하고 있는 점도 아쉽다.
센터페시아에는 그레이드에 따라 6매 MP3 CD체인저와 JBL 스피커 시스템을 갖춘 오디오가 마련되어 있으며, 에어컨은 1열 듀얼 에어컨뿐 아니라 별도의 2열 에어컨과 3열 통풍구까지 갖추어 만족스러운 공조기능을 보유하였다.
하지만 최고급형 VXL 모델에도 모니터가 기본으로 장착되지 않고 DVD 네비게이션 시스템이나 모젠을 추가 비용을 주고 선택해야만 모니터와 다양한 AV 시스템이 장착되는 점은 가격을 따져보게 만드는 요소다.
센터터널에는 그랜저 느낌의 변속기 노브가 마련되어 있다. 현대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자동 6단 변속기와 연결되어 있다. 센터 콘솔 박스는 쿨링 박스의 기능도 갖추었다.
시트에는 베라크루즈 로고를 새겨 넣을 정도로 고급스럽게 꾸몄다. 운전석은 전동 럼버 서포터를 포함해 10웨이, 동승석은 4웨이 전동식이다. 2열은 수동으로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이 가능하지만 시트를 뒤로 완전히 눕히는 풀플랫은 되지 않는다.
3열 또한 비교적 넓은 공간을 확보해 어린이 두 명은 부담 없이 탈 수 있을 수준이다. 특히 3열을 완전히 바닥으로 수납하는 방식의 경우 3열 승객의 무릎공간이 부족하고 쪼그려 않는 자세가 될 수 밖에 없는데, 베라크루즈는 3열 시트도 일정한 높이를 확보해 승객의 다리 공간을 여유롭게 하고 있다. 다만 시트 포지션이 높은 상태에서 더블 폴딩이 아닌 그냥 폴딩으로 화물 공간을 만드는 만큼 화물 바닥이 지상으로부터 조금 높아지는 단점은 있다. 하지만 2열과 3열을 모두 폴딩하면 비교적 평평하고 넓은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다만 2열 시트가 두꺼워 폴딩을 해도 3열 부분에 비해 약간 위로 올라오긴 한다. 화물공간은 3열 시트만 폴딩했을 때 1,133리터에 달한다. 골프백과 보스톤 백 각각 4개가 수납되는 공간이다.
탁월한 정숙성 돋보이나 디젤 특유의 강력한 토크 아쉬워 베라크루즈에는 국내최초로 피에조 인젝터를 갖춘 V6 3.0 DOHC 첨단 디젤 엔진인 S-엔진이 장착되었다.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 시스템인 VGT 또한 기존 진공방식이 아닌, 전기모터로 제어하는 E-VGT 시스템이 적용되어 발진 응답성과 배출가스 감소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배기량 2,959cc의 이 새로운 디젤엔진은 디젤엔진의 한계였던 최고출력을 무려 240마력/3,800rpm까지 끌어 올렸고, 토크는 46.1kg.m/1,750~3,500rpm에 이른다.
240마력의 최고출력은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과 맞먹는 수치일 뿐 아니라 국내 수입되고 있는 외국산 3리터 디젤 엔진의 출력들 보다 훨씬 앞선다. 메르세데스-벤츠의 3.0리터 디젤엔진을 얹은 크라이슬러 300C가 218마력, 그리고 BMW X3 3.0d가 역시 218마력, 아우디의 Q7 3.0D가 233마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최대토크는 외국산 동급 디젤 엔진이 모두 51~52kg.m를 발휘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많이 부족한 수치다. 실제 주행에서도 이들 외국산 차량들에 비해 토크가 부족한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새로운 엔진은 진동과 소음면에서도 기존 국내 디젤 엔진의 수준을 넘어, 기자가 가장 조용하다고 인정하는 외국 브랜드의 디젤 엔진보다도 더 조용한 수준으로 정숙성 면에서 최고 수준이다. 더욱이 실내뿐 아니라 차량 외부에서 들었을 때도 소음은 아주 적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따져보면 약간의 성격 차이가 있다. 우선 소음 차단은 최고 수준임에 틀림없지만, 엔진 음색은 유럽산의 경쾌한 디젤 엔진음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 최근 디젤엔진은 회전수를 높이면서 엔진음을 즐길 수 있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는데, 현대의 엔진은 비록 조용하긴 하지만 엔진음색은 그리 맑아지지는 않았다.
또한 진동의 경우 스티어링 휠과 기어 노브, 그리고 시트에서 모두 진동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훌륭히 차단하고 있는데, 의외로 차의 실내 바닥에서 약간의 진동을 느낄 수 있어서 의외였다.
어쨌든 이처럼 상세하게 소음과 진동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 만큼 뛰어난 수준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다만 많은 국내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과연 1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내구성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다.
새로운 V6 디젤엔진은 회전에 있어서도 아주 매끄럽게 회전이 상승한다. 그 동안 현대 엔진들이 새로 개발되었을 때 회전 저항이 비교적 크게 있어서 경쾌한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던 적이 많았는데, 새 V6 디젤엔진은 아무런 거리낌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게 회전이 상승한다. 하지만 초기 엔진 응답성은 다소 떨어진다. 엑셀의 세팅을 즉각적이지 않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X3를 비롯한 투아렉이나 Q7 등의 디젤 차량들은 엑셀을 살짝만 밟아도 두터운 토크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볍게 반응하는데 비해, 베라크루즈는 엑셀을 거의 1/3가량 밟아도 엔진에서는 반응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약간 뜸을 들인 후 반응이 서서히 높아지다가 순간적으로 급상승하므로 부드럽게 운전하려면 초기에 엑셀을 다소 깊이 밟았다가 엔진이 반응할 즈음 엑셀을 부드럽게 놓아주는 식으로 엑셀을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엔진의 토크 또한 기존 국산 디젤 엔진들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아 반응이 좋은 편이긴 하지만, 같은 급의 유럽 디젤 엔진에 비해서는 부족한 토크를 실감할 수 있다. 투아렉만 하더라도 엑셀을 살짝 밟았을 때 기어를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차를 밀어주면서 등에 가해지는 압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데 베라크루즈는 그런 면에서 많이 뒤진다. 하지만 일반적인 소비자가 주행 중 답답하다고 느낄 정도는 분명히 아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베라크루즈가 많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다. 기존 국산 차량과 비교한다면 당연히 최고임에 틀림없지만 이제 현대가 과감하게 세계적인 럭셔리 SUV 시장을 노크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평가가 내려져야 한다고 보기에 이처럼 상세히 비교하게 된 것이다. 그 만큼 현대의 기술적인 발전이 크다고 볼 수 있겠다.
