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5시30분에 호치민에 도착했다. 예상보다 30분 늦게 도착한 것이지만 그래도 이른 아침이다. 그제 후에 시내 투어할 때 빌린 오토바이에다가 베트남 책을 내리고 내려서 지도도 없이 대책없이 온 것이다. 그저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비싼 호텔의 약도하나 달랑 그려서 왔다. 기차역에서 택시를 타고 약도가 있는 곳으로 제대로 갔다. 하지만 그곳 동네사람의 말이 미스터 킴이 이사를 갔다고 말하는 것 같다. 눈으로 확인차 그 집으로 가니 역시 집이 관리가 안 되어 있는 외관이 이사를 간 것 같다. 그래서 길을 방황하다가 다시 오토바이 택시를 만동에 흥정을 해서 기차역으로 왔다. 그곳에서 아침을 먹고 신카페를 물으니 약도를 그리며 가르쳐 준다. 약도를 하나 들고 거리를 찾는데 어떤 오토바이 기사가 자기가 신카페를 안다고 한다. 길도 몰라서 헤매는니 차라니 그 오토바이를 타는게 낫다고 생각해서 5천동에 합의를 해서 타고 갔다. 신카페 앞은 투어를 앞둔 사람으로 만원이었다. 거기서 지도를 하나 얻어서 데탐거리로 가려고 택시를 탔다. 그런데 택시 기사는 엉뚱한 곳에서 내려주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데탐거리로 가려고 한다고 하니 처음 택시를 탔던 곳으로 간다. 알고 보니 내가 처음 택시를 탄 곳이 내가 가려고 했던 곳이다. 덴장..
이렇게 가까운 곳이었을 줄이야...
여하튼 한국사람이 가르쳐 준 그 싼 도미토리에 가서 숙소를 잡았다. 네 개의 침대가 있었는데 이미 일본여자 하나가 침대에 누워있었다. 인사를 하고 난 지도를 펼쳐보고 갈 곳을 정하고 거리로 나왔다. 아까 어떤 베트남 여자가 론니플래닛을 팔고 있었는데 동남아시아 편을 원한다고 하니 자기가 구해오겠다고 하더니 결국 복사판 하나를 구해왔다. 한번 훑어보니 지도도 명확하지 않고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랬더니 옆에 있던 여자가 중고책을 내민다. 얼마냐고 하니 14불이란다. 나는 싫다고 하고 7불에 살려고 하니 11불에 준단다. 나는 7불이 아니면 싫다고 말하고 바로 옆 인터넷 카페로 들어왔다. 그 전에 신카페에서 캄보디아 비자를 신청했는데 26불이란다. 10불짜리 세 장을 주니 한장을 다른 것으로 바꿔달란다. 위조지폐도 아닌데 뭐가 그리 찜찜한건지... 여하튼 찾아보니 없어서 베트남 돈으로 지불하겠다고 하였다. 10만동을 주니 4000동을 거슬러준다. 여하튼 신청을 했고, 이제 시내 관광을 하고 내일은 무이네로 가야하는데 투어로 가야할지 그냥 혼자 가야할지 모르겠다. 아니 정확히 말해 혼자서 가는 교통편만 알면 걍 갈텐데. 혼자 가기 위해선 책을 사야하는데 아직 구입하지 못했다. 책을 빨리 구하지 못하면 투어라도 신청해서 가야하는데...
책이 없으니 어딜를 구경해야할지 어떻게 가야할지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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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페에 가서 시내관광지도를 하나 구했다. 그리고 건너편 256 호텔에 가서 도미토리로 방을 예약했다. 내 방은 611호인데 6층을 걸어올라 갔다. 방을 들어가니 침대가 네 개가 있는데 입구에 일본인 여자가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고 걍 누워있다. 인사를 하고 내 침대를 골랐다. 그 동안 화장실에 일본인 남자가 샤워를 하고 있었는데 나오더니 인사를 건내며 "한국인이세요?"라고 또박또박 한국말로 물어본다. 그렇다고 했다. 그 친구는 짐을 싸고 비스켓을 주더니 자기는 지금 캄보디아로 간다고 한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나는 지도를 한번 훑어보고, 나와서 바로 옆 서점에 가서 론니플래닛 동남아시아 편을 거의 정가에 샀다. 정가에 사니 기분이 좋아졌다. 무려 5불을 아낀 셈이다.
