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기맥 제1구간 산행기
일자 : 2008년 4월 11일
코스 : 땅끝마을-땅끝 탑-땅끝 전망대-도솔봉-도솔암-달마산-닭골재
참석자 : 네모, 산꾸러기
비학지맥과 호미지맥을 마치고 이제 삼태지맥을 다음달부터 하기로 했지만 4월 10일이 학교 개교기념일이라 연휴가 이어져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땅끝기맥이다.
이제 1대간 9정맥도 마무리 했으며, 거기다가 호미지맥까지 마쳤으니 그래도 이왕할거면 얼마전 대명님이 이야기했듯이 호미지맥과 땅끝기맥은 해야한다는 말이 생각 나 땅끝으로 가기로 한다.
4월 10일 학교 행사를 마치고 바로 출발을 한다.
승용차를 가져가다보니 거리도 멀고 생각보다 힘이 든다.
가다가 과속으로 이동 카메라에 두 번이나 걸렸다.
그런데 다행이 과태료는 하나만 날아왔다.
강진에 도착하여 땅끝으로 갈려고 하니 차가 없어서 해남으로 가기로 한다.
해남 터미널에 도착해서 이래저래 알아보니 땅끝 근처에는 아침 일찍 식사를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해남터미널 앞에서 자고 터미널 지하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6시 버스를 타기로 한다.
평소 정맥 산행때와 마찬가지로 네모님이 일찍 일어나 씻을 동안 방에서 뒹굴다가 일어나 씻고 5시 30분경 식당으로 가니 손님은 우리 밖에 없다.
조금 있으니 기사님들이 식사를 하러 온다.
밥을 먹으면서 점심 도시락을 좀 사달라고 하니 흔쾌히 승낙을 한다.
6시 차를 타고 땅끝으로 향하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결국 6시 40분경 버스는 땅끝 주차장에 도착한다.
6시 45분 땅끝 마을을 출발하니 곧이어 땅끝 전망대 올라가는 모노레일카 승강장이 나오는데 아직 이른 시간이라 문이 굳게 닫혀있다.
산책로 같은 길을 따라 계속 진행하니 7시 3분 땅끝 탑에 도착한다.
한바퀴 둘러보고 바다에 손도 넣어본 후 사진 한 장 찍고 땅끝 전망대로 향한다.
사자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계속되는 오르막이다.
7시 30분 땅끝 전망대에 도착했는데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다.
이곳은 한반도의 최남단으로 북위 34도 17분 21초의 해남군 송지면 갈두산 사자봉 땅끝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만국경위도에서는 우리나라 전도(全圖) 남쪽 기점을 이곳 땅끝 해남현에 잡고 북으로는 함경북도 온성부에 이른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 에서는 해남 땅끝에서 서울까지 천리, 서울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를 2천리로 잡아 우리나라를 3천리 금수강산이라고 하였다.
오래 전 대륙으로부터 뻗어 내려온 우리민족이 이곳에서 발을 멈추고 한겨레를 이루니, 역사이래 이곳은 동아시아 3국 문화의 이동로이자 해양문화의 요충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다시 모노레일카 철길을 건너면 표지기들이 길을 안내하고 있으며 땅끝 테마파크 직전에 가시잡목들이 무성하여 나그네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테마파크를 내려서면 8시 3분 77번도로를 만나고 여기서 우측으로 돌아 올라가야 할 것 같은데 바로 올라서니 청미래 덩굴 등의 가시넝쿨과 잡목으로 길이 없다.
좌측으로 약간 우회하면서 올라가니 온통 가시넝쿨과 잡목이라 어렵게 뚫고 올라간다.
특히 이곳 땅끝 기맥은 청미래 덩굴이 많아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
8시 55분 바위 있는 봉에서 좌우로 바다가 보이고 조망이 뛰어나기 때문에 조망을 즐기면서 한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을 먹는데 이곳까지는 계속되는 가시넝쿨과 잡목 구간이다.
9시 16분 김해 김공묘를 지나고 9시 20분 사거리 지나면서 헬기장이 있다.
9시 55분 사구미 해수욕장 뒷산 삼각점이 있는 곳에 도착하고 아담한 사구미 해수욕장이 바로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10시 26분 헬기장(안부)이 나오고 10시 30분 시멘트 포장도로에 도착한다.
11시 땅끝기맥의 마지막 모습이 조망되는 도솔봉에 올라선다.
도솔봉 417m, 2000년 해남군에서 세운 표지석이 있고 산불감시초소와 활공장이 있으며 송지면의 들녘과 멋스런 기암이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멋진 모습으로 다가온다.
안부로 내려서니 임도가 나오고 달마산 안내도가 우리를 맞이한다.
