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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마침 준비해온 휴대용 음향기기를 빠르게 설치한 왕장. 그러자 사람들은 무슨 공연인가 하여 호기심에 발걸음을 멈췄다.
“ 훅훅 마이크테스트. 아아. 하나둘하나둘하나둘삼넷오여섯칠팔아홉공. 알파브라보찰리델타... ”
어느정도 사람도 모였고 마이크도 정상이다.
“ 유야 부탁한다. ”
“ 네~ ”
유가 마이크를 잡고 광장의 중앙에 서자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 웬 꼬맹이지? 설마 노래라도 하려고 그러나? ”
“ 킥킥. 근데 쪼그만게 귀엽네. 인형같애. ”
“ 하하~ ”
왕장은 공력(攻力)을 끌어올려 감각을 최고조로 높인 후 관객반응을 살폈다.
우선 외모적으로는 대성공이었다.
거금 9만8천원을 주고 한 헤어스타일은 능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
거기에 한 달 간 노예생활을 대가로 얻은 왕국이 사준 옷까지 입으니 그야말로 요정이 따로 없었다.
‘ 오히려 작은 키가 무기가 될 수도 있겠다. ’
관객반응 캐치가 끝난 왕장은 유에게 수신호를 보내 노래를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날렸다.
삑!
음향기기의 어느 버튼을 누르자 노래가 흘러나왔다.
노래는 바로 그녀가 오디션 때 불렀던 대세소녀(大勢小女) 아이유의 좋은 날 이었다.
“ 그냥 모르는 척~ 하나 못들은 척~ 지워버린 척 딴 얘길 시작할까아~ ”
유는 폐관수련 때 연습했던 감정이입술(感情移入術)을 가미한 두성창법(頭聲唱法)을 오성(五成)의 공력으로 펼쳤다.
이미 오디션 당시 때부터 성량만큼은 십대가수급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은 유였다.
감정이입술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는 하나 둘을 합쳐 오성정도로 펼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 와.... 잘한다. ”
“ 대단한데? 누구지?? ”
웅성웅성.
2주간의 폐관수련동안 감정이입술을 연습하며 변한것은 너무 내지르기만 하는 창법밖에 몰랐던 것이 어느 정도 절제할 줄 알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성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 나는요~ 오빠가~ 좋은거얼~~~~~어어어얼~~ 아이쿠야! ”
순간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가사 중 아이쿠 하는 부분에서 유가 실수로 마이크 줄에 발이 엉키는 바람에 철푸덕 하고 진짜로 엎어져버린 것이다.
“ ....조..좋은 연기다. ”
“ 어린나이에 살신성인(殺身成仁)의 경지란 말인가? ”
다행히도 사람들은 실수로 넘어진 게 아니라 연기를 위해서 넘어졌다고 생각하는 듯 보였다.
“ 히잉.. ”
유는 히잉거리며 일어나고는 무릎을 탁탁 털더니 슬슬 삼단(三段)부스터를 준비하기위해 성량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 하나~ 둘~ 아민 마 드림~~~~ ”
음이 고음으로 올라가며 자연스럽게 이기어성(以氣馭聲)의 창법이 이성으로 펼쳐졌다. 폐관수련을 하면서 일성으로 이성으로 약간의 깨달음이 있었던 것이다.
“ 아...아름답다. ”
“ 천상의 목소리다! ”
모든 창법중 궁극의 창법이라는 이기어성답게 이성밖에 펼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장내는 감동의 도가니가 되어버렸다.
어느새 관객은 백명을 넘어 오백명, 아니 천명은 족히 되어보였다.
실로 이기어성이란 대단한 창법이라 할 수 있었다.
노래가 끝나자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유를 응원했고 왕장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웬 바가지 하나를 들고는 사람들 틈을 비집고 다녔다.
“ 하하 감사합니다! 이상 신인가수 ‘유’ 였습니다! 예예~ 헤헤~ ”
그러자 거짓말처럼 사람들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바가지에 돈을 던져넣기 시작했고, 가격대는 오십원부터 만원까지 다양했다.
.....
공연이 끝난 후 음향기기를 정리하고는 도망치듯 광장을 벗어난 왕장과 유는 바가지에 모인 돈을 보고는 기뻐했다.
“ 스물셋, 스물넷, 스물다섯.... 백만스물둘, 백만스물셋.... 처..천만원! ”
“ 와 정말요? 그럼 탕수육 먹을 수 있나요? ”
왕장은 어이가 없었다. 그냥 미용실 빚이나 갚으려고 혹시나 해서 벌인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던 것이다.
게다가 수많은 동전, 지폐들 사이에 끼어있는 백만원짜리 수표 한 장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 그...그래. 탕수육뿐이겠느냐? 깐풍기에 양장피에 고량주까지 풀세트로 시켜주마! ”
“ 와 기뻐요! 근데 고량주가 뭔가요? ”
둘의 중국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
어느 거대한 건물안.
