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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내가 좋아하는 시 하나
삶
용혜원
나는 날마다 떠난다
삶이란 여행을
늘 서툴고
늘 어색하고
늘 뒤쳐져서
언제나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줄 알았더니
삶이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단 한번의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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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단 한번의 여행이다.
이게 내 삶의 주제다.
영등포역 대합실에서 무궁화열차를 기다린다.
(무) 무한정 일하지 말고 쉬며 놀며 살아가세
(궁) 궁극(窮極)에는 모두 두고 빈손으로 떠나가고
(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니 늙기 전에 놀아보세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여행을 못 가나요?
무궁화열차 객실, 시원한 캔맥주 마시며 들뜬 마음을 가라앉힌다.
(무) 무작정 떠나보자 친구 따라 여행 가자
(궁) 굴러가는 완행열차 삶은 계란 깡통 맥주
(화) 화류춘풍 호시절에 아니 가면 후회하리
이번엔 바쁘니 다음에 가겠다고?
"자네! 저번에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었나?"
유달산
(유) 유명한 건 나는 싫소 많은 돈도 필요 없소
(달) 달랑 하나 필요한 건 사랑스런 나의 그대
(산) 산으로 바다로 여행하며 살고 싶소
노적봉을 새벽 3시 40분에 갔다.
(노) 노는 것은 돈 번 다음이라 말하진 마오
(적) 적금 붓고 목돈 만들어 멋진 여행 꿈꾸지만
(봉) 병들거나 늙고 나면 멋진 꿈은 사라지오
삼학도
(삼) 삼십 년 흩어졌다 늘그막에 만나보니
(학) 학창시절 빡빡머리 허옇게 세어 가네
(도) 돌아갈 수 없는 청춘 한 잔 술로 달래보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며 기뻐하며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이난영 노래비, 유달산 바람은 영산강을 안으니
(영) 영원히 변치말자 손가락 건 첫사랑은
(산) 삶의 득실 따지면서 고운 사랑 저버렸네
(강) 강물은 흘러가건만 그 사랑은 내 가슴에
목포항
(목) 목포에서는 욕 들어도 오해하진 마십시오
(포) 포악한 욕 아니라면 허물없단 뜻입니다
(항) 항구사람 거칠어도 마음만은 순박합니다
여수에서는 돈자랑 하지 마라
순천에서는 인물자랑 하지 마라
고흥에서는 주먹자랑 하지 마라
목포에서는 욕자랑 하지마라
이별과 상봉이 교차하는 하의도 선창
(하) 하얀 파도 밀려와서 내 시름을 씻어다오
(의) 우리 님 온다더니 삼 년 돼도 소식 없네
(도) 도시여자 예쁜가요 나 같은 건 잊으셨나요
하의면 신도 선돌밑에서
- 내 마음은 바람이려오
(하) 하늘 끝 저 멀리 그리운 내 고향
(의) 의지처 없는 타향살이 오늘도 고향 생각
(도) 도시의 남자는 한 잔 술로 달랜다
덕봉산, 저렇게 낮은 산이었던가?
(덕) 덕은 내가 주는 것이요
(봉) 복은 내가 받는 것이니
(산) 상호간 주고 받으니 인심 좋은 내 고향
활짝 핀 개나리에 반해 버린 청년, 김민관
(김) 깊숙이 사귀어 봐야 사람 속을 알 수 있지
(민) 민망한 소문들은 부풀려지고 그릇된 것
(관) 괜한 오해 품지 말고 겪어 보고 판단하오
김민관, 이 친구를 비난하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내가 아는 이 친구는 비난받을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역시 비난의 내용을 들어보면, 사실과 다르거나 이 친구의 본의(本意)를 오해한 경우였다. 어쨌든 이 친구를 비난하는 말을 지금도 들을 때가 있고, 그때마다 안타깝다. 이 친구에게 왜 이런 얘기가 나올까.
무릇 인간관계란 상대적이어서, 모두에게 잘 보이거나, 모두에게 밉보일 수는 없다. 많은 사람에게 칭찬을 받더라도 일부에게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흉악한 범죄자로서 세상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그의 가족에게는 따뜻한 가장일 수도 있다.
