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보다 사업 속도가 조금 빠른 '자양3동 A구역'의 광진구청 주민설명회(2026년 9월 7일)에 다녀왔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의 절차를 안내하는 자리였는데, 그곳의 풍경은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현실을 미리 보여주는 예고편이었다
구청과 정비업체는 시종일관 '주민위원회 설립 절차'만 이야기했다. "투표는 언제 하고, 이때는 이런 행정 절차를 주의하셔야 합니다" 하는 식이었다.
주민석에서는 분통 터지는 소리가 쏟아졌다.
"이게 무슨 설명회입니까! 내 재산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이 땅에 무얼 짓는다는 건지를 설명해 줘야지!"
질의응답 시간에 마이크를 잡은 주민들의 항의는 한결같았다. 그러나 정비업체는 "그건 조합이 설립된 뒤에 논의할 일입니다"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설명하는 쪽과 듣는 쪽 사이에는 끝내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이 그어져 있었다.
그 현장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우리 중곡1동 A구역(254-15 일대)도 머지않아 똑같은 장면을 맞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구청이 아무리 번듯한 설명을 늘어놓아도, 정작 내 재산이 어떻게 변하는지 피부에 와닿지 않으면 그것은 그저 '복잡하고 피곤한 소리'일 뿐이다.
보이지 않는 두려움: 이득인가, 손해인가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 역시 처음에는 재개발을 맹렬히 반대했다.
재개발이라고 하면 으레 사업성도 안 나오는 땅에 소형 아파트 몇 동 밀어 넣고 마는 구시대적 사업일 거라 지레짐작했다. 그런 식이라면 결국 원주민이 막대한 분담금을 떠안는 구조가 될 것이 뻔했다.
"평생 멀쩡하게 살아온 내 집을 내놓는 것도 모자라, 새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빚까지 내서 돈을 더 내라고?"
이것이 내가 재개발을 결사반대했던 가장 크고 본질적인 이유였다. 그러나 2026년 3월 서울시가 발표한 우리 구역의 신속통합기획 정비계획(안)을 직접 확인하고 계산기를 두드려 본 순간, 나의 얄팍한 오해는 산산조각 났다. 서울시의 계획은 말 그대로 '파격'이었다.
정비계획의 무엇이 파격인지 세 가지를 살펴보자. 용적률, 세대수, 그리고 사업성이다.
하늘이 열렸다: 파격적인 종상향 용적률
우리 구역은 기존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되었다.
최고 7층에 묶여 있던 건물 높이가 단숨에 최고 35층까지 뻗어 올라갈 자격을 얻었다는 뜻이다. 땅의 등급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용적률이 크게 올랐다. 용적률은 땅 넓이에 견줘 건물을 얼마나 많이 올릴 수 있는지를 정한 숫자다. 만약 100평 땅에 용적률이 200%면 층마다 바닥 넓이를 모두 합쳐 200평까지, 300%면 300평까지 지을 수 있다. 숫자가 클수록 같은 땅에 더 많은 집이 들어간다.
서울시는 우리 구역의 이 숫자를 두 번에 걸쳐 20%씩 올려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3종 일반주거지역에 법이 허락하는 최대치인 300%에 거의 닿는 299.54%까지 길을 열어 주었다. 받을 수 있는 만큼 꽉 채워 받은 셈이다.
광진구의 지도를 바꾼다: 파격적인 세대수
동네에 흔한 나홀로 아파트가 아니다. 무려 2,200세대 규모의 매머드급 대단지가 들어선다.
이 규모가 얼마나 큰지 체감하려면 광진구의 대단지 현황을 봐야 한다. 현재 광진구에 입주해 있는 1,000세대 이상 단지는 아래 7곳이 전부다. 2,000세대는커녕 1,700세대를 넘는 곳조차 한 곳도 없다.
광진구 신축 프리미엄의 상징이자 대장주인 '롯데캐슬 이스트폴'조차 1,063세대다. 우리 구역에 들어설 2,200세대는 그 2배가 넘는 규모다.
광진구에 계획된 신통기획 구역 18곳을 통틀어 봐도, 자양4동 A구역(2,999세대)과 능동, 구의2동 A구역 3곳 정도를 빼면 모두 우리보다 작다. 이 규모는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강력한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것이다.
최고급 아파트를 지을 '자본'이 넘친다: 파격적인 사업성
2,200세대라는 규모보다 더 무서운 진짜 무기는 따로 있다. 바로 '서울시 최고 수준의 사업성'이다. 우리 구역은 이른바 '귀족 재개발'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2026년 광진구에서 진행 중인 신통기획 18개 구역은 장기적으로 우리와 함께 광진구의 위상을 끌어올릴 협력자다. 특히 동일로를 따라 늘어선 나머지 중곡동 3개 구역은 형제나 다름없다.
하지만 시장 논리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반분양이 시작되는 순간, 이들은 같은 수요를 두고 다투는 '경쟁자'가 된다. 예비 입주자가 수많은 신축 가운데 우리 아파트를 고르게 하려면 답은 하나다. 우리가 더 고급스럽고 훌륭한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구역에는 그런 아파트를 짓고도 남을 '돈(사업성)'이 있다.
