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사투리의 이해(2)
꼭 진도사투리만의 특색이라기보다는 전라도사투리의 보편적인 특성일지 모르나, 제 나름 정리하다 느낀 특성들을 올려 보고자합니다.
맨 처음으로 느껴지는 게 보다 센 발음과 강한 어미를 덧붙인다는 점입니다.
요즘 와서는 현대인들도 “과”를 “꽈”라하고 “장”을 “짱”이라하며 “소주”를 “쏘주”라고 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납니다만 진도(전라도)에서는 일찌감치 거의 모든 말투에서 그런 특성들을 나타내어 강하다 못해 아주 속된 말들이 많답니다.
예를 들자면
*센 발음으로는
가라앉다=깔앙지다, 가르다=깔르다. 가만히=카만히, 가수-카수, 가죽=까죽.
가지=까지, 가락지=까락지, 간난아기=깐난이, 갈라지다=깔라지다. 감다=깜다.
갑갑하다=까깝하다. 강냉이=깡냉이, 개구리=깨구락지, 개평=깨펭, 갯벌=갯뻘,
거적=꺼적. 고누=꼰, 고사리=꼬사리, 고추=꼬추, 구기다=꾸기다. 구정물=꾸정물,
권투=꼰투, 그슬리다=끄슬르다. 끄실리다. 그치다=끄치다.끈치다.
기울다=끼울다. 찌울다, 기웃거리다=찌웃거리다. 기타=키타. 길쭉하다=찌라죽하다.
다독이다=따둑이다, 닦다=따끄다, 돌배=똘배, 동그랗다=똥그라다. 똥굴똥굴하다.
두드리다=뚜둘기다. 두부=뚜부. 두꺼비=뚜깨비. 두껍다=뚜껍다. 둥글다=뚱글다.
뒤적이다=뛰젝이다. 드문드믄=뜨문뜨문. 반듯하다=빤뜻하다. 본때=뽄때, 본새=뽄새,
부러지다=뿌러지다. 부러뜨리다=뿐질르다. 부수다=뿌수다, 비둘기=삐둘구,
사납다=싸납다, 삶다=쌀무다. 서운하다=써운하다, 성내다=썽내다, 세다=씨다.
소나기=쏘내기. 시원찮다=쎤찮다, 시원하다=쎤하다, 싯다=시치다,
야물다=야물딱시럽다. 자르다=짤르다, 작대기=짝대기, 저리로=쩔로,
절름발이=쩔뚝(룸)발이, 조금=쬐깐, 조금전에=쫌전에. 좁다=쫍다. 족제비=쪽째비,
죽지=쭉지, 지금=지끔. 질기다=찔기다. 진하다=찐하다. 등이 있고
*강한 어미를 덧 붙여서 좀 더 속되게 표현하는 예로는
거적=꺼적때기. 구석=구석탱이, 귀=귀탱이. 길이=지럭지. 꼴=꼬라지.꼬락서니.
눈=누시깔. 눈깔, 다리=다리몽댕이, 대그빡.대갈통, 등=등거리. 따귀=귀빵맹이.귀싸대기,
때=때꼽짜구, 말=말뽄새.말싸가지, 머리=머릿빡. 모양=모냥산이.
몸뚱이=몸뚱아리, 무릎=물팍, 발=발모감지. 배=배아지.배때기. 배꼽=배꼬(꾸)락지
보퉁이=보퉁아리. 보추=보추사니. 사이=새다구. 싹수=싸가지. 쓸데=쓰잘떼기.
악 쓰다=악따구 쓰다. 야무지다=야물딱지다. 오금=오금쟁이, 일=일통.
자=자때. 종잇장=종우때가리. 주둥이=주둥아리. 큰일=큰일건덕지.
철=철따구니. 팔=폴모가지.폴목댕이.
하다=해뿐다. 헛짓=헛짓꺼리. 헝겊=헝겁때기. 화=화딱지.
그리고 또 하나의 특성으로는 합해서 줄이고 아예 빼먹는 말투들이 많습니다.
