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묘사, 정밀묘사에 관하여>
동화반 선생님 여러분!!
월요일입니다. 목요일엔 수업이 있습니다. 추석이 있는 한 주 쉬면서 우리 수업 3주 차에는 동화 한편씩 써 오리로 했지요?
잘 써 오지 않아도 되고, 완성 시켜 오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동화의 ‘시작’ 부분을 A4용지 1장만 써 오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그 또한 어렵다고 하실까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자세히 쓰기, 세부 묘사, 정밀 묘사>한 부분씩만 꼭 써 오시라고 과제를 내드립니다.
‘자세히 쓰기’에 대하여 안내해 드릴게요.
세부 묘사, 정밀 묘사에 관하여
글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생각이 정리되어야 합니다. ➀무엇을 쓸까 생각을 하고 ② 생각을 정리하여 글감을 정하고(소재) ③ 그 글감으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정하고(주제) ④글을 써야지요. 그런데 여기서 ⑤어떻게 쓸까에 막혀 버립니다.
그래서 어떻게 쓸 것인지 한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글쓰기 준비가 되었는데 글로 표현하려하니 문장도 표현도 잘 안되지요? 그럴 땐 머리 굴리지 않고 술술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세히 쓰기입니다. ‘세부 묘사’ ‘정밀 묘사’ 라고 합니다.
세부 묘사는 글감을 아주 작게, 최소로 축소 시켜 그 부분을 시시콜콜 자세히 쓰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➀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물을 정해 놓고 자세히 쓰기(사물에 대한 세부 묘사) ②인물을 정해 놓고 자세히 쓰기(인물에 대한 세부 묘사) ③특정 시간을 정해 놓고 쓰기(시간상의 세부 묘사) ④특정 장소를 정해 놀고 자세히 쓰기(장소에 대한 세부 묘사) ⑤ 등장인물의 특정한 심리상태 자세히 쓰기(심리 세부묘사) 등이 있습니다.
초등학생들도 훈련을 시키는 방법으로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쓸 때 주요 장면마다 세부 묘사로 눈에 보이듯 전달하는 효과와 작품의 밀도 그리고 감동을 불러내는 효과까지 보게하는 꼭 필요한 훈련입니다.
하여 ......
동화 창작반 선생님들에게 이 ‘ 이 세부 묘사’를 한 장면씩 해 올 것을 과제로 드립니다. 다음 중 1가지 선택하여 12point A4 용지 1장씩 써 오시기 바랍니다.
1.우리 손주의 모습과 행동을 관찰하여 보이는 대로 자연스럽게 써오셔요.
2.애완동물 혹은 애완식물의 모습과 행동을 보이는 대로 관찰하여 자연스럽게 써오셔요
3.우리 집에 있는 냄비 3종을 관찰하여 자연스럽게 써 오셔요.
4.우리 집 아침 식사 시간 테이블에서 벌어지는 일만을 자세히 관찰하여 시시콜콜 써 오셔요
5.자신의 방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여 시시콜콜 써 오셔요.
목요일 써오는 이 한 장면을 이어 쓰면서 한 편의 동화로 완성시킬 것입니다.
(예문들...)
1
제목: 엄마
글쓴이: 김보경(슬기초5)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시고 키우면서 많은 고생을 하신 엄마는 지금 내가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내게 꼭 필요하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일 것이다.
엄마는 은색테의 안경을 쓰셨다. 눈은 내가 생각하기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 크기 같지만 주위 사람들이나 내 친구들은 엄마의 눈이 크다고 한다. 그런데 엄마는 안경을 썼을 때보다 벗었을 때가 눈이 더 작아 보인다. 얼굴형은 조금 길쭉하고 계란형에 가깝다. 키는 일반 여자들의 평균 키보다는 조금 작다. 그래서인지 나는 하루 우유 2잔, 3잔은 기본으로 마신다. 그래도 엄마는 상체보다 하체의 길이가 더 긴 편이다. 머리는 앞머리를 내어 옆으로 넘기고 전체 길이는 어깨 정도 온다. 모양은 밑부분만 굵은 웨이브가 지게 한 파마머리이다.
