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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지마 니까야1
대림스님 옮김
2562. 5. 16
(2) 제2장 [사자후 품] (M11~20)
제2장의 품의 명칭은 [사자후 품] 이다. 이것은 본 품에 포함된 첫 번째와 두 번째 경인. [사자후의 짧은 경] (M11)과 [사자후의 긴 경] (M12)의 경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여기서 사자후는 (사자)-(소리)의 역어인데 주석서에서는 "다른 교설에 의해서 깨뜨려지지 않고 자신의 교설을 명쾌하게 밝히는 두려움 없는 소리" (AS.iii.844) 등으로 설명한다. 이처럼 사자후는 외도들이 결코 따를 수 없고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부처님과 불교 교단에만 있는 뛰어난 가르침을 뜻한다.
본 품에서 제일 먼저 나타나는 [사자후의 짧은 경] (M11)에서 세존께서는 "오직 여기에만 사문이 있다. ᆢ 다른 [외도들의] 교설에는 사문들이 비어 있다. 비구들이여, 이렇게 바르게 사자후를 토하라."($2)라는 엄청난 사자후를 하신다. 그러므로 경의 제목도 당연히 사자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두 번째인 [사자후의 긴 경] (M12)은 세존이 갖추신 여러 가지 특질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가르침을 담고 있는데, 초기불던 가운데서 부처님의 특질을 가장 많이 나열하고 가장 심도 깊게 설명하고 있는 경에 속한다. 이러한 부처님에 대한 다양하고 깊은 가르침을 담고 있기 때문에 경의 제목을 사자후로 정한 것이다. 본 품은 이러한 부처님의 사자후가 담긴 두 개의 경을 품의 맨 앞에 배치하고 품의 이름도 [사자후 품] 으로 정하였다.
물론 본 품의 나머지 여덟 개 경들도 부처님이나 직계제자의 사자후를 담고 있다고 봐야 한다. 본 품의 세 번째 경인 [괴로움의 무더기의 긴 경] (M13)은 감각적 욕망과 물질과 느낌이라는, 자본주의의 대표가 되는 세 가지에 대한 부처님의 사자후를 담고 있으며, [괴로움의 무더기의 짧은 경] (M14)에서 세존께서는 세속인이 추구해 마지 않는 감각적 욕망과 고행자들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몰입한다는 고통이라는 이 두 가지가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는가를 점검하고 계신다. 다시 [추론 경] (M15)은 16가지 훈도하기 어려운 자질들과 반대로 16가지 훈도하기 쉬운 자질들에 대햐 목갈라나 존자의 가르침을 담고 있으며, [마음의 삭막함 경] (M16)은 다섯 가지 마음의 삭막함과 다섯 가지 마음의 속박에 대한 부처님 말씀을 담고 있다.
[밀림 경] (M17)은 비구들이 의지해서 살게 마련인 밀림이나 마을 등의 처소에 대해서 분석하고 계시며, [꿀 덩어리 경] (M18)은 근 ㅡ 경 ㅡ 식 ㅡ 촉 ㅡ 수 ㅡ 상 ㅡ 심 [사량 분별] ㅡ 사량 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라는 8지 연기 혹은 9지 연기로 해체해서 부처님의 말씀을 설명하는 깟짜나 존자의 꿀 덩어리와 같은 달콤한 설법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두 가지 사유 경] (M19)과 [사유를 가라앉힘 경] (M20)은 다른 경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바른 사유를 통한 4선 ㅡ 3명을 증득하는 것과 팔정도의 두 번째인 바른 사유(정사유)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본 품의 처음 두 개의 경들의 이름이 [사자후 경] 이기 때문에 본 품을 [사자후 품] 으로 명명한 것이겠지만, 이처럼 본 품에 포함된 나머지 경들도 사자의 용맹한 음성에 비유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고 있기 때문에 본 품의 명칭을 [사자후 품] 으로 정하였을 것이다.
