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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ri~Everest B.C Trek'과 '지쿰 써클' 알프스는 알피니즘의 탄생지이고, 미셸 가브리엘과 쟉 발마의 몽블랑 초등이 '등반을 목적으로 하는 순수 의미의 알피니즘' 시작으로 본다. 이후 산악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알프스 3대 북벽 중 마지막으로 마터호른이 1865년 에드워드 윔퍼에 의해 초등된 후 서구의 등반가들은 히말라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1883년 영국의 그레이엄이 등산을 하기 위하여 히말라야를 찾은 후, 1892년 영국의 콘웨이(Martin Conway), 1895년 머메리(Albert Frederick Mummery), 1899년 프레시필드(Douglas William Freshfield) 등 여러 사람이 히말라야에 도전하였다.1922년 조지 멜로리와 테오도르 소머벨이 에베레스트 북벽의 8,230미터까지 무산소로 올랐고, 이것이 인간이 히말라야 8000미터급이상의 산에 오른 최초의 기록이다.
이후 1953년 존 헌트가 이끄는 영국원정대가 셀파 500명을 대동하고 지리에서 출발하여 1953년 5월 29일 11시 30분 뉴질랜드 출신 대원인 힐러리(Edmund Hillary)와 셰르파인 텐징 노르가이(Tenzing Norgay)가 정상에 도달하였다. 인류가 세계 최고봉에 우뚝 선 것이다. 이것은 에베레스트 산이 최고봉으로 알려진 지 100년, 도전한 지 32년 만에 이루어 낸 쾌거였다. 이와 같이 '지리'는 1965년 루크라 공항이 들어서기 전까지 쿰부 히말라야의 관문이었고, 힐러리를 비롯한 수많은 클라이머들이 거쳐간 유서깊은 동네이다. 쿰부 히말의 관문이자 유서깊은 동네인 지리에서부터 힐러리를 비롯한 수많은 클라이머들이 걸어갔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까지 길이 고전트렉인 'Jiri~Everest B.C Trek'이다.
내가 애초 쿰부트레킹을 지리부터 한 이유는 선배 산악인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더 큰 목적은 지리에서 출발하여 루크라를 거쳐 메라피크를 등정 후 암부랍차~추쿵~로체BC~추쿵리~콩마라~고락셉~칼라파타르~에베레스트 B.C~촐라패스~고쿄~고쿄리~초오유 B.C~렌조라~타메~테시랍차라~얄룽라(Yalung La)~지리를 잇는 써클(지리와 쿰부를 원으로 연결하는 지리~쿰부 써클), 일명 '지.쿰 써클'(지리 원점회귀 트레킹)을 하려고 했었다. '지쿰 써클'은 지리 원점회귀 트레일일 뿐만 아니라 쿰부11Pass(데우랄리, 람주라라, 탁신두라, 자트라라, 메라라, 암부랍차라, 콩마라, 촐라패스, 렌조라, 테시랍차라, 얄룽라), 쿰부 3Ri(추쿵리, 칼라파타르, 고쿄리), 쿰부 3Base(로체 BC, EBC, 초오유 BC)가 포함된다.
하지만 1개월 이상 기간이 소요되고, 로지트레킹을 할 수 없는 지역이 포함되기 때문에 캠핑트레킹을 해야 되고, 또 혼자서 캠핑트레킹을 해야하기 때문에 비용이 너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지쿰 써클'은 포기하고, 첫째로 지리에서 출발하여 루크라까지 진행하고, 둘째 메라피크 등정을 하고, 셋째 다시 루크라로 되돌아와서 쿰부 3패스, 3리, 3베이스만 하기로 결정하였다.
▣ 지리~루크라트렉 1일차(카트만두~지리)
- 일자 : 2014. 10. 27(월) - 거리/소요시간 : 183km/08:15 - 일정 06:00 순다라 올드파크 버스정류장 출발 09:48 무데 11:10 차리코트 12;02 타마코시 13:40 체크포스트 14:15 지리
지리행 첫차를 타기 위해 오전 4시 30분에 일어났다. 짐은 어제 모두 꾸려놓았기 때문에 간단히 씻고, 큰 배낭은 1층 현관에 내려놓았다. 인기척이 들리니 1층에서 자고 있던 직원이 깨서 나왔다. 보관해놓을 짐은 직원에게 맡기고, 소형배낭을 메고 1층 현관으로 내려오니 포터가 미리와 기다리고 있었다.
네팔 자이언트 숙소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올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기 때문에 택시비는 기본요금인 200원이 나왔다. 올드 버스정류장에 오전 5시 40분에 도착하였고, 오전 일찍 출발하는 수십 대의 버스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타고 갈 지리행 버스는 버스정류장 안쪽에 정차하고 있었고, 벌써 절반 가량 승객이 타고 있었다.
<올드 버스정류장>
오전 6시에 버스는 출발했고, 그동안 열망했던 지리로 가게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심히 설레였다. 버스는 카트만두 시내 구간을 통과하여 산간지대로 접어들었다.
