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의 바이어스 가이드는 GM대우 스테이츠맨. 출생지는 호주 홀덴이며, 지난해 4월 GM대우의 엠블럼을 달고 한국 땅을 밟았다. 지금까지는 그저 OEM 방식으로 들여온 대형차, 혹은 편의장비나 익스테리어 등이 국산 대형차 코드에 맞지 않는다는 소리가 많다. 하지만 이 차의 숨은 장기나 면모 등을 제대로 평가 받은 일이 없기에, 그 모두 일종의 편견이 아닐까 싶다. 편견은 깨어져야 한다. <톱기어> 창간 1주년 기념호에 국내 출시 첫돌을 맞은 스테이츠맨을 초청한 이유도 그래서다.
Guide Point
운전기사를 두지 않을 거라면 스테이츠맨의 운동신경에 주목하자. 미리 말해두지만 오너가 직접 운전할 일이 많다면 스테이츠맨은 꽤 괜찮은 모델이다. 하지만 대형세단이니 갖춰야 할 편의장비나 고급성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아무래도 뒷좌석을 쓸 일이 많을 테니 말이다. 스타일도 중요하다. 이 차를 타면 내가 어떻게 보일런지도 생각해보자. 애프터서비스 보증기간도 챙겨보고, 메이커가 어떤 혜택을 제공하는지도 관심 있게 봐야 한다.
Value
GM대우는 스테이츠맨을 위한 VIP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차체 및 일반 부품에 대해 3년 또는 6만km까지 보증기간을 둔다. 엔진 및 파워트레인 중 주요 부품은 5년, 10만km까지, 주변 장치는 일반 부품의 보증기간을 따른다. 엔진오일이나 냉각수 같은 소모품은 3년 또는 6만km까지 무상으로 교환해 준다. 보증 수리일 경우 고객이 원하면 무상으로 탁송서비스를 실시하며 수리기간 중 대체 모델을 준비해준다. 또한 스테이츠맨을 위한 고객 센터와 전담 작업장과 정비사를 통해 오너에게 최고의 가치를 선사한다.
Tech
스테이츠맨은 두 가지 엔진을 갖췄다. 2.8ℓ과 3.6ℓ. 시승차는 3.6ℓ V6 알로이텍 엔진으로 호주 홀덴에서 차체에 얹은 채로 들여왔다. 최고출력 258마력/6천500rpm, 최대토크 34.7 kg.m/3천200rpm을 자랑한다. 100% 알루미늄 블록으로 경량화와 내구성을 높였고 실린더 각은 60도로, V6 엔진으로는 이상적인 구조를 지녔다. 여기에 전자제어로 캠 샤프트를 조절, 밸브 개폐 타이밍을 적절하게 맞추는 CVC를 달아, 연비향상과 고른 출력을 꾀했다. 트랜스미션은 수동 모드인 액티브 셀렉트(Active Select) 기능이 달린 5단 자동이며 파워 시프트 모드도 달려있다. 공인연비는 8.6 km/ℓ로 1등급. 구동방식은 뒷바퀴굴림이다.
Style
프런트는 다소 보수적이란 평가가 많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뜯어보면 의외로 역동적인 멋이 있다. 프로젝션 램프는 넉넉한 여유보단 샤프한 감각으로 다가온다. 수직 무늬 라디에이터 그릴은 경쟁모델에 비해 크기가 작아 프런트를 좁아 보이게 만든다. 하지만 옆에서 보면 상당한 크기를 자랑한다. 길이는 5천195mm로 어떤 대형세단과 비교해도 모자란 수치가 아니다. 휠 베이스는 2천940mm로 동급에선 최고를 자랑한다. 여기에 앞, 뒤 오버행이 긴 디자인은 전통적인 대형세단의 면모를 드러낸다. 리어 뷰는 상당히 얌전하다. LED 타입 테일램프도 사각형 모양의 단아함을 지녀 변화보단 안정을 중시하고 있다.
