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노래와 흥겨운 소리가”(예레 30,19)
신학원원장 이동화 신부
“알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知則爲眞愛),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나니(愛則爲眞看)!”
조선 후기의 문장가 유한준이 노래하듯이, 앎과 삶(사랑) 그리고 깨달음(봄)은 어쩌면 하나의 과정인가 봅니다. 신앙의 진리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더 잘 이해할수록 그 분과 세상을 더 사랑할 수 있을 것이고, 그때 하느님의 피조세계는 그전과는 다르게 보일 겁니다. 하느님을 알면 알수록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고 새로운 삶을 살기 마련입니다.
그러기에 성 아우구스티노 역시 이렇게 기도합니다. “임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임을 이해하고 싶습니다. 임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이 모든 소망을 내 안에 키우소서.”
이런 의미에서 보면, 신학원에서의 공부는 참으로 감사하고도 흥겨운 일입니다. 뭔가 실용적인 목적이 아니라, 순수하게 하느님을 더욱 깊이 알고, 더 많이 사랑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부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도 입학식 때나 강의 중에 반쯤은 농담 삼아, 그러나 반쯤은 제 나름의 진심을 담아 이야기합니다. 신학원 졸업장들고 취직할 거 아니니 대충 공부하라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열심히 하라는 것입니다. 공부의 목적이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이해와 연결되면 공부 그 자체가 괴로운 일이 됩니다. 그러나 그 목적이 자신의 성장과 치유를 위한 것이 되면 즐겁고 재미있기 마련입니다. 더 사랑하고 더 새로운 것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부산가톨릭신학원이 1982년에 문을 연 이후로, 거의 40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습니다. 많은 분들이 신학원에서 공부하며 더 이해하고 더 사랑하고 더 많은 걸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기뻐하고, 성장하며, 치유받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저 자신도 참으 로 기쁩니다.
하여, 새로운 강좌를 개설하고,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더 많은 분들이 이 곳에서 참다운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자 합니다. 신학원이 많은 신앙인들이 언제라도 와서 마실 수 있는 깊은 샘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신학원 학생회가 소식지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교수님들의 생각을 모으고, 학생들의 기쁨을 모아 소식지를 만들었습니다. 이 소식지가 우리 모두의 기쁨과 희망을 오랫동안 기억하도록 할 것입니다. 동시에 우리의 기쁨과 희망을 이웃들에게 증언하기도 할 것입니다.
신학원 학생 모두와 더불어 저도 이 소식지 발간 소식에 “감사의 노래와 흥겨운 소리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