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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박기사!2부
-밤열시반 학원앞
봉고차들이 줄지어서있고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시끄럽게
차를탄다.
부원장:(박기사를 찾으며)박기사님,박기사님!
박기사:예 부원장님!
부원장(옆의 남,여학생을 가리키며) 어제 말씀드렸죠?
의정부에 사는 학생들,부탁드려요!(하고는 들어가 버린다)
박기사:(학생들을 보고) 반갑다.얘들아 근데 너희들 조금늦게
집에 도착할 것 같은데 어떡하지?
여학생:(미안해하며)아이 괜찮아요! 그 먼곳까지 태워주시는것도
어딘데요?
남학생:(여학생에게)바보야! 기름값 다 챙겨줬다고 엄마가
그랬단말이야
여학생(의하해하며): 어 그런말 못들었는데.. 아저씨 기름값
받으셨어요?
박기사:(아니란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학생들이 미안할까봐
표정을 부드럽게 하며) 그래 걱정마라.
그때 뒤에서 미영이가 박기사에게 인사를 한다.
미영:아저씨 안녕하세요?
박기사:그래 안녕? 자 너희들도 빨리타라.
(뒤의 봉고기사들에게 2호,3호,4호형님들!하고 부른후)오늘 직원회식이라니깐 운행마치고 감자탕집으로 다 오시랍니다.
(다른 기사들은 알았다고 하고 떠난다)
-봉고안 옆자리에 미영이가 앉아있다.
미영:아저씨!
박기사:왜그래
미영:그거 언제부터 해주실거예요?
바로 뒤에있던 재형이가 끼어든다
재형:뭔데?
미영: 넌 몰라도 돼,이 변태야!
박기사:일단 원장님은 허락하셨고.. 미영이 어머님께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오늘은 좀 힘들 것 같고..
내가 내일 전화드려야겠으니 미영이가 엄마폰번호좀 보내다오.
미영:알았어요.(공손하게)감사합니다.
재형:뭐 싸움이라도 가르쳐주나? 쟤가 뭘 저리 공손하지?
박기사:결과가 좋으면 말해줄게 너무 궁금해 하지마라.
근데 오늘 새로운 친구들은 이름이 뭐지?
여학생:(이름을 물어봐준 것이 고맙다는 듯이)전 오지영이라고
합니다.
남학생은 말이없다.지영이가 눈치를 준다.“야 이름 물어보시잖아?”
남학생:그거 내가 왜 대답해야 하는데? 피곤해 죽겠는데...
지영:(웃음으로 얼버무리며)죄송해요,아저씨 얘가 오늘 좀
피곤한가봐요. 얘 이름은 김 정훈이얘요.
박기사:그래 괜찮고 어쨌든 반갑다.
근데 지영이랑 정훈이는 예전부터 아는사이니?
지영:예 부모님들도 친구사이시고 저희들은 초등학교때부터
동창이얘요.
재형:(혼잣말로)정말 지겹겠다...
정훈:(신이나서)어찌그리 내마음을 잘아냐? 솔직히 쟤랑 10년째다.
10년째!
박기사: 재형이 다왔다.
재형이 내린다.
차가 출발하는데 지영이가 미영이에게 말을건다.
지영: 미영아! 뭐 하나 물어봐도돼?
미영:뭔데?
지영: 아까 수학선생님 결혼안했어?
미영: 안했을거야.
지영:그렇게 예쁜데 왜 아직 안했을까?사귀는 사람도 없고?
미영:그래서 내가 물어봤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14년전에
실종되었대!
지영:어머 그럴수가..! 정말 안됐다.
박기사(담담한 얼굴로):누구나 쉽게 말할수없는과거가 있는법이야...
미영:(짗꿎은 표정으로)아저씨처럼요?
아저씨 솔직히 말하세요. 아저씨 지금 도망자신세죠?
박기사:예끼 이놈! 다왔다. 내려라.잘자고
미영이도 인사하고 간다.
박기사:자 이제 의정부 우리집으로 갈까?
-의정부 한 허름한 아파트
박기사가 열쇠로 문을열고 들어온다.
방에는 불이켜져있고 중학생정도로 보이는 여학생이 엎드려서
책을 보고 있다.
박기사:아직 안잤니? 엎드러서 책보면 몸에 안좋아!
현지:아빠 오셨어요? 식사는?
박기사: 아름아 미안한데 오늘 갑자기 회식이 결정되었어.
그래서 지금바로 다시나가봐야 할것같애.
현지:(뽀르퉁한 얼굴로)또 나가요?
그럼 난 언제 아빠랑 얘기를 해? 수학은 안 가르쳐줄거야?
박기사(쩔쩔매며):정말미안 한번만 봐주세요.
현지:(아빠의 모습이 우스운 듯 킥킥 거리다가):미안 아빠 근데
피곤하지 않아요?
박기사: 괜찮아.
현지: 그럼 오늘 못오겠네? 술많이 먹지말고 새벽에 오시기
힘들면 찜질방에서자요!
박기사:(많이 미안해 하며)그래 정말 미안해!
현지:(일어나서 아빠를 안아주며) 어이구 바보! 농담한번 한것가지구..
근데 아빠 어제학교에서 족보조사한다고해서 학교마치고 동사무소가서
가족관계등록인가를 떼어 봤거든요?
박기사(갑자기 긴장된 표정으로) 그래서?
현지:글세 엄마이름과 딸이름이 같다고 거기직원이 막 신기하다고
웃는것있지?
박기사(현지가 웃으며 얘기하자 안심한 표정으로) 그래
한마디하지 그래? 엄마를 너무나 사랑해서 아빠가 딸이름을
엄마와 똑같이 했다고...
현지:아빠 우리엄마는 언제 돌아가셨어요?
박기사(더듬거리면서):널 놓는데 힘을너무줬는지 뇌동맥류가생겨서
그만 돌아가셨단다.
현지:이번주말엔 엄마산소에 한번가요.그동안 너무 안갔으니..
박기사:알았습니다. 다녀올게.문단속 잘하고 무슨일있음 전화해!
현지:아빠 사랑해!
-택시안
박기사가 조용히 생각에 잠겨있다.
