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09:00 성서산단역 7번 출구 출발
ㅇ 09:40 칠곡군 동명면 가좌 삼거리 대구은행연수원 입구 당제지 둑에 승합차를 주차하고 산행개시.
. 이번 산행은 승합차를 산행 종착지에 회차 하지 않고 대원 모두가 산행에 참여해본다.
. 당제지 둑에는 개똥쑥이 봄 햇살을 받으며 작년에 뿌리를 남겨 놓았던 곳에서 새싹이 새파랗게 돋아
나 끈질긴 생명력을 보는 듯 하다.
. 산행 초입은 일단 등산로가 분명치 않아 오르기 쉬운 곳으로 무조건 들어가 능선을 찾았으나 반겨주는
것은 두릅밭이다. 온통 가시투성이인 두릅밭을 조심조심해서 한발짝씩 오르니 조그마한 능선이 선명하
게 나오고, 야산 조그마한 능선은 여기저기 소나무 방제작업을 끝낸 후 재선충을 숙성시키는 무덤들로
즐비하다.
. 작은 무덤군들 사이에는 물오른 진달래가 꽃 봉우리를 머금은 채 탐스런 자태를 뽐낸다.
. 그런데, 10여분을 오르고 나니 뒤가 보이지 않는다. 선두는 후미가 따라올 때 까지 배낭을 나무에 기
댄 채 잠시 휴식을 가져본다. 이윽고 후미가 보이고 헐레벌떡 뒤따라오는 우리 회장님 왈, 주차를 해 놓
고 승합차 키를 어디에 둔지 몰라 그 걸 찾느라고 출발이 늦었다나 뭐라나. . .
ㅇ 10:10 1차 휴식
. 앞서가던 이상희 대원이 숲도 좋고 공기도 좋은 데 여기서 좀 쉬어가자고 제안한다. 하다현 대원은 배
낭을 풀자마자 밀감을 꺼내 대원들에게 일일이 나눠준다. 시큼하고 강한 단맛이 쾌 맛있다며 모두들 칭
찬이 대단하다.
. 문석기 고문은 한건희 전 회장이 오늘 등산 바지를 새로 입고 왔는데 아무래도 새 상품이 아닌 것 같다
며 놀려대자 한건희 전 회장은 그래도 블랙야크 제품인데 라며 반박해보지만 여러 대원들의 입에는 대
응하지 못한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한건희 전 회장은 요즘 유행이 몸에 착 달라붙는 것인데 아무리 생각
해봐도 그런 건 못 입겠더라며 약간 쑥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낸다.
ㅇ 10:40 주능선 도착
. 시 경계에 해당하는 능선길을 쭉 오르니 주능선이 나온다. 북서쪽으로는 한티재를 오르는 차도가 보이
고 그 아래로는 팔공테마리조트로 보이는 건물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골을 타고 올라오는 바람은 양지
쪽에는 부는 바람과는 사뭇 다르게 제법 차가움이 느껴진다. 아직까지는 한티재가 조망권내로 들어오지
않지만 북동쪽 능선을 따라 조금 만 오르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이상희 대원은 이 곳 팔공산이 고향이라 능선 길을 걸으며 우리 할아버지 산소가 저기 저 곳에 있는데
라며 감회에 젖기도 한다.
. 햇볕이 들어오지 않는 응달진 곳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 있었고 등산길도 바닥은 얼어있어 제법 미끄럽
기까지 하다.
ㅇ 11:10 진달래 막걸리 한 사발
. 산행 초입에 갓 핀 진달래꽃을 몇 송이 따다가 배낭 바같 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던 것을 꺼내어 막걸리
가 가득 담긴 시에라 컵에 띄워, 일단 기념사진을 찍은 후 문석기 고문님부터 한잔씩 들이킨다. 꿀꺽 소
리를 내며 막걸리가 넘어가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다. 비록 내가 마시지 않지만 맛있게 마셔주
는 센스가 있어 더더욱 그렇다.
. 막걸리 안주로 두부부침과 사과가 나오고 성서산단역에서 출발할 때 오늘 산행에 참여하지는 못했지
만 박종후 형님께서 잘 다녀오라고 잘 포장된 떡을 주셨는데 그게 진달래와 막걸리· 두부부침 등이 어
울려서 술맛을 더해주었고 이러한 가운데에서 유머스럽게 유효기간 시비가 또 일어난다. 박종후 · 오
충렬 대원이 가져오는 건 무조건 유효기간이 경과한 거라나 뭐라나??
ㅇ 11:40 파계사 갈림길 도착
. 가파른 등산길을 한참을 오르니 봉우리가 나타난다. 그리고 제법 뚜렷한 등산로가 우리가 올라온 방향
과는 달리 남쪽으로 등산로가 하나 더 나 있다. 얼마 있지 않아 일행들로 보이는 등산객들이 힘겹게 아
래쪽에서 올라온다. 파계사 쪽에서 올라오는 길이란다.
. 여기서 최광춘 총무는 막걸리를 한병 더 꺼낸다. 허기도 지고 갈증도 생기고 하면서. . . 쭉 한 컵씩
돌리고 나니 한건희 전 회장도 배낭 속에서 뭔가를 꺼낸다. 쑥떡이었다. 대원들 모두가 한 두 개씩 먹고
나니 조금 남는다. 지난 번 시산제 때에 약밥을 가져왔는데 그 때 그 약밥을 문석기 고문님이 가져갔는
데, 이재춘 회장은 화원 형수님이 약밥을 먹은 적이 없다고 하던데 라며 문석기 고문님을 살짝 놀리면서
이번에는 미리 쑥떡 가져간다고 전화해놔야겠다며 익살스러운 으름장을 내 놓는다.
