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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26일, 수요일, Dakar, Chez Nizar
(오늘의 경비 US $133: 숙박료 10,000, 점심 1,800, 저녁 1,200, 맥주, 위스키 2,000, 식수 1,200, 아침 빵 1,000, 택시 5,000, 2,000, 말리 비자 22,500, 바지 15,000, 바지 수선 1,000, 환율 US $1 = 470 CFA franc)
오늘은 오랜 만에 일이 잘 풀린 날이다.
우선 나이제리아 탈출에 성공했다. 마지막까지 무언가 일이 틀어져서 탈출에 실패할 것만 같아서 마음을 조였는데 결국 성공했다. 나이제리아 Lagos 공항을 출발해서 새벽 12시 40분에 세네날의 Dakar 공항에 도착해서 쉽게 입국수속을 마쳤다. 입국수속을 할 때 내 앞 사람도 10초 내에 “쾅쾅” 소리를 내며 입국 스탬프를 찍어주더니 나도 10초 내에 “쾅쾅”이었다. 써낸 비자 신청서는 쳐다보지도 않는 것 같고 내 여권이 미국여권인 것만 확인한 것 같다. 여기서도 혹시 무엇이 잘못 될까봐 마음을 조였다. 왜 이렇게 자신감을 잃었는지 모르겠다. 나이제리아 때문이다. 나이제리아 간 것이 후회막심이다.
비행기는 Lagos를 한 시간 연착해서 밤 8시에 떠났는데 가나의 수도 Accra와 감비아의 수도 Banjul에 잠깐 들렸다가 Dakar로 갔다. Dakar 공항 건물에 들어서니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서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 또 무슨 수작을 시작하려고 하는구나 생각하면서 공항에서 아침 7시까지 기다릴 것이라 아무데도 안 간다고 했더니 "transit" 손님이냐고 하면서 쉴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겠다며 자기를 따라오란다. 내가 머뭇거렸더니 자기는 공항 경비원이라면서 걱정 말란다. 데려간 곳은 공항 안에 있는 24시간 닫지 않고 여는 바 겸 음식점이었다.
그곳에서 아침 7시까지 쉬었다. 새벽 2시경부터 6시까지 4시간 동안 의자 3개를 붙여서 놓고 그 위에 누어서 배낭을 베고 눈을 좀 붙였다. 아침 6시경 일어나니 제법 개운한 기분이었다. 내가 잠에서 깨어나는 것은 본 음식점 직원이 다가와서 커피를 마시겠느냐고 묻는다. 그러겠다고 했더니 빵을 보여주면서 빵도 먹겠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맛있는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잘 먹었다.
아침 7시경 음식점에서 나가려고 했더니 공항직원 같은 사람이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 택시를 타고 시내로 간다고 했더니 혼자 공항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직원 한명을 붙여주면서 직원이 안전한 택시를 잡아줄 것이란다. 공항에 안전한 택시가 있고 안전하지 않은 택시가 있다는 말인데 세네갈도 별로 안전한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공항 직원들은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나에게 너무나 신경을 써주었다.
택시를 타기 전에 공항 ATM에서 돈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200,000 franc을 찾으려 했는데 알 수 없는 에러 메시지만 나오고 안 되었다. 나이제리아 공항 ATM도 속을 썩이더니 이곳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인출액을 50,000 franc으로 내려서 다시 했더니 돈이 나왔다. 그렇게 세 번을 더 해서 200,000 franc을 찾았다.