박기사(마음속으로):누나 현지가 저렇게 착하고 예쁘게 컸어요.
누나가 현지를 한번 보실수 있으면 좋으실텐데...
-1990년 겨울 어느 한 산장
대학생 20여명정도가 옹기종기 둘러앉아 있다.
수학과 겨울MT
앳되보이는 박영웅.최병호는 1학년10명중에 있고, 2학년들 6,7명에
3학년6명인데 그중에 윤현지가 있다.
3학년 창수:(짜증난 표정으로)결국 4학년은 한명도 안왔네.
내 그럴줄 알았지. 우리끼리 술이나 먹고죽자.
2학년들:형들이 책임진다면서요? 학기초부터 4학년들이
과행사참석한적 있었나요?
현지:얘들아 4학년들도 다 사정이 있겠지. 너무 그러지들마!
창수:필요없어 그것들 그러면서도 항상 선배대접 받을려고 하고..
창수가 날카로운 반응을 보인다.
창수: 야 1학년들! 발딱 일어나서 테이블셋팅 해!
1학년들은 무슨말인지 몰라 멍하니 서있는다.
창수:(답답하다는 듯)병신같은 녀석들 술가져오고 안주만들어라구!
현지:(말리며)창수씨 왜이래? 오늘 왜 자꾸 짜증을 내고 그래?
창수:(현지를 쳐다보며):너 때문에 그런다. 왜?
모두들 표정이 안좋다.
2학년들이 분위기를 좋게하려고 나선다.
자자 형 화내지마시고 우리가 준비할께요.
얼마후 산장1층골방 현지가 1학년들을 앉혀두고 얘기를 하고 있다.
현지:너희들에게 미안하다. 창수씨가 원래 안그러는데
오늘 심하게 그런다. 내가대신 사과할게.
영웅:누나! 창수형이 실수했는데 왜 누나가 사과하나요?
현지:그건..(술한잔을 들이키고는) 난 창수씨가 아니면 이제안돼!
영웅: 왜요? 저렇게 폭력적인 사람을? 누나를 존중할줄도 모르잖아요?
현지:(물끄러미 영웅을 쳐다보며) 영웅아 너랑 사귀는 사람은 좋겠다.
정말 좋겠어..
그때 방문이 쾅하고 열리며 창수가 들어온다.술이 거나하게
취한 얼굴이다.
창수: 현지야 여기있냐? 니 서방님이 오셨다.
넘어지면서 현지를 끌어안으려 한다.
현지:아유 왜이래 창수씨? 술 너무 많이 먹었어. 일어나봐!
창수:그래 현지야 우리이제 같이자자. 살을맞대고 이리와 쪽!
현지(얼굴을 피하며):왜이래 창수씨?
그때 영웅이와 영호도 창수를 말린다.
“형 많이 취하셨습니다. 자리 봐드릴테니 쉬십시오.”
창수:이 새끼들 안비켜 현지는 내꺼야 벌써 나랑 볼장 다봤단말이야!
현지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영웅:(큰소리로) 형 그만하세요! 이게 무슨 추태입니까?
창수:이새끼가(하고는 영웅의 얼굴을 치는데 빗맞아서 할퀴는 형태가
되버렸다.)
영웅의 얼굴에 피가 흐른다.
영웅: 형 안되겠습니다. 현지누나 용서하세요.(하고는 창수를 한방날리니 그 자리에서 뻗는다.그리고 코를고는 창수, 밉상이다.)
병호:(놀라서):야 미쳤어?
영웅:(태연하게) 옛말에 술취한 사람 앞에서는 임금의 행차도
비켜간다고 했다. 지금은 이방법밖엔 없구나.
현지(안도하며) 괜찮아 잘했어
영웅:(현지를 쳐다보며)누나 이버릇안고쳐지면 어떡할거예요?
전 아직 어려서 남녀관계를 잘모르지만 제생각엔 헤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지:(자고있는 창수를 쳐다보면서 이부자릴 챙겨주며)그래도
이사람이 술께고나면 무릎을꿇고 다시는 실수안하겠다고
눈물을 흘릴땐 너무 불쌍해.
병호:여휴 누나 동정심도 때가있는거얘요.
현지:고마워 너희들 자 한잔하자
-학원근처 큰 감자탕집
정문앞에 다른차량기사들이 박기사를 기다리고 있다.
2호차: 이친구는 오고있나?
3호차: 거의 다왔을거야.의정부에서 여기까지 택시로 1시간정도면
충분하지뭐.
2호차:어 저기오네
박기사:형님들 먼저 들어가셔서 식사하시지 않고.. 많이
기다리셨습니까?
2호차:아니야 우리도 금방왔어 들어가세.
안으로 들어가니 벌써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가운데앉아있던 원장이 기사들을 알아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기사님들 오늘도 고생많으셨지요? 어서 여기로 오셔서 않으세요”
하고는 음식준비가 된 4인석을 가리킨다.
기사들이 자리를 잡고 앉으니 부원장이 술이 조금오른얼굴로
자기가 기사들을 가장 위하는척하며 다가온다.
부원장:(술이오른 소리로)박기사님 오늘 정훈이랑 지영이
잘바래다줬지요?
박기사: 예 그랬습니다.
부원장:정훈이엄마가 고맙다고 기사님께 사례하시려하는걸
제가 사양했어요,잘했죠?
박기사:(웃으며)맞습니다. 잘하셨습니다.
부원장(교태스럽게):미영이도와주시면서 혹시 수입생기시면
저한테 꼭 술한잔 사주셔야 돼요? 약속!
박기사(징그러워서 구역질이 나려하지만 참고) 예 알겠습니다.
부원장이 돌아가자다른기사들이 한마디씩 한다.
2호차:저 못된마녀가 또 돈냄새를 맡았나보네.
3호차:저여자 소문이 안좋아
2호차: 전에보니깐 학원그만둔애들집에 과외하러 다니던데..
3호차:(놀라)그럼 딴 주머니 차는 것 아닙니까?
정말 못된 여자네 우리한테는 기름값5만원도 벌벌떨면서...
그때 최선생이 자리로 온다. 역시 술이 거나하다.
최선생:아이구 여기좀 앉아도 될까요?
3호차:앉으세요.
