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7일 수요일, Sydney-Perth 기차 (오늘의 경비 US $1,024: 식품 30, 끓는 물 1, 공항버스 30, ATM 수수료 3, 포도주 8, 6개월 기차패스 $948, 환율 US $1 = AS $0.95) 어제 밤은 Auckland 공항에서 충분치는 않으나 그런대로 잘 잤다. 3층 전망대에 있는 좌석 4개를 차지하고 발을 쭉 뻗고 잤다. 밤 10시쯤 잠자리에 들었는데 전망대에서 가족을 배웅하는 사람들이 소란을 떨어서 잠을 못 들다가 그들이 떠난 다음에 곧 잠에 들었다. 아침 4시 반쯤 일어나서 짐 보관소에 맡겨 놓았던 자전거를 찾아서 5시쯤 체크인을 했는데 놀랍게도 100% 자동 체크인 시스템이다. 보통 항공사들은 체크인 카운터에서 직원이 하는 수동 체크인 시스템과 자동 체크인 시스템을 병행하는데 Air New Zealand는 적어도 Auckland 공항에서는 100% 자동 체크인 시스템뿐이고 수동 체크인 시스템은 전혀 없었다. 여권을 기계에 대니 탑승권이 나오고 자전거가 든 박스를 컨베여 벨트에 놓으니 그냥 들어가 버린다. 자동적으로 무게를 재서 20kg 이하인 것을 확인한 것이 틀림없다. 이렇게 하는 체크인은 처음 본다. 다른 항공사들도 모두 Air New Zealand처럼 했으면 좋겠다. 오전 7시에 Auckland를 떠나서 8시 반에 Sydney 공항에 도착했다. 자전거를 찾고 간단히 입국수속을 했다. 자전거 박스가 너무 커서 Auckland 공항과 Sydney 공항에서 손으로 끌고 다녔는데 나중에 보니 카트에 올려서 끌 수 있었다. 괜히 손으로 끌고 다니느라고 고생을 했다. Sydney 공항에서 공항버스 기사와 만나기로 한 “McDonald's Meeting Point"에 가서 한 10분 기다리니 버스기사가 나타났다. 혹시 안 나타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나 말고 승객이 한 명 더 있었다. 미니밴 버스인데 뒤에 트레일러를 달고 있어서 자전거 박스는 트레일러에 실었다. 한 30분 달려서 Sydney 시내 한 가운데 있는 기차역 Central Station에 도착해서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사서 가져온 6개월 기차패스를 보이고 한국을 떠나기 전에 예약을 해놓았던 Sydney-Perth 기차표를 받고 자전거를 수화물로 부쳤다. 자전거를 부치고 나니 너무 가뿐했다. 이제 자전거는 3일 후 Perth에 도착해서 찾을 것이다. 내가 타는 Indian-Pacific 기차는 주로 관광객들이 타는 기차인데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55분에 Sydney를 출발해서 토요일 오전 9시 10분에 Perth에 도착하는 기차다. 태평양 해안에 있는 Sydney에서 인도양 해안에 있는 Perth 까지 4,352km를 거의 3일 동안 달린다. 침대에서 자는 First Class와 Gold Class가 있지만 내가 가진 6개월 기차패스는 의자에서 자는 Red Class 뿐이다. 출발시간까지 약 2시간이 남아서 기차역 근처에 있는 수퍼마켓에 가서 3일 동안 기차에서 먹을 음식을 샀다. 기차에서 사먹을 수도 있지만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수퍼마켓 음식을 산 것이다. 빵, 피넛 버터, 잼, 소시지, 과자, 과일, 오렌지 주스를 사서 우선 기차역 앞에 있는 공원에 가서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점심으로 먹었다. 기차역 근처에 맥도날드가 있었더라면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먹었을 텐데 보이지 않았다. 두어 시간 기다려서 기차에 올랐다. 기차 좌석이 어떨까 좀 걱정을 했는데 좋았다. 비행기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 같았더라면 3일 동안 고역이었을 텐데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 같이 넓고 편안하고 거의 수평으로 뒤로 젖혀져서 잠자리도 편안 할 것 같았다. 기차는 거의 만원이다. 