택시기사에게 공항과 Dakar 시내 중간 지점에 있는 말리 대사관까지 얼마냐고 물었더니 5,000 franc이란다. Lonely Planet에는 2,500 franc이면 갈 수 있다고 나와 있는데 그 배를 요구한 것이다. 너무 비싸다고 하면서 깎으려 했더니 공항 건물 벽에 붙어있는 요금표를 가리키며 깎아주지 않는다. 이곳 공항 택시는 독점 사업이고 바가지요금을 부르지만 손님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공항 한쪽에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 것이 보였는데 아마 공항 허가를 못 받은 개인택시들인 것 같은데 소위 안전하지 않은 택시들인 모양이다. 나를 엉뚱한 곳으로 데리고 가서 엉뚱한 짓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바가지요금을 내고 택시를 탔다. 택시기사는 말리 대사관에 도착해서 바가지 씌우는데 재미가 들렸는지 10시쯤 다시 와서 내가 대사관 일을 보고 나오면 다른 곳으로 데려가겠다고 했지만 거절해 버렸다.
말리 대사관까지 가는 동안 Dakar 풍경은 지금까지 여행한 서아프리카 나라들과는 많이 달라 보였다. 서아프리카 나라보다는 모로코나 튜니시아 같은 북아프리카 나라 모습에 가까웠다. 사람들도 이슬람교 복장을 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놀랍게도 이곳 날씨는 한국의 가을 날씨처럼 선선했다. 같은 서아프리카인데 나이제리아와는 너무나 달랐다. 이곳은 서아프리카가 아닌가? 날씨가 선선하니 살 것 같은 기분이었다.
공항을 떠나기 전에 카메룬에서 쓰다가 남은 franc 돈을 이 나라 franc로 바꾸었는데 1 대 1의 교환이 아니었다. 18,000 카메룬 franc를 내고 15,000 이곳 franc을 받았다. 손해를 많이 본 기분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어제 공항에서 기다리는 동안에 부채를 잃어버렸다. 어디엔가 떨어트린 것 같다. 꼭 필요한 물건인데 아깝다. Dakar를 떠나기 전에 살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어려울 것 같다. 다음 여행 떠날 때에는 두 개를 가지고 떠나야겠다.
말리 대사관에서 비자 신청은 간단히 끝났다. 내일 오후 3시에 와서 찾아가란다. 수수료도 다른 나라의 반값이다. 대사관 사람들 인상도 좋아서 말리가 기대된다. 말리는 이번 여행에 제일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곳이다. 꼭 가보고 싶은 전설적인 도시 Timbuktu가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대사관에서 기다리는 동안 말리에 가는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 내가 타고 가려고 했던 Dakar-Bamako 기차는 더 이상 안 다닌단다. 오늘이나 내일쯤 기차역에 가서 알아보려고 했는데 갈 필요가 없다. 기차 대신 버스 정보를 얻었다. 매일 오후 7시에 Grande Mosquee 앞에서 떠나는 버스가 있는데 아주 편안하고 말리의 수도 Bamako까지 24시간 정도에 간단다. Lonely Planet에는 버스로 가면 2일이 걸린다고 나와 있는데 맞지 않는 얘기다. Lonely Planet에는 아직도 기차가 다닌다고 나와 있다.
대사관 일을 마치고 택시를 타고 시내 중심가에 있는 숙소 Chez Nizar로 왔는데 2,000 franc에 왔다. 공항에서 타고 온 택시를 다시 탔더라면 아마 다시 5,000 franc를 요구했을 것이다.
Chez Nizar 방은 낡고 욕실도 안 딸렸는데 에어컨이 있는 방은 15,000 franc, 선풍기만 있는 방은 10,000 franc를 받는다. 날씨가 선선해서 에어컨이 필요 없을 것 같아서 선풍기만 있는 방에 들었다. 에어컨 있는 방은 대부분 낡은 에어컨이라 소음이 너무 커서 오히려 더 안 좋다. 그리고 온도 조정도 잘 안 되어서 감기 들기 딱 좋다. 내가 든 방은 창문이 커서 환기가 잘되고 밝아서 좋다.