근처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마시며 갈 곳을 정한 후 돌아다녔다.
에궁... 하도 난잡하게 돌아다녔더니 어디부터 갔더라???
우선 걸어서 호치민 박물관에 갔다. 거리는 꽤 되었는데 물어서 갔다. 가는 도중에 샤프를 사려고 한 가게에 들어갔는데 볼펜만 있어서 볼펜을 여유분으로 하나 샀다(2000동).
가는 도중에 프랑스식 건물이 있어서 앞에 있는 사람에게 호치민 박물관이 맞냐고 하니 맞다고 들어가란다. 들어가 보니 은행이다.ㅋㅋ 거기 남자 직원에게 물어서 조금 더 가니 호치민 박물관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 좌측 입구로 가니 오늘은 휴일이고, 게다가 관람 시간도 정해져 있다. 그래서 결국은 들어가지 못하고 거기서 오토바이를 타고 노틀담 성당으로 갔다. 성당은 들어갈 수 없었고, 성당을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중앙우체국에 갔다. 중앙우체국은 사람들이 제법 있었고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었다. 중앙우체국은 우편물 및 국내, 해외로 전화를 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10만동을 만동짜리 지페로 교환을 하고 익성이에게 전화를 했다. 양식에 기입을 해서 창구에 넣어주니 2분에 32000동이란다. 11번 부스에 들어가서 전화기를 들으니 신호가 울렸고 익성이랑 통화를 하였다.
우체국 내부를 사진 한장을 찍고 옆 다이아몬드 플라자에 갔다. 실내는 한국의 백화점과 비슷했으나 사람이 많지 않아서 편했다. 1층에서 익성이에게 줄 향수를 고르니 전부 파리제였다. 한국에도 파리제가 넘쳐 나는데 굳이 여기서 그런 거 살 필요가 없어서 베트남 제가 있냐고 물으니 3층에 올라가란다. 여직원이 이쁘기도 했지만 무지 친절했다. 3층에 가니 문구점이 있어서 샤프, 샤프심, 지우개를 샀다. 세 개에 32000동. 한국 문구류가 매우 많았다. 한국 문구류가 이쁘게 디자인 되어 잘 팔리는 것 같았다. 여하튼 3층 매장에서 베트남제 향수를 고르니 한 가지 뿐이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1층 그 아가씨에게 가서 몇 가지 향도 맡아보았지만 역시 파리제는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그냥 나왔다. 점원 아가씨는 미소를 잃지 않고 괜찮다고 하였다.
그 다음으로 향한 곳이 sigon trade center. 내가 무역일은 하고 싶은데 어찌 무역센터를 가지 않으랴.ㅋㅋ
제법 높고 세련된 건물이 있어서 들어갔다. sigon tower였고 어떤 사무실들이 거주하나 둘러보았다. 그런데 한국계 회사는 하나도 없었다. information직원에게 한국계 회사는 없단다. 무역센터에 한국계 회사가 없는 것에 실망을 느끼고 여기가 무역센터라고 물으니 아니란다.ㅋㅋㅋ 좀 더 가야 있단다. 그래서 LE DUAN 거리를 걸어가니 소피텔 호텔도 있었다. 유명한 호텔체인인데 하노이 국립은행 앞에 있는 것보다 높이나 규모가 훨씬 컸다.
좀 더 걸어가니 오른쪽 뒷편에 무역센터가 보였다. 어느 나라나 무역센터는 건물이 괜찮다. 무역센터에 들어가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까지 올라갔다. 그 이후로는 당근 사무실이기에 갈 필요가 없다. 무역센터를 둘러보니 경상남도 TRADE INC.가 있다. 경남의 문물과 제품을 전시해 놓았다. 아마도 수출입도 담당하는 것 같았다. 들어가서 직원과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점심시간이라 사무실에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둘러보니 말끔하게 정장을 입은 여자가 다가와 말을 건다.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마사지를 하는게 어떠냐고 한다. 나는 괜찮다고 하고 주위를 둘러봤다. 점심 부페가 6만동. 저녁부페가 7만동이다.
