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9일, 화요일, Canaima, Canaima Hotel (오늘의 경비 US $4: 맥주 4,000, 기타 8,000, 환율 US $1 = 2,600 bolivar) 오늘은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Angel 폭포 관광을 떠나는 날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우리 그룹 5명이 공항으로 나갔다. 나, 독일여자 Lisa, 영국부부 Steve와 Julie, 그리고 마지막으로 합류한 이스라엘 친구 Rajan이다. 비행기는 조종사를 포함해서 6인승의 소형 비행기다. 이렇게 작은 비행기는 처음 타본다. 한 시간 반 정도 날라서 Canaima라는 조그만 마을에 도착했다. 오늘 도중에 비행기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정글, 사바나 초원, 강 그리고 호수 경치를 잘 구경했다. 가끔 도시도 보였지만 대부분 텅 빈 땅이었다. Angel 폭포는 육로로는 갈 수는 없고 Canaima까지 비행기로 가서 그곳에서 배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Canaima의 날씨는 매우 더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쾌적했다. 햇볕에 나가면 더웠지만 그늘에 있으면 시원했다.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트럭에 올라서 5분 정도 달리니 마을이 나오고 그 마을 한 가운데에 우리 숙소가 있다. 숙소는 시설은 별로였지만 방은 깨끗하고 정원이 널찍했다. 나는 이스라엘 친구 Rajan과 둘이서 한 방에 들었다. 짐을 풀고 한 5분 정도 걸어서 강변으로 나갔다. 강변 모래사장이 매우 넓었는데 깨끗한 모래, 맑은 강물, 야자수 그늘, 멀리 거대한 폭포가 보이는 경치가 좋은 곳이었다. 이 밀림 속에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가 있다니, Angel 폭포를 안 봐도 이 경치만으로도 값진 여행이 될 것 같다. 알고 보니 이 지역은 Canaima 국립공원이었다. 모래사장에는 소풍을 나온 듯 부모들 감시 하에 7, 8세 되어 보이는 어린애들 30여 명이 신나게 놀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이 근처를 내려다 봤을 때 도시도 길도 못 봤는데 이들이 이곳에 어디서 어떻게 왔을까. 비행기로 왔을까? 이런 곳에서 한 1년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만 되면 살만 할 것 같았다. 오후 1시에 숙소에서 주는 점심을 먹었는데 별로였다. 돈도 많이 냈는데 좀 먹을 만하게 해줄 것이지. 오후 2시 반부터 6시까지 단체관광을 나갔다. 강변에서 배를 타고 근처에 있는 폭포 구경을 갔다. 폭포 앞에 배를 세워서 폭포 구경을 하고, 배에서 내려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폭포 물 뒤로 가서 구경을 하고, 폭포 위로 올라가서 폭포를 내려다보면서 폭포 주위 경치를 구경했다. 그 후에는 폭포 위 강변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물놀이를 했다. 강물 색깔이 특이했다. 위스키 술 같이 검붉은 색깔이었는데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나무뿌리에서 나온 색깔이란다. 일행이 불어서 국가별로 보면 영국 3명, 노르웨인 2명, 벨기에 2명, 이탈리아 2명, 독일 1명, 이스라엘 1명, 그리고 나였다. 가이드까지 다 영어를 잘 한다. 영어는 과연 국제 공용어답다. 저녁때 동양인 관광객 20여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한국 관광객 같기도 하고 일본 관광객 같기도 한데 잘 알아볼 겨를이 없이 빨리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비행기를 타고 이곳에 와서 근처 고급 호텔에서 하루 밤을 묵으면서 비행기를 타고 Angel 폭포 구경을 하고 돌아가는 일본 관광객들이란다. 그들에 비하면 우리 배낭여행객들은 싼 숙소에서 묵고 싼 음식을 먹는다. 그러나 우리에겐 시간이 많으니 불만은 없다. 이곳은 맥주가 비싸다. 소형 병맥주에 2,000 bolivar를 받는데 다른 곳에서는 600 bolivar를 받으니 3배를 받는 것이다. 저녁때는 날씨가 정말 좋았다. 보름달 같은 큰 달도 떴고 모기도 별로 없었다. 저녁 식사를 끝낸 후 밤 10시까지 심각한 토론을 했다. 독일여자 Lisa와 영국 친구 Steve가 시작했고 나도 나중에 가담했다. Steve 부인 Julie는 조용하게 듣기만 했다. 만 29세의 Steve는 영국군에서 헬리콥터 정비 일을 하다가 근래에 제대했는데 이 여행이 끝나면 음식점이나 술집을 경영할 계획이란다. 군대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언행이 좀 거칠었다. 노동자 출신 같이 보이는 Steve에 비해서 25세의 Julie는 단아한 인상에 영국의 상류계급 출신 같이 보였다. Julie는 남편이 너무 거칠게 말을 할 적마다 남편을 쿡쿡 찔렀다. 배낭여행객들은 대부분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독일 여자 Lisa도 막 석사학위를 끝냈는데 곧 박사학위 공부를 시작할 것이란다. Steve는 고등학교 공부밖에 못한 듯 열등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Lisa가 스페인어를 하고 내가 영어를 하는데 자기는 영어 외에 다른 언어를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열등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러나 겉으로는 영어를 하면 스페인어 같은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억지를 부렸다. 유대인 욕도 했다. 남미 여행을 하면서 이스라엘 여행객들을 많이 만났는데 모두 나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다행히 이스라엘 친구 Rajan은 옆에 없었다. 인도 사람들 욕도 했다. 남미 여행 전에 인도 여행을 한 모양인데 인도 사람들은 거짓말을 많이 하는 못된 민족이라고 욕을 했다. 나치 욕도 하고 프랑스 사람들 욕도 했다. 부인 Julie는 옆에서 안절부절못하고 독일 여자 Lisa는 화가 난 표정이었다. Steve는 혼자 맥주 몇 병을 마시더니 좀 취한 것 같기도 했다. 영국의 블루칼라 사람들이 Steve 같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지도 우리 그룹 6명이 타고 온 최소형 비행기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Canaima 폭포와 강의 경치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Canaima 주위 전경 호수 가에 있는 아담한 방갈로, 우리가 잔 곳은 아니다 Canaima 강가에 물놀이 나온 아이들 이 마을 애들일까? 놀이에 여념이 없어 보이는 소녀들 아이들의 순진한 표정 뛰어내리기를 즐기고 있는 두 소녀 좀 큰 애들 Canaima 국립공원 안내판 호수와 산 경치를 배경으로 호수 물 색깔은 위스키 빛이다 시원스러운 폭포와 그 너머로 보이는 테이블 산, Angel 폭포는 테이블 산 위에서 떨어진다 아 저 많은 물! 폭포 옆에서 포즈를 취하도 있는 욕쟁이 영국 친구 Steve 폭포 뒤로 난 길 그 길로 폭포 뒤를 걸어 나오는 벨기에 여행객 폭포 위 강가에서 쉬고 있는 욕쟁이 Steve의 귀족스러운 인상의 부인 Julie (왼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