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21세기 초에도 세계의 재난은 여전히 빈번합니다. 불경(佛經)에서 말한 바로 그 ‘말법악세(末法惡世)’처럼 말이지요. 사실 천재(天災)나 인화(人禍)는 모두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탐욕과 무명이 청정한 지혜를 가려 행동으로 표현될 때 재난을 초래하지요. 하지만 한 사람의 힘으로는 세상을 구제할 수 없답니다. 세상을 구하려면 반드시 먼저 마음을 닦아야 해요, 자신의 마음을 먼저 청정히 해야만 타인을 정화시킵니다.
지난 40년 동안 자제공덕회는 거친 길과 험난한 고비를 넘기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자제인은 모두 ‘나의 말을 실천하고, 내가 한 일만을 말해 왔어요.’ 타이완을 시작으로 하여, 큰 사랑의 씨앗을 전 세계에 전하고 있지요.
많은 자제인은 다른 국가, 다른 종교 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여러 국가, 미국, 캐나다 외에, 남아프리카 줄루족의 자원봉사자도 있으며, 스리랑카에서도 자원봉사자 대열에 참가하셨지요. 모두들 ‘하나된 목적’, 바로 ‘마음을 정화시키고자’ 모였습니다.
마음은 외관상으론 알 수가 없어요. 오로지 고운 행동과 예절을 통해서만, ‘진 선 미’라는 인류 문화의 모법을 체현할 수 있지요. 인류 문화의 이 아름다움이 바로 전세계 자제인의 공통된 언어입니다. 바로 ‘고된 자 있는 곳이면 볼 수 있고, 갈 수 있고 손을 뻗칠 수만 있다면 어느 곳에라도 가서 ’무연대자(無緣大慈)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정신을 발휘하여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지요.
전 세계 자제인은 ‘人間菩薩의 육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보살은 바로 ‘깨달은 유정중생’이지요. 보살이 되려면, 자신의 능력을 경시하지 않으며, 사람들 저마다의 ‘선행의 능력’을 존중해야 하며, 동시에 ‘자기를 낮추는’ 겸허함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른 이의 마음에 나를 각인시키고, 더 나아가 더 많은 이의 선행을 이끌어 낼 수 있지요.
《아침 명상록[靜思語]》사속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제가 몸가 마음으로 행했던 실천 체험입니다. 지금까지 중국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의 5개 언어로 출판되었지요. 출판된 후 많은 분들이 책 속의 한 두 마디로 본래 간직하고 있던 사랑의 마음에 눈을 떠 자신의 훌륭한 능력을 발휘했지요. 저는 항상 ‘경(經)이 도(道)이며, 도가 길이다’라고 말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많은 경전은 그저 낭송만이 아닌, 진정 행동에 옮겨져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목숨은 유한하고, 또 어렵게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 불법을 들은 이상, 만약 몸소 실천까지 할 수 있다면, 혜명은 바로 한 걸음 성장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저 ‘듣고, 보고, 말하기’만 하면서, 생명의 가치를 발휘하지 못해도, 시간은 그냥 그렇게 흘러갑니다.
우리가 《아침 명상록[靜思語]》에서 감동을 받고, 깨우침을 얻고, 혹은 마음의 문을 열어 좋은 본성을 봉헌하게 되는 것, 이는 우리들 마음 속에 그 사랑이 있음을 말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서로를 대하고 서로에게 감사하면서 존중과 사랑을 베풀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가장 아름다운 세상이랍니다.
한국의 이상미 님이 수 년의 시간에 걸쳐 《아침 명상록[靜思語]》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출판에도 애써 주신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합니다. 이 수승(數勝한) 인연을 빌어 사랑의 씨앗을 널리 퍼뜨려 선의 역량을 함께 모아, 더 많은 분들이 함께 복전을 가꾸며, 좀 더 평화롭고 재난 없는 세상이 되길 소망해 봅니다.
2006년 10월
쩡이앤(釋 證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