★ 광진구 신통기획 18개 구역 사업성 비교: 중곡1동 A구역의 독보적
재개발 사업성을 가늠하는 가장 직관적인 척도는 '토지등소유자 1인당 평균 대지지분(구역 면적 ÷ 소유자 수)'이다. 땅은 넓고 나눠 가질 사람은 적을수록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이 커진다.
종상향과 고도제한 완화가 모든 구역에 똑같이 적용된다는 전제로, 광진구 정비사업지 18개 구역의 수치를 전부 계산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 준다. 우리 중곡1동 A구역의 1인당 평균 대지지분은 약 40평(39.69평)이다. 2위 능동 구역보다도 5평 넘게 넓어, 광진구 18개 구역 가운데 독보적 1위다.
이 수치가 뜻하는 바는 분명하다. 분담금 폭탄을 걱정하기는커녕, 대다수 소유자가 새 아파트를 분양받고도 두둑한 현금(환급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완공 후 2,200세대 대단지의 시세는 지금 우리가 사는 노후 주택 가치의 2배를 가볍게 넘어설 것이다.
★ 중랑천-동일로축 신통기획 비교: 단연코 중곡1동 A구역
광진구에서만 1위 아니냐고? 또 다른 경쟁자인 중랑천-동일로축의 신통기획 구역들과도 비교해 보자.
여기서도 우리 구역이 1위다. 이 정도면 서울시 전체에서도 최고 수준의 사업성이라 할 만하다.
건설사들이 먼저 알아봤다. 지난 추석 연휴, 우리 구역에는 삼성물산 래미안, 푸르지오, GS 자이,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DL이앤씨, 우림의 현수막이 줄줄이 걸렸다. 1군 아파트 브랜드들이 우리 구역을 탐내고 있는 것이다.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손해'다
2026년 지금, 광진구에서만 67곳이 넘는 정비사업이, 서울시 전체로는 1,393곳이 넘는 구역이 재개발·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전체가 천지개벽하고 있는 셈이다.
익숙함에 젖어서, 혹은 정보가 없어 생긴 두려움 때문에 중곡동이 지금처럼 낡은 저층 주거지로 남기를 고집한다면 어떻게 될까. 주변 동네가 모두 화려한 마천루로 탈바꿈하며 자산 가치를 불려 갈 때, 우리 동네만 도심 속 외딴섬처럼 낡은 동네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재개발 기대감으로 올랐던 공시지가도 다시 주저않을 것이다.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만히 있는 것'은 곧 '확실한 자산 손실'이다.
숫자로 계산을 마친 뒤, 나는 누구보다 앞장서 반대하던 사람에서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사람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내가 알아본 것이 아까워서 중곡동재개발 분담금 계산기( https://중곡동재개발.com/)까지 만들어 이웃들에게 공개했다.
지금 냉정하게 판단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나중에는 미래를 선택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다음 화에서는 우리 구역이 아파트 급지표에서 어디쯤 자리하는지 알아보겠다.
육하원칙에 따라 연재하고 있습니다.
[Who] 중곡동 재개발 조합원
[8화] 중곡1동 A구역의 토지등소유자 약 620명은 어떤 분들일까?
https://cafe.daum.net/jgdong/MlCw/6
[Why] 중곡동 재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
[3화] 서울시 최고의 '귀족 재개발' 중곡1동 A구역
https://cafe.daum.net/jgdong/MlCw/2
[4화] 중곡1동 A구역 (254-15 일대) 재개발, 아파트 급지표로 몇 급지?
https://cafe.daum.net/jgdong/MlCw/3
[Where] 중곡동은 어떤 곳인가?
[1화] 내가 아기일 때, 중곡동도 아기였다.
https://cafe.daum.net/jgdong/MlCt/1
[2화] 중곡동에 '올림픽종합운동장'과 '롯데월드타워'가 세워질 뻔했던 이야기
https://cafe.daum.net/jgdong/MlCt/3
[7화] 수양대군 납시오! 조선시대 왕들의 사냥터, 중곡동의 화려한 부활
https://cafe.daum.net/jgdong/MlCt/4
[When] 언제 무엇을 내고 정하나
[6화] 재개발하며 내야 할 동의서와 투표는 뭐가 있나? "동의서 냈는데 왜 또 내래?"
https://cafe.daum.net/jgdong/MlCw/5
[9화] 세입자 보증금과 이주비, 내 돈은 언제 오가나 ① 단독·다가구주택편
https://cafe.daum.net/jgdong/MlCw/7
[10화] 분담금과 이주비, 내 돈은 언제 오가나 ② 공동주택편
https://cafe.daum.net/jgdong/MlCw/8
[11화] 중곡1동 A구역 상가 건물 117곳 재개발 가이드
https://cafe.daum.net/jgdong/MlCw/9
[What] 무엇을 재개발로 지어야 하나
[5화] 중곡1동 A구역이 3~4급지 아파트가 되는 방법 세가지
https://cafe.daum.net/jgdong/MlCw/4
[How] 어떻게 진행되나?
[12화] 그동안 내가 한 선택으로 중곡1동 재개발은 어떻게(How) 진행되고 있나?
https://cafe.daum.net/jgdong/MlCw/10
[13화] 공공주도 재개발과 공공지원 민간 재개발의 차이점
https://cafe.daum.net/jgdong/MlCw/11
[14화] 코앞의 위협, 민간 도심복합개발(민도복)이 군자역 주변에 만들어진다
https://cafe.daum.net/jgd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