최:(희롱하듯이)우리학원의 든든한 가둥들이신 기사님들께 이 최모가
술한잔올리려고 왔습니다. 한잔 받으십시오.
기사들의 술잔에 소주를 따른다.
최:기사님들은 교양을 쌓으실 여유가 없으시겠죠?
2호차:우리야 먹고살기 바쁜데 그럴세가 있겠습니까?
최:(타이르듯이 건방지게)그러시면 안되죠. 가난을 대물림하실겁니까?
부모가 교양을 쌓지않으면 자식도 커서 그대로 답습하기 쉽습니다.
최는 술이취해 자신보다 최소 열 살은 차이나는 기사들에게
마구꾸짖듯이 떠든다.
최:(아주 잘난척하며)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아무리무식한흑인도
영시하나쯤은 외우더라니까요!그게 선진국아닙니까! 기사님들!
박기사:최선생님 여기 기사님들도 좋은 트로트가사한곡정도는
외우신답니다.
최(어이없는 듯) 아니지금 장난칩니까? 무식한것도 정도가있지..
박기사:최선생, 내가 대표로 시하나 읊어볼께요.
박기사의 낭랑한 영시가 울려퍼진다.
Shall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Thou art more lovely and more temperate.
Rough winds do shake the darling buds of May,
And summer's lease hath all too short a date.
Sometime too hot the eye of heaven shines, 5
And often is his gold complexion dimm'd;
And every fair from fair sometime declines,
By chance or nature's changing course untrimm'd;
But thy eternal summer shall not fade
Nor lose possession of that fair thou ow'st;
Nor shall Death brag thou wander'st in his shade,
When in eternal lines to time thou grow'st:
So long as men can breathe or eyes can see,
So long lives this, and this gives life to thee.
너무나도 유명한 세익스피어의 소네트18번이다.
최:아니 박기사님 이럴수가!
기사들과 근처의 강사들도 놀라고 부원장도 놀랐다.
다만 원장만큼은 원래 알고있었다는 듯 아무렇지않게
미소를 띄고 있고..
선생님들이 수근거린다.
“박기사님이 영시를 외워!
“몰랐어? 난 원래 저런사람인줄 알았어!
한쪽에앉은 성미는 혼란스럽다.
박기사가 부각될수록 옛날애인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술을 들이킨다.
최선생:(박기사에게 최대한 공손하게)혹시 외국에 갔다오신적 있으십니까?
박기사:그런적 없습니다.(하고는 최선생에게 타이르듯이)최선생 외국에 갔다와서
영어를 계속쓰고싶고 알리고 싶은 마음이야 알겠지만 일천한경험을
가지고 다른사람을판단하거나 비하하는 것은 큰잘못이라 생각되요.
교양은 자기뜻이 아니겠소? 최선생처럼 시켜서 될문제가 아니지요!
최선생은 머리를 조아린다:박기사님!잘못했습니다.
박기사:(앞을 가리키며)앞에계신 기사님들께 사과를 하세요!
불쾌하셨을것같으니!
최:(앞에다 대고)기사님들 제가 불쾌하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열심히 사시는 분들게 큰실수했습니다.
자리로 돌아간다.
다른기사들이 박기사에게 치하를 한다.
2호차:고마워,그래도 박기사아니었으면 분해서 못잘뻔했네.
3호차:자식이.. 저도 우리같은 부모덕분에 외국구경까지해놓고는..
어디서 잘난척이야!근데 박형! 아까 그 쏠랑쏠랑은 뭐요?
박기사:별 것 아닙니다.그냥 나오는대로 읊은것뿐입니다.
2호차:(궁금하다는 듯)이사람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깐..
전에는 외국인길도 가르쳐주면서 한참을 얘기하더라니깐!
박기사:(멋적은 듯)왜이러십니까? 자 한잔 하세요!
-식당앞, 성미가 바람을 쐬고 있다. 얼굴이 발그스레하다.
20m쯤앞에서 젊은이셋이 비틀거리며 걸어오고 있다.
그때 식당안에서 과학선생님이 나온다.
과학:이선생님 여기 있었어요?
성미:예 바람쐬면서 술좀껠겸..
과학:저도 합류!(그러면서 옆에 선다.)
과학:안에 있으니까 짜증나죠? 계속 완샷,완샷 특히 최! 잘난척!
성미:하하
과학:근데 이선생님, 박기사님 괜찮지 않아요? 아직젊고
소문으로는 대학도 나왔다는데...
성미:혹시 (애가닳아)어느대학출신인지는 모르시죠?
과학:왜요?설마 ◊◊대학일까봐요?
호호호 그런명문대출신이 차량기사를 하겠어요?
그냥어디전문대겠죠.
그때옆에 젊은이들이서서 상품고르듯이 두사람을 아래위로
훑어보고 있다.
젊은이1:(성미를 보며)괜찮은데..아주좋아
과학선생이 두사람을 째려보며 한마디한다.
어디서 말을 함부로 해!막내동생뻘도 안되는 놈들이..
젊은이2: 그럼 누나들아 우리의 외로움을 달래줘.얼굴도 예쁘네
과학:야 이것들아 어디서 술주정이야! 너희들 몇 살이야?
젊은이1:알아서 뭐할래? 이거 왜이리 꽥꽥거려?한대맞을래?
과학선생은 정말 화가나서 방방뛴다.
과학:너희들 조금만 기다려 혼을 내줄테니..(하고는 식당안으로 급하게
뛰어들어간다.
젊은이3:더예쁜애 데리고 나오려고? 그래 잘됐지. 넌 내스타일 아니야!
-식당안
급히 들어온 과학은 회식자리로 달려가 부원장에게로 바로간다.
과학:부원장님 도와주세요!
부원장:무슨일이야?뭔데 그래?
과학: 이앞에서 이선생이랑 바람쐬고 있는데 갑자기
불량배들이 나타나서 시비를 걸고 그래서...
최선생:한잔했던가요?
과학:예 취해 보였어요.
최선생:그냥 좋게 웃으며 얘기하면 갈텐데..
과학:막 희롱하는데 고맙다고 할까요?
