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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남아>는 설경구와 조한선이 주연한 영화다. 여기에서 주진모를 언급하는 건 사실 어리둥절한 일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주진모가 등장하는 장면이 단 한 신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레딧에는 엄연히 주진모의 이름이 등장한다. 특별출연 형사반장 주진모! 과연 주진모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열혈남아>에서 사라진 건 주진모만이 아니다. 크레딧에는 체육대회 전야제 초대가수부터 시작해 칼 맞는 양복남자 등 만나지 못한 수많은 배역들이 등장한다. 특히 재문과 민재의 어린 아역이라고 적혀있는 대목에서는 궁금증이 더해진다. 관객이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사실은 재문과 민재가 친형제 이상의 피를 나눈 의형제라는 사실뿐이다. 민재가 털어놓는 재문 어머니의 이야기에서는 눈시울을 붉게 만든다. 분명 설명이 아닌 연기로 보여줄 아역들은 분명 감칠맛 나는 대목이었을 것이다. 삭제장면이 관객 입장으로서도 아쉬운데 출연 배우로서는 얼마나 속상할까. 문소리는 개봉하지 못한 <사과>에 대해 “산고의 고통이 크고 팔다리가 없는 아이라도 출산을 하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인 것 같다”는 느낌을 남겼었다. 만약 내가 출연한 장면이 나오지 않는 영화라면 생각만 해도 무시무시한 칼이 혼을 찢는 느낌일 것이다(참고로 엑스트라로 출연한 영화의 장면이 잘린 경험이 있다).
사실 영화에서 장면들이 삭제되는 건 흔히 있는 일이다. 제작사는 감독에게 관례상 멜로 영화는 1시간 30분, 액션영화는 2시간, 아무리 길어야 2시간 3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을 요구한다(이 같은 법칙은 강우석, 박찬욱 감독 등 같은 감독은 예외에 속한다). 물론 상영시간을 30분 정도 줄이면 하루에 한 회 더 상영할 수 있다는 배급사쪽의 주장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250만 관객을 동원한 감독은 "더 이상 작품의 편집권이 감독에게 없다"며 불평을 토로한 적이 있고, 감초연기로 스크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된 배우는 "삭제되도 어쩔 수 없지 않냐?"는 이야기를 했었다. 결국 이 장면 저 장면에서 조금씩 드러내다보면 <열혈남아>의 아역 장면처럼 통째로 삭제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가령 <음란서생>에는 병조판서의 이야기가 통째로 빠졌다. 항간에는 삭제장면 시간이 1시간이 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었다. 오죽하면 이순재 선생님이 “감독이 나를 시사회 때 안 부르던데.. 알고 보니 내 장면이 모두 삭제됐었어!”라고 했겠는가.
주연만이 살아남는 세상. 즐거움을 만끽하는 2시간짜리 영화 안에서도 양육강식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건 너무나 섬뜩하지만 일이다. 재문이 마지막에 남긴 말 “아줌마! 미안해”가 사실 조연들에게 바치는 말이 아니었을까? “진모야! 미안해” - 참고로 이 주진모 씨는 <타짜>에서 짝귀를 열연하신 분입니다.
첫댓글 순간 젊은 주진모를 생각했네요.ㅋㅋ 오래됐지만 주유소 습격사건도 이런컷들이 꽤된다고 하던데.ㅋ 어찌보면 2시간여의 러닝타임이 몰입하기 가장 적당한 시간일수도...아까운 컷들이 날라가는건 아쉽지만 자칫 루즈해 져서 흡입력마저 잃어버린다면..ㅋㅋ 암튼 새로운 사실일 알았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