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9일, 금요일, Quito, L'Auberge Inn (오늘의 경비 US $20: 숙박료 8, 커피 2, 택시 10) 오늘은 몹시 힘든 하루였다. 아침 9시 반경 칠레 수도 Santiago에 도착해서 오후 4시 반 에콰도르 수도 Quito 행 비행기를 탈 때까지 7시간 동안 공항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어제 밤 비행기 안에서 잠을 제대로 못자서 피곤하기 짝이 없었다. 대기실에는 나처럼 밤 비행기를 타고 왔는지 바닥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나도 잠을 좀 자볼까 하고 들어 누어 보았으나 잠이 오지 않아서 일어나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노트북 컴퓨터를 가지고 있었으나 전원 플러그가 틀려서 공항 전기를 사용할 수 없었다. 점심은 사 먹지 않고 비상용으로 가지고 있던 건과와 육포로 대강 요기를 했다. 물을 사 마시려 했으나 물 1리터 한 병에 $6이나 해서 그만두었다. 커피 한 잔에 $2인데 물 한 병에 $6이라니 너무 비싸다. 미국 공항에는 화장실 입구에 식수대가 있는데 세계 모든 공항이 다 그런 것이 아니다. 할 수 없이 화장실 수도 물을 마셨는데 그런대로 마실만했다. Quito 행 비행기 안에서는 옆에 앉았던 여자 두 명과 얘기를 나누며 왔는데 영어를 곧잘 했다. 한 여자는 칠레에서 영어 선생을 한단다. Quito 공항에서 에콰도르 입국수속을 간단히 끝내고 공항 택시를 타고 예약을 해둔 숙소 L'Auberge Inn에 아주 쉽게 왔다. 이렇게 쉽게 공항에서 숙소까지 오기는 처음인 것 같다. 공항에서 내려서 시내로 들어갈 때는 항상 택시기사와 요금 때문에 말썽이 있었는데 Quito 공항에서는 아주 신사적이었다. 택시기사도 친절하기 짝이 없다. 말이 통할 정도로 영어도 한다. 요금도 바가지요금이 아니다. 미국에서 전화로 숙소 예약을 했을 때 숙소 직원이 공항에서 숙소까지 택시 요금이 $10이라고 했는데 택시기사가 정확히 $10을 받았다. 숙소 방도 예약했던 대로 하루 밤에 $8이다. 욕실이 따로 없는 아주 작은 방인데 이틀 밤을 묵는 데는 별 불편이 없을 것이다. 이 숙소는 Quito에서 배낭 여행자들에게 제일 인기가 있는 곳인데 직원들이 영어를 하고 배낭 여행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시설이 다 있다. 인터넷 카페와 여행사도 딸려 있고 아래층에는 피자 음식점도 있다. 위치도 old town과 new city 중간이고 전차 정류장도 가까이 있어서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 에콰도르는 미화를 자기네 화폐로 사용하기 때문에 돈을 바꿀 필요가 없다. 세계에 그런 나라가 에콰도르 말고 또 있을 것 같지 않다. 여행지도 나처럼 밤 비행기를 타고 와서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는 한 승객이 공항 바닥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있다 나도 따라서 했다 눈을 좀 붙이고 나니 한결 개운했다 2009년 1월 10일, 토요일, Quito (2,850m), L'Auberge Inn (오늘의 경비 US $15: 숙박료 8, 점심 2.50, 전차 0.25, 0.25, 택시 3, 식수 0.40, 콜라 0.50) Quito는 고도가 2,850m이나 되는 높은 곳에 위치한 도시다. 그동안 고도가 1,500m나 되는 미국 Utah 주 Salt Lake City에서 한 동안 있다가 와서 그런지 고산병 증세는 전혀 못 느끼겠다. 어제 밤은 잠은 잘 잤다. 어제는 하루 종일 피곤했고 비행기 에어컨 때문이었는지 감기 기운까지 좀 있어서 조금 걱정을 했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가뿐했다. 그동안 Salt Lake City에서는 건강이 좀 안 좋았었는데 이제는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이상하게도 나는 Salt Lake City 딸네 집이나 분당 내 아파트에 오면 한 차례 앓는데 일단 여행을 떠나면 몸이 좋아진다. 양쪽 집에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오늘 해야 할 일은 내일 Galapagos 섬 항공편 예약을 확인하는 것과 Galapagos 섬 유람선 관광을 예약하는 것이다. 항공편 확인은 숙소 직원이 TAME 항공사에 전화를 해서 쉽게 해주었으나 유람선 예약은 토요일이라 여행사들이 모두 닫아서 성공을 못했다. 숙소 직원이 Avenida Amazonas 거리에 여행사가 많으니 가보라고 해서 가보니 여행사는 많이 보이는데 전부 닫았다. 토요일이라고 닫다니, 참 쉽게 장사를 하는 나라다. 아니 쉽게 사는 나라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한국에게 못 당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다행히 한 곳 연 곳이 있어서 들어가 봤으나 Galapagos 섬에 있는 유람선 회사와 연락이 안 되어서 예약을 해줄 수 없단다. Galapagos 섬 유람선 회사들도 주말이라 닫은 모양이다. 하필 토요일에 Quito에 도착하다니, 내 실수다. 여행사 직원이 그냥 Galapagos 섬에 가도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떠나는 유람선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4박 5일과 7박 8일 두 가지가 있는데 4박 5일은 약 $750이고 7박 8일은 약 $1,200 정도란다. 너무 비싼 가격이다. Galapagos 섬에 가서 4박 5일을 좀 깎아보던지 1일 관광을 여러 번 하던지 해야겠다. 할 일을 끝내고 old town으로 사진을 찍으러 갔다. Old town은 내 숙소와 Avenida Amazonas 거리가 있는 new town에서 별로 멀리 않은 곳인데도 도중에 길을 잃어서 결국 택시를 타고 갔다. 처음에는 전차를 타고 갔는데 내가 내려야 할 정류장이 나올 때가 지난 것 같은데도 안 나왔다. 지나쳐서 간 것 같아서 어느 정류장에서 내려서 택시를 잡아서 타고 old town으로 갔는데 나중에 보니 내가 내린 전차 정류장에서 충분히 걸어서 갈 수도 거리였다. 택시기사가 적당히 돌아서 간 것 같다. 이곳 택시들은 미터를 사용하는데 제법 오래 달린 것 같은데 요금이 $3 밖에 안 나왔다. 내가 내려야 할 전차 정류장은 왜 안 나왔는지 모르겠다. Lonely Planet에 나온 Quito 지도가 너무 오래 되어서 전차 노선을 잘못 탄 것 같기도 하다. 길거리에 무장 경비원들이 많이 보인다. 이곳 역시 중남미의 다른 도시들 같이 치안 상태가 좋지 않은 모양이다. 구걸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숙소 직원이 공원으로는 절대 걸어서 다니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그러나 숙소로 돌아올 때 Parque La Alameda 공원으로 해서 왔는데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애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이 많이 보였다. 아마 주중과 밤에 위험하다는 얘기였던 것 같다. 내일 Galapagos 섬 비행기는 아침 9시 반 출발인데 2시간 전에 공항에 나오라니 아침 6시에 일어나서 7시에는 숙소를 나서야겠다. 여유 시간이 별로 없으니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이 좋겠다. 5년 전에도 묵었던 숙소 L'Auberge Inn은 밖에서는 좀 초라해 보이지만 배낭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숙소 안은 제법 넓다 Old town에 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처음에는 5년 전에 왔었던 기억이 전혀 안 났다 점심을 먹은 음식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