(3) 제3장 [비유 품] (M21~30)
[맛지마 니까야] 에는 많은 비유들이 나타난다. 각각 다른 비유가 종류만으로도 175개 정도가 나타나고 이것은 본서 전체에너 모두 270번 정도나 나타난다.25) 그 가운데서도 특히 본 [비유 품] 에 포함된 10개의 경에는 모두 31개 혹은 45개의 비유가 나타난다.
예를 들면 [개미집 경] 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개미집을 파 들어가서 마침내 용을 발견하는 15단계의 비유는 전체를 하나의 비유로도 볼 수 있고 각각을 분리하여 15개의 비유로도 볼 수 있다. 역자는 하나의 비유로 간주하였다. 그리고 [심재 비유의 짧은 경] (M30)에 조금씩 다르게 다섯 번이 나타나는 심재를 찾는 사람의 비유를 하나로 간주할 수도 있고 다섯 개의 비유로 계산할 수도 있다. 이처럼 본 품에 포함된 경들에는 뗏목의 비유나 톱의 비유 등을 포함한 비유들이 나타나는데, 이들 경이야말로 오늘. 비유의 정수를 보여준다 할 수 있다. 그래서 본 품을 [비유 품] 이라 이름 붙인 것이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유의 개수가 아니라 그 비유가 그 경에서 갖는 중요성일것이다. 본경에는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서 비유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들 10개를 모아시ㅣ [비유 품] 이라는 품의 명칭을 달아서 본서 제3품에 담았다.
그럼 본 품에 포함된 경들을 비유를 중심으로 간단하게 개관해 보자.
먼저 [톱의 비유 경] (M21)은 양쪽에 날이 선 톱으로 도둑이나 첩자가 사지를 마디마디 자르더라도 그 사람에게 자애가 함께한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머물라는 부처님의 고구저녕하신 말씀을 담고 있다. [뱀의 비유경] (M22)은 잘못 만지면 큰 봉변을 당하게 되는 뱀의 비유와 조계종 소의경전인 [금강경] 에도 나타나는 뗏목의 비유로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강조한다. [개미집 경] (M23)은 개미집(몸)을 파서 마침내 용(번뇌 다한 비구)을 찾게 되는 한 가지 혹은 15가지 비유를 들고 있다.
[역마차 교대 경] (M24)은 일곱 대의 역마차를 바꿔 타면서 목적지에 도달하는 역마차 교대의 비유로 상좌부 불교의 중요한 가르침인 일곱 가지 청정(칠청정)을 설하고 있으며, [미끼 경] (M25)은 사슴 사냥꾼이 미끼로 사슴을 사로잡는 비유로 수행을 네 단계의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성스러운 구함 경] (M26)은 부처님ㅈ의 성도과정과 전법에 대한 사유와 오비구를 교화하는 부분을 자세히 설명한 뒤 감각적 욕망에 대한 출리와 4선 ㅡ 4처 ㅡ 상수멸을 설한다.
[코끼리 발자국 비유의 짧은 경] (M27)에는 [맛지마 니까야] 의 15단계 계ㆍ정ㆍ혜의 정형구가 담겨 있는데 이것을 코끼리 발자국의 비유를 통해서 나열하고 있다. [코키리 발자국 비유의 긴 경] (M28)은 사성제를 코끼리 발자국에 비유한 뒤에 사성제를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심재 비유의 긴 경] (M29)은 심재룬 찾는 사람의 비유 한 가지 혹은 다섯 가지를 통해서 인간을 다섯 부류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심재 비유의 짧은 경] (M30)도 심재를 찾는 사람의 비유 한 가지 혹은 다섯 가지를 통해서 육사외도의 지혜는최상의 지혜가 아니고 부처님이 설하시는 확고부동한 마음의 해탈이 최상의 지혜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본 품의 열 개의 경들은 다양한 비유를 통해서 불교의 정수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본 품을 [비유 품] 이라 이름을 지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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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여기에 대해서는 본서 역자 서문 $8 -(4)를 참조할 것.