기차역 직원 말이 다음 탈 기차도 가능한 한 빨리 예약을 하라고 했는데 정말 그래야겠다. 일주일에 한번 있는 기차인데 내가 원하는 주에 예약을 못하면 한 주를 더 기다려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문제다. 오늘 Sydney 공항 ATM에서 호주 돈 $500을 찾았는데 수수료 $5를 받는다. 보통 수수료가 없는데 오늘 사용한 ATM은 수수료를 받는다. 돈을 뜯긴 기분이다. 기차에 샤워가 있어서 오르자마자 기차가 떠나기 전에 샤워부터 했다. 어제 Auckland 공항에서 자느라고 샤워를 못해서 몸이 끈적거리는 기분이었는데 샤워를 하고 나니 살 것 같았다. 내가 가지고 다니는 조그만 타월로 물을 닦았는데 나중에 보니 기차에서 큰 타월을 무료로 빌려주었다. 기차가 떠나서 Sydney 시내를 빠져 나가는데 철로 주위에 낙서가 많이 보였다. 미국에서는 대도시에서 낙서를 보는 것은 보통이지만 호주에서는 대도시나 소도시나 낙서는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도대체 누가 낙서를 하는 것일까. 미국에서 낙서를 하는 사람들은 사회에 불만을 가진 반사회적인 사람들일 것이다. 안된 얘기지만 주로 흑인과 히스패닉 계통 젊은이들이다. 호주에는 반사회적인 사람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잘못 생각을 한 것일까? 혼동이 된다. 오후 2시 55분 Sydney를 출발한 기차는 호주의 유명한 산악지대인 Blue Mountains를 넘어서 달렸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어두워져서 별로 구경할 것도 없었고 금방 어두워져서 밖 경치 사진도 못 찍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저녁 식사는 기차 식당차에서 끓는 물을 얻어서 신라면 컵라면을 만들어 먹었다. 끓는 물은 한 컵에 $1을 받았다. 지난 얘기지만 뉴질랜드 남섬 Nelson에서 만났던 60대 일본 남자 여행객을 그제 Auckland 숙소에서 다시 만났다. 그 여행객은 Nelson에서 만났을 때 내가 자전거 여행을 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매우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Auckland 숙소에서 만난 그의 복장은 자전거여행자 복장이었다. 그의 자전거는 보지 못했지만 복장은 나보다도 더 멋있는 자전거여행자 복장이었다. 막 70km를 달리고 숙소에 도착한 것이라고 하는데 아주 자랑스러운 표정이었다. Nelson에서 나와 얘기를 나눈 다음에 배낭여행에서 자전거여행으로 변신을 한 것 같다. 여행 중에 그렇게 빨리 변신을 하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친구는 나를 잊지 못할지도 모른다. 내가 1999년 중국 여행을 하다가 마라톤을 하는 독일 여행자를 만나고 마라톤을 시작에서 12번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듯이 이 친구도 나를 만나서 자전거여행을 시작한 것이라면 그럴 것이다. Sydney 공항에 도착해서 시내에 있는 Central Station 기차역까지 공항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왔다 거대한 규모의 Central Station 기차역 역사 내가 탈 Indian-Pacific 기차 한 주에 한 번씩 다니는데 Sydney 태평양에서 Perth 인도양까지 4,352km를 거의 3일 걸려서 호주 남부 횡단을 한다 내가 탄 Red 클래스 기차는 침대차는 아니지만 좌석이 뒤로 젖혀지는 편안한 기차이다 Indian Pacific Railway 지도 Indian Pacific Railway 관광안내 사진 Indian Pacific Railway 관광안내 사진 Indian Pacific Railway 관광안내 사진 Indian Pacific Railway 관광안내 사진 Indian Pacific Railway 관광안내 사진 Indian Pacific Railway 관광안내 사진 Indian Pacific Railway 관광안내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