그 예로
*합하는 특성
가란다=가라하다. 가르치다=갈치다, 가져다 놓았다=갖다 놨다, 가지고 온다=가존다.
간다는구먼=간당만, 거기다=걱다, 그냥 두어라=걍둬, 귀여움=귄, 그냥=걍,
그리로=글:로, 그아이=가, 그르다=긇다.
내려왔는지=내뢌능가, 내려오다=낼오다, 노란다=놓으라 하다. 놓아라=놔라,
달음박질=담박질, 데리러=델로, 도라지=도랏, 띄어=뗘,
많이씩=많썩, 미운=민, 미음=밈, 바꾸어=바까. 베어=벼, 빼앗아=뺏어,
서러운지=서런지. 시끄러운지=시끄런지, 시원치 않다=션찮다,
시합=샵, 시험=셤, 싸움=쌈. 아까운=아깐, 아무=암(암끗도,암데도,암도,암칫도...)
애달프다=애닳다. 어디서=얻써, 어디다=어따, 어처구니=얼척, 어제저녁=엊지녁.
여기서=역서, 오너라=온나, 올라오시오=올로쇼, 우리들=우덜, 이렇게=이케,
이리로=일로, 이아이가=야가, 이웃에=유제, 이웃집=윳집.
장터에=장테, 재미있는=재밌는, 저기서=쩍서, 저렇게=저케, 저리로=쩔로,
(날)저물도록=점두록, 제일로=젤로(질로), 좋은=존, 주인=쥔, 쪼이다=쬐다,
처음=첨, 추워서=촤서, 추운데=춘데, 키울=킬. 키워서=켜서. 피워=펴. 헤엄=혐,
등이 보이고,
※ 미운=민 도 며라 며서 밍께...등으로 어미 변화에 따라서도 무진장 많음.
*빼먹는 특성으로는
가려워=개라, 가벼운 거=가방거. 거기가=거가, 게우다=기다. 더러워=더러,
들어와서=들와서, 뜨거워=뜨거, 모내기=모. 무거운=무건. 무서워=무서,
부러워하다=부러하다, 방죽에서=방죽서, 세우다=시다.
알아요?=아요? 아까워서=아까서, 어깨에다=어깨다,
어지러워=어지러, 여기가=여가, 손이 시러워=손시러,
저기가=저가, 키우다=키다. 태우다=태다. 피우다=피다.
가느냐?=가냐? 먹느냐?=먹냐? 왔느냐?=왔냐? 했느냐=했냐?
고되다=되:다 도대체=대:체 우체부=체보(체부) 등이 보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줄이고 없애던 것과는 반대로, 표준말에는 없는 “가”와 “다” “다가” “서” 를 어미에 덧붙이는 점인데,
예로는
*조사에 겹조사로 “가”와 “다” “다가” “서” 를 더 하는 특성
가져다=가져다가. 여기다=여그다가(역다가), 00에=00에다가(항아리에다가).
집에 있다=집이가 있다, 여기에=여그에가(여가),
위에=우게다, 아래=아래다, 곁에=젙에다가, 속에=속에다가. 한편쪽에=한피짝에다.
낮은 데라=야찬 데라서, 느낌이라=느낌이라서, 등이 있습니다.
*진도야그 한 마디*
인자 봄되믄 까끔에는 꼬사리! 개뿌닥 논두렁에는 갯노물! 앞모캉 뒷모캉이랑 댠에도 풋노물...
노무새 푸성구덜이 만항께 째깐만 시간 내도 찬 꺼리 허끔 뜯겄제?
아그덜 입노릿 할 것이로는 저실 막 지남시로 하루달께 보텀 칡캐니라고 꽹이를 각꼬 칡 캐로 댕기다가, 쪼깐 있으믄 띠하고 억달 새순인 삐비가 젤 몬차 나오고, 찔구도 나오는데 흐간 건 서방찔구 볼그족족항 건 각시찔구제. 야찬데가 까루도 있고, 또 호무 한나 갖고는 나깜막하고 야참막한 산이로 가믄 도랏하고 장다꾸가 있는디, 도랏은 원체 씅께 캐가꼬 집이 와서 노물이나 해야 먹제만, 장다꾸는 안 씅께 캐서 걍 먹었어야.