부원장:(깊은 생각하는 듯)가만있어봐.괜히 시끄럽게했다간 우리학원이미지가
안좋아질수있어
이말을 듣자 모두들 정말 실망한 표정이 된다.
과학:지금 밖에 이선생님 혼자있단 말이예요!
박기사에게도 그말이 들렸다.
부원장:시끄러운건 이미지상 나쁘니.. 어이 최! 나가서 잘 달래주고 와!
최가 술김에 알았다고 하고 일어나는데 과학이 한마디한다.
깡패가3명인데 1명밖에 안가요?
회식자리에 나선생이 10명정도 있었지만 누구하나 선뜻 일어나지 않는다.
박기사:최선생 빨리 나가봅시다.
최선생은 박기사에게 떠밀리듯 밖으로 나가본다.
-다시 식당앞
이선생은 울고있고 그주위에 젊은이3명이 둘러싸고 있다.
박기사가 그모습을 보고 중얼거리면서 화를낸다.“하나도 안변했군..
“너희들 그 선생님께 손가락하나라도 까닥하면 제명에 못살줄알아!”
소리나는쪽을 보니 박기사와 최선생이다.
이선생은 감격스러워서 더욱 눈물이 난다.
젊은이들은 보고 깜짝놀라 어찌할바를 모른다.
어제 두 번이나 낭패를 보게한 인물이 아닌가?
벌벌떨고 있는데 박기사가 다가와서 한녀석의 팔을비튼다.
으악!
박기사:또 너희냐? 아무래도 진짜 혼좀 나야겠는데?
젊은이1:아닙니다. 저희는 잘못한 것 없어요.
그냥 말붙이니깐 저아가씨가 울기시작했어요.
박기사:선생님이라고해! 이 양아치야!
젊은이1:예 예 저 선생님이 그냥 울었다니까요!
박기사:오늘이 세 번째다. 한번만 더 눈에띄면 정말 가만두지 않을꺼야!
손을 풀어주니 이미 도망가고있는 친구들쪽으로 뛰어간다.
최:(숨을 몰아쉬며)박기사님 전 아직도 진정이 안됩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박기사:(대답대신 이선생쪽으로 가서)선생님 많이 놀라셨지요?
죄송함니다.우리가 좀 늦게나왔습니다.
이선생:박기사님!
박기사:예?
이선생:제가 오늘 놀라서 그러는데 집에 바래다주시면 안될까요?
박기사:(흔쾌히)예 오늘 운도 나쁘셨으니.. 제가 댁까지
모셔다드릴께요.
최:2차는 안가시고요?
어느틈에 과학이 나와서 한마디한다.
과학:지금 2차가고할 정신이 어딨어 이사람아!
-얼마후 식당앞
부원장이 혀꼬부라진 소리로 일장연설을 한다.
이제 2차를 갑니다.
원장님은 아까 가셨구요. 가시면서 지원금을 조금밖에 안주셨지만
제가 부담을 더해서 노래주점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한분도 빠지면 안되지만 아까 불미스러운 일도있고해서
수학과 이성미선생이랑 그호위를 맡으실 박기사님은
열외로 해드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박기사님! 바래다주고 와도돼요!(윙크를 보낸다.)
박기사:(토할 것 같지만웃으며)되도록 그러겠습니다.
-새벽두시 두남녀가 밤거리를 다정히 걷고 있다.
박기사:선생님 댁이 어디신지요? 택시를 타야하지않나요?
이선생:집은 송파군데 기사님이랑 이렇게 걷는게 더 좋네요.
박기사:엉뚱한 소리하지말고 빨리 택시잡읍시다.
이선생:(발걸음을 멈추고 막 쏜다) 기사님은 도데체 왜그리 재미가없어요?
오늘은 회식날이잖아요! 오늘같은날은 스트레스도 좀풀고 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제가 기사님에게 힘든걸 부탁했어요? 그냥 같이좀 걸어달라는건데
어찌이리 사람이 매정할 수가 있어요?
박기사(마음속으로“성미야 너 많이 변했구나”생각하고는 “그래 내가 잘못했으니깐
할말이 없다“고 생각한다):하- 선생님 그러면 제가 어떻게하면 될까요?
이선생:(장난끼어린 얼굴로)송파구까지 걸어가요(해놓고는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까르르 웃는다)
박기사는 성미의 그런모습이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내색하지않고
한마디한다.
“선생님 술많이 하셨네요.”하고는 택시를 잡으려 하니깐 이선생이 만류하며 말한다.
이선생:기사님 택시잡는건 좋은데 그전에 약속하나만 꼭 들어줄수있어요?
박기사:뭔데요?
이선생:묻지는 마시고 들어주실수 있는거니깐... 되겠어요?
박기사:헛 그 참 알았습니다. 들어드릴께요. 그쯤이야 뭐
이선생: 택시타고나서 제가 어떻게하든 가만히계시는거예요.약속!
박기사:택시안에서 춤이라도 출겁니까? 일단 탑시다.
-택시안
이선생과 박기사가 나란히 뒷좌석에 앉아있다.
이선생이 박기사의 귀에 속삭인다.“약속했어요”
박기사는 영문을 몰랐지만 갑자기 이선생이 자신의 손을 잡자 깜짝 놀란다.
귀에대고 이선생이 계속 속삭인다.
이선생:그사람이 너무 보고싶어요. 기사님이랑 닮은 사람, 잠시동안만 대역이
되어주세요.
박기사는 뿌리치려 하다가 성미에게 미안한 마음에 자신도 손을 맞잡는다.
-1996년 초여름 학교벤치
귀여운 여학생이 선물같은 상자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종료벨이 울리고 3학년 영웅이 한건물을 빠져나온다.
아까의 여학생이 반가운 얼굴로 뛰어간다.
성미:오빠
영웅:어? 성미야 너 도서관에 있지 않았어? 기말고사 아직한창이잖아?
성미:한창은 무슨!2개밖에 안남았어요.그것도 만만한 교양!
영웅:좋겠네 난 눈이 핑핑 돈다.전부 계산유도밖에 없으니...
정말 이과에 온게 후회된다.
성미:언제는 나보고 수학에 대한 사랑을 갖자고 해놓구선..
일단 이리 앉아봐요.