가요계를 대표하는 삼대기획사중 일이위를 다투는 진영세가(眞影世家)의 위풍당당한 건물이었다.
그 안에 사장실인듯 보이는 방 안에 고릴라를 닮은 남자한명이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바로 하늘이 내린 천재 프로듀서 제이와피(劑理渦避) 박진영이었다.
경이소녀(驚異小女) 원더걸스, 유돈노미(有暾露美) 미스에이, 오전두시(午前二時) 투에이엠, 오후두시(午後二時) 투피엠. 게다가 지금은 독립한 세계적인 한류가수 호우경보(豪雨警報) 비를 비롯 걸걸한 인재들을 배출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 괜찮은데? ’
그가 보고있는 것은 동대문 어느 광장에서 어느 쪼그만 소녀가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이었다.
일반인이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어 올린듯 한 이 동영상은 이미 조회수가 백만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 내눈을 피할 순 없지.... 저건 넘어지는 안무가 아니라 정말로 넘어진거야.... 그래도 꿋꿋이 일어나 노래를 하는걸보니 사람이 됐군. 자고로 실력보다는 우선 사람이 되야 최고의 가수가 될 수 있지. ’
그가 항상 말하는 것이 뛰어난 가수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사람자체가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일단 박진영은 그런 면에서 저 소녀가 어느 정도 마음에 든 듯 보였다.
....
동대문 공연으로 큰돈을 번 왕장과 유는 바로 왕국이 잡혀있는 옷가게로 가 백만원짜리 수표를 입김으로 훅 날리며 쿨하게 거스름돈도 받지 않고 왕국을 데리고 나왔다.
그러나 거스름돈 안 받는 대신에 유가 입을 옷이라도 몇 개 더 가지고 가자는 왕국의 말에 혹한 왕장은 아까의 쿨 했던 모습은 사라진 채로 76만4백원 어치의 옷을 정확히 사고는 옷가게를 나왔다.
“ 그간 고생 많았네 왕국. 자네가 없었다면 이런 큰돈을 만질 수 없었을 것일세. ”
“ 에헴! 뭐 그 정도야.... 그나저나 이제 어찌할 생각인가? ”
“ 일단 자네가 없는 사이에 폐관수련으로 유의 실력이 많이 상승했다네. 아무래도 이정도면 음악중심(音樂中心)이나 인기가요(人氣歌謠)에 출전해도 크게 손색이 없을 것일세. ”
“ 지금 유가 십대가수들을 상대할 수 있다고 보는가? ”
왕장은 왕국의 말에 잠시 침묵하고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현재 유는 귀가 편찮으신 할머니와 오랜 생활 끝에 자연스럽게 얻어낸 엄청난 성량, 그를 기반으로 해서 자연스럽게 파생된 두성창법이 가장 큰 장기이다.
비록 폐관수련을 하며 가성창법이나 반(半)가성 창법 같은 기교가 필요한 창법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아직 안무능력(按舞能力)은 거의 없다고 할 정도였기 때문에 노래와 춤 모두 뛰어난 십대가수를 이기기엔 무리가 있었다.
방법은 두 가지였다. 노래를 춤 따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키우던지 지금부터라도 춤을 가르치던지.
하지만 유는 춤을 배우기엔 키가 너무 작고 팔다리가 너무 짧았다. 그리고 툭하면 철푸덕 넘어지는걸 보아하니 운동신경(運動腎莖)이 좋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 십대가수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웬만한 가수들은 상대할 수 있다고 보네. 일단 경험이라도 쌓을 겸 해서 출전시키는 게 어떨까 싶네만.... ”
“ 음.... 과연 그렇군. 그럼 이왕 생각난 거 바로 방송국으로 찾아가세. 그러고 보니 오늘은 생방송 인기가요가 하는 날이 아닌가? 이렇게 된 거 오늘 당장 출전시키는 게 좋겠구먼! ”
“ 좋은 생각일세. ”
그렇게 셋은 삼대 방송사(放送寺)중 하나인 에스비에스 방송국을 찾아갔다.
“ 이런저런 이래저래 요리조리 하니 우리 유를 출전시켜주시오. ”
“ 안됩니다. 제간 그런 권한이 없습니다. 시간도 얼마 안 남았구요. 미리 오셨어야죠. ”
“ 그건 정말 미안하오. 하지만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소. ”
그러자 왕국은 그간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특히나 23만원이 부족해 2주간 노예생활을 했던 부분을 얘기할 때는 감정이 복받쳐 목이메어 얘기를 계속할 수 없자 왕장이 이어서 말을 이어나갔다.