그란데 장다꾸도 속이 흐가고 보들보들 한 쌀 장다꾸도 있고, 속이 누람시로 뻣신 보리 장다꾸도 있어야.
참! 쌀밥 보쌀밥이라고 항것도 있었는데 고것에 내 기억이 깅가밍가항께 알믄 누가 잔 갤챠주제만...
그도 저도 군입치기 할 것 없으믄 솔나무 껍질 뱃깨서 송쿠도 긁어 먹었는데 송쿠 많이 먹으믄 치깐가서 큰 것 볼때 무쟈게 심들어야.
여름 지나고 가실 됨시로는 야찬 산에 올라가믄 쇠산불(새산불?)하고 맹감하고 으름이 있고, 째깐 더 짚은산에 들어가믄 깨금이랑 몰구랑 다래가 있어 따 먹기 좋았고, 노무 밭에서도 명다래도 따 먹고 무수도 뽑아 먹고, 아그덜은 모도 막 그라고 싸돌아 댕갰어야.
그라고 깨고락지도 아주 만난 술참꺼린데, 고때는 어디 가등간에 깨고락지 땅깨비 같응것은 쌔 부렀응께 잡어서 뒷다리만 쭉 찟어가꼬 몸땡이랑 창시는 내뿔고 불에다 궈서 물키정나게 먹어부렀었제 어쨌댜! 느그덜도 많이 먹었제? 그란데 우덜은 깨고락지 다리만 먹었는데 육지 나옹께 창시까지 다 먹드라. 워메 징항거 깨고락지 창시를 어찌께 먹을까?
<우게 나온 낱말의 표준말 해석>
까끔 ▷ 산. 멧갓 ▷ 산을 말하며, 주로 나무를 하기 위한 멧갓을 이름.
댠 ▷ 뒤안. 텃밭 ▷ 집안의 뒤뜰이나 안밖 가까이에 있는 텃밭.
갯노물 ▷ 세발나물 ▷ 그런데 서울서 파는 세발나물이란거 하고는 조금 다르더구먼.
나새 ▷ 냉이 ▷ 냉이를 나새, 나새노물이라 함.
대롱개 ▷ 달래 ▷ 달래를 대롱개라고 부름. 또 대롱대롱 매달리능것은 대롱개띤다고하제?
풋노물 ▷ 별금다지. 아기별꽃 ▷ 조금 달라 보여도 그거라드구먼. 요즘 아기별꽃 화분이 야생화로 인기 많음.
노무새 ▷ 남새. 나물거리 ▷ 온갖 노무까심(나물거리)이 모도 노무새제 어짠당가.
푸성구덜 ▷ 푸성귀들 ▷ 푸루죽죽한 풀덜보고 푸성구라고 하겄지라? 진도는 저실에도 푸성구 노무까심덜이 만하요.
까심 ▷ 거리. 재료 ▷ 지까심=김치거리. 횟까심=횟감, 찬까심=찬거리.
입노릿 ▷ 주전부리. 군것질 ▷ 군입치기라고도 하제만 입노릿을 만썩 썼제.
하루달 ▷ 하룻날 ▷ 음력으로 2월 초 하룻날을 하루달이라하여 칡캐고 콩볶아 먹는 명절로 쇰.
삐비 ▷ 삘기 ▷ 띠의 애순이라고 하는데 띠와 억새(억달)는 뭐가 다른지는 내가 잘 모름.
찔구 ▷ 찔레순 ▷ 찔레의 새 순인데, 하얀 서방찔구, 분홍빛 각시찔구가 있음. 까시동이라고도 했음.
까루 ▷ 꽈리 ▷ 열매의 속을 파내고 꽈리 부는건데 진도서는 까루라고 불렀음.
호무 ▷ 호미 ▷ 낫=낫 인데 호미=호무 쇠스랑=쇠시랑 톱=톱 망치=망치 뭐 연장이 그랬제.