나와 이 친구와의 인연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어진다. 그때 이 친구는 대장이었다. 그런데 폭력으로 대장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힘은 약했다. 나는 이친구가 폭력을 쓰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이 친구는 사람을 끌어모으는 조직력, 일을 추진하는 기획력, 상황을 정리하는 판단력이 뛰어나서 대장이 되었다. 주로 놀이나 운동경기 행사를 주최하여 참가시켜 주느냐 마느냐의 결정권으로 지배력을 행사했다(그때가 이 친구의 최고 전성기였을 것이다). 그 행사에 참가하지 못하면 외톨이가 된다. 외톨이가 되지 않으려면 이 친구에게 잘 보여야 한다. 시키는 일도 해야 한다.
그런데 권력이란 묘한 것이다. 일단 잡으면 놓기 싫고, 더욱 강화하고 싶은 것이 권력의 속성이다. 권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가장 쉬운 방법은(예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아이나 어른이나 모두 마찬가지이다) 적(敵)을 만드는 것이다. 이 친구는(당시에 계획적이었든지 아니면 권력의 속성이었든지) 밉보인 친구를 따돌렸다. 따돌림 당하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복종해야 했을 것이다. 그때 나는 언제나 나를 존중해준 이 친구가 고마웠다.
중학교에 진학하면 환경이 확 변한다. 초등학교와는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다.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면 그 변화에 걸맞는 각오를 하고 적응해 나간다. 많은 사람들이 변화에 적응하지만, 일부는 갑작스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기도 한다. 한편 그동안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던 사람이 심기일전하여 새로운 환경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기도 한다.
중학교 3년 동안은 이 친구와 특별한 사연이 없다. 그러나 이 친구가 겪었을 고민을 짐작할 수는 있다. 이 친구에게 추종자들이 없어졌다. 따돌림 당했던 자들이 당당해졌다. 그들은 중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이 먹고 청소년기의 자의식(自意識)이 형성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의 추종자 노릇을 부끄러워하였을 것이다. 분노하였을 것이다. 나아가 이 친구에게 맞서기도 하였을 것이다.
추종자 없는 대장은 대장이 아니다. 이 친구는 대장의 지위를 잃은 것이다. 그때 이 친구는 무엇을 발판으로 삼아 그때의 고민을 해결하였을까. 잘생긴 얼굴과 구수한 말솜씨로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여학생 사귀기는 아니었을까. 아! 중학교 3학년 때 이 친구가 기획하여 추진한 동네별 축구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그 축구대회는 대장의 지위를 되찾기 위한 이 친구의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목포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한 그 해 4월, 길에서 우연히 이 친구를 만났다. 이 친구가 유달산에 놀러가서 사진이나 찍자고 하였다. 나는 좋아라 그러자고 했다. 중학교 때 멀어졌던 관계를 다시 메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둘이서 카메라를 빌려가지고 유달산 곳곳에서 나름대로 포즈를 잡고 교대로 셔터를 눌러댔다(그 추억이 지금도 그립다). 그러나 그때 나는 이 친구와의 관계를 다시 메우지 못했다. 내가 그 해 6월 다니던 고등학교를 그만두면서 10년 동안 이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
나는 이 친구의 업보(業報)는 초등학교 때의 대장 노릇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에서도 TV드라마에서도 어릴 때의 골목대장이 성장해서 잘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그 원인에는 골목대장 자신의 좌절(挫折)도 있고, 당시의 추종자들이나 따돌림 당한 자들의 보복(報復)도 있다.
골목대장 자신에게는 그때가 최고의 전성기다. 가족이나 주변사람이 보기에는 현재 상황이 괜찮아 보여도 자신에게는 골목대장 때의 상황보다 못하다. 정상에서 권력의 맛을 보았으니 당연히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불만이 쌓인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비관적인 사람이 된다.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쉽게 좌절한다.