“ 이런저런 그런저런 요래조래한 일들이 있었소. ”
“ 음...... ”
방송관계자는 잠시 심각하게 생각하더니 갑자기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왕장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 방법이 있기는 한데..... ”
“ 무엇이오? ”
그러자 관계자는 엄지와 검지손가락 끝을 붙여 동그랗게 만들고는 왕장에게 보여주었다.
그것은 딱 봐도 돈을 요구하는 제스쳐였다.
“ 어...얼마면 되겠소? ”
“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 ”
왕장은 지갑을 열어보았다.
아직까지 그때 동대문공연에서 벌어들인 돈이 꽤 남아있었기 때문에 제법 두둑했다.
하지만 그는 그중 절반정도만 보여주고 그이상은 절대 안 된다고 배짱을 부릴 생각이었다.
“ 오백! 오백 이상은 안되오! ”
“ 콜. ”
의외로 관계자가 쉽게 승낙하자 어안이 벙벙한 왕장이었지만 아무튼 이렇게 해서 유는 오늘 가요무대(歌謠舞臺)에 서게 될 수 있었다.
‘ 오..오백씩이나 받다니. 사실 오만원만 줘도 들여주려 했는데 하하하! ’
왕장이 알면 혈압이 터져버릴 일이었다.
....
“ 유야, 잘 듣거라. 조금 갑작스럽긴 하지만 넌 오늘부터 가수로 데뷔한 거나 다름없다. 반드시 너의 최고의 절기를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 ”
“ 네~ ”
“ 좋은날은 부를 수가 없단다. 이번에 대세소녀(大勢小女) 아이유 역시 출전한다고 하니 노래가 중복이 되선 안되기 때문이다. ”
“ 히잉.... 난 좋은날이 노래도 좋고 부르기도 좋고 가사도 좋고 좋은 게 좋은 거고 그래서 좋은데..... ”
몇 시간 후.
방송이 시작한 듯 가수들이 무대 위로 올라가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출전가수라면 대기실에서 대기하는 게 원칙이지만 오늘 당장 데뷔한 유에겐 그건 무리였다.
그래서 출전가수이면서도 어쩔 수 없이 팬들과 함께 객석에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 유야. 잘 배우거라. TV로 보는 것과 실제로 듣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란다. 이 세상에 기인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느낄 수 있을게다. ”
“ 네~ ”
아직 데뷔한지 얼마 되어 보이지 않아 보이는 초짜 신인가수(新人歌手)부터 시작해서 어느정도 노련해진 듯한 가수, 그걸 넘어 한결 여유로움까지 느껴지는 중견가수(中堅歌手)까지 다양한 경지의 가수들이 출전하고 있었다.
‘ 실로 놀랍다. 한낱 신인가수라 한들 실력들이 보통이 아니구나! ’
특히 많은 인원을 바탕으로 한 군무로 무대를 사로잡는 아이돌(兒肄突)그룹들은 실제로 보니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었다.
이미 춤사위와 신체가 하나가 된다는 신무합일(身舞合一)의 경지는 물론이고 중견가수 급 아이돌그룹의 경우 이기어성(以氣馭聲)과 같은 개념의 이기어무(以氣馭舞)의 경지까지 다다른 고수도 간간히 보였다.
“ 꺄악!! 나온다!! 오빠!! ”
“ 꺄아아아악!! ”
순간 귀를 찢을 정도의 돌고래 초음파가 주위에서 들려왔다.
그들은 바로 가요계의 최고의 공포조직 빠순이(破順吏)들이었다.
그들은 외모가 출중한 남자 아이돌그룹을 추종하는 세력으로 각종 꼬장, 약탈 등 지독한 짓을 일삼고 다니는 무리들이었다.
이들의 무서운 점은 세력이 엄청 거대하다는 점으로 능히 이들이 전부 모이면 태산(太山)도 움직일 수 있다고 전해진다.
또한 이들은 팬카페(閉家閉)라는 천라지망을 이용하여 초단위로 정보를 주고 받고 있었다.
즉 그들에게 잘 못 찍히는 순간 몇 분 내로 그들 전체의 표적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두 번째로 무서운 점은 지나치다 못해 광적인 충성심에서 나오는 초고음의 샤우팅(死雨㯑) 이었다.
샤우팅창법에도 감정이입술(感情移入術)이나 두성창법(頭聲唱法) 등 여러 가지를 가미하면 분명 최고의 창법이 될 수 있으나, 문제는 빠순이들은 오로지 순수한 샤우팅 창법만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 창법은 한명일 때와 두명일 때가 또 다르고, 백 명일 때와 이 백 명일 때가 위력이 또 다르다. 즉 시전자(示展者)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에 비례해 위력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 참으로 엄청난 위력이다 크으.... ’
왕국과 왕장은 고통에 양손으로 양 귀를 움켜잡고는 허리를 굽혀 최대한으로 방어를 했다.
