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바다가 되어줄게>
글쓴이: 임우석
은성이와 가족들이 자주 연락하고, 서로의 삶에 상관하기를 바랐습니다. 비록 떨어져 살지만 은성이가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기를 바랐습니다. 그럼 다음을 다음 2015년 ‘가족’ 과업을 지원했습니다.
은성이가 원하면 하루에 몇 번이라고 부모님과 통화하도록 지원했습니다. 한 달에 한번 부모님 댁에 다녀왔고, 명절에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만나러 울산에도 다녀왔습니다. 여름방학에는 부모님과 바다에 가서 낚시를 했습니다. 이제 가족여행이 연례행사가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학부모 역할 할 수 있게 지원했습니다. 학교 선생님과 부모님이 직접 소식 주고받도록 주선했고, 스승의 날 선물은 부모님께 부탁했습니다. 선물뿐만 아니라 은성이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꼭 부모님과 상의했습니다. 303호 반찬도 때마다 어머니가 보내주셨습니다.
은성이는 부모님 생일, 여동생 생일, 어버이날에 직접 편지를 쓰고, 선물을 사서 보냈습니다. 어버이날에는 아버지께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인사했고, 아저씨생신 때는 축하 노래를 영상으로 찍어 ‘은성이 밴드’에 올렸습니다. -4p
올해 은성이가 가잘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 학교입니다. 은성이가 학교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좋은 관계 맺길 바랐습니다. 부모님이 학부모로 제구실하기를 바랐습니다. 이 두 가지를 중심에 두고 ‘학교’과업을 진행했습니다.
샛별중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행사가 ‘무척’ 많습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행사가 있습니다. 학교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큰 유익이 있습니다.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웬만한 행사는 모두 착석할 수 있었습니다.
입학하면서 도움반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께 은성이 개인 파일을 주었습니다. 선생님들이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가정방문 온 담임 선생님은 파일을 읽으며 은성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많고, 강점이 많은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4월에는 은성이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들이 만나 은성이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가정통신물을 비롯해 은성이에 관한 것이라면 빠짐없이 부모님께 알려주었고, ‘은성이 밴드’를 만든 후에는 이 공간을 이에 관한 소식을 공유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은성이 부모님과 선생님이 직접 소통하는 횟수가 늘어났습니다.
올해 은성이 ‘학교’과업을 진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초등학교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한 동창회입니다. -24p
올해도 전원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이제 중고등부에서 예배를 드립니다. 교회에서도 학교와 마찬가지로 성도들과의 관계가 깊어지기를 바랐습니다. 또 신앙생활하며 영적으로 성숙해지기를 바랐습니다. 은성이가 착하고 바르게 커 나가는데 신앙이 좋은 길잡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은성이 현금 챙겨주고, 가끔씩 장로님, 집사님과 통화하며 은성이 소식 묻는 것 외에는 한 일이 없습니다. 그만큼 교회 성도님들이 은성이를 잘 창겨줍니다.
새로 은성이 담임을 맡게 된 이정회 집사님께 인사하고, 은성이 파일을 전했습니다.
‘신앙생활’ 과업을 진행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 중고등부 여름수련회 참석’입니다. 1박 2일 동안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은성이를 도와가며 수련회를 진행했습니다. -62p
올해도 재능교육에서 국어, 수학 수업을 했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하교 시간이 늦어져 학월 갈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 하던 수업을 한 번으로 줄이고 시간을 늘렸습니다. 매주 월요일에 한 시간 정도 국어, 수학 수업을 받습니다.
공부의 효과는 크지 않은 것 같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습니다. 학습 외에 계단을 오르내리며 걷기연습 하는 효과도 있고, 여러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만나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제가 헤아리지 못하는 많은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학원에 다니는 것은 직원의 의지보다는 부모님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정성실 선생님은 미세하지만 학습효과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72p
한 달에 세 번, 꾸준히 승마를 했습니다. 횟수를 더하며 은성이의 자세가 좋아지는 것이 눈으로 보입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있는 과업이기에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올해는 승마뿐만 아니라 사무실에서 마장까지 보조기를 착용하고 걷는 연습도 꾸준히 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했지만 이제는 한 번도 쉬지 않고 단번에 마장까지 갈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승마 하는 모습과 걷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은성이 밴드’에서 은성이 지인들과 공유했습니다. 승마장 사장님, 사모님뿐만 아니라 교관들과도 관계가 깊어졌습니다. -74p
올해 일기를 꾸준히 쓰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쓰지 못했습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충실히 이 과업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일기’는 은성이가 자신의 생각을 표한하는 도구로써 중요하기도 하지만, 은성이의 삶을 기록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76p
‘303호 식사’과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은성이가 식사 준비과정에 참여하는 것, 일반 가정의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는 것, 부모님이 은성이의 식사에 관여할 수 있도록 주선하는 것이었습니다.