영웅(옆에 앉으며) 왜 그러는데?
성미:오빠 오늘 몇일째인지 알아요?
영웅:뭐가?뭐로부터?
성미:(금새 울상이 되어) 어찌 이렇게 무심해요? 오빤 내생각을
하기나 해요?
영웅:내가 네생각 안한다면 널 만나기나 하겠냐?
성미:(짖궃은 얼굴로)알 수 없지 국문과의 성숙한 아가씨들 후리러다닐지..
영웅:(부끄러워하며)아름이누나랑은 그런사이아나란걸 알잖아?
성미:남녀관계는 알수없는거예요.
어쨌든..(뜸들이다가)오늘은 오빠랑 나랑 사귄지 100일이 되었답니다,
자 선물!
영웅:어 이것 참!(선물을 풀어본다.)
영웅:어 이거 전화기잖아! 설마 디지털 핸드폰이야?
성미: 아니에요.오빠 그렇게 큰돈은 없고 이번에 새로나온 시티폰이란건데
삐삐오면 공중전화기다리는 오빠가 안되보여서 발신만되는 전화기로 구했어요.
영웅:(기뻐하며)성미야 정말 고맙다. 하지만 난 아무것도...
성미:괜찮아 오빠 오빠는 날 잊지만 않으면 돼,그리고 오늘 맛있는 것 사줘요!
영웅:알았어,30분만 기다려. 오빠가 오늘 맛있는 것 사줄께!
-어느 깨끗한 한정식집
성미:오빠 학생이 무슨돈으로 한정식집에 와? 지금이라도 옮기자.
영웅:괜찮아. 오늘 네말처럼 특별한 날이잖아! 거기다 오빠시험도 끝났고!
그러면서 가방에서 포장된 상자와 편지를 꺼내서 준다.
성미: 뭐예요?
영웅:읽어봐 모른척해서 미안해
성미가 편지를 읽어본다.
성미야,오빠가 어찌 우리들의 100일을 잊어버릴수가 있겠니?
오늘 내가 혹시 모른척 하더라도 이해해주기바래.
난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사실 그다지 새겨듣지 않았고 또 그만큼 현실과는
동떨어진 얘기라고 생각해왔거든. 근데 세상에! 지난 신입생환영회에서
널보는순간 어찌나 네가 눈부시던지..
물론 예비역선배가 신입생을 좋아하는건 지탄받을일일지도 모르고
또 넌 아직 어리기 때문에 경험해야할 일도 많다고 생각하기에
널 감히 마음에 두는것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100일전 네가 나에게 단둘이 술한잔마시러가자고 할땐 세상이
다 내것 같았고 술자리에서 사귀자고 했을땐 심장이 터지는줄 알았어.
성미야! 넌아직 어리기 때문에 내가 조심스러운것에 대해 제발 화내지마.
오빠는 널 정말 좋아하기에 아직은 널 지켜주고 싶어.
100일선물 고마워.
편지를 다 읽은후 성미의 얼굴은 눈물로 흠뻑젖어있다.
선물을 풀어보니 은 목걸이였다.
성미:오빠 우리 오늘 결혼해요! 나 오빠가 너무좋아서 견딜수가 없어!
영웅:(진정시키려는 듯 탄청을 피우며)우리 술이나 한잔할까? 뭐마실래?
그때.영웅의 삐삐가 울린다.
영웅:어 누구지? 메시진데8282혹시 현지 누난가?
성미는 졸업한 선배들중 송현지란 사람이 영웅과 연락을 주고받는다는걸
알고있었다.
성미:오빠 내가 선물한 전화기로 걸어봐요!
영웅이 전화를 해 사서함을 열어보자 현지누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현지:영웅아 나 현진데 정말 미안하지만 집으로 전화를 주든지 좀 와줄수 없겠니?
창수씨가 가재도구랑 집안살림을 젼부 박살내고 나가버렸어.
배도너무 아픈데...
영웅은 급히 전화를 끊고 현지의 집으로 전화를 한다.
삐삐에 나온 번호다. 그동안은 현지누나와 창수형이 부부라고 생각하고 예의상
전화하지않았지만 이젠 그럴겨를이 없다.
전화벨이 한참 울리고 누나가 전화를 받는다.
현지(다죽어가는 목소리로): 여보세요.
영웅:(격앙된 목소리로)누나 어떻게 된거예요? 창수형이 누나를 또 때렸어요?
현지:영웅아 미안해 창수씨가 내 사서함에 있는 네 격려 메시지를 듣더니
술을 마시고 기물을 부수고 나가버렸어.
영웅:누나는 어때요? 애기는? 나올려고 그래요?
현지:배가 너무아파.
영웅:누나 주소 불러주세요.제가 일단 응급차부터 보내고 곧 따라갈께요.
현지:미안해서 안돼
영웅: 누나 이 바보야 지금 체면 따질때에요?빨리 주소부르세요!
현지가 주소를 부르자 영웅은 어느틈에 꺼낸 펜으로 메모지에 받아적고
조금만 참으라고 한후 전화를 끊는다.
성미는 현지라는 사람의 안부도 걱정되지만 오늘의 이 아름다운 행사가
망가지는것같아 많이 섭섭해진다.
영웅:(성미를 향해)성미야 미안하다.오빠가 안가보면 안될 것 같애
현지누난 내친누나같은 사람이고 거기다가 지금 만삭에 진통이 왔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어!
성미:언제는 아름이란 사람도 챙겨주더니 도데체 오빠에게 안불쌍한 여자는
없나봐요?
영웅(미안해하며):성미야 이거 해결하고 내가 내일은 근사한 저녁준비할게
성미:(화내면서) 어서 가봐요. 내가 가지말라고 해도 갈거면서..
영웅은 119에 연락한후 급하게 현지네로 간다.
-병원 응급실앞
현지의 부모님들과 영웅,그리고 응급실에서 잠시나온 의사가 함께서있다.
현지모:선생님 우리애 어떨까요?
의사:워낙 난산이라 시간을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거기다 산모의 건강도 좋은편이 아니라서..
다행인 것은 산모의 태아에 대한 애정이 지극해서그런지
태아는 건강합니다.
현지부:그건 다행이지만 현지가 잘못되기라도하면 무슨소용있어?
