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 공원 몽마르뜨 언덕에서- 앞줄 왼쪽부터 박윤서 김정영 이규녀 김경옥 김정숙 조영순 뒷줄 왼쪽부터 오윤석 권혁돈
이용섭 박정선 홍순복 김명숙 윤태갑 김명자 홍석천 최월용- 오늘 함께한 친구는 16명이다. 많은 친구들이 맨발걷기를 실행
중이다.
반포의 서리풀 공원에는고속터미널에서 누에다리, 몽마르뜨언덕, 효령대군의 사당인 정권사를 거쳐 방배역에 이르는
3.2km의 산책로가 있다. 서리풀이란 서리가 낀 풀 또는 익을 수록 고개를 뜻하는 벼의 의미라고 한다. 이 일대에는 예전에
서리 낀 풀 그리고 논이 많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겠다.
사평역 2번 출구 아파트 숲을 지나 서리풀 공원 입구로 향하는 일행
공원 입구를 지나 오솔길로 접어들다.
오르며
누에다리
누에 조형물과 안내판
내려가며
정성(精誠)
가을의 결실을 맺는 열매와 우정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베푼다는 것이다. 열매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익을 탐하지 아니하고
자신을 온몸으로 베푼다. 정성으로 마련한 음식을 친구는 다른 친구들에게 베푼다. 가난하고 고독하고 불안하지 않도록.
가을은 예부터 천고마비(天高馬肥)와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
로 불렸다. 들판엔 황금물결 일렁이고 나무엔 열매가 주렁주렁하다.
산들바람엔 두 뺨을 맡기면 행복은 어느덧 나의 것 우리 것이 된다.
그러나 바람이 쌀쌀해지면 달라진다.
체코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의 1902년 작품
가을날은 하느님께 기원하는 형식의 시이다. 그 한 구절을 보자.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후로도 오래 고독하게 살아
잠자지 않고,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에 불려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스러이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
또한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김광균(金光均,1914-1993)
시인의 1940년 작품 추일서정(秋日抒情)의 첫 구절은 이렇다.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砲火)에 이지러진 도룬시(市)를 생각나게 한다
-도룬(토룬)은 폴란드 중부의 공업도시이다-
가을은 고독하고 가난한 자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낙엽은
나라를 빼앗기고 외국으로 망명한 정부에서 발행한 지폐처럼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낙엽은 자연의
일부로 생명의 영속(永續)에 다름 아닌 것이 되어
산들바람에 두 뺨을 맡기고 모든 이가 그 시원함에 행복을
느끼려면 망명 정부와 가난한 자와 같은 말이 사라져야 할 것
이다.
다른 친구들을 위해 정성을 다한 우리는 진정 산들 바람에
행복을 느낀다. 낙엽은 생명의 영속이며 우리의 우정은
타인에 의해서 강요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나온 것이다.
어떤가? 가을의 아름다움을 글이나 말에 담아보지 않겠는가?
그 글이나 말 한마디에 우리의 인생이 바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가을비 우산 속의 아름다움과
뒤풀이를 마련한 친구에게서 행복을 발견한다!
그대 사랑받는 난 행복한 사람!!!!!!
우리는 11월을 기약하며 다시 빛과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첫댓글
제 동네 앞산입니다.
제가 자주 걷던 숲길을..
우리발안친구들과 함께 걷다니요!!
그 전날밤엔 잠도 오지 않더라니요~ㅎㅎ
그날,
숲길을 함께 걷던 친구들..
뒷풀이까지 한분도 빠짐없이 함께
11시에 만나 7시경 석별하다니..
참으로, 흐뭇한 하루였습니다.
대단히 감사하며, 못오신 친구들은
다음기회를 바라면서..
그날 모인 친구들 16인..
저의 기쁨은 ×16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