3. 한글 [맛지마 니까야]제1권에 포함된 경들에 대한 해설
이제 본서에 포함된 30개의 경들을 간략하게 요약하면서 간단한 해설을 붙이는 것으로 본서의 해제를 마무리 짓고자 한다.
제1장 [뿌리에 대한 법문 품](M1~10)
[뿌리에 대한 법문 경](M1)해설
[맛지마 니까야]는 존재 혹은 모든 법[諸法]의 뿌리26)에 대한 가르침으로부터 시작한다. [맛지마 니까야]의 첫 번째 가르침인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비 구들이여, 모든 법[諸法]의 뿌리에 대한 법문을 설하리니 그것을 들어라. 듣고 마음에 잘 새겨라."($2)라고 말문을 열고 계신다.
본경은 모든 존재의 뿌리를 설명하면서 먼저 대상과 그것을 보는 사람으로 나누어 가르침을 전개하고 있음에 유념해야 한다. 세존께서는 본경에서 대상을 24 가지로, 보는 사람을 경지에 따라 여덟 부류로 분해하여, 모두 24×8=192가지로 해체해서 법문을 설하신다. 이러한 본경을 『맛지마 니까야』의 첫 번째 경으 로 결집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 24가지 대상은 땅, 물, 불, 바람[四大], 존재들, 신들, 빠자빠띠, 브라흐마(범천, 초선천), 광음천(2선천), 변정천(3선천), 광과천(4선천), 승자천, 공무변처, 식무변처, 무소유처, 비상비비상처, 본 것[見], 들은 것[聞], 감지한 것[覺], 안 것[知], 동일한 것, 다른 것, 전체, 열반의 24가지이다.($$3~26 등) 그리고 대상을 보는 자는 범부, 유학, 아라한1/2/3/4, 여래1/2의 여덟 부류이다. 본경은 경지에 따라 대상을 보는 여덟 부류의 사람을 중심으로 크게 8가 지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범부: [24가지] 대상을 철저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24가지] 대상을 인식하고, [24가지] 대상을 4가지로 생각하고, [24가지] 대상을 기뻐한다. ($$3~26)
(2) 유학: 대상을 철저히 알아야 하기 때문에, 대상을 최상의 지혜로 잘 알고, 대상을 4가지로 생각하지 않아야 하고, 대상을 기뻐하지 않아야 한다. ($$27~50)
(3) 아라한1: 대상을 철저히 알았기 때문에, 대상을 최상의 지혜로 잘 알고, 대상을 4가지로 생각하지 않고, 대상을 기뻐하지 않는다.($$51~74)
(4) 아라한2: 애욕으로부터 벗어났기 때문에, 대상을 최상의 지혜로 잘 알고, 대상을 4가지로 생각하지 않고, 대상을 기뻐하지 않는다.($$75~98)
(5) 아라한3: 성냄으로부터 벗어났기 때문에, 대상을 최상의 지혜로 잘 알고, 대상을 4가지로 생각하지 않고, 대상을 기뻐하지 않는다.($$99~122)
(6) 아라한4: 미혹으로부터 벗어났기 때문에, 대상을 최상의 지혜로 잘 알고, 대상을 4가지로 생각하지 안고, 대상을 기뻐하지 않는다.($$123~146)
(7) 여래1: 여래는 대상을 철저히 알았기 때문에, 대상을 최상의 지혜로 잘 알고, 대상을 4가지로 생각하지 않고, 대상을 기뻐하지 않는다.($$147~170)
(8) 여래2: 즐거움이 괴로움의 뿌리라는 것을 알았으며, 존재[有]로 인해 태어남[生]이 있고, 중생들의 늙음과 죽음이 있다고 알았기 때문에, 대상을 최상의 지혜로 잘 알고, 대상을 4가지로 생각하지 않고, 대상을 기뻐하지 않는다.($$171~194)
여기서 (3)~(8) 즉 아라한1/2/3/4/와 여래1/2는 모두 "대상을 최상의 지혜로 잘 알고, 대상을 4가지로 생각하지 않고, 대상을 기뻐하지 않는다."로 표현되고 있고 그 조건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본경을 각각 다른 섬세한 표현으로 범부와 5단계의 성자와 2단계의 여래의 경지를 묘사하고 있다. 여기서 '철저 히 알다'는 parijānāti를 옮긴 것이고, '인식하다'는 sañjānāti를, '생각하다'는 maññati를, '기뻐하다'는 abhinandati를 옮긴 것이며, '최상의 지혜로 잘 알 다'는 abhijānāti를 옮긴 것이다.