그때 응급실에서 간호사하나가 달려나와 의사를 부른다.
간호사:선생님 송현지 환자 혈압이 많이상승하였습니다.
의사가 급히 들어가고 남은 사람들은 초조하게 기다린다.
30분후 간호사가 웃으며 나와
“송현지님 예쁜 공주님 출산하셨습니다.
그러자 모두들안도하고 현지부모는 들어가봐도 되느냐고 묻는찰나에
응급신호가 울리면서 간호사외 의료진이 송현지의 수술실로 들어간다.
20분정도 지났을까 간호사하나가 나와서 영웅의 이름을 부른다.
박영웅씨,박영웅씨
영웅이 바로 대답하니 수술실로 이끈다.
들어가보니 현지누나가 기진맥진하여 영웅을 쳐다보고 있다.
영웅의 뒤에서 의사가 작게 얘기한다.
지금 겨우 의식회복이 됐어요.돼자마자 영웅이를 불러달라는데이런일은
저희도 처음이라 그렇지만...유언일지도 모릅니다.
영웅은 마음이 무거워진다.
가까이가니 현지누나가 들릴듯말듯한 목소리로 말을한다.
현지:영웅아 고마워
영웅도 울먹거린다.
영웅:아니애요 누나
현지:애기봤니? 예뻐?
영웅: 예(흐느끼면서) 누나랑 똑같이 생겼어요.
현지:바보야 넌 언제나 그러는구나 듣기좋은 말만하고..
차라리 너랑 사귀고 이랬으면 후회스럽지나않았을 것을...
영웅: 누나 이제 창수형이랑 헤어지고 저랑 살아요!
하지만 현지는 대답이 없다.영웅의 통곡소리만이 퍼질뿐이다.
-화장장앞
현지를 화장하고 나오는데 현지의 부모가 영웅을 기다리고 있다.
영웅:안녕하십니까? 아버님,어머님
현지모:그래 자네 너무 고맙네 우리 현지가 차라리 처음부터
자넬 만났다면 무슨걱정했겠나?
현지부:그 쓰레기같은놈 지마누라 마지막길도 안보러와?
영웅:근데 어머님,아버님 누나애기는 어떻게 하실겁니까?
현지부:지가 싸질러놓은 거 지가 주워담아야지!
현지모:근데 사돈쪽에서는 젊은사람앞길망친다고 우리보고 맡아달라고 했다던데?
현지부:미쳤어?그런 개망나니 같은 자식놈 때문에 딸자식잃은것도 서러운데
그놈씨까지 맡아란말야?
영웅:아버님 너무 흥분하지 마시고...
제가 키우는건 어떨까요?
현지부모 둘다 깜짝놀라 뒤집어질정도다.
현지부:자네 제정신인가?아직 학생이랬지? 학생이 어떻게 애를키워?
현지모:아서요,아서 애기는 아무나 키우는게 아니야.말이되는 소리를 해야지원..
영웅:전 진심으로 현지누나를 사랑했습니다. 비록 제 아기는 아니지만
현지누나의 분신이기에 제가 건강하게 아껴주고 싶어서 그러는겁니다.
영웅은 자신의 속내를 밝히지만 두분은 미동도 없으시다.
영웅은 더욱 현지가 불쌍하게 느껴진다.
영웅:서로서로가 애기를 키우는걸 미루시기 보단 키우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키우는게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그때 뒤에서 “영웅아 안된다”하는 소리가 들린다.병호를 비롯한 과친구들이다.
병호:영웅아 네가 좋아하는 누나가 갑자기 죽으니 누나가 가련하고 그애기가
불쌍하게 보이겠지만 순간적인 동정심으로 니인생을 모두 바칠수는 없잖아?
영웅:병호야 걱정해줘서 고맙긴하지만 난 그렇게 내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친
않는다. 내게 “베품”이란걸 가르쳐준 누나의 분신을 키우는게
과연 의미없는 일일까?
병호와 다른친구들이 집중공격하자 일단 논쟁은 멈춰지고영웅은 쓸쓸히 걷는다.
-영웅의 자취방
영웅은 현지누나가 생전에자신을 도와줬던 수학관련서적들을 읽고 있다.
밖에서 누가부른다.“계십니까?”
영웅이 “누구세요”하고 나가보니 아름누나다.
아름:영웅아 학교에서 본지 꽤 됐네. 요즘 고문연구회도 안나오고 그래서
내가 직접 찾아왔어.
영웅:여긴 어떻게 알았어요?
아름:병호란 친구에게 물어보니까 여기까지 바래다주던데?
아름이 방안을 둘러보니 정리가 안되있고 책상위에 여자사진한장뿐이다.
아름: 좋아하는 누나가 그리되셨다며?
영웅이 고개를 끄덕이자
아름: 그렇다고 영웅이까지 이러면 어떡해?
그누나가 이런걸 바랬을까?
영웅:아니겠지요.. 그래서 마음을 잡으려고 노력중이에요.
아름:그누나를 사랑했어?
영웅:몰랐었는데.. 마지막수술실에서 유언을 들으면서 느낀 것은..
내가 현지누나를 사랑했던 것 같아요..
아름:(짗궃게)난 어떤데?
영웅:장난치지마세요!
아름:난 진심이야!
그때 뒤에서“뭐가 진심인데요”하는 날선소리가 들린다.성미와 병호다.
병호:영웅아 내가 이게 무슨짓이냐? 택배기사도 아니고..
여자를 둘씩이나 실어나르니까 힘들다.
성미(따끔하게):다음부턴 그럴일없어요.이제부터 이방에는 저만
올거니까요!
아름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홍아름언니시죠?,말씀 많이 들었어요,반갑습니다
전 1학년의 이성미라고해요”
아름:(당돌한 성미의 태도에 어이없어하며)반가워 국문과4학년 홍아름이야.
성미:근데 언니는 왜 영웅오빠의 방에 와있죠?
아름:(기가차서)하도 안보여서 궁금해서 찾아왔다.근데 넌?
성미:저야 당연히 애인이니까 붙어있어야죠!
모두가 성미의 당돌한 대답에 할말이 없다.