한편 추종자들과 따돌림 당했던 자들은 성장했다. 그들은 그때의 일을 어떻게 기억할까. 부끄럽다. 분하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다. 그 치욕을 보복하고 싶다. 철없던 시절의 일로 치부하고 괘념하지 않겠다는 사람이라도 그때의 기억은 무의식 속에서 지금도 작용하고 있다. 나쁜 기억 때문에 골목대장이었던 자를 개인적으로 만나는 일은 없으나, 같은 동창이기 때문에 가끔씩 공개적으로 마주친다. 그러나 그때의 일을 들추어 공격할 수는 없다. 그때의 부끄러운 일은 공개되면 안된다. 그렇다면 선택은 분명해진다. 드러나지 않게 숨어서 공격하는 것이다. 무의식의 작용으로 공격하는 경우에는, 공격자 본인도 공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바깥에 있는 제삼자는 이들이 평범한 관계로 보인다.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 공격을 그대로 듣고, 그대로 받아들인다.
골목대장이었던 자가 성공하는 방법은 연고지를 떠나는 것이다. 골목대장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힘만 세다고 할 수 없다. 통솔력이 있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이러한 리더쉽을 갖춘 골목대장은 어디에 가서도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연고지에서는 안된다. 숨어서 공격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공격을 받으면 평판이 좋을 수 없다. 평판이 나쁜 곳에서 성공하기는 어렵다.
이 친구는 동창사회 밖에서는 성공한 것 같다. 산악회를 조직하고 운영하면서 기반을 닦았고, 능력을 인정받은 것 같다. 우리 인천친구모임도 이 친구의 역할이 없다면 존속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의 하의도 여행도 이 친구가 모든 것을 기획하였다.
몇년 전에 나는 이 친구가 A를 자주 만나고 허물없이 지내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A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친구인데, 초등학교 때 따돌림 당했던 친구이다. 나는 이 친구가 과거 대장의 허상(虛想)을 잊고 친구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편 A에게서도 그가 과거의 아픈 기억을 완전히 떨어버렸다는 느낌을 받았고, A의 성공 배경에는 그러한 관용정신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짐작했다.
이상이 이 친구의 모든 것이 아니다. 한 인간의 복잡다단한 사정을 어찌 한가지 사건만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겠는가. 나는 겉에서 관찰한 느낌을 적은 것뿐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한 인간의 선악을 직접 겪어보지 않고 남의 얘기만 듣고 판단하지 마라.
신도의 석양이 우이도 너머에 걸려있다. 황성실
(황) 황금빛 노을 번진 내 고향 수평선을
(성) 성공한 사나이가 미소짓고 바라보네
(실) 실패한 사람들은 이런 멋을 모르지
황성실, 이 친구는 취미가 다양하다. 취미는 놀거리다. 놀거리가 많다는 것은 인생을 즐기며 산다는 것이다. 먼저 볼링이다. 이 친구는 인천 대표선수다. 인천에서 볼링을 제일 잘한다는 뜻이다. 1995년쯤인가, 나는 직장에서 볼링 붐이 일어났을 때 이 친구에게 개인적으로 배워본 적이 있다. 볼링 외에 이 친구는 낚시도 좋아하고, 음식 조리도 좋아한다.
이 친구의 직장은 연안부두에 있는 냉동창고이다. 온갖 생선이 보관되는 곳이다. 우리들은 이 친구 덕택에 싱싱하고 맛있는 생선을 자주 먹는다. 특히 이 친구가 직접 조리하니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더욱이 이 친구는 먹거리를 맛있게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먹이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들은 살판 났다.
이 친구는 부지런하다. 하긴 열심히 일하고 재미있게 놀려면 부지런할 수밖에 없겠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알 수 있다. 이 친구는 우리들을 위해서 재미있는 글, 감동적인 글을 열심히 실어나른다.