숙소 주위가 참 재미있다. 음식점, 수퍼마켓 등, 내가 필요한 상점들이 수두룩하다. 서울의 종로 거리 같다. 음식점은 내가 좋아하는 중동 샌드위치 “슈와르마”, 통닭구이, 피자 등 다양하고 가격이 싸다. 이곳에서는 제대로 먹으면서 지낼 수 있겠다. 제과점도 있어서 아침 먹을 빵도 쉽게 살 수 있다. 그리고 시내 치고는 별로 시끄럽지도 않다.
짐 정리를 하고 샤워를 한 다음에 나가서 먹고 마실 것을 사왔다. 그리고 너무 낡아서 빨 적마다 자꾸 찢어지고 있는 바지 대신 새로운 바지를 사서 그 자리에서 길이를 줄였다. 옷 가게 주인이 영어가 유창했는데 옷가게는 부업이고 수입 사업을 하는데 언제가 한국에 가서 중고 휴대전화를 사다가 이곳에서 팔려고 한다고 한다. 세네갈은 나이제리아와는 달리 프랑스어권이라 다시 손짓발짓 섞어가면서 하는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있다.
나이제리아를 탈출해서 이제 정말 새로운 서아프리카 여행을 시작한 기분인데 시작이 괜찮은 편이다. 오늘은 쉬고 내일 말리 비자를 찾아온 다음에 Dakar 시내 구경을 시작할 셈이다. 그러나 가능한 한 빨리 말리로 떠나고 싶다.
2011년 1월 27일, 목요일, Dakar, Chez Nizar
(오늘의 경비 US $1,030: 숙박료 10,000, 점심 3,000, 저녁 1,100, 바나나, 귤 900, 치약, 비누, 네스카페 2,200, 식수 500, 위스키 900, 비자 사진 3,000, 택시 2,000, 2000, 모로코 Marrakesh에서 떠나는 귀국 항공권 $976, 환율 US $1 = 470 CFA franc)
숙소가 있는 Ave Pompidou 길은 서울로 치면 명동 길과 남대문 시장길 같은 곳이다. 차, 행인, 노점들로 넘쳐나서 번잡하기 짝이 없는 곳이다. 걷기가 힘들 정도로 번잡하다. 오늘은 그 길을 걸어서 서울로 치면 시청 광장에 해당하는 Place de l'Independance로 (독립광장) 갔다. 광장에는 할 것 없이 서성거리는 사람들, 노숙자 같은 사람들,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아서 광장 주위에 있는 Chamber of Commerce 건물 등 사진을 몇 장 찍고 떠났다.
시청 쪽으로 걸어가는데 한 친구가 다가와서 영어로 자기가 일어를 좀 한다면서 일어로 말을 건다. 한국 사람이라고 했더니 영어로 저쪽은 시장, 저쪽은 기차역, 하면서 안내를 하려고 한다. 안내를 하고 돈을 요구하려는 것이다. 영어를 못한다고 하고 떼 내어버렸다.
시청, 기차역 등 사진을 찍고 부두의 선착장으로 가서 Ile de Goree 섬으로 가는 페리선 출발시간을 알아놓았다. Ile de Goree 섬은 노예무역에 관한 역사와 유적이 많은 곳인데 내일 그곳으로 갈 생각이다. 페리선을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 유럽 관광객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프랑스 사람들인 것이 틀림없다.
더 이상 시내 구경을 할 곳이 없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어제 봐두었던 음식점에 들려서 피자를 사서 숙소에 가져와서 점심으로 잘 먹었다. 이곳에선 싸고 맛있고 배부르게 잘 먹는다.
