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버나드의 역사

[spoon]

 유럽 중부의 서(西) 알프스의 최고봉인 몽블랑 동쪽에 있는 고개를 말한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주요 교통로 역할을 했다. 최고 높이는 2,469m에 이르며, 스위스의 마르티니와 이탈리아의 아오스타 간 85km를 연결한다. 이곳에 성(聖)베르나르가 11세기에 지은 석조 건축물이 있는데, 세인트 버나드 견의 조난자 구조로 유명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구조견 대신 레스큐 체인(rescue chain)의 헬리콥터가 구조 임무를 맡고 있다. 1964년 생 베르나르 본도(本道)의 터널(길이 5,880m)이 개통되면서 겨울에도 자동차가 통행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1800년 나폴레옹이 군대를 이끌고 이 고개를 넘어 이탈리아로 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세인트 버나드 품종이 형성된 시점에는 산악 구조견 '배리'가있다. 배리는 그 당시 스위스 베른 지역에 흔한 소몰이 개(Cowherd's Dog)였다. 배리의 조상은 티베탄 마스티프(Tibetan Mastiff)로 로마의 말로시안(Malossian)이란 설, 또는 알프스견종이었다는 설이 있지만 정확한 근거를 찾긴 어렵다.

 배리가 산악 구조견으로 명성이 높아지자, 스위스 베른에는 배리와 같은 베른의 소몰이 개들이 개량되어 지금의 세인트 버나드 품종이 탄생되었다.

원래의 세인트 버나드는 짧은 털에다 지금에 비해 작은 체구에 긴 주둥이를 가진 개였지만, 근친 교배의 단점을 막기 위해 뉴펀들랜드의 혈통을 섞음으로써 긴 털의 새 모습으로 바뀌었다.

 당시 배리의 명성 때문에 세인트 버나드를 구하기 위해 스위스 베른을 찾아오는 사람이 성황을 이루었고 이러한 북새통 속에서 많은 번식가들이 돈을 벌기 위해 개들을 무작위로 번식, 세인트 버나드와 비슷한 개를 마구잡이로 팔았다. 특유의 얼룩무늬 등이 무시되고 외모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였다. 세인트 버나드의 본산지는 수도원에서도 때때로 마을의 개를 종견으로 충당하기도 하여 이러한 분쟁에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못하였다.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 1878년 독일에서는 알프스의 개라는 의미의 알펜훈트(Alpenhund)라는 품종을 개발하여 선포하기도 했으나, 이 품종은 센인트 버나드와 같은 범주에 속한다.

 이런 혼란 속에서 스위스는 1887년 세인트 버나드 품종의 스위스 표준을 제정하여 스위스 번식가들이 세인트 버나드 종에 대한 주도권을 잡게 되었지만 흥미롭게도 수도원에서 번식되는 개들은 이러한 표준을 무시해 왔고 오늘날에도 품종 판단의 기준이 되는 표준 제정에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 오늘날 남아 있는 대부분의 세인트 버나드는 슈마허 개의 후손들이다. 슈마허는 1890년 은퇴 후 새로운 사육 자들이 세인트 버나드 품종을 얼굴이 크고 뭉툭하게 변형시키고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조화로운 걸음걸이나 민첨성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었지만 사람들은 슈마허의 불만에 상관없이 크고 뭉툭한 주둥이를 가진 긴털의 개를 사랑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애견은 어떤 모양이 순종인가, 혹은 진짜인가를 떠나서 그 품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호흡하면서 계속하여 개량되어 간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 하인리히 슈마허(Heinrich Schumacher)는 1850년대 후반부터 베른 근처의 홀리겐(Holligen)에서 세인트 버나드 종을 번식하기 시작하여 스위스에서 최초로 세인트 버나드 순종을 사육한 사람으로 기록되었다. 배리1(Barry1)을 종견으로 하여 수도원의 개와 교배하여 짧은 털의 세인트 버나드를 만들었고 1862년부터는 영국, 러시아, 미국 등지로 세인트 버나드를 보냈다. 그는 배리의 원래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번식 프로그램을 운영한 유일한 번식가였다.

 

세인트 버나드 품종을 탄생시킨
인명 구조견의 대명사 배리(Barry)이야기

 영화 '베토벤'이나 만화 '파트라슈'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해진 개가 세인트버나드이다. 영화에서는 육중한 몸집에 얼울리지 않게 주인에게 침 세례를 퍼부으며 애교를 더는 정감어린 이미지로 그려졌고, 만화에서는 할아버지의 우유마차를 끄는 과묵하고 성실한 이미지로 묘사됐다. 그런 이미지처럼 세인트 버나드는 실제로 친근한 반려동물이며 훌륭한 사역견이다.