도솔암 등산로입구 이정표를 따라 군부대와 송신탑(통제구역임)을 좌측으로 우회하는데 등산로는 고즈넉한 산길로 이어지고 천상의 수석전시장이 시작됨을 알리기라도 하듯 기암괴석이 멋진 모습으로 전개되기 시작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11시 21분 헬기장에 도착한다.
11시 27분 도솔암을 향해 가다가 휴식을 취하면서 조망도 즐기고 간식도 먹은 후 도솔암 이정표가 있는 곳에 도착하니 도솔암 연혁의 안내판이 있고 우측에는 요사체가 있고, 좌측의 바위틈 사이에 멋스런 도솔암이 살포시 얼굴을 내민 채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으며 암자 앞의 기암괴석과 송호리 해수욕장 등이 더욱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달마산의 능선이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고려시대 고승인 무애는 달마산의 형상을 살펴 이렇게 표현했다.
“북으로 두륜산 접해있고 삼면은 모두 바다와 닿아있는 산, 송호리에는 소나무와 참나무가 무성하여 모두 백여척이나 되는 것들이 치마를 두른 듯 서있다. 그 위에 마주한 기암괴석들이 우뚝 솟은 깃발과도 같다. 혹 사자가 찡그리고 하품하는 것 같고 또는 용과 범이 발톱과 이빨을 벌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며, 멀리서 바라보면 하얗게 쌓인 눈이 공중에 한발짝 다가서 서있는 듯하다”고 하였다.
12시 5분 윗숫골재를 지나고 도솔봉2km, 미황사3km지점인 떡봉에는 12시 23분 도착한다.
도솔봉 3km, 미황사 2.5km 지점인 하숫골재를 12시 31분 지나 급경사길로 접어드니 곧 이어 기암괴석의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암릉구간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철계단이 설치된 암릉구간을 3~4차례 연속해서 로프에 의지해 올라서는 재미가 솔솔하다.
불썬봉, 도솔봉 이정표를 지나 바위길로 올라 다시 철계단을 내려가고 오르기를 반복하다보면 전망바위에 도착하고 전망바위의 조망은 시원스럽기 그지없다.
전망바위를 지나니 의자 3개가 설치되어 있는 산죽이 무성한 미황사로 하산할 수 있는 삼거리인 대밭삼거리에 13시 13분 도착을 한다.
미황사의 전경이 조망되기 시작하고 기암괴석 지대를 지나면 작은금샘에 도착하고, 다시 암릉길을 오르내리다보면 13시 49분 미황사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바위굴(개구멍)을 통과하면서 한 무리의 산꾼들을 만나고 도솔봉7km, 불썬봉0.5km 지점인 문바위재에 14시에 도착한다.
여기서 달마산으로 바로 올라가는 길과 우측으로 우회길이 있는데 우리는 위험한 직진길을 택해 올라가는데 순천서 오신 산꾼들 일행을 만나고 계속되는 암벽구간을 올라간다.
그런데 일행중 리더격인 산경표님이 디카를 분실해서 우리를 따라오면서 찾고 있는데 조금 전까지 있었는데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산경표님은 1대간 9정맥을 마치고 한강기맥까지 종주를 했다고 하면서 마침 휴식을 하고 있는 근처에서 디카를 찾으므로 잠시 대화를 나누다가 헤어진다.
14시 47분 오늘의 최고봉이며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481m의 달마산 정상에 올라서니 조그만 표지석 두 개가 한 받침대에 세워져 있다.
특히 문바위에서 달마산(불썬봉)까지는 달마산 암릉의 축소판처럼 마치 공룡의 등처럼 울퉁불퉁한 바위들을 오르내리는데 오늘의 하이라이트이면서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주위 조망이 무척 빼어나며 봉화대에 올라선다.
우측으로 완도와 해남 남창의 연륙교도 보이고 가야할 대둔산과 두륜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달마산 구간은 좌우측으로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진행하는 산행이라 조망도 뛰어나고 바위지대를 산행하는 재미도 함께 즐길 수 있다.
15시 29분 좌측 송촌리가 내려다보이는 428봉에 올라서고 16시 11분 바람재에 도착하니 이제 험한 바위구간은 거의 벗어난 것 같다.
그리고 16시 19분 관음봉에 올라서니 완도가 더욱 뚜렷하게 내려다 보이고 이제 크게 험한 길은 없는 것 같으며 이후 평범한 산길을 오르내리면서 진행을 하는데 마루금 좌우로 엄청나게 두릅이 많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지나오면서 두릅을 따는데 큰 봉지에 한봉지 가득 두릅을 따서 닭골재에 도착하니 17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며, 이것으로 1구간 산행을 마치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오고 싶을 정도로 매력이 넘치는 달마산이다.
마침 도로 공사중이며 건너편 신남광석재 공장에서 일하던 인부들이 봉고차로 퇴근을 하면서 우리를 완도 연륙교를 지나 바로 숙소인 여관 앞까지 태워다 주니 너무 고마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