Interior
인테리어는 오너드리븐 성격이 짙다. 일단 화려함을 최대한 자제한 점은 일반적인 국산 대형 세단과 달라 보인다.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한 좌우 대칭형 구조를 지녔다. 상단에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기준으로 공조기, 오디오 순으로 자리했다. 구성은 좋으나 버튼 등이 다소 복잡하게 모여있다. 기어레버 뒤에는 열선 및 윈도 버튼, 심지어 비상등까지 한데 모여있다. 도어 트림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구성은 오너 중심이지만 이 차를 쇼퍼드리븐으로 쓴다 해도 무리는 없다. 긴 휠베이스를 지닌 탓에 뒷좌석 공간은 국산 리무진을 제외하곤 최고의 크기를 보인다. 다리를 꼬고 앉아도 앞좌석까지 상당한 공간이 남는다. 특히 뒤 시트는 엉덩이와 허리 모두 적당한 쿠션을 지녀, 오래 앉아있어도 피곤함이 덜하다.
Convenience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6방향으로 움직이는 전동식으로 모두 3명까지 포지션을 입력할 수 있다. 시트는 부드러운 재질과 두툼한 볼륨감이 느껴진다. 오디오 시스템은 하이엔드 제품인 블라우풍크트.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헤드폰이 두 개 배치되어 있는데 헤드폰 단자가 리어 시트 뒤쪽 선반 부분에 설계되어 있는 것이 재미있다. 스티어링 휠에 오디오 리모컨을 갖췄고, 센테페시아 주위로 두 개의 슬림형 컵홀더가 숨겨있다. 센터 암레스트 안에는 상당한 수납공간을 갖췄다. 운전석과 조수석 헤드레스트 뒤로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달아 뒷좌석에 앉아 DVD 감상도 가능하다. 뒷좌석 천장에는 은은한 조명이 들어오는 화장거울을 달고, 오디오와 공조기 조절 버튼도 마련했다. 뒷좌석 센터 암레스트에는 두 개의 컵홀더를 달아 편의성을 높였다.
Driving Impression
대형세단의 감각이라고 하기엔 과감함이 돋보인다. 3천rpm 이후 스테이츠맨은 매우 재빠른 몸놀림을 보인다. 3.6 알로이텍은 상당한 고회전의 특징을 지녔다. 기어레버 뒤 'AS' 버튼을 누르면 수동모드로 바뀐다. 조작은 레버는 물론, 스티어링 휠 뒤 켠에 달린 '-,+' 팁으로도 가능하다. 최고출력으로 재보면 1단 시속 80km를 지나 2단에서 시속 125km를 찍는다. 3단은 시속 175km를 지나고 4단에서는 5천rpm을 지나면서 벌써 시속 210km를 가리킨다. 또한 승차감과 핸들링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준다. 서스펜션 세팅은 유럽세단의 감각. 출렁거림으로 승차감을 자랑하는 국산 대형차보단 다소 하드한 편에 속한다. 따라서 웬만한 노면 충격은 하체가 흡수해버린다. 코너에서도 발군의 실력으로 시종일관 일관된 자세를 유지한다. 핸들링은 뉴트럴에 가깝다. 제동력도 이 만한 덩치를 생각하면 상당히 민첩한 수준. 운동신경으로 따지면 국산 대형차 중 최고라도 해도 손색이 없다.
Verdict
스테이츠맨은 오너를 스마트하고 샤프하게 보이게 만든다. 무리하게 치장하지 않은 외형 덕분이다. 너무 나이든 어르신들보다 대형차가 필요한 젊은 층에게 좋은 대안일 수 있다. 탁월한 운동신경과 오너 중심의 장비 구성은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물론 뒤에 앉아도 넉넉한 안락함을 즐기면서 DVD 관람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흔하지 않아서 탔을 때 주목 도는 훨씬 높다.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고, 남들 앞에서 허세를 부리지 않는 실력자라면 스테이츠맨이 제격이다. 특히 여성 오너가 흰색 스테이츠맨을 타면 은근히 우아한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다. 그래도 이 차의 매력이 의심스럽다면 GM대우 고객 시승센터에 이름을 올리도록. 따끈따끈한 스테이츠맨이 언제든 당신이 나타나주길 기다리고 있으니.
FACT FILE
Engine : V6 3564cc, 258마력/6500rpm, 34.7kg·m/3200rpm
Performance : 0→시속 100km 가속 8초, 최고시속 210km
Economy : 8.6km/ℓ
Transmission : 5단 자동
Suspension
F : 맥퍼슨 스트럿
R : 컨트롤링크
Wheel & Tire : 16인치 알루미늄 휠, 225/55 R16
Cost : 5,085만 원
(출처: 톱기어 한국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