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유기농업 이야기
한중열
2. 토양의 구조
우리나라 토양은 농업 생산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그 이유를 2가지로 요약하면, 첫째 우리나라의 흙은 원료인 돌이 화강암이 대부분인데, 화강암은 산성암이기 때문이고,
그것이 부서진 흙은 산성토양일 수밖에 없다.
둘째 여름철 장마와 태풍으로 비가 많아, 그 빗물이 토양 속에 가벼운 유기물과 비료 성분을 녹이면서 씻어내려(세탈洗脫과 용탈溶脫=설명참조)보내기 때문에 유기물 함량 부족과 산성토양이 많고, 두 개의 공통점은 산성토양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산성토양은 비료 성분이 적어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미량요소 흡수량은 많아 건강에는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산성과 알카리성 토양에 대해서는 추후 설명한다.
세탈(洗脫) : 물이 땅 위로 흘러가는 것. 즉 유기물과 비료가 녹아서 물과 함께 떠내려가서 어딘가에 쌓이겠지요? 용탈(溶脫) : 비료성분이 녹아서 땅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비료를 많이 주면 지하수와 강물 등이 오염되겠지요? |
이제 흙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바위가 부서져서 자갈 ⇨ 모래 ⇨ 미사 ⇨ 점토가 되는데, 학문적으로 볼 때는 바위나 자갈은 흙의 원료인 모재(母材)이고, 모래와 미사, 점토를 생산성이 있는 토양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생산성 있는 토양이 1cm 만들어지는데 최소 200년이 훨씬 더 걸린다고 하니 농사에 필요한 토양의 두께를 대략 10cm로만 보아도 2,000년에서 1만년 이상 걸린다. 그래서 농부는 흙을 소중히 여겨야만 하는 것이다.
토양 중에 자갈, 모래, 미사는 1차광물이라 하고, 점토는 2차광물이며, 1차광물이 분해된 후에 더 이상 분해되지 않는 이온화된 것이다.
이 중 음[-]이온 물질이 재합성되여서 2차광물이라 하며 음[-]의 성질을 띠게 되며, 그 이유는 뒷부분 점토에서 설명한다.
그림과 같이 흙은 3가지로 구성되어 있고, 이것을 ‘토양의 3상’이라고 한다.
① 기상(흙의 공기층) 약 25%
② 액상(흙이 보관하는 물) 약 25%
③ 고상(고체인 유기물과 무기물) 약 50%
기상은 뿌리가 호흡하는 산소 공급원으로 통기성이 원활해야 뿌리가 호흡할 수 있고,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액상은 물과 양분을 공급하는 통로이다. 이 두가지 ①기상과 ②액상을 합하여 공극이라고 한다.
그럼 농사짓기 좋은 흙은 공극이 많아야 할까? 적어야 할까? 당연히 공극이 많아야 좋은 토양이다. 즉 공극이 많아 흙의 무게가 가벼운 토양이 농사가 잘된다. 그렇다고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되어서는 아니 되고, 적당함을 말한다.
세 번째 고상이다.
토양의 기본 틀을 구성하고 있는 고상은 유기물과 무기물로 구성된다. 유기물에 대해서는 1편에서 간단히 설명했고, 무기물에 대한 것이다. 고상 중 무기물은 “모래+미사+점토”로 구성되며, 토양의 뼈대이기도 하다. 이젠 그 역할에 대한 설명이다.
첫째 모래는 0.02~2mm의 크기이며, 바위나 자갈이 물리적으로 부서진 것으로양분의 보유능력(보비력)은 없다.
큰 공극으로 공기층을 형성하여 토양 통기성을 좋게 하며, 논밭 갈이(경운耕耘)에 도움이 된다.
또한 통기성은 지력의 첫째로 중요한 요소다. 우리가 밥과 물은 조금 덜 먹어도 되지만 숨을 못 쉬면 어떻게 될까?
식물들도 마찮가지다. 그렇다고 이것도 과유불급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너무 통기가 잘 되면 뿌리가 마른다. “적당히”란 말은 참 묘미가 있다.
토양입자의 크기와 공극에 대한 더 구체적인 자료는 3편(토성)에서 다시 설명한다.