무엇보다 이 친구는 베품의 가치를 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아끼지 않고 우리들에게 내놓는다. 소소한 계산보다 자신이 손해보는 길을 택한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자 한다. 얼마 전에는 서해안의 기름유출사고 현장에서 방제작업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훌륭한 친구다.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이 친구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같은 반이었던 이 친구가 형이 보던 영어문법 책을 학교에 가져와서 보여주었다. 나는 그때 영어문법 책이란 것을 처음 보았다. 그 책을 본 순간 내 심장이 뛰었다. 단편적으로 배웠던 영어문법이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무림 검객이 <최고무공비급>을 발견했을 때에 그렇게 흥분했을까? 그러나 어쩌랴. 무림 검객처럼 빼앗을 수도 없고, 하의도 섬에서는 그런 책을 구입할 수도 없으니! 나는 이 친구에게 부탁해서 그 책을 일주일간 빌렸다. 그리고 다른 일은 모두 제치고 일주일 내내 그 <최고무공비급>을 공책에 베껴 적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이 친구가 이 일을 기억이나 할까. 친구야! 그때 고마웠어. 자네 덕택에 영어공부는 곧잘 했다.
눈이 작아서 생각이 깊은, 이승옥
(이) 이구동성 칭찬받네 자랑스런 나의 친구
(승) 승승장구 빛나는 삶 우연이 아니로다
(옥) 옥 같이 깨끗한 마음 우리들의 귀감이오
2006년 가을쯤인가. 이승옥, 이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누군가를 통하여 나의 소식을 듣고 전화를 하였다고 한다. 즉시 날짜를 정하여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 30년만의 만남이다.
이 친구는 중학교 3학년 때 나와 같은 반이었다. 나를 많이 도와주었고 팔씨름이 셌었다. 이 친구와 귀남, 옥산 등 다섯 명이 모임을 만들어 <오콤비>라 이름 짓고, 몰려다녔었다. 여학생 꽁무니를 좇아다니기도 했었다. ㅇㅇ는 예쁘지 않느냐, ㅁㅁ는 귀엽지 않느냐, 알게 된 여학생을 자랑삼아 얘기하곤 했었다.
약속한 날 만났다. 이 친구는 멋진 중년의 아저씨가 되어 있다. 이 친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취직한 곳에서 지금까지 30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근무했다고 한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 이 친구의 인생관, 직업관, 인간성 등 모든 것을 알 수 있으리라.
지난해(2007년) 여름 어느 공휴일에, 두산그룹 회장 박ㅇㅇ의 아들 박ㅁㅁ상무를 황성실 친구 직장의 구내식당으로 초대하여 홍어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신 적이 있었다. 나는 박ㅁㅁ 상무의 소탈함에 감탄하면서, 이런 자리를 마련할 정도로 성장한 승옥 친구와 친구를 위하여 몸소 서빙해준 성실 친구가 자랑스럽다.
이 친구는 우리들에게 뭔가를 주고 싶어한다. 등산중에 은근슬쩍 막걸리를 사기도 하고, 모임이 끝나고 헤어질 때에 입가심 맥주를 사기도 한다. 헤어지기 서운해서라나. 그러나 생색내는 법이 없다. 그러지 마라고 만류하면 '내가 알아서 하는 것이니 신경쓰지 마라'고 한다.
미소가 아름다운, 우선중
(우) 우정은 오래 오래 묵을수록 좋다 하네
(선) 선반 위의 곶감처럼 창고 속의 와인처럼
(중) 죽마고우 오랜 우정 세월 가도 변함 없네
우선중, 이 친구와 나는 같은 동네에서 태어났고, 지금까지 계속 만나고 있다. 이 친구와의 추억은 책을 몇 권이라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 많은 추억 가운데 내 인생의 행로를 바꾸게 한 추억이 있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을 중퇴하고 시골에 묻혀서 우울하게 지냈다. 그 다음 봄이 되면서 우울함에서 벗어나 또래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며 저수지 공사 일을 열심히 다녔다. 그때 이 친구가 검정고시 시험을 보러가자고 넌지시 말했다. 의외였다. 이 친구가 검정고시 공부를 하고 있었다니! 어쨌든 틈틈이 시험공부는 하고 있었으나 광주로 혼자서 시험보러가는 것이 걱정스러웠던 나는 갑자기 동무가 생기니까 힘이 솟았다. 그래 같이 가자. 시험날짜는 7월 하순이니 2개월 남짓 남았다.
