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1박2일로 다섯아이들의 부모님들과 형제들과 멘토이신 박지연선생님이 함께
지리학공부의 연장으로 태백산 검룡소에 다녀오기로 하고 모두 모였다
인원은 어른 10명, 학생 10명, 꼬맹이 1명(예주)으로 스물한명이나 되었다.
지원아빠의 후배 되신다는 분의 도움으로 태백에 있다는 O2 리조트에 큰방을 2개 예약하고
새벽 6시30분에 수환네 아파트에 모여 떠나기로 한날 제일먼저 도착한건 우혁이네 가족들...
수환네는 그때까지 세상모르고 꿈나라에 빠져있고 5분쯤 늦게 선생님 도착하시고
10분쯤 늦게 지원네 도착하고 그뒤로 수용이네 도착하고 결국은 7시나 되어서 출발하게 되었다
현영네 아빠가 몰고온 토마토차량(스타렉스)에 아이 10명을 모두 태우고
현영아빠와 엄마가 앞자리에 타서 아이들을 인솔하기로 해주신 덕분에 다른 학부모 7명과 선생님은
편하게 수용아빠가 가져오신 카니발에 타게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10명의 아이들을 거뜬하게 챙겨주신 현영아빠께 감사드리며...
다른사람 다 졸며 떠들며 갈때도 말없이 든든하게 운전해주신 수용아빠께도 진심으로 감사한 말씀 드립니다
처음 만나서 출발할적만 할때에는 날씨도 괜찮고 전날 내리던 비도 멈추어서 참 다행이라 여겼는데
고속도로에 들어서며 빗줄기가 점점 세어져서는 휴게소를 들려 처음 목적지인 용현동굴앞에서는 더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기차처럼 생긴 이동차량을 타고 용현동굴앞에 내려서는 머리에 저마다 헬맷을 쓰고
동굴로 내려가서 동굴안을 탐험하고 나왔다...
혹시나 박쥐가 있으면 아이들이 신기해하고 좋아하지 않을까싶어 동굴천장을 둘러봤지만
그동굴엔 박쥐가 살지않는 동굴인지 한마리도 보이지않았다. ㅠㅠ

동굴을 나와서는 다들 배가 고파서 점심을 먹기위해 이동...'구와우 순두부'라는 식당엘 갔다.
순두부라고해서 빨간 고추기름에 둥둥 떠있는 순두부찌게를 연상했으나 그냥 대접에 나온 하얗고
몽글몽글한 순두부였다.
간장을 넣어 밥과 김치와 같이 먹는 음식으로 그동네에선 꽤 유명하다는데 맛은 음....그냥 잘 먹고 나왔다.
여전히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우리의 원래 목적지인 검룡소로 가자니 아무래도 좀 걷기를 해야하는데
비는 계속 내리고 우산을 쓰기는 불편할것 같아 가족 수대로 일회용 우비를 구입하였다.
노오란 우비...어른아이 모두 노란비옷을 입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모습도 나쁘지는 않았다.
비가오지 않았다면 아이들은 더 많이 장난치고 떠들고 즐거웠을텐데 비때문에 질척해진 숲길을 걸으며
장난도 안치고 열심히 걷기만 하는 모습이 참 대견했다.

검룡소는 한강물의 발원지로 그곳에서는 하루에 2000톤 가량의 물이 땅밑에서 솟아나온다고 하는데
웅덩이 같아 보이는 곳에서 연신 맑은물이 흘러내려 작은 폭포를 만들고 있었고 주위 경관은 말로 다
할수없을만큼 멎진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시켰다.
가져간 디카로 사진을 찍었더니 70년대 이발소에 걸려있던 풍경화같은 그림들이 연출되는 것이다.
정말 감동이였다.

검룡소를 다 둘러본 후 선생님과 아이들은 또다른 한강물의 발원지라는 '황지'로 출발하시고
어른들은 예약했던 숙소로 차를 달렸다.
저녁으로는 삼겹살을 먹기로 계획했었는데 통크신 지원 아버지께서 삼겹살 대신 태백에서 알아준다는
태백한우를 거금 삼십만하고도 삼천원어치를 사가지고 오셨다.
다들 입이 쩍 벌어졌지만 곧 한우를 먹게된다는 기대감에 엄마들 입가에 침이 고이기 시작하고
저녁준비는 일사천리로 준비되어져 황지를 다녀온 아이들부터 우선 거하게 한상 차려주고
어른들도 먹다 지칠정도로 배부르게 먹었는데 그러고도 한우가 꽤 많이 남아 다음날로 패스...
저녁을 먹고나서 잠시 휴식을하고 설겆이는 가위바위보를 진 수용이네 가족들이 하게되었다.