그 정도면 괜찮은 가격이라 생각되었지만 많이 굶었을 때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 들어갔다. 1층에 있는 chinatrust commercial bank에 갔다. 중국돈을 환전할 수 있냐니까 달러만 된단다.ㅎㅎ 중국 신탁은행이 중국돈을 안 바꿔준다???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시워한 무역센터를 나와서 길거리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갔다. 제법 허름했는데 말끔히 입은 사람들도 거기서 점심을 많이 먹고 있었다. 가장 사람많은 식당에 들어가서 앉았다.
물론 메뉴가 없는데 간단한 메뉴를 보여준다. 옆에 있는 베트남 사람이 뭘 먹겠냐고 물어보길래 밥을 먹겠다고 하니 밥은 먹고 면만 먹을 수 있단다. 그래서 아무거나 시켰는데
마카레라 뭐 위장 같이 생긴 긴 조각에다 소고기 몇 조각을 얹어준다.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칠리소스를 발라서 다 먹었다. 8000동. 베트남 사람들은 음식을 남기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아 억지로 다 먹었다. 게다가 주인아주머니가 시원한 물까지 공짜로 주었기에...
점심을 대강 때우고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다시 reunification palace(입장료 15000동)에 갔다. 우리 나라의 청와대 같은 거였다. 대통령 집무실에 회의실, 연회장, 등등이 있었다. 광광객 무리들이 있었는데 영어가이드가 있는 무리에 슬며시 끼여서 들었다. 가이드 발음이 꽤 괜찮았다. 그러다 혼자 둘러보기 시작해서 4층 옥상까지 갔다.옥상에 가니 3층 옆에 헬기가 있었다. 대통령 전용헬기로 보였다. 밖에서 오토바이 기사가 기다리고 있기에 나는 금방 둘러보고 나섰다. 기사는 입구에서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간 곳이 메릴린 호텔이 있는 메릴린 스퀘어였다. 거기서 오토바이 기사에게 약속한 15000동을 주니 더 달라고 한다. 사진도 찍고 다른데 들러서 여기까지 오지 않았냐는 것이다. 그래서 5천동을 더 주니 더 달란다. 웃기는 놈이다. 두 군데 들르서 오는 것까지 포함해서 15000동을 주기로 했는데 사진 한장 찍어주었다고 또 다른데 들렀다고 더 달라니 참.나..
그래서 토탈 25000동을 줬다. 그래도 시무룩하다. 걍 생깠다. 웃기는 놈이다. 거리도 얼마 안 되는데 그 정도면 배 부른 줄 알아야지. 지들이 하루 종일 벌어도 얼마나 번다고 생때를 쓰기는. 어떤 사람은 9키로를 가고도 15000동 주니 고맙다고 하고 5000동을 줘도 고맙다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데 말이다. 사기꾼 기질이 많은 놈이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서 분수대에 있는데 어떤 25살짜리 청년이 오더니 어디 가냐고 묻는다. 당근 오토바이 택시를 모는 아이다. 그러더니 여러 가지 얘기를 하다가 마사지를 받으라고 한다.ㅋㅋ 여하튼 여러 가지 얘기를 하고 정중히 거절을 하고 기분 좋게 길을 나섰다. 가는 도중에 어떤 아오자이를 입은 여자가 명함을 준다. 근데 헷갈리기 시작했다.
깟바 섬에서의 마사지는 붐붐 즉 섹스를 의미하는데 호치민에서 오토바이 청년이 말하는 마사지도 섹스인데 아오자이를 입고 길에서 명함을 주는 여자는 진짜 마사지를 말하는 것 같다. 왜냐면 무역센터의 그 아가씨도 발 맛사지를 의미했기 때문이다.