연고자 없는 광주로 시험보러 가는 것은 어렸던 우리들에게(당시 만 17세)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광주는 초행길이다. 그러나 함께 가는 길동무가 있으니 마음 든든했다. 이 친구나 나나 없는 살림이었으니 집안에 돈이 있을 리 없다. 우리들은 간단히 배삯만 만들어 목포까지 가고, 메고 온 쌀을 목포에서 팔아 돈을 만들어 광주행 기차를 탔다. 광주에서는 돈이 아까워 여인숙도 잡지 않고 시험장 옆 독서실을 잡아서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그때 독서실 옆에 있는 여인숙에는 재건중학교(공식 학교가 아니다)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보기 위해 단체로 들어왔었다. 무더운 여름 해질 무렵 독서실 옥상에서 내려다 보니 교복 입은 그 학생들이 골목 구멍가게 옆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떠들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부러웠었다. 이 친구는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갑자기 이 친구가 소리쳐 물었다. 야! 느그들 어디서 왔냐아~ 곡성에서 왔다아~ 내일 시험 자알 보거라~ 느그들도 자알 보거라~
나는 운이 좋은 놈이다.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많다. 하는 일도 잘 풀린다. 나는 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나의 꿈에서 완전히 꺼져버렸던 대학교에도 가게 되었다. 그때 이 친구가 없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혹시 나 혼자였다면 광주 초행길에 대한 걱정 때문에 그리고 시험 결과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자신이 없어져 포기하거나 다음으로 미루지는 않았을까. 시험보러 갔더라도 나 혼자였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문제를 풀어낼 수 있었을까. 내 인생을 바꾸게 해준 고마운 친구다.
하의면사무소 앞에서, 장성철과 그 아들
(장) 장대비 쏟아지면 머리꼭지 아프겠다
(성) 성긴 머리카락 넓어지는 이마 면적
(철) 철떡 씌워줄까 하이모 가발을
(장) 장땡을 잡았구나 아들 둘이 똘똘하니
(성) 형 동생 나란히 우승하고 준우승했네
(철) 천하의 탁구대회는 모두 다 휩쓸어라
검정고시학원에 다니는, 이용덕
(이) 이 나이에 늦었지만 못 배운 한 풀어보리
(용) 용심스런 빈정거림 이제는 듣기 싫다
(덕) 더욱더 배우고 닦아 일취월장 하리라
부디 성취하고 큰 보람있기 바란다.
인기 많고 부지런한 친구, 신월자
(신) 신바람 성격에 얼굴도 예쁘고
(월) 얼굴에는 언제나 미소가 피어있으니
(자) 자연스레 네 꽁무니에 남자들이 매달린다
신도의 밤 하늘, 북두칠성을 비롯한 많은 별들이 반짝거렸으나 아쉽게도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음력 3월 7일, 반달이다.
(신) 신도(薪島)의 밤 하늘에 금 조각이 뿌려졌네
(월) 월색(月色)은 살빛으로 옛추억을 되살리니
(자) 자는 이는 꿈속에서 첫사랑을 만나겠지
마음은 열아홉 살, 김미리
(김) 긴 세월 알고 지네 눈빛으로 주고 받네
(미) 미안하단 말 없어도 먼저 알고 끄덕이네
(리) 이런 친구 곁에 있어 나는 정말 행복하네
첫댓글 ㅎㅎㅎ 이친구 부끄럽게 하는구만, 과대 포장일세 나만큼은...
