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떡잎식물인 백합과(百合科 Lili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파 이야기
“원장 선생님, 겨울에 쓰실 파는 있습니까?”
15년 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청북면에 사시는 김OO씨께서 물으셨다.
“아니, 없습니다. 사야지요.”
“그러면 제가 파를 드릴께요.”라며 많은 양의 파를 밭에서 뽑아 주셨다.
파를 뽑으면서, 김OO씨는 “원장 선생님, 여름에 파를 사실 때는 조심하셔야 합니다.”
대파에 하얗게 묻어 있는 농약이 (서있는 잎사귀의 특성상) 그대로 줄줄이 흘러 내려가 버리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먼저 아교처럼 끈적거리는 약을 뿌린 뒤, 그 위에 농약을 뿌려 농약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처리 하고 있는데, 파를 아예 먹지 않던가, 먹고 싶으면 쪽파를 먹는 편이 좋고, 좋은 대파가 있다면 많이 사서 집의 화분에 심어두고 먹는 편이 안심이 된다고 충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부득이 농약을 친 대파를 먹을 수밖에 없을 경우에는 따스한 물에 밀가루를 잘 풀어놓고, 식초를 떨어뜨린 물에 한동안 담가 두었다가 씻어내면, 잎사귀에 묻은 하얀 농약이 모두 없어진다고 하는데, 짧게 정리하자면 파 농사는 농약을 사용해야 파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말씀이셨다. 나로서는 참 난감했지만, 농부들의 입장에서는 유기농 재배가 ‘파’는 잘 안 된다는 말씀이셨다.
각자의 입장이 다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므로 소비자는‘파’를 잘 선택한 뒤, 잘 씻어서 사용할 수밖에 없으리라. 우리 식탁에서 빠지는 일이 없는 파의 쓰임과 효능에 대해서 알아 보기로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고 위장 기능에 좋으므로 파를 많이 섭취하면 좋을 것이다.
파(Allium fistulosum)
중국 서부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는데, 아직 야생종은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한국에는 신라시대 때 파를 재배한 기록이 있지만 훨씬 이전부터 심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파는 잎들이 서로 감싸고 있어 마치 줄기처럼 보이는 엽초부(葉鞘部:주로 땅속에 들어 있어 흰색을 띰)와 잎이 펼쳐져 있는 엽신부(葉身部:땅 위에 나와 있어 초록색을 띰)로 나누는데, 엽초부와 엽신부의 상대적 크기에 따라 엽초부가 긴 것을 줄기 파, 엽초부가 짧고 엽신부가 긴 것을 잎 파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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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같은 음식에 넣어먹는 [대파는 줄기 파]에 속하고, 양념장에 넣는 [쪽파는 잎 파]에 속한다. 키는 60㎝까지 자란다. 비늘줄기는 약간 길고 볼록하며, 많은 수염뿌리가 달린다. 잎은 5~6장이 2줄로 달리는데, 기부는 다른 잎의 기부를 감싸며 속은 텅 비어 있다. 꽃은 6~7월경 잎 사이에서 산형(傘形) 꽃차례를 이루며 하얗게 핀다.
꽃덮이 조각[花被片]은 6장이며, 수술은 6개이다. 잎을 날로 먹거나 김치나 나물 또는 양념으로 먹는다. 잎의 아래쪽과 비늘줄기 말린 것을 총백(蔥百)이라고 하여 한방에서 강장제·흥분제·이뇨제·발한제 및 구충약으로 쓴다.(Daum-백과사전 중에서)
한 방에서는 주로 대파를 이용하는데, 대파의 흰 부분은 한방약재로 분류가 될 만큼 총백(悤白)이라 하여 감기의 묘약으로 이용하고 있다. 대파는 비타민 A, C, 칼슘, 칼륨 등이 풍부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있으며, 또 위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기도 한다. 파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냄새는 유화알린의 일종인 알린 성분이며 이것이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증진시키고 발한, 해열, 소염 작용이 있기 때문에 감기의 예방 및 치료가 되며 특히 냉증으로 생긴 설사에 아주 좋다.
그리고 임신 중에 아랫배가 아프면서 유산. 조산기가 엿보일 때는 파뿌리 20개 정도를 진하게 달여 마시면 안정을 찾을 수 있고, 감기로 인하여 한기가 들 때 달여 먹어도 효과가 좋다. 또 한방에서는 구토증의 치료 재로도 사용하고 냉증이 심하거나 땀을 내고자 할 때 생강과 같이 달여 마시기도 한다.
또 정력이 떨어지거나 노인성 치매, 불면증, 신경쇠약이 있을 때는 대추와 함께 넣고 달여 마시고, 노인들이 허리가 아플 때 생강과 마늘과 함께 갈아 밀가루와 섞어 붙여도 통증이 완화가 된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집에서 기르는 개가, 다리가 휘고 배가 멜롱하여 짜구가 났을 때에도 당황하지 말고 북어 대가리와 양파와 대파를 넣어 삶은 물을 먹이면 이러한 증세가 완화가 되기도 한다.
파는 국을 끓일 때나, 나물을 무쳐 먹거나 김치에도 꼭 들어가고 있으나 계절에 다라 음식 재료에 따라 파를 썰어 사용하는 방법이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대파 요리와 쪽파 요리를 한 가지씩만 소개하기로 하자.
1. 대파 통구이
대파를 깨끗이 씻어 5cm길이로 토막을 친 뒤, 팬 위에 기름을 아주 약간만 두르고 볶는다.
대파는 금방 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고, 간장이나 소금만 약간 뿌리면서 볶아도 달착지근하면서도 대파의 향이 살아있어 독특한 맛을 낸다. 이 때 마늘도 납작하게 썰어 함께 구워 먹으면 좋다.
2. 쪽파무침
조선간장 1/2, 물1/2, 고춧가루, 참기름을 넣고 생쪽파를 대강 썰어서 절여 두었다가 뜨거운 흰밥에 이 쪽파무침과 날계란을 깨 넣고 그대로 비벼 먹으면 맛이 있다.
3. 움파 국
겨울이 지난 뒤 움파의 새싹이 누렇게 나오기 시작하면, 멸치국물을 낸다. 멸치국물이 끓으면, 바로 움파를 5cm길이로 썰어 넣고, 다시 파르르 끓으면, 계란을 한 두개 풀어 넣는다. 간은 소금으로 하는데, 계란이 끓은 뒤, 국위에 떠있는 계란을 국자를 사용하여 한 옆으로 밀어 놓고, 국물에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추어 먹으면 된다. 중국인들이 예로부터 느끼하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도 비만하지 않은 것은 파에 있는 성분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