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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다부진듯한 얼굴에 애살이 남아있는 듯한 분위기의 아가씨가 언니와 같이 들어왔다. 20대 초반의 패기가 느껴지는 감각적 패션 스타일이 돋보이는데 이뻐 보이기 위해 치장했다기 보다는 자신의 위세를 드러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살짝 언발란스한 정장 스타일의 치마가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것을 강조하는것 처럼 느껴졌다. 반면 날 똑바로 쳐다보는 눈은 뭐랄까... 순진? 천진? 자월 무토가 수왕토왕 하다. 토왕하나 화가 약하니 토극수가 힘들다. 자월 수왕하면 세상에 도전하는 무모함이다. 무한한 짐을 지고 살아가는 의지의 한국인이기도 하고 세상물정 상관없이 직진하는 "이순재" 할배의 분신이기도 하다. 그 자체로 자유분방함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을 겸비하고 있다. 자월생이 목운으로 수생목을 하고 있으니 무한한 꿈을 이루고자 하루에도 열두번 대문을 박차고 나올 만큼 열정이 대단해 보인다. 다만 금이 없어 능력을 키우지 못하고 화가 약해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니 단기 승부에는 강하나 장기전에는 버티지 못하니 대부분의 일이 취미 수준으로 끝나는 점이 아쉽기는 하다. 의류유통 관련 일을 하다 적응을 못하고 독자적으로 일을 추진해 보려고 하는데 준비가 되어 보이진 않았다. 비왕재왕이 직장일에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다. 용기 백배해서 당장이라도 재벌이 될듯한 꿈에 부푼듯 보이는 것 역시 겁재의 막연한 근자감일 것이다. 젊은 시절 저런 꿈을 꾸고 살아가는 것 또한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 기간이 짧게 마무리가 되지 않을것 같아 약간은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능력이 능사는 아니니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누가 태클걸지 않고 마음껏 저질러도 문제가 생기지 않으니 그것 또한 본인의 복이라 할 것이다. 수왕토왕이란 세상사 다 별거 아니니 내가 다 엎어치고 매쳐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토극수는 세상을 관장하는 중심자가 되니 그 어떤 어른도 이 친구를 뭐라 나무랄 수가 없을 것이다. 편재격이 비겁이 왕해서 신왕재왕 하다. 여자가 비왕재왕 하면 대체로 전업주부다. 재왕하니 세상사 관여할 일은 많으나 비왕하니 딱히 주어진 역할이 없다. 집에서도 마음 내키면 반찬 스무가지씩 해놓곤 하지만 때로는 외식으로 한 달을 때우기도 한다. 비왕재왕의 권한이고 자유다. 전업주부 팔자란 말에 갑자기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기가 뭐가 부족해서 남자한테 신세지며 살아야 하냐며 급우울 모드가 되버렸다. 이해는 간다. 겁재의 자존심이 발동한 것이다. 여자 편재격이면 적어도 남자보다 더 센스가 있고 군림(?) 할 줄 아는 법이고 겁재가 쟁재까지 하니 누군가를 보살피지 못할 망정 신세를 지고 산다는데 서러움이 밀려오는 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같이 온 언니가 애써 달려보려 하지만 좀 채 수습되지 않는다. 감정 컨트롤이 잘 되지 않은것 역시 수왕한 탓이기도 하지만 겨울에 화가 부족한 탓이기도 할 것이다. 운은 계속해서 재생관살로 흐르니 당분간 사회인으로써 능력은 인정 받으나 쟁재로 인한 갈등을 봉합하며 살아가야 하니 나름 마음고생이 심할것 같다. 개인으로써 살아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주고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사주인데도 불구하고 본인은 그러한 여건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알기에 스스로 자신을 이해할 날이 오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크게 실망한듯 고개를 떨구고 상담실을 나서던 모습이 지금도 아련하고 안쓰러울 뿐이다.... |
첫댓글 소설 읽는거 같아요...넘 재밌고..장면 그려지는 듯한 글이네요!!
재미있습니다
저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상담을 하는 직업인지라, 인상, 표정, 말투 등을 잘 관찰하기 때문에 선생님의 글이 더 반갑고 공감이 갑니다. 다만, 성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아랫 글에 있는 궁합 좋은 부부와 같은 좋은 기운을 받아 볼 수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럼 저도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텐데 말이죠.