엄마는 나와 내 여동생보다 남동생을 더 좋아하신다. 그것에 대해 나와 여동생은 불만을 나타내곤 한다. 그리고 무엇인가 일을 할 때 참견을 하면 막 화를 내곤 하신다. 또 옷장에 옷이 많이 있는데도 옷이 없다고 불평하신다. 하고자 하는 일은 꼭 하시는 편이다. 내가 한마디를 하면 열 마디의 답을 엄마로부터 들어야 한다. 또 문제를 풀고 하나 정도 틀리면 잔소리 5분, 10분은 기본이다. 이렇듯 사소한 것에 잔소리를 하는 것이 엄마의 단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엄마를 사랑한다.
엄마에게도 장점은 많다. 그 중에 웃을 일이 있을 때 잘 웃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거 같다. 나도 엄마의 그런 웃음을 본받고 싶다. 엄마는 자가용이 없어서 버스를 타고 다니신다. 그래서 나는 커서 엄마께 자가용을 사드리고 싶다. 엄마가 항상 행복해서 영원히 쭉 웃는 얼굴로 계셨으면 좋겠다.
2
제목: 내 친구 현희의 모습
글쓴이: 김수빈(본원 초 4)
현희는 내 친구들 중 가장 오래된 단짝친구이다. 1학년 때부터 친구로 지내왔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생각하는 것을 현희도 같이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같이 눈웃음을 짓게 된다. 나는 같이 눈웃음 지을 때, 생각이 통할 때, 이야기를 할 때 무척 즐겁다. 가족이랑 같이 있을 때처럼 현희랑 같이 있는 것이 편하다.
우리는 눈웃음을 지을 때 둘 다 눈이 작아진다. 그런데, 나는 눈이 커서 작아져도 괜찮은데, 현희는 원래 눈이 작아서 눈웃음을 지으면 눈이 더 자그마해진다. 그래서 현희는 나처럼 눈이 컸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현희가 눈이 자그마한 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웃을 때 짓는 입도 현희는 작다. 예전에 입을 가리고 웃을 때가 많았다. 그때는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입을 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소리내어 웃는다. 그런 자연스런 웃음이 나는 편안하고 좋다. 코는 너무 퍼지지 않게 높은 편이데, 특히 콧대가 뚜렷하고 높다. 또 귀는 잘 가려서 보이지 않지만 작다. 달랑달랑거리는 귀고리를 하고 있는데, 귀가 작아서 귀고리가 돋보인다. 피부는 내 동생 수현이보다는 검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 가무잡잡한 편이다. 그리고 이는 내 앞니보다 작고 희다. 나는 앞니가 커서 현희의 작고 흰 이가 부럽다. 또 현희는 머리카락이 조금 곱슬이라서 앞머리가 이쪽 저쪽으로 조금씩 뻗쳐 있다.
현희는 코를 비비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코가 간지러워서인지 다른 이유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왠지 그런 모습이 조심스럽고 여성스러워 보인다. 또 현희는 키가 내 키, 153cm보다 조금 작다. 또 손가락이 길쭉하고 손톱도 하얀 줄이 있고 길쭉하다. 남이 보면 현희가 평범해 보일지 몰라도 나한테 현희는 귀엽고 참 착한 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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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의 ‘마거릿트 미첼’의 정밀 묘사 예문
시간 p83
그날 밤 저녁 식사 때 어머니 대신에 식탁의 시중을 들면서 스칼렛의 마음은 애슐리와 맬라니에 대해 듣게 된 그 무서운 소식으로 들끓고 있었다. 죽을 것 같은 심정으로 그녀는 어머니가 스레터리네 집에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
쓸쓸한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내내 제럴드의 큰 목소리가 귀에 울려와서 참을 수 없는 심정이었다. 그는 조금 전 딸과 한 이야기한 일 따위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테이블을 주먹으로 두드리고 팔을 공중에 휘두르며 말에 악센트를 넣어가면서 엉뚱한 이야기를 혼자 떠들어 대고 있었다. 식사할 대의 회화는 제럴드가 지배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어서 여느 때라면 스칼렛은 멋대로의 자기 생각에 잠겨 아버지의 얘기따윈 거의 듣지도 않을 것이지만 오늘밤은 앨렌의 귀가를 알리는 마차소리를 들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의 목소리가 방해가 되어 견딜 수가 없었다.