오후 3시에 택시를 타고 말리 대사관으로 가서 어제 신청한 비자를 찾아왔다. 말리로 가는 버스 정보도 얻어놓았으니 이제 말리 갈 준비는 다 된 셈이다. 말리에서는 세네갈과 같은 CFA franc 돈을 사용하고 ATM도 많다니 돈 걱정도 없다. 말리로 가는 버스는 두 군데를 알아놓았는데 Grande Mosquee에서 밤 7시에 떠나는 버스와 Gare Routiere Pompiers 버스 터미널에서 떠나는 버스가 있다고 한다. Grande Mosquee에서 떠나는 Bani Transport 버스는 말리 수도 Bamako까지 직행인 것 같고 Gare Routiere Pompiers 터미널에서 떠나는 버스는 Kaolack이라는 도시에서 갈아타고 가는 것 같다. 자세한 것은 직접 가서 물어봐야 할 것 같다. Ille de Goree 섬에 다녀와서 알아볼 예정이다. Ille de Goree에서는 하루나 이틀 밤 정도 잘지도 모른다.
오늘 비자를 찾으러 말리 대사관을 다녀오는데 갈 때 탄 택시기사는 인상이 좋아서 택시기사의 서툰 영어로나마 기분 좋게 얘기를 나누면서 갔는데 돌아올 때 탄 택시기사는 인상이 안 좋고 횡설수설 하는 친구였는데 숙소가 있는 Ave Pompidou로 가자고 했는데 Ave Pompidou 길이라고 하면서 가는데 Ave Pompidou 길 근처인 것은 틀림없는데 Ave Pompidou 길은 아니었다.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결국 Place de l'Independance에서 내려서 숙소까지 두어 블록 걸어서 갔다. Ave Pompidou 길은 너무 복잡하니까 일부러 덜 복잡한 Ave Pompidou 길 근처의 다른 길로 갔던 것이다. 택시 탈 때 가능하면 택시기사 인상을 보고 인상이 나쁘면 타지 않는 것이 좋다. 거의 인상대로 간다. 인상이 그렇게 중요하다.
한국에서 여행 중에 비자 내는데 쓸 사진 20장을 가져왔는데 몇 장 안 남아서 오늘 숙소 근처에 있는 사진관에 가서 8장 더 만들었다. 이제 귀국할 때까지 충분할 것 같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 귀국 항공권을 사놓았다. Morocco의 Marrakesh에서 3월 21일 오전 9시에 떠나서 Casablanca와 Dubai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3월 22일 오후 4시 반에 서울에 도착하는 항공권이다. 이제 3월 20일 까지 Marrakesh에 도착하면 되는 것이다. 귀국 준비도 다 된 셈이다. Dakar는 대서양 해안에 위치한 도시다 Dakar 공항에서 해변을 따라서 시내로 들어가는 고속도로 이슬람교 나라인 세네갈에는 아름다운 이슬람교 사원이 많이 있다 세네갈 다음으로 가는 나라인 말리의 대사관 시내로 들어가기 전에 말리 대사관에 들려서 비자 신청을 해놓았다 Dakar 거리에는 조형물들이 많다 숙소가 있는 시내 중심가 Ave Pompidou 거리는 매우 복잡한 곳이다 숙소는 Ali Baba라는 음식점 건물 위층에 있는데 택시 기사가 힘들게 찾았다 숙소 옥상에서 내려다보이는 Ave Pompidou 거리 숙소 옥상 끝 부분에서만 WiFi가 된다 Ave Pompidou 거리에는 음식점이 많다 Place de l'Independance 광장 벤치에 앉아있는 남자 광장에는 할 일 없이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 세계에 중국 음식점이 없는 나라는 없다 Dakar에서 제일 아름다운 건물인 상공회의소 건물 Place de l'Independance 광장 주위에는 그럴듯한 건물들이 많다 광장에서 조금 떨어져서 있는 시청 건물 세네갈은 프랑스어권 나라다 시내에 있는 기차역은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 기차역이다 역전 광장에는 대형 삼성 핸드폰 광고가 자리 잡고 있다 Copyright (c) 2004- By 박일선. All Rights Reserved. 이 글과 사진은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글과 사진을 수정하지 않고 저작자를 박일선으로 (혹은 Elson Park) 표시하는 조건으로 아무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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