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개요
ㅇ 언 제 : 2022. 12. 27(화)
ㅇ 누 가 : 그그들 8명 - ‘여울목’
ㅇ 어 디 : 황제장어나라 / 충남 계룡시 엄사면 소재
ㅇ 날 씨 : 맑음
모임모습
고령화 사회
날씨가 꽤 쌀쌀하지만, 노인네들이 마실 가듯 사부작사부작 움직입니다.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초 고령사회로 진입한다는군요.
그리고 노인인구 중 독거노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독거노인은 경제상황이나 신체건강은 물론 정신건강도 취약하게 마련입니다.
함께할 가족이 없으니 외로움과 우울함을 더 많이 느낄 수밖에요.
자주 만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ㅎ
누구든 늙음이 달가울 사람은 없습니다.
‘노사연’은 ‘늙어가는 게 하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라 노래했지만, 막상 늙어보니 쉽게 와 닿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가는 세월을 탓하고만 있을 순 없지요.
옛 가수들의 흘러간 노래를 들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 옛날 노래를 들으며 행복하던 시절로 돌아가는 일은 우리가 팍팍한 현실을 견디는데도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노래를 불러본지도 꽤 오래되었네요.
늙어보니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음악만한 것도 없습니다.
바동대는 듯해 보이기도 하지만, 보다 많은 노익장들이 활동하여 우리 모두가 힘을 얻는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어
오늘 메뉴는 ‘여울목’님이 애써(?) 고른 ‘장어구이’입니다.
장어(長魚)는 한자어로 기다란 물고기를 뜻하는데, 옛날부터 활력향상 음식으로 많이 알려진 대표 보양식(保養食)입니다.
풍부한 영양가로 인해 일찍부터 면역강화식품으로 자리를 잡아왔습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허약자나 영양실조에 이로우며, 갖가지 상처에 치유효능이 좋다고 기록되었다죠.
그러나 가장 대표적 효능은 정력 강화입니다.
바람의 맛을 즐기겠다며 전북 고창까지 달려가 바닷바람을 몰고 온 풍천장어를 먹어대던 추억이 새롭습니다.
예전엔 민물장어를 맛보려면 큰 맘 먹고 지갑을 열어야했었는데, 요즘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장어를 뜻하는 한자 ‘만(鰻)’은 일(日), 사(四), 우(又), 어(漁)가 합쳐져 생겼다고 합니다.
하루에 4번을 먹어도 또 먹고 싶어진다는 장어인데요, 오늘은 무한리필 집구석인지라 모처럼 실컷 먹습니다.
고소한 향, 토실토실한 육질, 부드러운 식감으로 손놀림이 쉴 새 없습니다.
장어와 단짝으로는 복분자주가 떠오르지만, 오늘은 특별히 Valentine이 곁들였습니다.
정력이 한껏 강화된 늙은이들이 배를 몰고 나섭니다.
역병으로 쭈그러진 얼굴에 모처럼 함박웃음이 가득하네요.
노인네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데요, 오늘밤 집구석마다 비명소리 날지도 모릅니다. ㅋ
사랑을 저축하지 마라
유품을 정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개 제일 좋은 것은 써보지도 못한 채 죽는다고 합니다.
어릴 적 어른들 한테 들었던 ’아끼다가 똥 된다‘는 말도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서양에도 ’다 쓰고 죽어라(Die broke)‘라는 말이 있다죠.
탈무드(Talmud)에서는 '좋은 항아리를 가지고 있다면 오늘 사용하라, 내일이면 깨져버릴지도 모른다'고 가르칩니다.
인생에서의 가장 중요한 시간은 지금(now)이고, 가장 중요한 곳은 여기(here)입니다.
이 2가지를 합치면 ‘nowhere’가 됩니다.
쉽게 말해 ‘있을 때 잘해’라는 겁니다.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길입니다.
당장 오늘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해가 가기 전에 꽃을 보내세요. (‘이동규’/두 줄 칼럼)
수욜(12. 28) 아침에 갯바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