헌데 유는 이상하게도 아무런 고통도 없는 듯 그저 멀뚱멀뚱 정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 뭐지? 어떻게 된 거지? 어떻게 이 상황에서 멀쩡할 수 있는 거지? ’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분명 숨겨진 비기가 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둘이었다.
잠시 후 무대 위에는 두 명의 잘생긴 남자 둘과 백댄서들이 올라왔다.
그들은 바로 십대가수중 하나이자 동방의 신의 아들들이라는 수만세가(數萬世家)의 동방신기(東方神技)였다.
“ 왜! 날그렇게 쉽 게 떠 났 니~ 내가 쉬워 보 였 던 거 니~ ”
“ 꺄악!!!!!! ”
과연 십대가수중에서도 일 이 위를 다투는데다가 이름 그대로처럼 이미 동아시아에서는 전설로 불리고 있는 이들이다.
충격적인것은 노래 실력도 이기어성(以氣馭聲)의 경지를 이룬데다가 춤실력까지 이기어무(以氣馭舞)의 경지에 다다랐다는 것이었다.
평생을 수련해도 하나를 깨우치기가 힘들다는 경지를 무려 두 가지를 한번에 대성(大成)한 것이다.
‘ 허어... 참으로 가요계는 넓구나. ’
왕국은 혹시나 유가 기가죽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안쓰러운 눈빛으로 유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그러나.....
“ 꺄악!!! 오빠!!! 사랑해요!!! ”
언제 일어났는지 자리에 일어서는걸로 모자라 신발을 벗고 의자위로 올라가서는 작은키를 커버하고 있었고 언제 준비했는지 플랜카드까지 준비해서는 두손으로 들고 광란의 응원을 펼치고 있는 유였다.
‘ .... 얜 정체가 뭘까..... ’
잠시 후 동방신기의 무대가 끝났고 몇 번의 가수가 더 올라왔다가 내려갔다.
그리고 드디어.....
“ 자! 다음순서는 오늘 데뷔한 싱싱한 신인가수입니다! ‘유’입니다! ”
“ 뭐지? 아이유 짝퉁인가? ”
“ 처음 듣는데? ”
당연히 난생 처음 듣는 가수가 올라온다니 반응이 좋을리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하는 과정이었다.
“ 라라라~ ”
유는 뭐가 그리 좋은지 콧노래를 라리라리 부르며 통통 튀는 걸음으로 무대 위로 올라왔고 사회자들의 간단한 만담이 끝나자 이내 카메라가 유를 향했다.
꿀꺽..
왕장과 왕국은 긴장감에 침이 넘어갔다.
드디어.... 그들이 그토록 바라던 꿈에 한발짝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단....다...단
감미로운 피아노소리와 함께 음악이 흘러나왔다.
노래는 바로 절대최강 여자 아이돌그룹의 자리를 몇 년째 지키고 있는 수만세가(數萬世家)의 소녀시대(小女時代)의 메인보컬 태연이 부른 ‘만약에’ 였다.
아이돌그룹에서 몇안되는 이기어성(以氣馭聲)이 가능한 가수중 한명이 바로 태연이었다.
그녀가 솔로로 부른 곡이 바로 만약에였다. 최소 팔성(八成)이상의 감정이입술(感情移入術)이 아니라면 그저 보통을 면할정도밖에 부를 수 없는 곡이 바로 이곡일정도로 엄청난 감성을 요구하는 곡이었다.
“ 만약에... 내가 간다면....... 내가 다가간다면................... ”
유의 특유의 청아하고 약간은 허스키한 듯한 목소리가 무대에 퍼져나가고 있었다.
‘ 아니? ’
왕국과 왕장은 첫 소절부터 놀랐다.
평소의 유의 창법이 아니었던 것이다.
무한에 가까운 성량을 기반으로 한 두성창법을 주로 하는 유의 창법은 최근 폐관수련(閉關修練)때 비록 감정이입술을 깨달으며 많이 다듬어 졌다고는 하나 이정도일줄은 몰랐던 것이다.
지금 유는 가히 가슴아픈 사랑을 한 백번은 겪어본듯한 감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중이었다.
“ 내가 바보 같아서~~ 바라 볼 수 밖에만없는 건 아~마도~~
외면할지도 모를 니 마음과~~~~~~~~~~ “
고음부에서도 적당히 절제된 두성창법에 감정이입술을 가미하고 거기에 이기어성의 창법을 추가하니 장내는 감동의 물결에 빠졌다.
“ 아..... ”
“ 너무 슬퍼.... 흑흑..... ”
믿지 못할 일이다. 여자 아이돌에게는 냉혈하기로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다는 빠순이들 몇 명이 지금 유의 노래를 듣고 너무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눈물은 점점 퍼지고 퍼저 객석에 앉아있는 모든 팬들중 절반가까이가 흐느껴 울고 있었다.