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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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본경에 해당하는 [맛지마 니까야 복주서]는 본경에서 모든 법[諸法]은 오취온(취착의 대상이 되는 다섯 가지 무더기)을 뜻하고 이러한 모든 법의 뿌리는 갈애와 자만과 사견과 무명을 말한다고 설명하고 있는데(MAT.i.56ff), 이 설명은 중요하다. 특히 본경의 $$3~26에 계속해서 나타나는 '생각하다(maññati)'를 주석서는 갈애와 자만과 사견의 세 가지 허황된 생각[空想, maññanā]을 통해서 생각하는 것으로 해석하는데(MA.i.26~27, 본경 §3의 13번 주해 참조) 이처럼 세 가지 허황된 생각[空想]으로 생각하는 것이 유신견으로 설명되는 모든 법의 뿌리가 된다는 말이 된다.
냐나몰리 스님/보디 스님도 복주서의 이 설명을 존중하여 『맛지마 니까야』영역본의 주해(1162쪽 3번주해)에서 이것을 '모든 법들의 뿌리'에 대한 설명으로 소개하고 있다. 먼저 이러한 전통적인 견해에 충실한 뒤에 본경을 음미해 보실 것을 독자들께 권하고 싶다.
27) 냐나몰리 스님/보디 스님도 영역본의 제일 첫 번째 주해에서 밝혔듯이(냐나몰리 스님/보디 스님 1161쪽 1번 주해 참조) 본경은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가르 침이다. 각묵 스님과 역자도 여기 본경의 해제를 적으면서 이런저런 설명을 넣었다가 최종 편집에서 모두 삭제하였다. 우리의 좁은 견해로 이 귀중한 가르침을 잘못 해석하거나 편협하게 이해한 것을 독자들께 전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모든 번뇌 경](M2) 해설
초기경들에서 아라한은 항상 번뇌 다한 자로 정의되고 있다.(M35$25 등) 그러므로 수행의 핵심은 모든 번뇌를 없애는 것이다. 그래서 6신통 가운데 마지막이면서 구경의 지혜를 실현하는 정형구는 누진통 즉 번뇌를 멸진하는 지혜[漏盡通]로 나타난다. 아비담마에서 번뇌는 극복되어야 할 불선법들의 모둠 10가지 가운데 제일 처음에 언급되고 있는데(<초기불교 이해>303쪽 이하 참조), 경에서 번뇌는 감각적 욕망의 번뇌와 존재의 번뇌와 무명의 번뇌의 세 가지로 나타나고(M9$70) 아비담마에서는 여기에다 사견의 번뇌를 포함하여 네 가지 번뇌로 정착 되었다.(Dhs.195 {1096})
그러면 어떻게 해서 번뇌는 없어지는 것일까? 부처님께서는 여기에 대해서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셨는가? 부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 하셨다. 그것은 바로 본경이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번뇌를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번뇌를 일곱가지로 분류하시고(§4) 본경의 $5 이하에서 이들을 하나하나 설명하신다. 이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봄[見]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 마음에 잡도리하지 말아야 할 법들을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고 마음에 잡도리해야 할 법들을 마음에 잡도리하여 제거되는, [불변하는] 존재 더미가 있다는 견해[有身見]와 의심[疑]과 계행과 의례의식에 대한 집착[戒禁取]의 세 가지 족쇄들을 말한다.($5~11)
(2) 단속하여 없애야 하는 번뇌: 눈·귀·코·혀·몸·마노의 여섯 가지 감각기능을 단속함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를 말한다.($12)