기자는 신차발표회장에서 현대 관계자에게 이 새로운 S엔진을 그랜저에 얹을 계획이 없는지 물었다. 그 관계자는 아쉽게도 그랜저에는 엔진룸 공간의 문제로 적용하기 힘들 것 같다고 이야기했었다. 기자로서도 참 아쉬운 부분이다.
새로운 V6 디젤엔진과 짝을 이룬 변속기 또한 현대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자동 6단 변속기다. 아이신에서 가져온 이 첨단 6단 변속기는 새로운 디젤엔진의 강력한 힘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좋은 파트너임에 틀림없다.
급가속을 해 보면 1단에서 40, 2단 70, 3단 120, 4단 160km/h를 각각 마크한다. 레드존은 4,500rpm부터이지만 4,000rpm에서 변속이 이루어지고, 수동모드일 경우에는 4,250rpm에서 연료가 차단되므로 운전자가 직접 변속해 주어야 한다.
가속력은 앞서 말한 것처럼 유럽산 디젤 SUV 들에 비하면 많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4단까지는 스트레스없이 꾸준하게 가속이 이루어진다.
5단으로 변속하고 나서는 가속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3,000rpm에서 200km/h에 이르고 속도 제한이 걸린다. 현대가 발표한 190km/h 속도제한보다 조금 높은 수치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타입으로 안락한 승차감을 고려한 부드러운 세팅이 기자의 취향으로는 많이 부드러운 편이지만 일반적인 한국 소비자나 미국 소비자에게 잘 어울릴 듯하다. 스트로크가 길고 부드러운 세팅이어서 고속 커브에서는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평상 시 주행에서 미국산 SUV와 같은 출렁거림은 찾아 볼 수 없어 일상적으로는 큰 위화감 없이 부드러움을 즐길 수 있겠다.
베라크루즈는 2WD 모델과 4WD 모델이 함께 나오고 있는데, 시승차는 4WD 모델이다. 평상시에는 앞 바퀴를 굴리다가 앞바퀴가 미끄러지는 상황을 센서가 감지하면 뒷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전자식 4WD 시스템으로 많은 도심형 SUV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베라크루즈는 전자식 4WD이지만 4WD 락 기능을 더해 오프로드에서의 험로 주파 능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4WD 락 버튼을 누르면 앞 뒤 구동력을 50:50으로 고정시켜 주므로 모래사장이나 진흙 등에서의 탈출 능력을 더욱 높여 준다.
<각각의 사진들은 아래쪽 갤러리에 모두 큰 사진으로 각각 등록되어 있습니다.>현대가 포부를 가지고 선보인 LUV 베라크루즈는 지금까지 국내에 선보였던 다양한 기능들이 많이 포함되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럭셔리 SUV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뭔가 특별한 것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V6 첨단 디젤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로 파워 트레인을 갖추고, 크로스오버이지만 4WD 락 버튼도 갖추었다. 파워 테일 게이트와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훌륭하다. 여러 개의 에어백과 VDC도 갖췄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럭셔리 SUV가 아닌 일반 SUV들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이제는 평범한 내용들이다.
적어도 럭셔리라면 키리스 엔트리 & 드라이브, 에어 서스펜션, 패들 시프트, 액티브 크루즈컨트롤, 액티브 헤드라이트, 감쇄력 조절 장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나이트 비젼, 쿨링 시트, 파노라마 썬루프 등등…… 뭐 이런 것들이 조금씩은 적용되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 모든 것을 갖춘 모델은 외국에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한 두 개는 갖춰야 하지 않을까?
분명 베라크루즈는 지금까지 국산 SUV에서 볼 수 없었던 잘 만든 차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국내에서 분명히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 스스로가 세계적인 모델들과의 경쟁을 선언한 만큼, 엔진 등 파워 트레인과 첨단 편의 장비 등에서 보다 내실 있는 발전이 더욱 필요할 듯 보인다.
주요제원 베라크루즈 300VX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30×1,945×1,750mm
휠 베이스 : 2,805mm
트레드(앞/뒤) : 1,670/1,670mm
차량 중량 : 2,030(2WD), 2,112(4WD)kg
실내장×폭×고 : 2,640×1,615×1,243mm
승차정원 : 7명
엔진
V형 6기통 DOHC E-VGT
배기량 : 2,959 cc
최고출력 240hp/3,800rpm
최대토크 46.0kg.m/1,750~3,500rpm
트랜스미션
스텝트로닉 6단 자동
구동방식 : FF(4WD)
섀시
서스펜션(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앞/뒤) :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타이어 : 245/65R17, 245/60R18
성능
최고속도 : 190km/h (속도제한)
연비 : 11.0(2WD), 10.7(4WD) km/L
연료탱크 : 78리터
가격
2WD 300X Value : 31,800,000 ~ 4WD 300VXL Premium 42,740,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