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2일, 토요일, Cafayate, El Hospedaje (오늘의 경비 US $27: 숙박료 20, 저녁 16, 와인 3.5, Cafayate 버스표, 인터넷 1, 식료품 7.5 환율 US $1 = 2.85 peso) 오늘 저녁 식사는 9시 반에야 했다. 오늘 Cafayate에 도착해서 피곤해서 낮잠을 자고 오후 7시쯤 배가 고파서 나갔다. 오늘 이곳에 오느라고 아침과 점심을 제대로 못 먹었다. 그러나 아무리 돌아다녀 봐도 음식점 연 곳이 없다. 호텔에 물어보니 9시쯤 되서야 연단다. 이 나라 사람들은 식사를 네 번 하는데 아침은 이른 아침에, 점심은 오후 1시 정도에, tea time이라 부르는 식사를 오후 5시 정도에, 그리고 저녁은 저녁 9시 이후에 먹는단다. 잠은 언제 자고 아침에는 몇 시에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아르헨티나 인구는 약 3,700만 정도이고 땅은 남한의 거의 30배다. 땅에서 나는 것만 가지고도 먹고사는 데는 걱정 없을 것 같은 나라다. 농업과 목축업이 주산업이다. 물가는 대부분 싸지만 육류 값이 그중 제일 싼 것 같다. 보통 급의 소고기가 100g에 100원 정도로 정말 싸다. Salta를 떠나서 오늘 도착한 Cafayate는 인구 만 2천의 조그만 도시다. 널찍한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바둑판같이 지어진 도시다. 주위는 푸른 산이고 다니는 차는 많지 않고 공기는 맑은 고도 1,700m의 휴양도시로 주위 더운 곳에 사는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서 이곳으로 쉬러 온다한다. 주위에는 포도밭이 가득해서 아르헨티나 포도주 생산의 중심지란다. 외국 배낭 여행객들은 거의 안 보인다. 금발의 백인 주민들이 많이 보이는데 원주민 인디언 피와 혼혈인 메스티조 (mestizo) 사람들도 보이고 100% 인디언들도 보인다. 금발의 백인, 메스티조, 인디언들이 종족별로 떼를 지어서 다닌다. 미국도 마찬가지지만 아르헨티나도 작은 도시로 갈수록 백인이 많이 보이고 대도시로 갈수록 혼혈 인종, 흑인, 인디언들이 많이 보인다.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에는 백인과 중남미 인디언의 혼혈인 mestizo, 백인과 흑인의 혼혈인 mulatto, 중남미 인디언과 흑인의 혼혈 등이 있다. 이들을 쳐다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들은 가끔 우리들 배낭 여행객들에게 눈길을 주지만 특별한 관심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배낭 여행객들 가운데 동양인인 우리가 제일 돋보이는 것은 틀림없다. 스페인 북쪽에도 금발이 있는지 모르지만 (아직 안 가봐서 잘 모른다) 스페인 남쪽에는 700여 년 동안의 아랍 사람들의 지배로 백인들과 피가 많이 섞여서 거무칙칙한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처음에 중남미로 온 스페인 사람들은 대부분 스페인 남부 Andalucia 지역 사람들이다. 이들은 아랍 사람의 피가 많이 섞인 사람들이 많아서 중남미에 와서 다시 중남미 인디언들과 피를 섞는데 거부감이 별로 크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중남미의 스페인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인디언, 흑인들과 피가 섞여져서 멕시코 같이 Mestizo 사람들이 90%인 나라도 생겨났다. 그러나 금발의 백인들도 많이 보이는데 이들은 대부분 지난 150년 동안에, 특히 2차 세계대전 후에, 유럽 각국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위스 등) 이민 온 사람들이다. 이곳 버스 터미널에 오후 3시 반경에 도착해서 호텔을 찾는데 Lonely Planet에 이 도시 지도가 없어서 길가에 서있는 경찰차에 타고 있는 경찰에게 호텔의 위치를 물어보았더니 처음에는 호텔까지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가 차가 좁아서 우리 탈 자리가 없으니 경찰 한 명이 차에서 내려서 두어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호텔까지 데려다 주었다. 이곳 사람들은 모두 매우 친절하다. 어떤 외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만큼 무례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고심해볼 문제다. 적어도 ”동방예의지국“라는 자화자찬은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중앙광장에 나가보니 토요일이라 밤 10시 반인데도 불이 환하게 켜있고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자전거 타는 어린애들, 야외 음식점에서 식사하고 있는 가족들, 맥주를 마시는 젊은이들로 왁자지껄하다. 사람 사는 기분이 듬뿍 나는 소도시다. 