(3) 수용하여 없애야 하는 번뇌: 옷과 탁발음식과 거처와 약품을 수용함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를 말하는데 배고픔과 추위 등에서 생긴 번뇌를 없애는 것이다.($$13~17)
(4) 감내하여 없애야 하는 번뇌: 인욕하고 견뎌냄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를 말하는데 몸과 마음에서 생긴 여러 가지 괴로운 느낌 등에 기인한 번뇌를 없애는 것이다.($18)
(5) 피하여 없애야 하는 번뇌: 맹수 등과 적합하지 않은 자리 등을 피함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를 말한다.($19)
(6) 버려서 없애야 하는 번뇌: 감각적 욕망이나 악의나 해코지와 같은 생각을 버림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를 말한다.($20)
(7) 수행하여 없애야 하는 번뇌: 칠각지로 대표되는 수행을 통해서 없애야 하는 번뇌를 말한다.($21)
이처럼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번뇌가 무엇에서 기인한 것이가를 주도면밀하게 살펴보아서 그에 맞게 대처를 해야 번뇌를 없앨 수 있는 것이지 무조건 밀어붙인다고 번뇌가 없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경은 수행자들이 꼭 정독해야 할 가르침이다. 이 일곱 가지 번뇌 가운데 첫 번째인 봄[見]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를 제외한 나머지 여섯 가지는 『앙굿따라 니까야』 제4권 「번뇌 경」(A6:58)에도 나타나고 있다.
「법의 상속자 경」(M3) 해설
불교는 법을 근본으로 한다. 그래서 아난다 존자도 세존이 입멸하신 뒤에 "우리는 법을 귀의처로 합니다."(M108 §9)라고 강조하면서 법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법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본서 제3권 「고빠까 목갈라나 경」(M108)의 해설을 참조하기 바란다.
특히 출가자는 이 법 때문에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부처님 교단에 들어왔다. 그러므로 불자, 특히 출가수행자는 신명을 바쳐 법을 배우고 이를 실천하여야 한다. 그러나 아마 부처님 시대에도 법보다는 재물에 눈이 팔리고 수행보다는 안락한 삶을 위해서 교단에 들어온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본경에서 부처님께서는 그런 비구들에게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그대들은 내 법의 상속자가 되어야지 재물의 상속자가 되지 마라."($3)라고 고구정녕하게 말씀하시고 원림으로 들어가셨다. 그러자 사리뿟따 존자가 대중들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스승께서 끊임없이 한거(閒居)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를 따라 공부짓지 않는 것이며, 어떻게 하는 것이 스승께서 한거하여 머무실 때 제자들이 한거를 따라 공부짓는 것입니까?"($5)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대중들의 요청에 따라서 이것을 설명하는 것이 본경의 주요 내용이다.
사리뿟따 존자는 본경을 통해서 탐욕·성냄, 분노·적의, 모욕·얕봄, 질투·인색, 속임수·사기, 완고함·뻔뻔스러움, 자만·거만, 허영·방일이라는 8가지 쌍의 16가지 버려야 할 법들을 든 뒤에 이를 버리기 위해서 중도(中道)가 있다고 강조한다.($$8~15) 사리뿟따 존자의 설법을 들은 비구들은 크게 기뻐하며 경은 마무리된다.