나깜막한 데 ▷ 가까운 데 ▷ "가찹다"로도 씨고 "나깝다"로로 썼제.
짚다 ▷ 깊다 ▷ ㄱ 이 ㅈ 으로 되는 특성이로 기름=지름. 길=질. 길다=질:다.
장다꾸 ▷ 잔대 ▷ 생긴 것은 도라지 비슷하면서 쓰지 않음.
흐가고 ▷ 하얗고 ▷ 하얀 것은 흐가다, 흐카다 요케 불루제?
누람시로 뻣씬 ▷ 노랗고 억센 ▷ 누라고 뉘라고 누(뉘)리끼리는 모도 노란거고 뻐씽건 억세다는거제.
깅가밍가 ▷ 기연가 미연가 ▷ 그런지 그렇지 않은지 가물가물하믄 고케 말하지라?
갤챠주다 ▷ 가르쳐주다 ▷ 가르쳐주능것은 갤챠준다하고, 알려 주능것은 알캐준다하제.
송쿠 ▷ 송기 ▷ 소나무의 속껍질. 하얀피막. 그랑께 솔나무 껍덕 베끼믄 흐칸 속껍덕이 또 한불 있등가? 안?
치깐 ▷ 측간. 변소 ▷ 벤소, 통새. 똥깐. 똥뚜깐 불루는 이름이 많제?
심들다 ▷ 힘들다 ▷ 힘=심, 형=성, 흉내=숭내 로 바까지제?
야찬산 ▷ 얕은 산 ▷ 앝응거 보고 야찹다고 하고 지푼(깊은)데 반대로 야푼(얕은)데라 하지라.
새(서)산불 ▷ 모새나무열매 ▷ 쇠산불 서산불 새산물 불리는게 동네 마다 다른 듯 한데. 정금나무는 사철 나무이고 모새나무는 낙엽수라함. 흑산도 아래쪽에서만 자생하는 국산 토종 블루베리임. -장재호 전 군의원님의 말씀이 일본말 소산부(南燭, シャシャンボ)로서 모새나무로 불러야 마땅함-
짚은산 ▷ 깊은산 ▷ 짚고=깊고, 야찹고=얕고,
몰(멀)구 ▷ 머루 ▷ 몰구는 다 알제? 요것도 국산 불루베리 아니까?
명다래 ▷ 목화다래 ▷ 목화를 피우기 위해 나는 꽃망울. 지법 만납제?
술참 ▷ 곁두리. 새참 ▷ 술참 가죠믄 지나든 객이 몬차 먹는다는 인심 존 속담도 있제.
깨고(구)락지 ▷ 개구리 ▷ 그 흔해 빠졌든 깨고락지, 논고동, 뱀도 요새는 잘 안뵈등만.
땅깨비 ▷ 메뚜기 ▷ 진땅깨비=방아개비. 땍때기(따닥깨비)=방아개비 숫놈, 참땅깨비=풀무치. 송장땅깨비=(아직몰릉께 갤챠주쇼) 모도 땅깨비제.
쌔 불다 ▷ 많다 ▷ 쌔 부렀다믄 겁나게 징하게 많다는 말 아니겄소?
물키쩡나다 ▷ 물리다 ▷ 다시 대하기 싫게 물리는 것을 물키쩡 난다 하제?
우덜 ▷ 우리들 ▷ 우덜이 같은 핵교를 같은때 댕갰잉께 동창이제?
징항거 ▷ 징그러워라 ▷ 징하다능것은 징그럽다로 씨제만, 징"하게 만하다." 하믄 "무척 많다."의 뜻이로도 씨제!
창시. 창사구. 창아지 ▷ 창자. 내장 ▷ 속 창아지 빠진놈=밸(배알.창자)이 없는 놈).
*역시 반말투가 많응것은 동기동창 카페에 올렜든 글잉께라 선배님덜이 이해 해 주시쇼!
지가 글자판을 손꾸락 두 개로만 치는 독수리타법이다봉께 모도 고칠라믄 무쟈게 심등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