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후 예비신부가 되는 '덜덜' 씨는 설레는 신혼여행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두려워, 쉽사리 유럽행 비행기에 오를 용기가 나지 않는 것. 신혼여행은 가야하고 신종플루는 두렵고, 마음이 급했던 '덜덜' 씨는 예방책을 찾아 유명한 병원과 한의원을 신발이 닳도록 드나들고 있다.
오는 12일, 수능을 치루는 수험생 '고삼' 군. 어릴 적부터 체력이 약했던 그는 최근 시험을 앞두고 코피를 쏟는 등 몸 상태가 말이 아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며 속앓이를 하던 어머니는 그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보약을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다.
암과 투병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그늘' 씨는 이제 밥 먹을 기력도 없다. 착한 아내 '내조' 씨는 이제 부드러운 쌀죽도 넘기기 힘들어 하는 남편을 보며 눈가가 마를 날이 없다. 답답한 속내를 덜어내기 위해 교회를 찾은 그녀는 "하나님, 제 남편의 병도 치료하고 체력도 회복할 수 있도록 제발 도와주세요"라며 매일 기도한다.
이처럼 각기 어려움에 처한 세 가족을 다시 환하게 웃게 만들 수 있는 희소식이 도착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홍삼청국장'이 바로 그것.
기온이 급강하하며 신종플루와 독감 환자가 속출하는 요즘, 뛰어난 질병예방 효과뿐 아니라 뽀빠이가 먹었던 시금치처럼 힘까지 '불끈' 솟게 해주는 기특한 홍삼청국장의 세계로 초대한다.
명품 '홍삼청국장' 개발은 우연이었다?
"냄새 나지 않는 청국장을 만들어 낼 수 없을까요?"
올해 초, 청국장에 대한 잔류농약 검사방법을 한창 연구 중이었던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수원농산물검사소 연구진들. 실험 마지막 무렵, 박용출 보건환경연구원장이 넌지시 건넨 이 한마디 덕분에 홍삼청국장이 개발됐다.
홍삼청국장의 주요재료 '인삼'
수원농산물검사소 엄미나 소장은 "수원농산물검사소는 도내 유통 농산물에 대한 잔류농약을 검사를 담당하는 기관이지, 특약을 발명해 내는 연구소는 아니에요. 하지만 박 연구원장의 갑작스런 제안으로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청국장제조법으로 연구를 확대하게 된거죠"라고 설명했다.
연구진들의 본래 목표는 냄새는 줄이면서 맛도 좋고 건강에 좋은 청국장 개발. 양파와 고추, 마늘 등 수많은 건강식 첨가물들을 섞어가며 연구해봤지만 좀처럼 특유의 향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한 연구원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바로 청국장에 수삼을 넣어보자는 것. 마침 농산물검사소는 김포, 파주, 포천, 안성 등 도내 4대 인삼조합에서 올라오는 6년 근 수삼의 잔류농약 검사업무도 맡고 있었던 터라 쉽게 풍부한 인삼을 구할 수 있었고, 곧바로 연구진은 실행에 들어갔다.
결과는 놀랍게도 대성공이었다. 청국장 속에 인삼 한 뿌리를 첨가했더니 냄새도 전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맛까지 으뜸인 식품으로 거듭난 것.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행운이었을까? 연구진들은 뜻하지 않은 실험결과까지 얻게 됐다. 바로 청국장에 넣는 인삼이 제조과정에서 홍삼으로 화려한 변신(?)을 했던 것.
엄 소장은 "청국장을 만들려면 찌기와 발효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첨가된 인삼 역시 동일한 조리법을 거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홍삼으로 변하게 됐어요. 우리 연구팀은 뜻밖의 행운을 얻은 셈이죠"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초보주부도 만들 수 있다, '홍삼청국장 레시피'
홍삼청국장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은 누구나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 준비해야 하는 재료와 기구도 간단하기 그지없다. 국내산 백태 400g, 수삼 100g, 소금 20g과 일반 가정용 믹서기, 청국장 제조기만 있으면 준비 완료!
백태 (메주를 만들때 쓰이는 노란 콩) |
수삼 (신진대사 활발, 성장촉진) |
백태 발효과정
먼저, 메주를 만드는 데 쓰는 노란 콩인 국내산 백태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낸 후, 물을 받아낸 용기에 콩을 넣고 14시간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
다음, 수삼 100g을 도마 위에 올려놓는다. 여기서 명심할 것은, 수삼을 구매할 때 주름이 없는 탱탱한 외피와 묵직하다 싶을 정도의 무게가 나가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준비한 수삼을 흙이 다 제거될 때까지 물로 헹군 후, 뇌두 부분을 제거하고 가정용 믹서에 넣은 후 곱게 갈아준다.
이제 불린 콩과 수삼이 적절히 혼합될 수 있도록 정성껏 섞어준 후, 청국장 제조기를 이용해 약 4시간 동안 찐다. 이후, 2일 동안 40도에서 발효시킨다. 여기에 20g의 소금을 첨가해 방망이로 약간 다지면, 드디어 '홍삼청국장' 완성!
보관법과 유통기한은 냉장실은 3개월간, 냉동실은 6개월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또한 만약 여름철이라면, 청국장 제조기 대신 항아리에 담아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고 48시간 동안 발효시켜도 된다.
시체도 '벌떡' 일어나게 할 것 같은 뛰어난 효능
자랑스러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전국 최초로 발명해낸 홍삼청국장은 뛰어난 효능을 가지고 있다. 청국장의 불쾌한 냄새를 없애면서도 홍삼이 가진 항암 성분인 Rg2, Rg3, Rh1까지 모두 알차게 함유하고 있는 것.
특히 홍삼청국장은 사포닌 분해효소가 부족해 인삼 섭취가 힘든 사람들도 쉽게 섭취할 수 있다. 또한 면역력 강화로 신종플루를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항암효과에도 그만이다.
엄 소장은 "실험을 통해 홍삼청국장에서 Rg2, Rg3, Rh1 등 3가지 성분이 발견됐어요. 이는 인삼에는 없고, 홍삼에만 있는 항암성분"이라며 "웬만한 병균을 막을 수 있는 질병예방효과와 면역 활성화 능력 역시 탁월합니다"라며 홍삼청국장의 효능에 대해 설명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연구원들이 홍삼청국장에 쓰일 인삼을 기계로 다듬고 있는 모습.
또한 냄새가 없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발효 초기에 인삼이 첨가되면서 잡균들의 번식을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즉, 인삼 고유의 향도 냄새제거에 한 몫 한다는 것이 엄 소장의 설명.
인삼발효 홍삼청국장의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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