“ 흑흑...훌쩍.... 히잉. ”
“ 자..자네... 왜 우나? ”
“ 너무 슬프지 않은가? 흐윽.... 내 태어나서 이렇게 감동적인 노래는 처음일세.... ”
왕국은 왕장의 우는모습을 보고는 어이가 없었다.
평소에 소녀감성(小女感性)으로 유명한 왕장이라지만 이정도까지 일줄은......
“ ....... 두려워서 인가봐~~~~ ”
깔끔한 마무리. 유는 첫 데뷔무대를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내려올 수 있었다.
물론 내려오면서 폭발적인 박수세례를 받은것은 당연한 말이었다.
“ 저...정말 대단한 무대였습니다. 흑...훌쩍훌쩍....정말 대단한 신인이네요! 앞으로 기대가 됩니다~ ”
여자사회자 역시 유의 노래에 감동을 받았는지 우는것을 애써 감추며 진행을 하고 있었다.
유가 자리로 돌아오자.....
“ 유야! 정말 대견하구나! 더 이상 너에게 가르칠것이 없다! 넌 이미 완벽하다! ”
“ 헤헤~ ”
“ 그나저나 도대체 어떻게 한것이냐? 어떻게 이렇게 풍부한 감정을 낼 수 있느냔 말이다. ”
“ 아음..... 만약 이세상에 짜장면이 없다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하고 불렀어요. 너무 슬퍼서 중간에 노래를 못 부를 뻔 했어요... 흑흑...... ”
“ ..... ”
유는 다시 그 감정이 떠오르는듯 갑자기 훌쩍거리며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 이거 천재야 바보야? ’
왕국과 왕장은 어이가 없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로써 전국에 유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
“ 저...저거 뭐야? ”
대기실에서 메이크업을 하고 있던 세명의 남자. 이들은 십대가수이자 가창력만이라면 전국의 그 누구도 이들을 이길 수 없을것이라 알려진 자들이다.
이들은 바로 절대음감(絶代音感) 포맨 이었다.
“ 어린거같은데 제법인데.... 저나이에 성강(聲强)을 사용하다니 말이야. ”
“ 음...... 아무래도 ‘보약’에 대해서도 모르는것 같군. ”
보약(保約).
먹는 보약(補藥)이 아니다.
보호할 보에 약속할 약을 붙인 그들만의 암호이다.
‘보약’ 그것은 십대가수급 이상의 최상급의 가수, 그중에서도 춤이 아닌 가창력만으로 그 위치에 올라간 자들 열넷, 즉 십사음황(十四音皇)끼리 정해놓은 일종의 규칙이었다.
성강(聲强)..... 그것은 노래의 최고의 경지라는 이기어성(以氣馭聲)보다도 위에 있는 경지로 존재조차 알고 있는 자가 드물다.
이기어성의 경우 천재성을 타고난 기재(奇才)의 경우 십대후반 정도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고, 천재성까진 아니라도 어느 정도 소질이 있는 사람의 경우 꾸준히 수련한다면 삼십대 전에 충분히 익힐 수 있었다.
반면에 성강(聲强)을 사용하려면 천재 중에서도 천재들 중에서도 고된 수련은 물론 갖은 고난과 역경의 삶을 살아 한(恨)이 극에 달한 자들만이 사용이 가능하다.
즉 선택된 자들 중에서도 걸러지고 걸러진 진정한 가수들만이 소유할 수 있는 무적(無敵)의 경지라 할 수 있겠다.
만약 성강을 증오(憎惡)를 동반한 공격의 의도로 사용한다면 단순히 물체를 진동시키거나 깨드리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절단시켜버리는 위험한 경지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성강 전개가 가능한 최고위 가수들끼리 정한 것이 바로 성강을 사용하지 말자는 규칙이었다.
이것을 그들끼리 보호할 보, 약속 약 자를 써 ‘보약(保約)’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 이거 이거.... 이렇게 되면 우리도 가만있을 수 없지. ”
보약의 규칙 중 또 하나는 누군가 성강을 사용하는 자가 나타난다면 바로 그 자를 제거(除去)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절대로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 후후.... 이거 간만에 목 좀 풀겠구만.... ”
그들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곧 있을 자신들의 무대를 위해 걸었다.
....
“ 이번에 올라올 가수는 하늘이 내린 목소리! 감성의 세남자 절대음감 포맨입니다! ”
폭발적인 박수세례를 받으며 세 남자가 무대 위에서 간단하게 마이크를 점검하고 있었다.
카메라가 그들을 잡자 노래가 흘러나왔다.
“ 너를 만나 이제야.... 너를 만나 이제야...... ”
왕국과 왕장은 감동했다.
과연 듣던 대로 최고의 자리에 있다는 가수다운 놀라운 감정이입술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었다.
“ 바보 처럼 몰라서~~~~
참 내가 어리석었어~~!! “
고음부에 돌입하자 소름이 돋을 정도의 깔끔한 고음처리는 관객들이 전율스러운 나머지 객석에서 스파크가 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거기에 신용재의 타고난 목소리는 감동을 몇 배로 더해주고 있었다.