되돌아보면 이 세 가지 모두 충실히 잘 한 것 같습니다. 적어도 한 끼는 303호에서 여유 있게 식사를 했고, 가능하면 하인수 씨, 우성이, 은성이가 좋아하는 반찬을 직접 만들어 먹었습니다. 밑반찬은 은성이 부모님께 부탁해 냉장고에 두고 먹었습니다. 또 은성이가 식사 준비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식탁 닦는 것을 부탁했고, 본인 수저는 스스로 꺼내서 놓도록 했습니다. -79p
은성이 스스로 목욕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올해 ‘목욕’과업의 목표였습니다. 목욕을 마친 뒤에 “내가 다 했어요.”라는 말을 은성이가 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단계를 나누어 은성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했고, 할 수 있는 것을 더 잘 할 수 있게 지원했습니다. 할수 없는 것은 직원이 도와주었습니다.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도로 스스로 하는 부분이 늘었습니다. 거의 은성이 혼자 목욕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직원은 은성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그 기다림이 때로는 힘딜기도 하지만 “오늘 목욕 내가 다 했다.”하는 은성이를 기대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81p
주로 방학 때 은성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은성이가 하고 싶었던 일을 미뤄두었다가 방학 때 합니다. 영화 보고, 노래방 가고, 외식 하고, 쇼핑합니다. 하굣길에 틈틈이 하지만 주로 방학 때 시간을 두고 여유 있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사한 커피숍에 가서 차 한 잔 시켜놓고 이야기 할 때도 있습니다.
오랜만에 은성이와 데이트 했다. 돈가스를 먹고 싶다 해서 ‘토마토 아저씨’에서 돈가스와 파스타를 먹었다. 점심 먹고, 대백마트에서 장보고, 어버이날 선물 사러 “덕유문고‘와 ’기독교백화점‘에도 들렀다. 중학교 올라가며 늦제 마치는 날이 많아 단 둘이 이야기 나눌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시간 보내며 이야기 하니 좋다 -86P
‘은성이를 아는 사람들이 소통하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도은주 선생님의 말에서 힌트를 얻어 ‘은성이 밴드’를 만들었습니다. 7월 20일에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유용하게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학교 선생님은 가정통신문이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알리고, 부모님은 집에서 있었던 일을 올립니다. 교회 집사님은 수련회에서 은성이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공유했고, 직원은 월평빌라에서 은성이의 소소한 일상을 글과 사진, 영상으로 공유했습니다. 직원이 쓴 일지 중에서 알릴만한 내용이 있는 일지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87p
물리치료에 관한 내용은 의료팀 평가서를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올해 물리치료 계획을 세우며 물리치료사 선생님과 수차례 만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일상에서 물리치료 하기를 바랐고, 가정팀 직원이 할 부분과 물리치료사가 할 부분을 구분해서 지원하자고 했습니다.
재능교육 학교 계단 오르내리는 것과 승마장까지 걷는 연습을 매주 했고, 방학 때는 거의 매일 스탠딩과 바닥에 앉는 연습을 했습니다. 승마를 하며 물리치료의 효과를 많이 보았습니다.
일상에서 가능한 만큼 손과 발을 자주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목욕, 이동, 양치, 식사 등의 과업을 진행했습니다. 한계는 있겠지만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그만큼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질 거라 생각합니다. -91p
성실하고 근면하며 부지런히 몸소 실청하는 선생님 보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책으로 말로만 배움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몸소 실청하는 선생님을 볼 때 부끄러움 밖에 없습니다.
입주자 분들 대할 때난 직원 대할 때 늘 한결 같은 모습을 봅니다. 감동을 느낍니다. 앞으로 저도 누구에게나 위로가 되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18p
선생님께서 은성이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웁니다. 은성이가 ‘저런 것도 할까?’ 하는 것들이 ‘와~ 할 수 있네’하고 생각들 때가 많습니다. 은성이를 기다려주고, 할 수 있다 격려하고, 잘했다 하는 모습을 보면서 반성하기도 합니다. -119p
서은성과 임우석 선생님, 시설 사회사업의 역사를 쓰는 임우석 선생님, 2015년에도 뜻을 품과 사랑과 열정으로 쓴 역사를 담은 책을 보니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가 하여 존경하고 고맙습니다.
한 사람과 그 사람의 삶을,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왜곡하지 않고 변질시키지 않고, 평범하게 담백하게 풀어내고 살폈습니다. 감동하고 감탄한다면 아무나 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이 아니요, 유별나고 요란한 특별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부지런히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말단 사회사업가의 길을 묵묵히 자랑스럽게 즐거운 마음으로 성실히 걸어가니 고맙고, 부럽습니다. -12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