「두려움과 공포 경」(M4) 해설
수행, 특히 숲 속의 외딴 처소에 머물면서 하는 수행은 많은 두려움과 공포를 몰고 온다. 그러므로 어떻게 하면 이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하고 부처님이 간곡하게 말씀하신 깨달음과 해탈·열반을 실현할 것인가는 불교 수행자뿐만 아니라 수행을 근본으로 삼는 모든 사문·바라문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내용이다. 그래서 자눗소니 바라문이 세존께 다가와서 "숲과 밀림의 멀리 떨어진 외딴곳은 참으로 견뎌내기가 어렵습니다. 한거는 행하기가 어렵습니다. 혼자됨을 즐기기는 어렵습니다. 숲은 삼매를 얻지 못한 비구의 마음을 빼앗아가 버린다고 생각합니다."(§2)라고 말씀드린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세존이 깨달음을 얻지 못한 보살이셨을 때의 일화를 말씀하시는 것으로 설법을 전개하신다. 먼저 세존께서는 외딴곳에서 비구들이 지내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몸과 말과 마음의 삼행과 생계의 청정을 기본적으로 말씀하시면서 이것을 갖추지 못하면 숲과 밀림의 멀리 떨어진 외딴곳에 거주하기가 어렵다고 말씀하신다.(§§4~7)
그리고 더 나아가서 ① 욕심을 부리고 감각적 욕망들에 깊이 탐닉한 자들 ② 악의와 타락한 생각을 품은 자들 ③ 해태와 혼침에 압도된 자들 ④ 들뜸과 고요하지 않은 마음 ⑤ 의혹과 의심을 품은 자들 ⑥ 자기를 칭찬하고 남을 비난하는 자들 ⑦ 무서움과 두려움에 질려 있는 자들 ⑧ 이득과 존경과 명성을 바라는 자들 ⑨ 게으르고 정진하지 않는 자들 ⑩ 마음챙김이 없고 알아차림이 없는 자들 ⑪ 집중하지 못하고 마음이 산란한 자들 ⑫ 지혜가 없고 멍청이 같은 자들의 12가지를 드시면서(§§8~19) 이런 자들이 숲과 밀림의 멀리 떨어진 외딴곳에 거주하게 되면 해로운 두려움과 공포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욕심을 부리지 않음 등의 12가지를 갖추어서 숲과 밀림의 멀리 떨어진 외딴곳에 거주하셨기 때문에 어떤 해로운 두려움과 공포도 생기지 않았다고 말씀하신다.(§§8~19)
그런 뒤에 다시 세존께서는 "바라문이여, 내게는 불굴의 정진이 생겼고, 마음챙김이 확립되어 잊어버림이 없었으며, 몸이 경안하여 교란하지 않았고, 마음이 집중되어 일념이 되었습니다."(§22)라고 덧붙이고 계신다. 이렇게 하여 세존께서는 차례대로 네 가지 禪을 갖추고(§§23~26) 밤의 초경에 숙명통을, 이경에 천안통을, 삼경에 누진통을 완성하여 깨달음을 완성했다고 말씀하고 계신다.(§§27~33)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존께서는 탐·진·치를 없애지 못했기 때문에 숲과 밀림의 멀리 떨어진 외딴곳에 거주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이익을 보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즉, 내 스스로 지금·여기에서 행복하게 머묾을 보고, 또한 다음 세대를 연민하기 때문에 숲과 밀림의 멀리 떨어진 외딴곳에 거주한다고 강조하시면서 경을 마무리하신다.(§34) 이렇게 하여 자눗소니 바라문은 부처님의 재가신도가 된다.
본경은 수행자 특히 외딴곳에 거주하는 비구가 가져서는 안되는 12가지 해로운 심리현상들을 들고 있는데 토굴 생활을 하고자 하는 스님들이 새겨봐야 할 가르침이다.
[흠 없음 경](M5) 해설
본경은 사리뿟따 존자가 급고독원에서 비구들에게 설한 가르침이다. 본경의 주제는 경 제목이 보여주듯이 흠, 혹은 허물에 관한 것이다. 사리뿟따 존자는 특히 출가수행자가 가져서는 안되는 흠 19가지를 들고 있는데 출가자들이 깊이 새겨보고 반성해봐야 하는 가르침이라 생각한다.