두 번째로 미사는 0.002~0.02mm의 크기로 물리적으로 분쇄된 아주 고운 모래라고 보면 되고, 모래와 동일하게 보비력은 없다. 미사의 주변은 매우 작은 소공극을 형성하는데, 이 소공극은 모세관현상을 유발하여 수분의 이동과 수분을 보유하게 한다.
이때 수분의 보관은 미사와 미사 또는 미사와 모래 사이의 작은 공극에 물이 보관되는 것으로 이것을 “모관수”라 한다.
수분이 그 좁은 공극을 통해 물이 확산되거나, 올라가는 현상을 “모세관현상”이라고 하는 것이고, 추후 토양의 수분에서 다시 설명할 예정이다.
세 번째 점토는 0.002mm 이하의 크기로 우리말로는 진흙이라고도 한다.
모래와 미사는 미생물과 뿌리 등에서 분비하는 산(酸)으로 인해 화학적인 변화로 분해되어 새롭게 구성되는데, 모래나 미사로 결합되었던 원소들이음[-]이온과 양[+]이온으로 나누어지게 된다.
이것을 ‘이온화’라 하며, 그중에 음[-]이온은 재결합하여 하나의 덩어리(판상입자 : 이온화된 원소들이 판자로 결합된 점토의 모양)가 되는데 이것을 ‘무기교질물(콜로이드)’이라고 하며, 이것이 점토이고 진흙이다.
그래서 재합성이 되었다는 의미로 2차광물이라고 부른다.
또한 그림과 같이 점토 주변에는 분리되었던 [+]양이온들이 점토의 [-]음이온 교질물에 흡착하게 되는데, 바로 이 양이온이 식물들이 즐겨 흡수하는 비료(영양분)이다.
그래서 모래와 미사는 [-]음이온이 없기 때문에 보비력도 없는 것이다.
이 점토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그중 몇 가지는 아래의 표와 같다.
♠ 부식과 점토류의 음이온의 함량(양이온치환용량CEC=보비력) 부식(200~600) > 버미큐라이트(질석=100~180) > 제오라이트(80~120)> 일라이트(15~40) > 카올리나이트(고령토류=5~10) ⇨ 혼합 점토류=10~30 양이온치환용량(CEC)이란? 양이온(대부분의 비료)를 담는 그릇이다. |
[-]음이온 보유력이 큰 점토일수록 [+]양이온을 많이 보유하게 되는데 이러한 능력을 보비력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토양에는 ‘카올리나이트라’는 점토가 대부분이고 평균 10정도이며, 양분 보유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이 카올리나이트 토양에 유기물이 많으면 매우 좋은 토양이 된다.
유기물의 부식은 일반 점토보다도 보비력이 20~30배의 더 커서, 부식이 많아야 농사가 잘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서 대단히 중요한 것은 2차광물인 음이온화로 분해된 점토(판상입자)는 매우 특이한 변화가 발생하는데, 바로 수분을 흡수하는 방법이다.
모래나 미사는 서로의 공극 사이에 수분을 보관하고 이동시키지만, 점토로 분해되면서부터는 구조적 변화가 생기면서 판상입자 사이로 수분을 흡수하여 부피가 커지며 점토가 팽창하게 된다.
이렇게 수분함량에 따라 점토는 수축과 팽창을 하게 되는데, 수분이 없어 수축하면 돌처럼 매우 딱딱해지고, 수분이 많으면 부피가 늘어나면서 끈적끈적해지는 성질을 갖게 되는데, 이 끈끈해지는 성질을 점성 또는 응집성이라고도 한다.
또한 물을 먹은 점토는 주변의 모래나 미사와 결합하여 하나의 덩어리가 되고 이것을 “입단화”라고 한다.
다시 정리하면,
①모래는 통기성을 유도하고 ②미사는 수분의 보관과 이동하는 보수력을 관장하며 ③점토는 [-]음이온이 되면서 [+]양이온인 대부분의 양분을 보관하는 역할인 보비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토양은 이 3가지의 능력 ①통기성, ②보수력, ③보비력을 “지력”이라고 하며, 지력이 좋은 토양이 되기 위해서는 입단화가 잘된 토양이어야 한다.
다음 3편은 “토성과 토양의 입단화”에 대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