아직 못다한 얘기가 많다네~ 이번 여행에 드러나지 않게 도와준 것 감사하네~ 자네가 인천 모임의 회장이 되었으니~ 우리 모임이 더 잘 될 것 같아~~ 기대가 많네~~~
내보폭에 맞는 징검다리를 놓으며 살아온현실이 오늘은자랑 스럽다,내곁에 좋은친구들이있다는것,골동품같은친구들과함께아름다운 삶을 살고싶다,전용신전회장님.황성실신임회장님장성철.이승옥우선중친구,그외여자친구들가정에행복이가득하길``
이번 여행에 고생 많이 했네~ 자네는 나보다 열 배는 힘들었을 것 같네~ 어쨌든 즐거웠어~~ 돈벌어 서울로 이사갈려고 했는데~ 우리 인천 모임이 재미있어서~ 이러다가 인천에 눌러 살아야 겠어~~~~~~~~
친구들의 또는 자네의추억거리를 동참하지못한것이 못네아쉽구먼...(삶이란 다시는돌아올수없는 단한번의여행이다!!!)인간이 환경을 만들지만 그 환경에지배당하며 살아가는게인간이지???고향의아름다운 여행을하는 친구들의 모습을보니 새삼 맘이 포근해오는느낌은 무얼까? 인생의 추억을차곡차곡채우는 친구들 보기좋다
자네가 못 와서~ 선중이와 자네 얘기 했어~ 이런 기회는 또 만들기는 힘들거든~~ 다음에 다른 곳에는 꼬옥 함께 가기로 하세~~~~~~
아름다운 친구들 무사히 잘 단여와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민관이 친구가 그동안 어려운 고통이 있는줄 꿈에도 몰랐네 어릴적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온 민관이 친구데 참 쓰스름 허구먼 그런데 좀 아쉬운것 내 개인 문제를 가지고 우리 카페에 올리는것은 조금 부적절 하다고 생각이들며 민관이 본인이 상대방 친구와 대화하며 풀어 쓰면하네 그래야만이 우리 친구들 발전과 우정이 돈둑해 질이라고 믿어.꼭 혼자 만이 움켜 있지말고 대화하며 하나하나 친구들과 풀면 되지 않는감.나역시 4년이라는 동창 회장을 맞으면서 너무나 친구들에 우여곡절이 만했네 그러면서도 항상 친구가 보고싶고 그리운것 또한 친구지...
간재미 친구! 개인 문제라 해도 우리 친구의 문제이니~ 너그럽게 봐 주시게~~ 하여튼 나는 이번 여행에서 자네 생각을 많이 했네~~ 자네야 말로 분위기 메이커 아닌가? 자네가 함쎄 있었다면~ 우리는 열 배, 백 배 재미있었을 텐데~~~ 다음에 놀러 갈 땐 꼭 함께 갔으면 좋겠네~~~
역시나 멋진 친구. 회장 답다
이번 여행에서 자네의 숨은 도움을 어찌 갚으오리까? 여러가지 신경써준 세심한 배려에 우리 친구들 모두 깊은 감동을 받았다네~ 30년 동안 만난 적도 없었는데, 고향친구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렇게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우리가 친구인 것은 확실한가 보네~~ 이쪽에 오는 날 꼭 연락하게~~~
내 인생에 최고의 여행~~~친구들의 배려에 고마움을 전하는 기회가 있겠지.
항상 만나던 우리들의 틈 속으로 끼어들어 서먹할 수도 있었으나 ~ ~ 역시 고향 친구라는 끈은 무쟈게 질긴 거라서 ~ ~ ~ 그냥 동화돼버렸징? 그렇다면 새롭게 추진하는 여름 프로그램에도 참가할 수 있겠는가?
♣역시 친구는 아름답네.♣ 옛날 그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니!♣ 나 또한 자네 덕분에 검정고시에 합격하여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것 같네.♣ 자네랑 지내온 세월 자네 말대로 책을 써도 몇 권을 쓸 수 있을 것 같네.♣ 이번 여행은 여러 친구들의 투철한 친구애로 정말 즐거운 여행이었네.♣ 회장님의 꼼꼼한 여행스케줄에 따라 빈틈 없는 준비로 아무 걱정없이 잘 다녀올 수 있었네.♣ 여러 친구 성실이♡ 민관이♡ 승옥이♥ 성철친구♥ 고맙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꼬오옥 또 같이 가고 싶네.★ 목포의 친구 박상명 정말 고맙네. 하의 면사무소 정남우 후배한테도 고맙다고 전하고 싶네.☆
우리 동네 친구끼리야 항상 만나는 것이니 새로울 것이 없으나 ~ ~ 이렇게 큰 행사에 함께 하니 너무 반갑고 고마웠네 ~ ~ 바쁘더라도 한 번뿐인 인생 조금 덜 벌고 재미지게 살아보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