성미:(영웅의 얼굴을 보며)어머오빠 얼굴이 많이 축났다 어쩌지 내신랑?
병호는 키득키득웃고 아름은 슬슬 기분이 나빠진다.
영웅은 난감하다.하지만 몇주전 큰실수가 있어 반항할 용기가 안난다.
아름:내가오늘 한턱낼까? 영웅이 몸보신도 시킬겸
성미:아니 언니가 우리오빠몸보신을 왜시켜요? 웃겨진짜!
그때 영웅이 나선다.
영웅:성미야 너무 심하잖아!
성미:오빠 지금 야단쳤어?(울상이 되어)나 그날이후로 한끼도 제대로 못먹고
오빠연락만 기다렸는데 오빠는 가족도 아니면서 그사람 장례치뤄주고
애기문제까지 간섭하고.. 정말 이래도 되는거야? 이 바보 멍청이못된자식아!
영웅:(당황하여)성미야 그게 아니라..
성미(울부짖으며):필요없어 다시는 안만날거야!
뛰쳐나간다.
아름:영웅이 네가 잘못했어!
영웅:맞습니다.
아름:쟤에게는 네가 첫사랑일건데 얼마나 섭섭할까?
제발 부탁이니 관심을 한군데에만 집중해줘!
영웅:아직 현지누나정리가 덜됐어요.
아름:내가볼땐 쟤가 영웅이에게 너무 잘 어울려. 당돌한면도 있고
귀엽고.. 섬세하고.. 다좋네
병호:제게는 소개해주실 분 없나요?
아름:잘모르겠네요!
-학교근처 한 족발집
아름이 한턱내고 있다
테이블에 소주병이 많은걸로 봐서 오늘 셋다 과음중이다.
병호:그래 서로 키우기싫다고 하면서 짐취급하니 애기는 어떻게 되겠냐?
영웅:빨리 말해라 때리기전에
병호:지금은 국가가 운영하는 병원같은곳에 있는데 곧 입양될 것 같다.
아름:(약간 취한 듯)현지라는 언니가 그리예뻐?
영웅도 취했다.
영웅: 글쎄.. 우리 신입생환영회때 여신이 강림한줄 알았어요.
병호:야 그건 좀 아니다. 솔직히 앞의 아름누나보단 못하잖아!
영웅:(병호를 잠시 노려봤다가)
물론 아름누나도 예쁘지만 현지누나한테는 상대가 안돼!
아름이는 섭섭하지만 능글맞게 굴기로 한다.
아름:병호가 역시 보석을 알아보네.좋아 기분이다.아줌마 여기 감자탕 추가!
영웅:아닌건 아닌거에요.하지만 누나도 많이 예뻐요. 그러니깐 내가 수작을
걸었지...
아름은 그말을 듣고나니 기분은 좋지만 어쨌든 님의마음을 얻지못하는 미모가
무슨소용이 있을까 하는 괴로운 기분이다.
아름은 용기를 내어본다.
아름:야 박영웅!
영웅:예!
아름:너 경고하는데 주의여자들중에서한사람만 선택해서 그사람에게만 잘해!
병호는 재밌어서 쳐다보고 영웅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영웅:누나 제가 결정하고나면 그후엔 어떻게 해야되죠?
아름(혹시나 하는 마음으로):여자를 결정했어? 그렇다면 이제 다른사람들에게는
눈길도 안줘야지!
영웅:(많이 갈등하다가) 누나에게도?
아름은 복잡한 생각이 든다. 난 아닌가보다...
아름:(쓸쓸한 표정으로)한번씩 안부묻는 정도는..
병호:너 이제부터 성미만을 좋아할거냐?
영웅:성미에겐 미안하지만...
-다시 택시안
박기사:(마음속으로)성미야 정말 미안해..난 용서받을 자격도 없어..(자신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간다)
이선생:아야! 기사님 손좀 살살 잡으세요! 너무 아파요!
그말에 엉뚱하게도 택시기사가 대답한다.
택시기사: 저 안잡았는데요? 근데 송파구 어디쯤입니까?
이선생:신천역근처에 내려주시면 되요.
-얼마후 신천역 근처
두사람이 나란히 걷고 있다. 영웅과성미다.
이선생:기사님?기사님은 애인 없으세요?
박기사: 전 그런거 안키웁니다.
이선생:(기가막힌 듯)아니 여자를 무슨동물취급해요? 실망이네!
박기사(당황한 듯) 아니 그게아니고.. 우리딸 다클때까지는 제마음에
여유가 없답니다.
이선생:(놀라서):기사님 딸이 있었어요? 결혼 하셨었네요?
박기사:(허둥지둥)아니오.. 예
이선생: 아이 뭐예요? 언제 하셨는데요? 그리고 딸은 몇 살인데요?
박기사:좀빨리 했습니다.15년전에. 그리고 딸은 15살이고요.
성미는 15년전 그때의 악몽이 또다시 기억난다.
잔인했던 영웅오빠와의 이별, 비록 어린 나였지만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인데..
하지만 이제 정리할때다.
이선생:기사님 이근처에 심야 조개구이집이 있는데요.맛이 기가막혀요.
오늘 절 마수의 손에서 구해주셨으니 제가 대접하죠.
이선생은 팔짱을 끼어 박기사를 이끈다.
박기사는 곤란하지만 그래도 마음한구석엔 옛날 그토록 사랑했던 성미와 조금더
있기를 바라는 심보가 남아있음을 알고 더더욱 성미에게 죄스러워진다.
-심야 조개구이집. 손님이 제법많다.
술이 몇순배돌고난후 이선생은 얼굴이 다시 붉어진다.
이선생:기사님 전요 오늘 그동안 절 괴롭혔던 과거를 잊으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좀 도와주세요 네?
박기사:(미소를 띄며)아니 이선생님처럼 아름다운 아가씨가 무슨과거?
사람이라도 죽였나요?
이선생:그사람이랑 똑같아요.그말투도..(잠시 안정을 취하더니)
어떤 남자가 있었어요, 그남자는 착하긴 했는데..
애인이 있으면서도 다른여자의 불행을 자신의 것처럼 받아드리고 했답니다.
박기사(내얘기를 하고있구나.. ):애인이 있는 남자가 그러면 안되지!