 이 세인트 버나드 품종은 스위스 알프스의 산악지대에서 산악 구조견으로 수많은 사람을 구한 '배리(Barry)'라는 개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니까 배리는 세인트 버나드(St. Bernard)품종의 기원이자 원조인 것이다. 세인트 버나드란 이름도 배리가 활동했던 스위스 알프스 산맥의 생 베르나르 고개(San Bernardino Pass)에서 유래 되었다.

우리는 세인트 버나드 하면 육중한 몸집과 함께 목에 걸려 있는 술통을 생각하게 된다. 산악 지대의 눈 속에서 사람을 구하면 그 얼어 버린 몸을 녹이기 위해 목에 브랜디가 담긴 술통을 매달고 다녔다고 알려져 있다. 정말 배리가 술통을 매달고 다니며 조난자들을 구조했을까?

배리의 후손은 알프스 산맥에서 지난 2백년 동안 2천여명의 조난자를 구했다.

 스위스에서는 '배리'의 탄생 2백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있었다. 배리의 뛰어난 후각을 기린다는 뜻에서 'A Tribute to the Nose(위대한 코에 바쳐)'라는 부제가 붙었다. 원래 이 전시회는 2000년 6월 9일부터 12월 12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는데, 성황을 이뤼 2001년 2월 25일까지 연장되었다.

2백년전 활약한 배리는 최초로 기록된 '인명 구조견'이자, '세인트 버나드' 종의 효시가 된 것 이상으로 스위스 국민들에게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 지금은 스위스 베른의 자연사 박물관(National History Museum Berne)에 주검이 안장되어 있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사이에 자리잡은 그레이트 세인트 버나드(Great St. Bernard)라는 험준한 알프스 산길은 5천년의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곳이다. 로마 시대 때부터 물자 운송을 위해 이용될 정도로 전략상 중요한 지름길 이었다. 눈 덮힌 산악 지대이지만 이러한 이유에서 이 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부터 1천여년전(1050년이 가장 신빙성 있는 기록임) 성자 버나드가 위험한 알프스 산길을 지나는 여행자들에게 은신처와 피난처를 제공하기 위해 숙박소 역할을 겸하는 세인트 버나드 수도원을 세웠다는 기록이 있다. 그 당시 그곳의 개들은 남아 있는 배리의 사진처럼 현재의 세인트 버나드 품종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배리는 그 당시 베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소몰이 개, 즉 우리가 생각하는 스위스의 잡종 개에 지나지 않았다.

평범한 개에 지나지 않았던 배리는 헌신적인 구조활동으로 인명 구조견 역사의 장을 열었다. 현재의 세인트 버나드 품종의 시조가 된 것이다.

 기록상 1700년대부터 수도원의 개들은 평소 가축몰이를 하거나 산적들로부터 수도원을 지키는 경비견의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수도사를 따라 나서서 험준한 산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기 시작하면서 길을 잃은 여행자나 악천후로 실종된 사람을 구조하기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수도사와 동반하여 조난자를 탐색하였고 나중에는 개들이 독자적으로 활약하는 놀라운 능력까지 보여 주었다.

 이런 전설적인 영웅담은 나폴레옹의 일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나폴레옹이 25만 군대와 함께 개들의 인도를 받아 험준한 알프스를 무사히 넘던 1800년에 배리가 태어난 것이다. 나폴레옹은 당시 세인트 버나드를 넘으며 "어? 이산이 아닌데..."라고 했다는 우스개 소리도 전해진다. 실제로 천하의 나폴레옹도 가이드와 개들의 안내가 아이었다면 그 험준한 산길을 넘기 어려웠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개들이 길 안내견이나 구조견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던 시기에 태어난 배리는 탁월한 후각과 본능적인 감각을 이용해 눈보라 속에서 조난자를 찾아내는 뛰어난 활약을 하였다. 조난자의 얼굴을 핧아서 깨우고, 정신을 차린 조난자를 수도원으로 안내하거나 수도사에게 알려 구조하도록 했다. 배리는 수도원에 머무른 12년 동안 40여 명의 인명을 구해낼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하였고 특별한 훈련 없이도 본능적으로 인명 구조견 역할을 하였다고 전해져 온다.