나는 오래전부너 유서깊은 마을인 지리에 가보고 싶었다. 지리는 루크라 비행장이 건설되기 전까지 쿰부 히말의 유일한 관문이었고, 쿰부 히말 등정의 시발점이 되는 역사적인 현장이었다. 에베레스트를 초등했던 힐러리팀이 지리를 시발점으로 루크라와 남체를 거쳐 에베레스트베이스 캠프로 향했고, 그외 많은 클라이머들이 지리를 통하여 쿰부 히말로 들어갔다. 그러므로 지리는 히말라야 고봉을 등정을 하려는 산악인들의 고향이었고, 히말라야를 꿈꾸는이들의 안식처였다.
버스는 카트만두에서 100km 거리에 있는 '무데'에서 아침식사를 위해 정차했다. 아침 메뉴는 오로지 달밧이었고, 그런 대로 먹을만 했다. 가격은 200루피였고, 포터와 함께 먹었기 때문에 400루피를 지급했다.
버스는 산간지대로 향했고, 배가 망망대해로 떠나듯 버스는 더 깊은 산중으로 빨려 들어갔다. 우리의 60~70년대 수준의 농가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었고, 과거로의 여행을 한다는 착각에 빠져들었다. 나는 시골에서 나고 자랐다. 그렇기 때문에 지리로의 여행은 마치 고향으로 가는 기분이 들었다. 버스는 끊임없이 산속으로 파고 들었고, 산간도로는 때론 계곡을 지나기도 하고, 때론 산의 사면을 지그재그식으로 오르내렸다.
내가 오지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첫째는 미지의 세계에 동경이고, 두번째는 불확실성이다. 오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과 판이하게 다른 생활이 있고, 독특한 문화가 있고, 그들만의 순수한 삶이 살아 숨쉰다. 또 오지여행은 변수가 있어서 좋다. 예측했던 일만 일어난다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때때로 일어나기 때문에 항시 긴장하게 되고, 스릴이 있고, 결과적으로 멋진 추억이 남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가 내가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전 11시 10분에 차리코트에 도착했고, 이곳에서 한참을 정차했다. 차리코트는 로왈링트레킹 시발점이다. 오후 1시 40분에 체크포스트에 도착하였고, 검문소에 들어가 명단에 싸인을 하였다.
오후 2시 10분에 오늘의 목적지인 지리에 도착했다. 지리는 우리나라 큰 동네 수준의 마을이었고, 마을 끝부분에는 산행장비와 의류를 판매하는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수명의 롯지 주인들이 나와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고, 그 중 50대로 보이는, 키는 작지만 다부지게 생긴 로지 주인을 따라갔다.
<등산 장비점>
내가 묵을 롯지는 버스정류장에서 약 200미터 정도 떨어진 '에베레스트 게스트하우스'였고, 신축건물이어서 아주 깨끝하고, 와이파이도 잘 터지고, 따뜻한 물도 잘 나왔다. 이 정도 시설이면 한국의 모텔 수준이다. 가격은 800루피로 조금 비싸지만 오늘은 휴식이 필요했기에 불만은 없었다.
점심은 빵으로 대충 떼웠고, 이발을 하려고 롯지 주인에게 이발소를 물으니 우리 숙소 바로 맞은 편에 있는 이발소를 알려주었다. 이발소 크기는 약 반 평 정도였고, 한사람이 앉으면 끝이었다. 시설은 우리나라 60~70년데 이발소 시설보다 훨씬 형편 없었다. 거울도 없었고, 씻는 곳도 없었고, 그냥 머리만 자르고 가는 곳이었다. 지난 기억 때문에 가급적 이발소에서 이발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앞으로 1개월 간 이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 이발을 해야했다. 네팔 이발소는 머리 모양을 고려해서 머리를 잘라내야 하는데, 그냥 머리만 싹뚝 싹뚝 잘라낸다. 미적인 것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이발이 끝나고, 도루코 면도날을 갈아 끼우더니 귀 밑 부분과 뒷목 부분에 물을 살짤 묻히더니 비누 거품없이 바로 면도를 했다. 면도가 끝난 후에는 머리 마사지를 해주었다. 머리를 두드리고, 머리를 누르고 별스런 쇼를 약 3분 정도 진행했다. 이후 머리칼을 수건으로 털어내면 이발 끝..ㅎㅎ
가격이 궁금했다. 500루피 달란다. 물가와 써비스에 비해서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독특한 경험을 해보았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버스정류장>
<지리 주변 야산>
<에베레스트 GH 메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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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0년전에는 4시경에 도착했었는 데,
도로 사정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군요.
20년 전에 가셨으면 엄청 빨리 가셨는데요..
오늘치 분량 즐겁게 다 보았습니다.
비록 많은 부분은 기억을 못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동일하군요.
다만그때는 길이 햇갈린다는 생각은 안 해보았던 것 같은 데 아마 차로가 생겨서 그런가 봅니다.
포터,가이드없이 혼자 갔었지만 특별히 독도에 신경쓴 기억은 없어서요.
그러면 상당히 공부를 많이 하신 것 같은데요.
한번 가보았던 포터도 알바를 했는데...
저는 포터가 있기 때문에 독도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죠..
그래서 알바를 했구요..ㅎㅎ
그리고 시간이 멈춘 지역인 것 같더군요.
자이언트에 도착해서 들은 분이시네요, 27일 도착하니 혼자 떠났다고 하던데, 읽으면서 가 보지 못했던 곳을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