이선생: 결국 그런일들 때문에 애인을 버리기까지 했어요!(눈물이 맺혀있다)
박기사는 성미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니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어떻게보면 신입생인 성미를 자기가 꼬드긴것과도 같으니 말이다.
박기사(헛기침을 한후) 그뒤로 다른사람은 안만나봤어요? 좋은남자들이 많을텐데?
이선생:거의다 제마음보다는 몸을 노리고 다가오는 남자들뿐이었어요.
박기사(진심으로 안타까운 표정을 하면서):분명 이선생님을 마음으로 아껴주는
사람을 만날겁니다.
이선생은 술김에 무리한 요구를 한다.
이선생:안나타나면 어떡하라구요? 기사님이 책임질거애요?
박기사(웃으며):어제 미영이도 똑같은 말을 했는데..
이선생:B반의 미영이요? 걔가 왜 기사님께 그런말을 해요? 조그만게..
박기사는 속으로“너도 옛날에 만만치 않았잖아”라고 생각하면서도
대답한다
박기사:미영이가 학원에 관심있는 남학생이 있는가봐요.
근데 그녀석이 반응이 없으니까 괴로워하고해서 제가 위로해주다가..
이선생:(비꼬듯이)기사님도 참 오지랖이 넓으시네요?
박기사:기사님도라니요?
이선생:예전에 제가알던 사람도 그랬다고 했잖아요?
누구에게나 잘해주고.. 솔직히 미영이가 누굴 좋아하건 말건 기사님이
왜 나서야 돼죠?
박기사:미영이는 착한 아이입니다.그래서 달래주려 했던거구요.
이선생: 그게 기사님의 사고방식인가요?
박기사(정색하고): 이선생님! 착한사람이 괴로워하는 것은 슬픈일이라고 생각해요.
전 제가볼 때 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괴로워하면 돕고싶습니다.
이선생님도 좋으신분같아서 괴로운일이 없으셨으면 하는게 제바램이지요!
이선생:(술이 많이 올랐다)근데 어쩌죠? 이제 기사님 때문에 또 괴로워질것같아요!
박기사(난처한 표정을 지으며):헛 참 이거 난감하군..
알았습니다. 제가 좋은사람 소개해드리죠.
이선생:(표정을 바꾸고)그런건 필요없고..
(앞에 구워진 조개를 권하며)이것좀 드세요.맛있어요!
박기사:알겠습니다.감사합니다.
둘은 웃으며 술잔을 나누며 조개구이를 맛있게 먹었다.
아무도 방해하는 사람없이..
이선생 아니 성미도 15년만에 가장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사랑했었던님과 실제로 같이 있었기에..
-세벽4시
박기사가 성미를 부축하면서 걷는다.
박기사:이선생님! 이쪽으로 계속가면 되요?
이선생:(정신이 없다)오빠 우리집알잖아! 잊어버렸어? 너무해!
박기사:선생님 정신차리고 힘좀내봐요. 저기 아파트예요?
이선생이 고개를 끄덕이자 박기사가 안되겠는지 이선생을 엎는다.
박기사:안되겠습니다.선생님! 빨리갑시다.몇동이죠?
이선생은 술이 확깬다.
이선생(작은 소리로):102동요!
순식간에 102동앞까지 왔다.
이선생은 정신을 차리고 등에서 내린후 인사를 한다.
이선생:오늘 정말 감사합니다.기사님 그리고 죄송해요!
박기사:괜찮습니다. 어서 들어가서 쉬세요. 전이만!
박기사는 인사를 마치고 곧바로 뒤돌아간다.
이선생은 박기사의 뒷모습을 보며 또다시 영웅을 생각한다.
예전에 오빠도 날 업어줬었지...
-1996년 5월의 어느날 밤
시끄러운 학사주점의 전화벨소리가 울린다.
주인:여보세요? 예!8233 알겠습니다.(큰소리로) 8233 호출하신분!
희진이가 달려나간다.
희진:여보세요? 예 선배 저희진이예요. 지금 성미랑 몇 명 같이 있는데
성미가 술을좀 과하게 마셨어요.마시고나서 선배를 불러달라고 막그러네요.
예? 여기는 정문근처 ◊◊주점인데요! 알았어요.
전화를 끊고 자리로 돌아가서 얼마후에 영웅이 왔다.
모두들 인사를 하지만 성미는 첨엔 못알아보다가
유심히보더니 빙그레웃으며
성미:아 이게 누구야! 내애인아니야?
영웅의 얼굴을 붙잡는다.
성미는 계속 술주정이다.
성미: 오빠 나 오빠가 너무좋아! 오늘 보고싶어서 한잔했어.화안낼거지?
영웅:성미야 많이 취했구나 어서가자 내가 바래다줄께!
같이있던 친구들은 동의하는 기색이지만 희진만은 경계한다.
희진:(따지듯이)선배 얘네집으로 바로 데려다 주실거죠?
영웅(어이없다는 듯):그럼 어디로 가라구?
희진:(웃으며)죄송해요. 그럼 부탁드려요,
성미를 모두가 부축해서 주점앞까지 배웅하고..
영웅은성미를 부축하며 천천히 걷는데 성미가 갑자기
성미:오빠 잠깐만!
영웅:왜 성미야? 속이 안좋아?
성미:나오려고 해!
영웅은 서둘러서 성미를 이끌고 근방 골목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자마자 성미가 토하기시작한다.
웩-웩
영웅:빈속에 술을 많이 마시면 몸 상한다.
조심해야지.. 자 걱정말고 나오는대로 해 오빠가 치울테니깐!
성미가 많이 토한후 한마디한다.정신이 드는 모양이다.
성미:오빠 미안해요. 이런모습보여서..
영웅(성미의 입가를 맨손으로 닦아주며) 괜찮아! 술마시다보면 그럴수도 있는거지!
근데 성미야네가 너무많이 토해 골목이 막혔다.나갈수가 없어!
성미:놀릴거예요?
영웅:미안미안 자이만 가자
-다시 이선생의 아파트 앞
이선생:그렇게 오다가 내가 다라아프다니깐 여기까지 업어줬었죠,오빠.기억나요.
-2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