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호기심과 엄마의 꿈! (brunch.co.kr)
아이의 호기심과 엄마의 꿈!
아이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엄마는 그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아이를 자극하는 것은 호기심이었다.
말없이!
아이는 사물을 눈으로 먼저 본다. 그다음 손으로 만져 보고 먹어 보고 던져 본다.
어릴수록 만지는 것보다 먹어 보는 것에 집중한다.
커가며 먹는 것에 익숙해지면 만지고 던지고 한다.
"이게 뭘까!"
서랍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아이는 엄마에게 묻고 있었다.
그 찰나의 순간을 엄마는 놓치지 않고 찰칵 사진을 찍은 뒤 캔버스에 그림으로 완성했다.
"엄마!
만져봐도 괜찮아요?"
아이가 묻지만 엄마는 지켜볼 뿐이다.
아이의 호기심은 서랍 속의 물건에 집중한다.
"만져봐!
가지고 놀아도 괜찮아."
아이가 가지고 놀 것은 쉽게 망가지거나 부서지지 않을 것이다.
아이의 눈빛에 가득했던 웃음꽃이 얼굴 전체로 퍼져갔다.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체는 아이의 눈, 코, 귀, 입, 볼에 웃음꽃으로 활짝 피었다.
엄마는 알았다.
아이의 웃음꽃이 가슴속으로 파고들어 행복을 한가득 선물했다.
어느새!
아이는 엄마의 키만큼 자랐다.
반짝이던 눈빛과 얼굴에 가득했던 웃음꽃은 보여주지 않고 옆모습과 뒷모습만 보여줬다.
가끔
웃음꽃을 활짝 보여주는 날이면 엄마는 행복에 겨워 일손을 놓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것도 찰나의 순간 일어나는 일이라 오래가지 못했다.
아이는 엄마보다 친구를 많이 찾았다.
순간순간!
엄마는 울컥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친구들에게 아들을 빼앗긴 것 같아 속상했다.
"잘 자라고 있는 거야!
속상해하지 말자."
엄마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고 자신을 위로한 날이 많았다.
그렇다고 아이 탓을 하지는 않았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랐다.
군대도 갔다 오고 엄마가 의지할 든든한 청년이 되었다.
"좀 더!
엄마가 의지해도 괜찮지."
아들과 밥이라도 먹으면 엄마는 눈빛으로 말했다.
아들이 알아듣지 못할 때는 크게 말할 때도 있었다.
"결혼하면 어떡하지!
부인한테만 잘하면 어떡하지.
엄마는 누굴 의지하고 살아야 하나!"
엄마는 잠들 때마다 가끔 생각했다.
아이가 커서 좋았지만 걱정이 생겼다.
어릴 적 아이가 호기심을 앞세워 가지고 놀던 물건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듯 어릴 적 아이의 모습을 가슴에 꼭꼭 숨기고 있었다.
"그림이라도 남아 다행이다!
저 녀석!
사고 친 순간들을 기억 못 하겠지.
난!
다 기억하는데.
아!
보리(강아지)가 보고 싶다."
엄마는 보리와 아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가슴속에 가득했다.
금방이라도 아들과 보리가 그림 밖으로 나올 것 같았다.
"기증을 잘했어!
그곳에 가면 저 녀석들을 볼 수 있잖아.
좋아!
작품도 많이 하고 건강하게 버티자."
엄마는 다짐하고 아들 방으로 향했다.
"밥 먹자!"
"알았어!"
밤낮이 바뀐 아들이 대답했다.
그런데
대답하고 식탁에 나타나지 않았다.
"또 자는 군!
할 수 없지."
엄마는 혼자 아침을 먹었다.
식탁 위에는
아들이 먹을 브런치가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