NGUYEN HUE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걸어서 갔다. 가는 도중에 은행에 들러 100달러를 작은 돈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좀 더 가니 SIGON TEX TRADE CENTER가 나온다. 그곳도 규모가 백화점이었다. 일층에 들어가니 미끈한 아가씨들이 행사를 하였고 나는 향수가게에 갔다. 백화점은 순전히 향수를 사기 위해 들어갔다. 백화점은 꽤 시워했다. 어느 여자 점원이 일본말로 건낸다. 그래서 한국말로 답했지.ㅋㅋ 베트남 전통모자 두껑모양의 베트남제 향수를 하나 샀다. 점원이 중국인인데 한국말로 가격을 말해준다. 중국인의 상술을 엿볼 수 있는 계기였다. 여하튼 향수를 보고 백화점을 한바퀴 둘러보았다.
다음으로 향한 곳이 PEOPLE COMMITEE(인민위원회 청사)였다.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고 별로 크지도 않았다. 단지 그 앞 조그만 공원에 아이를 안은 호치민 동상이 있었는데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도 사진을 찍으려고 주위에 있으니 한 아저씨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먼저 그런다.ㅎㅎ 그래서 나도 멋있게 한 장을 찍고 근처에 있는 극장으로 갔다. 우리 나라의 세종문화회관 같은 곳인데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다.
발레와 오케스트라 연주가 있는 것 같은데 날짜와 시간은 적혀있지 않다. 하노이에 있는 오페라 하우스보다 규모가 작았다. 하노이에 있는 것이 웅장하고 꽤 괜찮았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이 오토바이를 타고 CONG QUYHN 거리에 갔다. 왜냐면 론니플래닛을 보니 그곳에 전통의료센터가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곳까지 5000동에 갔다. 물론 미리 흥정을 했다. 도착해서 만동을 주니 아저씨가 잔돈이 없는지 바꾸러 갔다왔다.
다른 사람 같으면 만동은 불렀을텐데 내가 먼저 5천동이라 불러버렸다.ㅎㅎ
다이 힌 식당에서 물어보니 나이가 꽤 있는 아주머니도 그곳을 모른다. 한참을 보더니
혹시 마싸지하는 곳이 아니냐며 그곳을 가르쳐준다.ㅎㅎ 나는 알았노라고 하고 다른 곳으로 갔다. 금은방에 들러서 24k 반지 가격을 물어보니 처음에 16달러라더니 나중에 60달러란다. ㅋㅋ 비싸다고 말하고 나와버렸다. 타인 빈 시장이 있는데 베트남 고유의 악취가 너무 나서 그냥 지나쳐 버렸다. 256 게스트 하우스 거의 다 올 즈음에 건즈앤 로지스 카페가 있다고 해서 호기심에 들어갔는데 이건 영 아니다. ICE WHITE COFFEE를 만동 주고 마시고 나와서 여기로 왔다.
온통 먼지를 뒤집어 써서 찝찝하다. 지금 시간은 5시 40분. 6시에 비자를 찾으러 가야한다. 호치민은 크게 두 지역을 볼거리로 지정해 놓았는데 길만 알면 오토바이를 별로 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 아까 메릴린 스퀘어에서 만났던 청년이 하는 말이 가방 조심하란다. 뒤져가니까.ㅋㅋ
호치민은 오토바이 날치기와 소매치기로 유명하다. 한국형 경험에 의하면 뉴 월드 호텔 앞 거리에서 게이가 다가와 말을 걸때 1-2초만에 뒷주머니 단추가 열려 있단다. 그래서 군중 속으로 들어가서 모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뉴월드는 여기 데탐거리와 아주 가깝다.ㅎㅎㅎ
저녁엔 잘 안 돌아다니는게 상책이겠다. 내일은 아직 계획을 안 세웠다.
하루 더 호치민에 있다가 무이네 투어에 가느냐 아니면 무이네에 혼자서 가는냐 등등..
그리고 언제 캄보디아로 출발하느냐...
여하튼 도난 사건만 없으면 여기 도미토리에서 며칠 묵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