“ 미안해!!! 미안하게~~~~~
혼자~~ 웃을꺼!!!!!!!! 라~~~~ “
절정구간에 오자 왕국과 왕장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 이..이 느낌은... 아까 유가 노래를 할 때의 그 느낌이다! ’
왕장은 약간의 강약 차이는 있었지만 분명 아까 유가 부를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갑자기 또 알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오며 눈물이 나오려고 하고 있었다.
“ 흑흑..... ”
“ 너무 슬퍼...... 흑. ”
자신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닌 듯 아까처럼 다시 한번 관객들이 하나둘씩 눈물을 훌쩍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또 객석전체가 울음바다가 되고 말았다.
여태까지 노래가 너무 감동적인 나머지 극소수 몇 명이 눈물을 흘렸다는 사례는 본 적이 있어도 이렇게 엄청난 인원이 한 번에 눈물을 흘린 것은 정말 이례적인 일이었다.
‘ 말도 안돼.....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여태까지 포맨이 무대에서 노래를 할 때는 왜 사람들이 울지 않았지? ’
“ 참 후회했어~~ 네 맘도 몰랐던것 눈물이 흘러!!!!!!!!!!!!! ”
아무래도 왕국역시 같은 생각이었는지 왕장과 왕국은 서로 눈이 마주쳤다.
분명 무언가 있었다.
마지막 최고절정구간....
“ 늦었지만 고오배액~~~~~ 하~~~알께!!!!!!!!!!!! ”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우웅........
쩌저저저저저저저적!!!!!!!!!!!!!
갑자기 주위가 아주 찰나의 순간동안 진공상태가 된 듯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 유가 앉아있는 맨 앞자리 앞 무대가 마치 칼로 수박을 썰듯 쩍 하며 갈라지더니 그 갈라진 틈은 유의 발 앞에서 멈췄다.
“ 으..으...우엥!!!! ”
유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고 무대는 대혼란에 빠졌다.
“ 꺄악!!! 지진이야!! ”
“ 꺄악!! ”
갑작스러운 사고에 관객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경호원들은 일부는 관객들을 유도해 강제로 밖으로 나가게 했고 일부는 무전을 하고 호루라기를 불며 달려 들어와 갈라진 무대 주위에 동그랗게 섰다.
“ 아 이보시오! 얘는 관객이 아니라 가수요! 아까 보지 못했소? ”
질질 끌려가는 왕국은 황당해서 펑펑 울며 경호원의 품에 안겨 쫓겨나고 있는 유를 가리켰다.
“ 닥쳐. ”
“ 뭐..뭣? 너 몇 살이야 이놈아? 넌 애비도 없냐 이놈아! ”
왕국은 아들뻘되는 젊은 경호원에게 모욕을 당하니 참지 못하고 얼굴에 주먹을 날렸으나
“ 훗... 겨우 이정도인가? ”
경호원은 웬 파리가 앉았냐는 듯한 표정으로 피식 비웃어주고는 왕국을 밖으로 내던져버렸다.
“ 크윽.... ”
밖으로 나오자 관객들은 휴대폰으로 여기저기 전화를 하는 사람, 공포에 질려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는 사람들로 다양했다.
그들 셋 역시 당황스러웠으나 이내 진정하고는 침착하게 생각했다.
“ 난 분명히 느꼈네. 땅이 갈라지기 직전에 분명히 진공상태가 되며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었네. 물론 아주 잠깐이었지. ”
“ 나돌세...... 땅이 갈라지다니..... 내 음공(音攻)을 써 창문을 깨뜨리거나 물건 흔드는건 봤어도 이렇게 예리하게 갈라지는걸 본건 처음일세...... ”
“ 허허...... ”
실제로 공격을 의도로 이기어성을 펼치는 것 즉 음공(音攻). 음공으로 물리적 피해를 입힌 사건은 제법 있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증오심을 품을 때가 있기 때문에 간혹 가다가 뛰어난 가수가 격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음공을 사용해 사람을 다치게 한 사건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그건 기껏해야 상대를 넘어지게 하거나 얕은 찰과상수준의 미미한 피해였다.
도저히 아까처럼 땅이 갈라질 정도의 엄청난 파괴력을 음공이라고 볼 순 없었던 것이다.
“ 우엥~~ 흑흑 우앙~!! ”
얼마나 놀랐는지 유는 아직까지도 펑펑 울고 있었다.
그리고 유가 울면서 무의식중에 펼쳐지는 이기어성 때문에 가뜩이나 진정되지 않는 가슴이 더욱 진정이 되지 않았다.