ㅇ 12:10 점심
. 능선 길을 어느 정도 걷고 나니 배고 조금씩 출출하고 뒤따라오던 몇몇 대원들은 어디 양지바르고 바
람이 자는 좋은 위치가 나오면 자리를 잡자고 한다.
. 듣던 중 반가운 소리라 앞서가던 최광춘 총무는 능선길을 이탈하여 이곳저곳을 살피며 진행한다. 이윽
고 적당한 장소가 나오자 대원들은 한 곳에 모이고 자리를 편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상희 부부가
보이지 않는다. 고향 산이라 너무 앞서갔나? 아무리 에코를 넣어도 대답은 없다. 하는 수 없이 전화를
해 보지만 실패다. 이선해 대원이 가까스로 통화는 했으나 정확한 뜻은 전달하지 못했다. 10여분 시간
이 흘렀고 이상희 대원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이상희 대원은 벌써 삼갈래봉을 지나 헬기장 근처까지 간
모양이다. 하는 수 없이 같이 점심을 하려면 다시 뒤로 와야 한다고 말하니 힘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 이런 와중에도 이재춘 회장은 돼지고기찌개를 열심히 준비한다. 가스가 조심 부족한듯하였으나 콕헬
뚜껑을 덮어 요리를 하니 먹는 데는 별로 지장이 없을 듯하다.
. 오늘은 술이 많이 나온다. 아직까지 막걸리도 3통이나 있었고 소주병도 몇 개나 보인다. 지난 번 시산
제 때 술 부족함에 많이 당했던 탓이다.
ㅇ 14:20 삼갈래봉 도착
ㅇ 14:30 입석(헬기장 200미터전)도착
. 이상희 대원은 돌이 많이 서있는 듯 한 모양을 하고 있는 위치에서 휴식을 취하자고 제안하였고, 여기
서 각각의 자세로 기념사진을 찍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 본다.
. 이러는 사이 이재춘 회장과 이상희 대원은 남은 막걸리 2통을 마자 비운다. 안주는 김치다.
. 휴식을 취하는 사이 문석기 고문님께서 화원 매실 밭과 집앞 토지를 각각 주말농장으로 관리해줄 것을
회원들에게 권유했고, 대원들은 각기 형편이 되는대로 작물재배 2~3고랑과 매실나무 3~5그루씩을 배정
받는다. 경작은 각자 알아서 하기로 하고. . .
. 경작정도와 매실나무 배정이 끝난 후 이재춘 회장과 문석기 고문님은 올 6월 연휴 때 회비를 각자 10
만원씩을 내어 이산맥 단합도 도모할 겸 충무로의 여행을 제안했고 대원들 모두는 찬성으로 계획이 결
정되었다.
ㅇ 15:20 파계재 도착
. 파계재에 도착하니 바로 하산하자는 쪽과 파계봉까지 가서 교육연수원방면으로 하산하자는 의견이 분
분하였으나 이상희 대원은 파계재로 내려가면 다음 번 산행 때 입장료 문제도 있다며 기어이 파계봉으
로 산행을 계속한다.
ㅇ 16:00 파계봉 300미터 앞 삼거리 도착
. 파계재에서 파계봉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가파르다. 가만히 서 있으면 밑으로 미끄러져 내릴 정도다.
대원들의 숨소리도 오르막 만 큼이나 힘들다. 대원들 간의 거리도 많이 떨어진다.
. 삼거리에 도착하자 너도나도 배낭을 벗어던진다. 여기서 하다현 대원이 가지고 온 당근을 끄집어낸다.
갈증과 허기에 모두들 뽀드득거리며 잘 먹었지만 이재춘 회장은 우스갯소리로 ‘우리가 말이가’라며
웃으며 핀잔을 준다. 모두들 한바탕 큰소리로 웃으니 가파른 오르막의 피곤함이 확 가셔지는 듯하다.
. 삼거리에서 내려다보니 오른쪽 계곡사이로 파계사로 보이는 건물이 검푸릇 보인다.
. 하산 길은 가팔랐고 소나무의 갈비로 인해 제법 미끄럽기도 하다.
ㅇ 17:20 파계사 주차장 도착
. 주차장에 도착되니 차량 이동이 걱정이다. 시내버스 정류장을 찾아 이곳저곳 두루 살피니 방법이 나온
다. 여기서 칠곡3번이 대구은행연수원방면으로 간다고 한다. 배차간격은 하루 3회 정도인데 다행히 5분
후면 출발한단다.
. 대원들은 곧 바로 이상희 대원이 오늘 고향 산을 등산하는 기념으로 한잔 낸다는 황금옻닭으로 바로
이동하고 최광춘 총무는 칠곡 3번 버스를 타고 차를 회차시키기 위해 출발한다.
. 황금옻닭에서는 최근 유행하는 포항아줌마의 폭탄주제조동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다음 충무로의 여행
에서는 이 폭탄제조법을 모두 익혀 시범을 보이도록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 구지뽕나무가 들어간 옻닭은 깔끔하고 단백하다. 여기에 폭탄이 들어가니 모두들 화기애애해진다. 최
광춘 총무도 더 이상 음주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몇잔을 연거푸 들이킨다. 오늘 운전은 대리운전이다. 대
리운전비는 3만원인데 마을회관을 이용하면 2만원정도에서 시내까지 이용할 수 있다.
ㅇ 20:30 성서산단역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