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타임스퀘어 인근 신세계 백화점 맞은편, 60년 전통의 중국요리 전문점이 있다. 이곳은 1952년 오픈한 이래 지금까지 한결같은 맛으로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곳은 바로 ‘송죽장(松竹莊)’이다. 송죽장은 수명이 긴 소나무와 대나무처럼 오래 지속되는 음식점이 되길 소망하며 지었다고 한다. 그 이름의 그대로 송죽장은 2대에 걸쳐 오랜 시간동안 손님들의 식감을 충족시키고 있다. 신연경 대표와 김정일 총지배인을 만나 송죽장의 역사와 맛을 들여다보자.
송죽장… 중국풍 전통에서 묻어 나오는 장인의 맛 재연 1950년대 당시 서울 영등포에는 중국인과 화교가 많았다. 신연경 ‘송죽장’ 대표의 부친도 19세에 한국에 건너와 어렵던 그 시절 중국 요리 집을 열게 되었다. 생계로 시작한 음식점이지만 맛 하나만은 최고가 되기 위해 열정을 쏟아 부으며 운영을 시작했다.
현 신연정 사장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지금의 송죽장에 이르게 된 것이다. 신 사장은 대만에서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외식산업 최고 경영자 과정을 거친 수재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송죽장의 전통 맛을 이어가고 있다. 이것이 ‘송죽장’의 시작이자 현재이다.
오랜 시간 전통을 이어온 송죽장은 내·외부 전체적으로 중국풍의 느낌을 잘 살린 인테리어에 180석 규모의 좌석이 마련되어 있는 규모가 큰 중식당이다. 송죽장 앞을 지나는 사람은 송죽장이 어떤 곳이기에 이렇게 긴 줄을 기다리며 음식을 먹는지 의아해 할 정도로 손님이 줄지어 있다. 송죽장만의 특징은 요리뿐 아니라 전통에서 묻어나오는 장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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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소비자 입맛을 점령하다 송죽장은 기존의 메뉴에서 벗어나 IMF시절,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콤한 맛을 살려보고자 많은 시도와 노력으로 청양고추를 넣은 깔끔하면서도 얼큰한 신 메뉴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몇 가지 메뉴들은 지금 송죽장에서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먼저 ‘고추삼선짬뽕’은 해삼, 새우, 소라, 복, 가리비, 오징어 등의 14가지 해물과 야채, 돼지 뼈나 닭발 또는 해물에서 우러나오는 육수를 사용해 만들어 낸다. 청양고추로 매콤한 맛을 내기 때문에 깔끔하면서 얼큰함이 특징이다. 해장에 그만이라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고추쟁반짜장’ 또한 양파와 청양고추가 들어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매콤하면서도 적당히 짭짤한 맛이 인상적이며, 주문 즉시 바로 조리하기 때문에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송죽장의 인기 메뉴로 통한다. 요리메뉴도 인기가 많다. 주로 찾는 요리메뉴로는 깐풍기, 탕수육, 깐쇼새우 등이 있다. ‘깐풍기’는 닭다리 살에 마늘소스 베이스와 청양고추, 마른고추로 양념하여 매콤하면서도 담백하다. 탕수육은 두세 명 정도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소(小)사이즈가 인기다.
‘깐쇼새우’는 새우를 튀긴 후 마늘소스 베이스와 직접 만든 고추기름으로 요리한다. 깊은 향과 고소함이 특징이며 새우의 톡 터지는 식감이 풍미를 더한다. 특히 새우 크기가 일반 중국식당과 다르게 최상급 재료를 사용해서 상당히 크고 신선하다. 또한 갖가지 버섯, 청경채와 함께 새우, 갑오징어, 소라, 대구 살 등을 센 불에 빨리 볶은 뒤 굴소스로 간을 한 잡탕도 인기가 높다. 잡탕은 요리 뿐 아니라 밥과 함께 식사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김정일 총 지배인은 “영등포의 특성상 매일 아침 신선한 야채와 해물을 공수하기가 다른 중식당 보다 신선하고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과 영등포 야채시장을 이용하고 한국사람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청양고추를 사용한다는 것이 송죽장만의 특징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기에 재료비가 비싸지만 아낌없이 재료를 사용해 언제나 기존의 맛을 고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송죽장 음식 맛의 비법을 설명했다.
변함없이 전통을 고수하고 이어가겠다. 신연경 사장이 이야기하는 맛의 철학은 간단하다. 2대째 이어온 맛을 변함없이 전통을 고수하며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신 사장은 “50년 단골이 있을 정도로 옛날의 그 맛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다. 그 때문에 그 맛을 변함없이 고수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이 든다. 또한 지배인의 경우 20년 이상을 함께 해오고 있어서 지금은 손님도, 종업원도 가족처럼 느끼고 있다. 전통을 이어간다는 것이 많은 돈을 버는 것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송죽장만의 특징을 이어가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취재_ 김형석 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