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트레일 마추픽추 출사
페루는 남미 최고의 여행지이다. 세계인이 '가장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꼽은 마추픽추(Machu Picchu)와 세계적인 불가사의 중 하나인 나스카(Nazca) 문양, 장엄한 안데스산맥이 있고, 남미에서 최고로 꼽히는 미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 1위로 선정된 '잉카 트레일'(Inca Trail)이 있다. 이 길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잉카 트레일은 한때 잉카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Cusco)를 출발해 '공중 도시' 마추픽추까지 4~7일을 걸어야 하는 코스다. 산속에 텐트를 치고 자고, 전문 요리사를 대동해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길고 험한 길이지만 매년 2만5천여 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그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잉카 트레일은 '성스러운 길'(Sacred Trail)이라 불리는 2일 일정의 코스부터 '클래식 잉카 트레일'로 불리는 4일과 5일 일정, 눈 덮인 살칸타이(Salkantay, 6,271m) 산의 정상 아래를 지나는 7일 일정 등이 있어 체력과 취향에 따라 선택해 도전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코스는 43㎞를 3박 4일간 걷는 '클래식 잉카 트레일'이다. 트레킹은 쿠스코에서 82㎞ 떨어진 '킬로미터(Kilometre) 82'나 '킬로미터 88'에서 시작된다.
첫날은 왈라밤바(Wayllabamba)까지 12㎞를 이동하며 계곡과 평원을 걷는다. 2일째는 가파른 숲길을 오르고 해발 4천200m의 가장 높은 길을 지나는 힘든 구간을 통과해야 한다. 이때는 뜨거운 태양과 차갑고 거센 바람도 견뎌야 한다. 그러나 이곳을 거치면 어렵지 않은 내리막이 나타나고 이내 둘째 날 숙소인 '파카마요'(Pacamayo) 캠프장에 닿는다.
3일째는 캠프장에서 고고학 유적지인 위냐이 와나(Winay Wayna)까지 장장 16㎞를 이동한다. 잉카인이 건설한 돌길과 계단을 지나며 눈 덮인 산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고, 푸유파타마르카(Phuyupatamarca)라는 허물어진 잉카 유적지를 관찰할 수 있다. 마지막 4일째 캠프장에서 난공불락의 도시 마추픽추까지는 1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대부분은 이날 아침 일찍 일어난다. 아침 햇살이 잉카의 도시를 비추는 신비한 광경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한편 페루 정부는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하루 방문객 수를 2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잉카 트레일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2~4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매년 2월 한 달 동안은 유지 보수를 위해 방문을 제한한다는 점도 유념한다. 또 잉카 트레일을 걷기 가장 좋은 시기는 건조하고 맑은 날이 많은 겨울철(5~9월)이다. 9월에는 평균 최고기온이 20도로 쾌적하지만 밤에는 5도 안팎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침낭은 사계절용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트레킹은 단체로 진행된다. 그룹 인원은 적게는 2~4명, 많게는 16명에 이른다. 가격은 일반 그룹이 560~660달러, 소그룹은 약 1천 달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