여행지도 아름다운 휴양 도시 Cafayate, 이 지역은 포도가 많이 나는 곳이다 조용하고 아담한 숙소 11월 23일, 일요일, Cafayate, El Hospedaje (오늘의 경비 US $50: 숙박료 20, 아침 15, 점심 24, 저녁 17, 식료품 10, 관광 10, 인터넷 2, 선물 4, Tucuman 버스표 46, 환율 US $1 = 2.85 peso) 내일 아침 6시 버스로 Tucuman으로 떠난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푹 쉬기로 했다. 중앙광장 앞 야외 음식점에서 아침 식사를 했는데 날씨도 좋고 분위기도 좋았다. 오랜만에 미국식 아침을 (American breakfast) 시켰는데 15 peso가 나왔다. 아침 식사는 보통 1인당 2, 3 peso 정도인데 거의 세배가 나왔다. 이곳 사람들은 빵과 커피만으로 아침을 간단히 든다. American breakfast는 빵과 커피 외에 오렌지 주스, 계란 프라이, 햄이나 베이컨이 더 나온다. 옆 테이블에 앉았던 사람들이 우리를 살펴보다가 주문하는 것을 도와준다. 인상도 좋고 참 친절한 사람들이다.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고 필요도 없었는데 모른척하고 도움을 받고 고맙다고 했더니 좋아한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스페인어 발음이 이상하다 (멕시코, 중미, 페루, 볼리비아에 비해서). Y와 LL을 Z로 발음한다. 예를 들면 yo는 zo (영어로 I), Cafayate는 Cafazate (이 도시 이름), ella는 eza (영어로 she), llama를 zama로 (동물 야마) 발음한다. 스페인어 초보자인데도 좀 귀에 거슬린다. 볼리비아에서 만난 독일인 Markus가 한 말이 생각난다. 그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Mendoza에서 2주 동안 스페인어 학원에서 공부를 했는데 아르헨티나 식 발음으로 배웠다가 남미의 다른 나라에 가니 발음이 달라서 아르헨티나에서 스페인어를 배운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아마 스페인에서도 아르헨티나 식 발음은 아닐 것 같다. 일요일이라 중앙광장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전은 중앙광장 의자에 앉아서 사람들을 쳐다보며 보냈다. 사람 구경도 재미있는 구경 중에 하나다. 특히 아르헨티나 같이 인종 전시장 같은 곳에서는 더욱 그렇다. 다른 사람들도 우리를 쳐다본다. 아이들이 귀여워서 사진을 찍자고하면 곧 응해준다. 페루, 볼리비아에서 같이 혹시 애들이 사진을 찍은 다음에 돈을 달랄까봐 걱정을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점심때쯤 자전거 경기가 시작되었다. 이 근처 산길 약 35km를 달리는 경주다. 얼마 있다가 1등 선수가 들어온다. 1등과 2등 차이가 불과 1m 차이로 아슬아슬했다. 그 다음에 선수들이 들어오는 것을 구경하고 있는데 누가 나에게 말을 건다. 젊은 친구가 자기가 오늘 1등으로 들어온 사람이라고 자기소개를 하면서 어제 Salta에서 오는 버스에서 우리 옆에 자기가 앉았었고 버스가 휴게소에 잠깐 쉬는 동안 내가 음료수를 사러 나간 사이에 버스가 떠나려고 해서 자기가 버스 기사에게 소리를 쳐서 내가 돌아올 때까지 버스를 떠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버스 안에서 남미 지도를 펴놓고 보는 걸 봤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들으니 나도 그 친구를 본 것 같았다. 자전거 유니폼인가 자전거 헬멧인가를 착용하고 있던 것을 본 기억이 난다. 버스 안에서 사람들은 외국 여행객인 우리를 눈여겨보는 모양이다. 생각해 보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우리도 그럴 테니까. 그리고 남미에서는 동양인이 비교적 귀해서 더 흥밋거리인 모양이다. 그 사람이 고맙다. 그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버스가 떠나서 낭패를 봤을 지도 모른다. 12시쯤 Tucuman 버스표를 샀는데 43 peso로 (17,000원 정도) 지금까지 탄 버스 중 제일 비싸다. 약 200km 거리인데 산길이라 6시간 걸린단다. 경치는 좋단다. 그래서 전망이 제일 좋은 앞자리를 잡았다. 내일 아침 6시 10분전까지 호텔에서 3블록 떨어진 버스 터미널까지 걸어서 나가면 된다. 호텔 주인이 내일 Tucuman 기온이 섭씨 50도 정도일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보다도 더 더운 날씨다. Tucuman은 아르헨티나의 전원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아름다운 도시라는데 여름에는 몹시 덥단다. 그리고 지금 여름이 한창이다. Cafayate에는 여러 인종이 섞여서 사는 것 같다, 사진 찍히는 것이 싫은 모양이다 주말 자전거 경주가 열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