그리고 나서 가족대항 윳놀이가 시작된 것이었는데 제일 먼저 우혁이네 가족 탈락...그리고 현영네가족 탈락
나머지 지원, 수용, 수환네 가족이 결승을 하게 되었는데 완전 앞서 달려가던 지원네 말세마리를 수환이네가
한꺼번에 덥석 잡아버리고 나선 계속 수환네의 무서운 질주본능으로 우승을 하게 되고 우승상품으로는
이마트에서 사간 컵라면한박스가 주어지게 되었다...져도 재밌고 이겨서 더 재밌는 윳놀이가 끝나고
선생님과 아이들은 작은음악회를 열어 리코더연주를 해주었다.
소프라노와 알토 리코더를 열심히 불며 선생님과 함께하는 합주는 모두의 마음속에 검룡소처럼 이쁘고 작은
여울을 남겨주었다.
시간은 자꾸 흘러 밤 열시...아이들은 잘생각도 없이 이방저방 뛰어다니며 신나게 놀고
어른들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마른안주에 맥주한잔씩을 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 꽃을 피울적에
아이들이야기 학교이야기가 나오다보니 이야기는 이야기로 이어져 열두시쯤 아이들은 모두 잠들고
아빠들도 잠들고 엄마들과 선생님만 남아서 새벽세시를 넘기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점점 감겨져오는 눈꺼풀을 주체못하고들 꾸벅꾸벅 졸던 엄마들이 하나둘 방으로 사라져 들어가고
그 새벽 세시반 모두들 잠든시간에 몇몇 엄마들은 베란다로 나가서 쏟아질듯 반짝이며 하늘에 박혀있는
다이아몬드 원석들을 감상하는 센치함도 발휘했다.
그리고 이러 저러 하다보니 시간은 새벽 다섯시가 되고 마지막까지 눈을 부릅뜨고 있던 우혁엄마의 양치질로
그날의 일정은 조용히 끝이 났다.
다음날...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두시간이 지난 그날 아침... 평소에는 전혀 안부지런 하시다는 지원엄마가
7시부터 일어나 아침밥을 하고 또 김치 콩나물국을 끓이고 부지런을 떨어주신 덕분에 하나둘 부스스한 얼굴로 일어난
다른 엄마들은 편하게 아침상 준비를 마칠수 있었고 느즈막히 아홉시가 넘어서야 일어나신 아빠들이 식사를 마친 후
짐을 챙겨 리조트를 나왔다.
집으로 돌아가는길에는 선견지명이 탁월하신 수용아빠께서 굽이굽이 산을 돌아 길을 잘못들어선게 아닌가 착각을 했으나
너무나 멎진 태백의 옛날 시골마을과 자작나무가 늘어선 산길로 인도를 하신덕에 우리는 함백산 꼭대기 만항재에 올라
가을정취를 물씬 느끼며 사진도 찍고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수있었다.

전날 잠을 잘 못잔 탓에 졸음을 참지 못하고 다들 꾸벅거리는 가운데 아마도 분명 똑같이 졸리우셨을 수용아빠께선
아무런 불평없이 수환네 프로방스 앞까지 안전하게 우리들을 데려다 주셔서 참말 고마운 마음 금할 길이 없었다.
약속이 있으신 선생님께서는 점심도 못드시고 바삐 차를 운전해 가시고 곧 도착한 토마토차량과 학부모들은
가까운 중국집으로 출발했다.
또 역시나 통크고 인상까지 좋으신 지원 아버지께서는 점심을 거하게 쏘셨고 우리네들은 그런줄도 모르고
돈을 아끼려 좀 작게시켰던게 약간 후회됐지만 모두들 생활의달인에 나왔다던 수타달인이 만든
짜장과 짬뽕을 먹게되었다. 면은 달인인데 맛은 달인이 아닌듯 싶었다...
아....길고도 짧은 1박2일을 중국집 앞에서 마무리 하며 서로 웃으며 헤어져 돌아들 갔다.
다 같이 웃고 떠들고 걷고 하면서 할 말 다 하는 것 처럼 당차보이던 우혁엄마가 사실은 소심한 A형이라는
몰랐던사실도 알게되는 여행이 주는 특별한 즐거움을 느끼게 된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었음을 확신하며
이런 좋은 여행을 기획해 주신 박지연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우리 오래도록 함께 가요...^^
첫댓글 감동 기행문이네요...계속해서 우혁 어머니의 다른 면모가 발견되는 중입니다. 기대되네요. 학교 홈피에 퍼 가도 될까요? 사진도 올려주시구요. 저에게도 작은 샘과 같은, 좋은 여행이었답니다.
어찌나 꼼꼼이 쓰셨는지 다시한 번 다녀온 느낌이네요
아~~~ 두고두고 추억이 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