“ 아 거 참 뚝! ”
“ 우엥~!!!!!!!!!! ”
오히려 역효과였는지 이기어성은 이성(二成)의 수준에서 한 단계를 뛰어넘어 최초로 삼성(三成)으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 허..헉.... 깨달음을 얻은 겐가? ’
평소 같았으면 깨달음을 얻었다고 칭찬해줄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다.
“ 계속 울면 짜장면은 없다! ”
“ 뚝. ”
그러자 거짓말같이 울음을 뚝 그쳤다.
‘ 이게 지금 장난하나..... ’
아무튼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사무실로 걸음을 옮기는 그들이었다.
....
“ 포맨이 성강을 사용했다고? ”
“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이미 유 라는 신인가수가 성강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포맨으로써는 당연한 조치였습니다. ”
“ 음..... ”
어느 어두운 방 안에 십 수 명의 남녀가 있었고 그들은 어느 테이블에 앉아있었고, 비서쯤 되어 보이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상황을 설명 중이었다.
이들은 바로 가창력으로만 전국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자들.....
그들은 바로 십사음황(十四音皇)이었다.
‘보약’이 깨졌다는 소식에 하던 동작들을 멈추고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 도대체 유 라는 가수가 누구야? 처음 듣는데? ”
“ 알아본 바로는...... 오늘 데뷔한 신인가수라 합니다. ”
“ 뭐? 오늘? 그게 말이 되냐? ”
“ 게다가 나이가 열다섯이랍니다. ”
“ 뭐? 푸하하. 구려구려. ”
비서쯤 되어 보이는 20대 중반의 여자의 말을 듣고 어이없다는 듯 박장대소하는 그는 바로 90년대 이후부터 20년 이상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절대미성(絶代美聲) 이승철이었다.
“ 두 가지 방법이 있겠군요. 하나는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과 또 하나는...... ”
외모는 많이 줘봐야 30대 초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동안의 미중년.
거부할수 없는 매력의 감미로운 목소리. 발라드의 황제(皇帝) 신승훈이었다.
“ 제거하는 방법 뿐이군요. ”
감미로운 목소리와 상반된 그의 말의 위화감으로 듣는 이들은 소름이 돋았지만 누구하나 반박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뿐이었다.
.....
수만세가(數萬世家)의 건물 안 어느 연습실.
갑작스런 방송사고로 인해 방송 거의 마지막에 무대에 오르기로 했던 소녀시대(小女時代)는 지금 매우 불만이었다.
소녀시대는 이번에 새로운 앨범을 들고 컴백무대를 가질 예정이었다.
헌데 갑작스런 지진이라는 어이없는 사건으로 인해 방송이 정지되자 황당한 것이었다.
“ 아 뭐야~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
태양소녀(太陽小女) 써니가 입술을 쭉 내밀고는 투덜거리자 주위 멤버들 역시 같은 생각인듯 서로 투덜거리고 있었다.
“ 어쩔 수 없지 머~ 사람일이란 항상 모르는 거니까. 다음 주가 또 있으니까 너무 실망하지 말자~ ”
개념소녀(槪念小女) 서현은 국어 교과서 듣기평가에나 나올 법한 특유의 개념 있는 말투로 주위의 멤버들을 위로했다.
하지만 소녀시대의 메인보컬인 탱구탱구(撑球撑球) 태연은 분명 대기실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남들은 느낄 수 없었지만 태연 역시 가창력으로는 이길 자가 거의 없다는 고수였다.
그녀의 감을 피해갈 순 없었다.
‘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해. ’
.....
“ 허어..... ”
“ 냠냠쩝쩝~ ”
사무실로 돌아온 왕장과 왕국은 옆에서 짜장면 곱빼기를 개걸스럽게 먹고있는 유를 딱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까 포맨이 보여줬던 엄청난 무위는 상상조차 하기 두려웠다.
게다가 땅을 가르는 알수 없는 일까지.....
“ 짭짭~ 아 잘 먹었다~ 끄윽~ ”
입 주위에 짜장을 잔뜩 묻히고는 배를 통통 치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유가 오늘따라 더욱 안쓰러워 보인다.
‘ 여기서 좌절해선 안 된다. 기껏해야 유는 2주밖에 수련을 하지 않았다. 수련을 좀 더 하면 된다. ’
왕국은 결심한 듯 배에 힘을 주어 말했다.
“ 오늘부터 또 폐관수련에 들어간다! ”
“ 네?? 싫어요! ”
“ 싫어도 해야한다. ”
“ 싫은데요? 싫은데요? 메롱~ ”
유는 혀를 낼름거리며 왕국을 약 올리는 시늉을 했다.
이미 짜장면 곱빼기를 다 먹은 유는 이미 배가 부르기 때문에 기고만장해져서 꿀릴 것이 없었기 때문에 나오는 자신감이었다.
“ ..... 안한다면 짜장면은 없다. ”
“ ...헛.... ”
역시.... 열다섯밖에 안되는 꼬맹이가 자신을 이길 순 없다고 생각하는 왕국이었다.
