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숲이 있었다. 물이 맑으면 달이 와서 쉬고 나무를 심으면 새가 와서 둥지를 틀었다.
숲은 살아있는 것들을 위한 터전이자 휴식의 공간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숲을 그리워 하고 인공의 것이 아닌 싱그러운 자연의 숨결을 갈망하게 된다.
이제 우리 함께 생물 본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숲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보자.
봄, 여름의 숲은 치유의 숲이다.
울창한 숲 사이를 걸으면 어느덧 숨이 가파질 무렵 피로와 스트레스는 이미 낯설어진다.
초여름의 숲은 우글우글한 나무와 도글도글한 꽃 천지다. 걸어 들어가면 향긋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나무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Phytoncide) 때문이다. 나무의 향기와 수액에 포함되어 있는 피톤치드는 '식물'이라는 '피톤(Phyton)과 '죽이다'라는 '사이드(Cide)'의 합성어이다.
나무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성분으로 살균 효과와 함께 식물에 유익한 곤충을 유인하는 기능을 한다. 숲속의 향긋한 냄새를 만들어내는 '테르펜'이라는 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피톤치드의 효능은 밝혀진 것만도 여러가지가 있다. 심리적 안정감, 향균, 항산화, 항염증 작용을 하며, 말초혈관과 심폐기능 강화시키고 천식, 폐질환 등에도 이롭다. 면역력 증강, 아토피 치료, 심장강화에도 유용하다.
나무가 성장할 때, 피톤치드도 함께 성장한다.
"1년 중 피톤치드가 가장 왕성한 시기는 나무의 성장이 빠른 봄과 여름이다.
하루 중 피톤치드 발산량이 가장 많은 때는 해 뜰 무렵인 새벽 6시와 오전 11-12시 사이이다.
특히 정오 때 가장 풍부하다.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나무는 일본 전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소나무 순이다. 소나무와 잣나무 등 침엽수림에서 많이 생성되고, 숲이 깊을 수록 피톤치드 농도도 증가한다.
피톤치드는 휘발성 물질이기 때문에 숲 속에서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몸 속 깊숙히 테르펜을 흡입할 수 있다. 피톤치드 뿐만 아니라 도시보다 약 2% 높은 숲의 산소량은 신체활동을 깨운다.
숲 속에 흐르는 계곡의 물가나 폭포처럼 물 분자가 격렬하게 운동하는 곳에는 긴장감을 풀어주는 음이온이 도시보다 14-73배나 많다고 한다.
바람결에 사각거리는 나뭇잎 소리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감소시킨다.
미세먼지도 도시보다 최대 수천 배 적다.
여름 숲은 그저 어슬렁거리기만 해도 메마른 심신을 촉촉하게 초록빛으로 물들여 놓는다.
산림치유(Foresrt Heaiing)는 실제 건강검진 효과가 검증된 활동이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렵과 미국에서 이미 숲이 '메디컬 휴양림'으로 이용되고 있다. 자연환경을 이용한 치료요법이 가장 발달한 독일에서는 숲 환경을 이용해 운영되는 병원이 300여곳이 넘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자연휴양림등이 대표적인 여가활동, 산림치유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공공을 위한 교육목적으로 조성된 홍천 매화산 경영모델숲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 피톤치드 연구팀은
"새소리, 물소리를 통한 심신이완요법(청각)과 나무, 풀, 꽃의 색감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시각), 피톤치드, 나무 냄새를 통한 아로마 요법(후각)과 나무, 꽃과 접촉하는 원예치유(촉각), 나무와 야생화의 약리작용(미각)등 숲은 인간의 오감을 자극해 신체는 물론 정신의 건강까지 돕는다라고 조언한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은가? 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숲 속길을 천천히 걸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