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일 홍
조진호
희고 붉고 분홍 채색사(彩色絲 )를
푸른 포면(布面 )에 펼쳐
석 달 열흘 간 님께 드릴
수를 놓고 있을 테요
수천 수만 번 암 수 틀 위로
바늘을 빼고 찌르며
포백( 布帛)위로 피가 번져도
그저 꽃 물 이려니 하시고
그리움의 눈물이 가장자리에 번지더라도
손때 묻은 얼룩이려니 하세요
혹여 님의 일상이 분주하시어 못 오시면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항상 이 자리에서 백일 동안
님 오실 길 지붕 위에서 수 놓고 있을 테요
박 주 가 리
조진호
내 낡은 윗 주머니 속으로 날아와
쥐 죽은 듯 미동 않는 씨앗 한 알
폭염을 탐하며 질식할 듯
매실 가지 휘감더니
잎 져버린 가을 끄트머리
깃털 같은 흰머리 사랑을 훨~훨
약력
`97 문예사조 시 신인상 등단
구례군청 국장 정년퇴임
13.14대 구례문인협회장
현 한국문인협회원
현 전남문인협회원
첫댓글 고문님께서 첫 스타트를 끊으셨네요.
저도 뒤따라 올립니다.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