그는 이미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좋아요. 그럼 이번엔 짜장면에 탕수육까지 시켜주세요. 저번엔 짜장면만 먹어서 지겨웠단 말이에요. ”
“ ...... ”
설마 이 꼬맹이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올 줄은 몰랐는지 왕국은 당황했다.
‘ 감히 내게 흥정을? ’
왕국은 해보자는 표정으로 말했다.
“ 안된다. ”
“ 그럼 저도 안해요. ”
“ 짜장면은 없다. ”
“ 안먹으면 되죠. 흥~ ”
왕국은 다시한번 놀랐다.
도대체 뭘 믿고 얘가 이렇게 깝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 로또라도 당첨된 건가? ’
생각보다 강경하게 나오자 위기를 느낀 왕국은 하는 수 없이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 짜장면 곱빼기. ”
“ 싫어요. ”
“ 짜장면에 군만두. ”
“ 안할래요. ”
“ 짜장면 곱빼기에 군만두. ”
“ 아~ 집에 가야겠다. 안녕히 계세요~ ”
“ ...... ”
왕국은 순간 이마에 힘줄이 하나 팍 생기며 주먹을 날릴 뻔했다.
‘ 이런 귀여운 것. 많이 컸구나. ’
왕국은 대견하다는 듯 말했다.
“ 내 너의 의지에 탄복하였다. 짜장면에 탕수육 소(小)짜리 시켜주겠다! ”
“ 음.... ”
유는 열손가락을 펴고는 무언가를 계산하는 듯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치 자기가 손해를 보지만 특별히 사정을 봐서 봐주겠다는 듯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뭐... 콜. ”
‘ 쿠..쿨하다. ’
차도녀가 바로 이런 거구나 하는 왕국이었다.
....
폐관수련에 들어 간지 나흘이 지났다.
짜장면을 먹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 빼고는 하루 종일 지옥훈련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 짜장면이 세상에 없다면 어떨까? 그 생각을 하면서 노래를 해봐라! ”
“ 우우우~~~안돼~~~~!!!!! ”
확실히 그때 인기가요(人氣歌謠) 때 갑작스럽게 구현된 정체불명의 창법이 전개되었다.
빠순이들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던 바로 그 의문의 창법. 이기이성과 비슷한 듯 하나 이기어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감정전달력(感情傳達力)이었다.
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 버릴 뻔했다.
하지만 역시 포맨의 그것에 비해서는 한참 모자란 수준이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 땅이 갈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 혹시..... ’
왕국은 혹시 이 의문의 창법도 이기어성과 비슷하게 시전자가 공격의 의도를 지니고 있어야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격의 의도란 살기(殺氣)를 뜻하는 것이었다.
이기어성 역시 살기가 없을 땐 감정전달만 될 뿐 어떠한 물리적 충격도 주지 못한다.
하지만 살기를 지니게 되는 순간 감정전달력은 사라지고 오직 물리적 충격만 주게 되는 것이다.
‘ 그렇다면.... ’
왕국의 표정이 갑자기 무섭게 굳었다.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진지한 모습이었다.
왕장은 왕국과 오래 생활하면서 왕국의 표정만 보고도 무엇을 하려는지 알았다.
‘ 그걸 하려는가. ’
왕국은 유에게 말했다.
“ 도저히 안 되겠구나. 내 너에게 참 실망했다. 여태까지는 잠재력이 제법 있는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그게 아니구나. ”
“ .....죄송해요.... ”
“ 그때 했던 짜장면에 탕수육 약속은 오늘부로 취소다. 나를 원망마라. ”
“ 아..안돼요!...제발... ”
“ 어쩔 수 없다. ”
“ 제가 성공하면 평생 짜장면을 먹을 수 있는 돈을 준다고 했잖아요! ”
유는 짜장면을 먹을 수 없다는 생각에 목이 메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유의 감정이 격해지면서 갑자기 주위의 공기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 ..이..이거다. 이 기운이다! ’
왕국은 도발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결정타를 한방 날렸다.
“ 뻥이었다. ”
“ 헉.....! ”
유는 충격을 받은 듯 눈의 동공이 풀리고 입을 쩍 벌리고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갑자기.
“ 야 이 나쁜놈아!!!!!!!!!!!!!!!!!!!!!!!!!!!!!!!!!!!!!!!!!!!!!!!!!! ”
쩌저저저저저적!!!!!
계속..........
첫댓글 오옷 1빠.
오 대박 잼써옄ㅋㅋㅋㅋ분량도 많고 ㅋㅋㅋㅋ
유돈노밐ㅋㅋㅋㅋㅋㅋㅋ오전두시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이건 이미 군대에서 써놓은거라 팍팍 연재할 수가 있지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빵빵터지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이와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심 웃겨서 미치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