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네들만의 잔치판이라 그리도 뻔뻔합니까?
- (사)박종철기념사업회는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인세수입 기증을 거부합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박종철 열사와 6월 민주화운동"이라는 책을 내고, 지난 4일 출판기념회를 성대히 치른 자리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은 "5공말 6월 민주화 항쟁은 우리 안상수 대표의 양심적인 정의감이 이뤄낸 일"이라 했고,나아가 안상수 대표는 같은 책을 제목만 바꿔 3번씩이나 출간하는 이유를 “박종철 열사 사건에 대한 자료가 워낙 부족하다. 그래서 책을 냈으면 좋겠다고 문의가 많이 들어와서 이 책을 사료 보존용으로 출판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하며, “이 책의 인세수입을 박종철기념사업회에 기증 하겠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박종철기념사업회는 안상수 대표의 이러한 모습에 대해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심지어 분노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그동안 안상수 대표는 87년 당시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박종철 열사의 의로운 죽음을 은폐·조작하려고 했던 군사정권에 맞서 진실을 밝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정의로운 검사’로 자처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 ‘신화’는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관계기관대책회의 은폐·조작 의혹”에 대한 보고서가 채택·공개되면서 ‘마침내 마침표를 찍게 되었습니다.’
안상수 당시 담당검사와 관련된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초기 경찰이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면서 고문치사가 아닌 쇼크사로 호도하고 시신 인도후 바로 화장케하여 사건을 덮으려 했을 때, 검찰 내부에서 정상적인 신병처리를 주문했던 당시 공안부장이면서 안상수 검사를 지휘했던 최환검사가 오히려 고문에 의한 사망임을 밝히는데 일조했다는 사실 (정상적인 수사를 주문했던 최환 부장검사는 그 이후 수사 일선에서 배제됩니다.)
- 안상수 당시 담당검사는 최소한 1987년 2월 27일 박종철 군을 죽음에 이르게 한 고문에 가담한 자가 이미 구속된 2명 외에 3명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이를 상부에 보고한 것 말고는 한 일이 없으며, 5월 18일 김승훈 신부가 명동성당 미사에서 이 사실을 폭로하기 전까지 오히려 관계기관대책회의, 안기부 관계자 등의 요구에 따라 이를 은폐하는데 함께 했다는 사실(고문 축소은폐사실이 알려진 것은 안상수 검사와 전혀 관련이 없고 감옥에 있던 2명의 고문경관의 진술을 취합하여 전달한 이부영 전의원(당시 복역중)-교도관-김정남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김승훈 신부로 이어지는 라인이었음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더욱이 열사의 아버님이신 박정기 선생께서 지난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박종철군고문치사은폐조작사건의 실체가 이미 상당부분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은폐·조작 과정에서 적극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관계기관대책회의의 역할에 대한 의혹을 추가로 밝혀줄 것”을 요청한 바 있고, 위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당시 담당 검사로서 안상수 대표의 협조가 절실했음에도 2008년 말 2009년 초 조사기간 중 안상수 의원은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면서 담당조사관의 조사마저 회피하면서 전혀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종철열사 사건에 대한 자료부족”을 안타까워하면서 이전에 두 차례나 발간한 바 있는 책을 이름을 바꿔 다시 발간하고 성대한 출판기념회까지 하시는 분의 태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에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 안상수 대표는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박종철 열사의 의로운 죽음을 자신의 입신을 위해 이용하는 행위를 이제라도 중단하고, 87년 당시 담당검사로서 ‘정의롭게 진실을 밝히는 데 앞장서지 못한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고 유족과 국민 앞에 사죄할 것.
- 박희태 국회의장은 우리 사회 민주화의 결정적 분수령이 되었던 6월 민주항쟁의 힘은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일궈내고자 했던 4천만 국민이었음을 분명히 인정하고, "5공말 6월 민주화 항쟁은 우리 안상수 대표의 양심적인 정의감이 이뤄낸 일" 운운한 망언의 취소와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쓰러져간 민주영령과 국민 앞에 사과할 것.
- 안상수 대표는 이제 진실이 다 밝혀진 마당에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동을 계속하면서 박종철기념사업회에 ‘책의 인세수입 기증’ 운운하는 기만적인 모습을 중단하고, 박종철 열사와 유족, 그리고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에 사과할 것.
2011년 3월 7일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