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 장흥] 토탈미술관 - 옛사랑의 그림가 봄바람에 묻어오는 곳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 아직은 싸늘하지만 이제 곧 부드러워질
봄바람이 도처에서 기다리고 있다. 가까이 장흥유원지만 찾아가더라도... '장흥유원지'
라면 아마도 벌써 가슴 한귀퉁이에 뻐근하게 단물이 차오르는 이들이 있으리라. 젊은날
영 숙맥이 아니었다면 그곳에 추억 한두 토막 묻어두지 않은 이가 있을까. 그것이 비록
풋사과처럼 시린 첫사랑이 었든, 느닷없이 들이닥친 열병같은 사랑이었든 간에.
시인 황명걸은 '불혹을 넘어서/난데없이 사랑을 배운다/모자란 버스삯을 얼굴 붉히지
않고 내던 날/부끄럼도 모르는 채/이팔청춘 같은 사랑을 느꼈다'고 했다. 불혹을 넘은
지금 혹 난데없이 사랑을 배우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장흥으로 떠나볼 일이다.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만큼 장흥유원지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토탈미술관과 조각
공원, 도자기 전시장 등 다양한 문화공간과 카페, 이름난 별미집들이 줄을 잇는다. 84년
10월에 문을 연 토탈미술관은 6천여 평의 조각공원과 2백여 평의 실내전시실, 소극장을
갖추고 있는 숲속의 현대적 미술관이다. 원형 공연장이 있어 수시로 연극, 음악회, 무용
마당놀이 등을 공연하고 있다. 예술성 높은 조각과 회화, 도자기 작품등을 1년 내내 전시
하고 수시로 기획전을 열기도 한다. 연인들뿐 아니라 가족들이 모처럼 휴식을 위안을 얻
을 수 있는 공간 이다.
토탈미술관 안에 위치한 카페 너와집도 명물. 처음 만난 이들도 어깨를 감싸안고 함께
노래 부를 수 있는 분위기다. 천장과 벽에 손님들이 남겨놓은 시구와 낙서들이 빽빽하
다. 한가운데는 난로가 설치되어 있어 겨울에는 고구마를 구워서 판다. 자기 취향에 맞
는 머그잔을 골라 커피를 마시고 또 그잔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이곳에서 즐기
는 또 다른 재미이다.
토탈미술관 건너편에는 두리훼미리랜드 놀이동산이 있어 아이들을 동반한 나들이에도 좋다
밤나무숲이 우거진 장흥계곡 안쪽으로 계속해 들어가면 권율장군 뮤료와 분위기 있는 카페
촌, 기산 저수지 등이 무드있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