상담자에게서 '나 이런 사람이야', 라고 느꼈을 때의 쌤 표정을 상상하니 재밌어요. 어라? 하시면서도 귀여워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해 빙그레~^&^ 명리를 풀어내실 때의 똑부러지고 단단한 문장도 좋지만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이런 글도 참 좋습니다. 이런 거든 저런 거든 자꾸 풀어내주시는 울 쌤, 저에겐 우렁각시나 다름없네요, 고맙습니당~:)
한편의 에세이를 읽는 것 같아요. 상담을 해주신 선생님의 심정과 시선, 내담자의 마음까지도 느껴지네요. 내담자분... 젊은 시절 좀 고생하더라도 후엔 꼭 잘되어서 멋지게 살아가셨으면 ^^ (마찬가지로 결혼 싫어! 외치며 꿋꿋이 혼자 사는 여성 1인으로서 ㅎㅎ)
재미있어요!!!
와~ 재미있어요~~^^
장면이 연상 되면서 나라면 이럴때 어떡케 상담을 해야하나 내담자의 상황을 들어주더라도 말리지는 말아야지 하면서
곧이어 2부가 나올것 같은 아침드라마
무엇을 하든 그 순간 행복하길 바래요,,,아가씨
뭐든 할 수 있는 직업이 전업주부^^
뭐든 잘 해야 하는 직업이 전업주부^^
어쩜 이리도 생생하게 표현을 잘 하시는지,,, 마치 드라마의 한장면을 보는듯한 착각이드네요.말씀도 잘하시고 글도 잘쓰시고 아 부럽부럽^^
전업주부 그게얼마나조은건지 아직어리신븐같네요ㅡ
자기가 갈 수 없는 길이 있다는 것을 미리 이해하면 좋겠는데...저도 직업과 운이 없는 것을 모르고 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늘 답답했죠...나의 길이 편한 걸 이제야 느끼죠
저라도 그 순간엔 눈물 날 거 같아요. 그 나이에 전업주부 팔자라 하면... ㅠㅠ 팔자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자기 팔자 찾아가는 과정도 결국 그 팔자 안에 있다 생각합니다. 시간이 흘러 선생님 말씀 떠올리며 끄덕끄덕할 날이 있겠지만 현재는 그 분 무척 속상할 터.
자월 무토이면 정재격이 아닌가요~
자월이라도 만약 임수가 투간했다면 편재격일 겁니다
감사합니다()
전업주부 해보면 나름 복받은 팔자같기도 하던데...ㅎ
감사합니다
글쓰는 솜씨도 좋으시네요. 재미있게 생생하게 읽힙니다
친구 사주와 비슷하네요. 괜찮은 직장이 생겨도 본인이 못견뎌서 다시 나오고, 결국은 편한일 찾더라고요. 아님 남편 그늘 에서
편히 살면서, 그러면서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아서 자존심 상해 하지만 결국 브런치 먹고 커피 마시며 편히 살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팔자 타고 난것 같네요
제 친구랑 완전 똑같은 사주에요. 패션감각 좋아서 나 이런사람이야 라는 분위기도 똑같음. 능력좋고 세상보는 눈 좋으나 의외로 보수적인 친구라 결혼도 일찍 변호사남편 만났는데, 웬걸 남편이 갑자기 일을 안하네.. 이혼하고 자존심 세서 돈도 왕창버는중.. 다행이 관대운 펼쳐지는중
저는 관왕 인왕 재왕 17년차 직장인인데 제 장래희망은 백수나 전업주부입니다
아마 사회활동을 못해보고 전업주부라 하면 눈물이 날 거 같긴 하겠네요
그걸 받아들이려면 사회 생활 해봐도 별 거 없다는 걸 직접 겪어봐야 할 듯요
못 해본 것이는 미련이 남으니까요
저도 사월에 정유일주라 편재격..비왕재왕한 사주입니다. 결혼후로 바로 태어난 아이가 아파서 일을 해보지도 못하고 지금까지 전업주부입니다. 그러나 명리공부를 해서 조금씩 개인상담을 하며 아주 조금 돈버는 알바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은 힘들고..아이가 곧 고등학교 졸업인데..장애가 있어 취업은 힘들고..저와 커피숍을 하면서 사주카페를 생각중인데..될지..
사중 경금, 신금이 투출되어 있어..마음이 너무 앞서 있기만 한걸까요ㅜㅜ 내년에 대운이 바뀌는데 (정축에서 병자)..세상밖으로 나가고 싶습니다.
이 분 마음이 너무 공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