(.....)
마차 바퀴 소리가 울리자 그녀는 급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마차가 집을 돌아 뒷곁 방향으로 가버린 것을 알고는 또다시 의자에 몸을 묻었다.
- 이렇게 저녁 식사의 모습을 2페이지가 넘게 묘사합니다.
- 이 부분에서는 시간상의 정밀 묘사 뿐 아니라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심리적 상황의 정밀 묘사의 효과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장소 79
이 집은 일정한 건축 설계에 의해 지어진게 아니라 그때그때의 편의상 편리한 장소에 증축된 것이지만, 앨렌의 주의와 배려에 의해 설계한, 불안전을 보충하는 일종의 품위가 생겼다.
신작로에서 집까지 이어진 삼나무 가로숫길 이 삼나무 사로숫길이 없다면 조지아 농장 주인의 저택으로썬 불안전할 것이다. 의 시원하고 우중충한 그늘이 다른 나무들의 초록빛을 더 한층 밝게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 베란다를 덮고 있는 무성한 등나무는 희게 칠한 벽돌로 말미암아 더욱 돋보였고, 현광 가까운 연분홍 배롱나무 덤불에 이어져 있었으며, 흰 꽃이 만발한 뜰의 목련은 집 건물의 어딘가 엉성해 보이는 선을 부드럽게 해주고 있었다.
봄과 여름이 되면 잔디의 버뮤다 풀이며 클로버가 에머랄드 빛처럼 빛났다.
(........)
- 장소를 눈에 보일 것처럼 묘사하고 있습니다. 한 면의 글에서 이런 묘사는 글의 수준을 높여줍니다.
인물 p57,16
스칼렛의 어머니 앨렌 오하라는 32세였다. 그 시대의 기준으로 봐선 벌서 중년 부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6명의 아이를 낳고 셋을 잃었다. 키가 큰 부인으로 성미가 괄괄한 키 작은 남편과 나란히 서면 머리 하나는 더 컷다. 그러나 넓은 스커트를 끌면서 조용하고 상냥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키 큰 것이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 상의의 검은 테피터 옷깃에서 빠져나온 갸름한 크림 빛 목은 망을 씌워 뒤로 빗어 올린 풍부한 머리카락의 무게로 인해 삐딱하게 기울어지기나 한 듯 언제나 약간 뒤로 쏠려 있었다. 양친은 프랑스사람으로 눈꼬리가 올라붙은 검은 눈과 검은 머리털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고 나폴레옹의 휘하 군인이었던 아버지에게선 높고 곧은 코와 모난 턱을 이어받았는데 부드러운 볼의 곡선이 그 닥딱한 느낌을 덜어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 나타나 있는 교만하지 않으며 긍지에 찬 표정, 그 우아함, 그 우수. 그리고 전혀 변덕이 없는 성격들은 그녀 자신이 이제까지의 생활 속에서 얻은 바로 그것이었다.
쌍둥이들의 어머니 탈레턴 부인 베아트리스 탈레턴는 정말 빠쁜 부인이었다. 큰 목화밭과 100명 흑인과 8명의 아들들은 돌볼 뿐만 아니라 조지아주 최대의 종마장까지 경영하고 있었다. 쉽사리 흥분하는 성격인데다가 네 아들로도 어지간히 속을 썩고 있었기 때문에, 말이나 노예를 매질하는 것은 누구라도 용서하지 않았지만 아들들을 가끔 때리는 것만은 별로 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이 인물 묘사에서는 주변에서 존경받는 스칼렛의 어머니와 당시 남부 대 농장 안주인의 인품을 알 수 있는 쌍등이 형제의 어머니의 인물 묘사입니다.
-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구요. 쌍둥이 어머니는 아들들은 때려서 키우지만 자신에게 속에 있는 노예와 말을 매질하는 것은 자신은 물론 그 누구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당대 귀족들의 도덕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