먼저 사리뿟따 존자는 "세상에는 네 부류의 인간들이 있습니다."라고 문제 제기를 하면서, ① 흠이 있으면서도 흠이 있다고 꿰뚫어 알지 못하는 사람 ② 흠이 있으면 흠이 있다고 꿰뚫어 아는 사람 ③ 흠이 없으면서도 흠이 없다고 꿰뚫어 알지 못하는 사람 ④ 흠이 없으면 흠이 없다고 꿰뚫어 아는 사람을 말한 뒤에(§2) 시장이나 대장간에서 가져온 청동 그릇의 비유로 이 네 사람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4~7)
그 다음에 흠이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인가라는 목갈라나 존자의 질문에(§9) 사리뿟따 존자는 흠이란 나쁘고 해로운 바람[願]의 영역들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대답하면서(§9) "'내가 계를 범하더라도 '비구들이 내가 계를 범했다.'라는 것을 알지 못했으면'하는 바람이 생기는 경우"(§10) 등의 19가지 나쁘고 해로운 바람[願]의 영역들을 열거하고 있다.(§§10~28)
그런 뒤 사리뿟따 존자는 시장이나 대장간에서 가져온 깨끗하고 광이 나는 청동 그릇의 비유(§29)를 들고, 목갈라나 존자는 수레공의 아들 사미띠의 비유(§31)와 장식을 좋아하는 어리고 젊은 여자나 남자의 비유(§33)를 주고 받으며 "서로 간의 훌륭한 대화[金言]를 기뻐했다."(§33)는 것으로 경은 끝을 맺는다.
[원한다면 경](M6) 해설
인간은 바람을 가지고 원을 가진다. 출가수행자도 예외일 수는 없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출가수행자가 성취하기를 바라는 17가지 원을 열거하시면서 이러한 원을 성취하기를 원한다면 계를 잘 지키고 사마타를 닦고 위빳사나를 수행할 것을 반복해서 말씀하신다.(§§3~19)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세존께서는 본경에서 먼저 "비구들이여, 계를 잘 지키며 머물러라. 바른 행실과 행동의 영역을 갖추고, 조그마한 허물에도 두려움을 보며, 학습계목을 잘 받아 지녀 공부지어라."(§2)라고 간곡하게 말씀하신다. 그런 뒤에 본경의 §§3~19에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 성취하기를 바라는 17가지 원을 열거하신다. 그리고 각각의 원에 대한 언급이 끝날 때 마다 "만일 비구가 [이런 것을] 원한다면, 그는 계를 원만히 하고 안으로 마음의 사마타에 전념하며 禪을 경시하지 않고 위빳사나를 구족하여 빈집에 머물기에 전념해야 한다."(§§3~19)라고 강조하신다.
본경에 나타나는 수행자들이 성취하기를 바라는 17가지 원은 ① 동료 수행자들의 존경을 받음 ② 네 가지 필수품을 잘 얻음 ③ 네 가지 필수품 보시한 자들의 공덕 ④ 망자들의 공덕 ⑤ 싫어함과 좋아함의 극복 ⑥ 두려움과 공포의 극복 ⑦ 네 가지 禪을 얻음 ⑧ 네 가지 무색계선을 얻음 ⑨ 예류자가 됨 ⑩ 일래자가 됨 ⑪ 불환자가 됨 ⑫~⑰ 6신통을 얻음이다.(§§3~19) 이 가운데 처음의 여섯은 출가생활에 관계된 원이고, 그 다음의 둘은 삼매에, 그 다음의 셋은 성자에, 마지막 여섯은 육신통에 관한 원이다.
