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여러 아버님들께 자주 들르지 못해 죄송스럽다는 말씀부터 올립니다. 자주 들려서 아버지 소식도 올리고 해야하는데 생각만큼 시간이 나질 않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 병명이 바뀌었습니다. 전에는 의사조차도 예전에 알려드린 것처럼 '근위축성측삭경화증-루게릭병' 으로 알고있었는데요. 제 동생이 결혼을 하면서 건강검진을 받아보았는데 '구척수성근위축증-케네디병'의 보인자(유전인자를 지니고 있는 사람)로 판명됨에 따라 아버지께서도 재검사를 받으셨는데, 아무래도 아버지께서도 '구척수성근위축증-케네디병' 인 것 같다고 의사선생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의사조차도 갈팡질팡 하는 것이... 이 두가지 병이 증상이 거의 비슷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아버지께서 두가지 병을 구분하는 몇가지 차이점을 모두 보이시는 바람에 아직도 확실한 병명을 못내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병명이 바뀌게 되면서 여기저기 알아본 것에 대해 약간의 설명을 드리자면...
'루게릭병' 과 '케네디병' 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구강근육마비', '혀근육마비', 손발근육마비', '전신근육위축', '호흡곤란' 정도 인데요. 아버지께서 이 증상을 모두 보이십니다.
그리고 두가지병을 구분하기 힘들게 하는 요인인데요.
우선 '케네디병'으로 보여지는 이유를 말씀 드리자면요.
1. 일단, 동생이 '케네디병' 의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기에, 아버지께서도 케네디병의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케네디병' 은 유전병이라 딸이 보인자가 되려면 아버지들은 100% '케네디병' 환자이어야 합니다. '케네디병' 의 유전 가능성은... 아버지(a)가 환자일 경우 딸(b1)은 100% 보인자가 되며 발병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딸(b)이 다시 자식들을 낳을 경우, 아들(c)이면 100% 보인자가 되고 100% 발병을 하게 되며, 딸(d)인 경우는 보인자가 될 확률이 25%정도로 줄어듭니다. 그러나, 보인자가 되어도 발병은 하지 않고, 어머니(b)의 절차를 그대로 밟아가는거죠. 그리고 아버지(a)가 환자일 경우 아들(b2)은 보인자가 될 확률은 5% 미만입니다만, 일단 보인자가 되면 100% 발병을 하게 됩니다. 어머니들이 환자일 경우는 위에서 살짝만 유추하시면 바로 나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환자가 아닌 것으로 검사 결과가 나왔으니까, 결국 동생은 아버지께 유전인자를 물려받았다는 결론이 되네요.
2. '케네디병' 의 발병 시가가 29세~32세 사이인데 아버지께서 29에 발병하신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3. '케네디병' 과 '루게릭병' 을 구분하는 증상으로 알려진, '기억력감퇴', '감각의 둔화' 들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루게릭병' 은 운동신경쪽에만 관련된 질환인지라, '기억력감퇴', '감각둔화' 등의 증상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4. '루게릭병' 은 발병일로부터 평균 5년이내에 사망한다고 합니다. 가끔 80세~90세까지 사시는 분들도 있다고는 합니다만, 극히 드문 현상이며, 평균 98%의 인원은 발병 5년이내에 사망한다고 하네요.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발병하신지 20년이 넘으셨기에 '케네디병' 으로 보여진다고 하네요. 예전엔 '루게릭병' 의 2%에 들어가는 드문 현상으로 생각 했었는데, 동생의 검사결과에 따라 '케네디병' 쪽으로 보는 것이 더 낳을 것 같다는군요.
두번째로, '루게릭병'으로 보여지는 이유를 말씀 드리자면요.
1. '폐렴' 증상을 보이신다는 것입니다. '케네디병' 은 주된 사망원인이 '호흡곤란' 에 의한 것으로, '호흡곤란' 증세만 보이시지 않으신다면 평생 사신다고 합니다. 다만, 근육이 힘없이 풀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에, 말기엔 자리에 누워서 식물인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네요. '호흡곤란' 이 '루게릭병' 의 주된 사망원인 이기도 합니다만, '루게릭병' 의 주된 사망원인의 하나로 '루게릭병' 의 최대 합병증인 '폐렴' 도 있는데, 아버지께서 요즘들어 이 '페렴'의 증상을 가끔 보이신다는 것입니다.
2. '루게릭병' 과 '케네디병' 을 구분하는 가장 큰 증상중 하나인 '내부장기마비' 증상을 보이신다는 것입니다. '케네디병' 은 '내부장기' 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로 남아있습니다만, '루게릭병' 은 모든 운동신경에 나타나는 증상이라, '내부장기' 도 서서히 마비가 됩니다. 따라서 음식물의 소화도 힘들게되며, 심장도 서서히 마비가 되는지라, 또하나의 사망원인인 '심장마비' 를 초래하지요.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아버지의 병명을 의사들도 확실하게 진단을 못 내리고 있습니다. 다만, 동생이 '케네디병' 의 보인자이기에, 아버지 또한 '케네디병' 일 것이다라는 쪽에 의사선생님들께선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주 들려서 종종 아버지 소식 올려드려야 하는데, 올해가 다 지나가는 시점에서야 들른 점 다시금 죄송하단 말씀 올립니다.
오늘은 아버지 증상에 대해 말씀 드렸구요. 시간날 때 종종 들러서 아버지에 관련 된 얘기들 가끔 들려드리겠습니다.
어제부터 날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여러 아버님, 어머님들 감기 조심하시구요. 옷 따시게 입고 생활하시구요.
동지날인데 팥죽 한그릇씩 맛나게 드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