 천부적인 탐색 능력과 품성으로 수많은 인명을 구한 배리는 나이가 들자 1812년 수도원장의 요청에 의해 베른으로 옮겨져 2년 동안의 편안한 여생을 보내고 14년의 생을 마감하였다. 배리의 시신은 외국의 여느 영웅개와 마찬가지로 외형이 보관되어 지금도 배른 자연사박물관의 현관에 당당하게 서 있다. 배리의 활약을 기리기 위하여 지금까지도 수도원에서는 '배리'의 이름을 딴 개를 기르고 있지만 그 어떤 배리도 원래의 배리 만큼의 명성을 누리지는 못할 것이다. 배리 이후 남아 있는 마지막 구조 기록인 1897년 눈더미 틈세에서 얼어죽을 위기에 있는 12살 소년을 개가 감지하여 목숨을 구했다는 것을 포함하여 세인트 버나드 고개에서 개들은 2백여년 동안 약 2천여명을 구조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세인트 버나드 수도원은 배리로 인하여 관광 명소가 되었고 1960년대 내셔날 지오그래픽지가 수도원에 몰려든 수많은 관광 인파를 쵤영할 만큼 유명해졌다. 이상은 자료로 확인된 '배리'의 객관적인 실제 이야기다.

 그러나 당시 배리의 활약에 대한 기록은 상당히 빈약한 편이다. 이 때문에 배리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와전되고 변형돼 전해져 왔다. 물론 이것은 배리가 그만큼 전설적인 개였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설명해 주기도 한다. 잘못 전해진 이야기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배리의 목에 걸려 있는 술통이다.

배리는 목에 술통이 메고 있지 않았다. 배리 목에 달려 있는 술통은 배리의 유명세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던 브랜드 통 제조업자들의 작품이다. 배리의 이야기에 숨겨진 사실은 '배리 탄생 2백 주년' 전시회의 책임자이자 '배리' 연구의 권위자인 마르크 누쓰바우머 박사(Dr. Marc Nussbaumer)의 자료에 의해 확인되었다.

 그러나 먼저 밝혀 둘 것은 와전된 이야기와 상관없이 그 당시 '배리'의 명성은 전세계적으로 대단하였고, 실제로 극성스러운 영구 애견가들은 '배리'와 같은 개를 데려오기 위해 끊임없이 스위스 베른 으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배리에 대한 관심은 '세인트 버나드'라는 한 품종을 새롭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잘못 알려진 첫 번째 이야기는 '배리' 의 목에 단 전설적인 브랜디 통이다. 조난자가 이 술을 마시고 체온을 높였다는 이야기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배리'를 상업적으로 이용하여 브랜디 통을 만들어 팔던 사람들에게는 애석한 일이지만 그 당시 '배 리'가 목에 브랜디통을 달았단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지금까지도 많은 회사에서 이 세인트 버나드 브랜디통을 팔고 있다. 다만, 기록에 의하면 1800년에 카노니쿠스 무리쓰(Canonicus Murith)가 라 피에프(La Pierre)의 농장에서 수도원까지 우유와 버터를 운반하던 작은 안장이 달린 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개의 목에 달린 전설적인 브랜디 통은 등산가 마이느서(Meissner)에 의해 발명된 것으로 추정되며 그가 1816년, 개의 목에 알코올을 담은 통과 빵이 든 바구니를 매달았다고 적고 있다. 기록이야 어찌 되었든 사람을 잘 따르는 커다란 몸집의 세인트 버나드가 달랑거리는 술병을 매달고, 기진 맥진한 조난자를 정성껏 핥아주는 장면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될 만했다.

 두 번째는 1812년 '배리'가 41명째 조난자를 구하려다 '배리'를 늑대로 오인한 조난자의 가해로 큰 상처를 입어 치료 후 요양 차 수도원에서 베른으로 옮겨져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세인트 버나드 수도원에서는 배리가 다쳐서 치료 받은 후 배른으로 내려갔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밖에도 소녀를 등에 업어 구해 왔다는 등 몇 가지 이야기에 대한 논란이 있디만 그러한 기록에 대한 논란은 우리에게는 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 않았다. 하지만 스위스의 상징적인 개를, 또한 영웅개를 기념하는 행사에서 그 전시회의 책임자인 스위스의 학자가 근거 없는 이야기에 대한 사실 기록을 밝힐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이 것은 그만큼 '배리'의 영웅적인 실화가 자랑스럽다는 반증이기도 하며 애견을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의 올바른 행동의 귀감으로 받아들여진다.

영구보존된 배리의 원래모습

[사랑이네]

여기도 사진이 안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