이렇게 17가지를 말씀하신 뒤 세존께서는 §2에서 말씀하셨던 "비구들이여, 계를 잘 지키며 머물러라. 삐띠목카(戒目)를 지키고···학습계목을 잘 받아 지녀 공부지어라."는 말씀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강조하시고(§20) 가르침을 끝맺으신다. 이처럼 본경은 출가자가 원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계와 사마타와 위빳사나, 즉 계·정·혜 삼학을 잘 닦아야 함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옷감의 비유 경](M7) 해설
불교에서 바른 노력[四正勤]과 바른 정진[正精進]은 항상 해탈·열반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법[善法]과 해탈·열반에 장애가 되는 해로운 법[不善法]의 판단에서부터 출발한다.(본서 제3권 M73의 해설 참조) 이렇게 하여 불선법을 없애고 선법을 증장시켜 깨달음을 얻고 열반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미 니까야에서부터 불선법은 번뇌, 폭류, 족쇄 등의 여러 무리로 분류되어 나타나는데 아비담마에서는 이것을 열 가지 모둠으로 정리한다.(<초기불교 이해>303쪽 이하 참조) 이러한 모둠 가운데 하나가 오염원인데, 본경에서는 16가지 마음의 오염원으로 나타난다.
본경은 이러한 마음의 오염원들을 제거하여 깨달음을 실현하는 다섯 단계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그 다섯 가지는 ① 16가지 마음의 오염원을 버림(§3) ② 삼보에 흔들림 없는 깨끗한 믿음을 지님(§§5~7) ③ 행복과 삼매를 체험함(§§8~10) ④ 자애·연민·더불어 기뻐함·평온 즉 자·비·희·사의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四梵住, 四無量心]을 체득함(§§13~16) ⑤ 번뇌를 소멸하는 지혜[漏盡通]의 실현(§§17~18)으로 나타난다.
먼저 세존께서는 더럽고 때가 묻은 옷감과 희고 깨끗한 옷감을 예로 드시면서 옷감이 더럽고 때가 묻으면 염색공이 그 옷감을 물들이기 위해 염료에 담그더라도 물이 잘 들지도 않을 뿐더러 색깔도 선명하지 않다고 말씀을 하신다. 그것은 옷감이 깨끗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와 같이 마음이 오염되면 악처(惡處)가 예상된다고 가르치신다. 그러나 반대로 옷감이 희고 깨끗하면 물이 잘 들고 그 색깔도 선명한데 그것은 옷감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그와 같이 마음이 오염되지 않으면 선처(善處)가 예상된다고 말씀하신다.(§2) 이러한 옷감의 비유가 본경의 제목이 되었다.
① 그런 뒤에 세존께서는 16가지의 마음의 오염원(cittassa upakkilesa)을 들고 계신다.(§3) 이 16가지 오염원을 원어와 함께 병기해 보면, 욕심과 그릇된 탐욕, 악의, 분노, 적의, 모욕, 얕봄, 질투, 인색, 속임, 사기, 완고함, 뻔뻔스러움, 자만, 거만, 허영, 방일이다.
② 이러한 16가지 오염원을 버릴 때 그는 부처님께 ···법에···승가에 흔들리지 않는 깨끗한 믿음[淸淨信]을 지닌다.(§§5~7)
③ 이렇게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깨끗한 믿음을 지니면 영감과 법과 관계된 환희와 희열과 몸의 경안과 행복을 경험하고 마음이 삼매에 든다.(§§8~10)
④ 이렇게 하여 그는 자애·연민·더불어 기뻐함·평온의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四梵住]이 함께한 마음으로 온 방향을 가득 채우면서 머문다.(§§13~16)
⑤ 이것을 토대로 그는 해탈하게 되고 "'태어남은 다했다.···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꿰뚫어 아는" 번뇌를 소멸하는 지혜가 생긴다.(§§17~18)
이런 가르침을 듣고 순다리까 바라드와자 바라문이 출가를 하게 된다. 그는 세존의 곁으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았고 마침내 아라한이 되었다.(§§19~22) 이렇게 해서 경은 마무리가 된다.
특히 본경에서 설하고 계신 16가지 마음의 오염원은 상좌부 아비담마의 14가지 해로운 마음부수법과 비견해 볼 수 있는 『경장』의 가르침으로 아비담마의 해로운 법들과 비교해서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법연문 사경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