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수·호칭 바로알기 직계는 상하 상관없이 모두가 1촌 촌수계산법 오류 최근에 바로 잡혀 누나 남편, 자형과 매형 · 매부 통용
● 촌수 계산은 부부간은 0촌,
●부모 등 직계는 1촌, 형제간은 2촌
● 숙(叔):아저씨, 질(姪):조카
평소 활달한 성격의 5년차 주부 정모씨. 그러나 유독 명절날 시댁에만 가면 '꿀 먹은 벙어리'가 돼 본의 아니게
과묵한 며느리로 소문이 났다. "가끔 먼 친척들이 오시는데 '누구씨'하고 부를 수도, 그렇다고 '저기요' 할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아예 호칭을
빼고 말을 하다보니 말수가 줄 수밖에요." 알고보니 촌수와 호칭을 몰라 벌어진 해프닝. 이틀 뒤면 민족 최대명절인 설. 평소 왕래가 뜸하던 일가 친척들이 모이지만 어색함에 몸둘 바를 모른다.
진짜 삼촌·이모들이 제대로 눈길 한번 못받는 틈을 타고 술집 웨이터가 삼촌으로, 식당 아줌마가 이모의 자리를
꿰차버린 현실. "우리가 남이가!" 하지만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남보다 더 서먹해진 피붙이들. 이번 설만큼은 '교통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할아버지와 나는 몇촌?
명절 때 만난 똘똘이 조카와 '삼촌'의 대화.
조카: "할아버지와 저는 몇촌인가요?"
삼촌: (잠시 생각하더니) "당연히 2촌이지."
조카: "그럼, 증조·고조는요? 9대조 할아버지는 저와 9촌이겠네요."
삼촌: "…"
조부모와 자신의 촌수를 묻는 질문에 성인 태반이 여전히 "2촌"이라 답한다. '아버지와 내가 1촌 관계이니
그 윗대인 조부모는 당연히 2촌'. 얼핏 논리정연해 보이지만 증조·고조 등 세대가 올라갈수록 모순에 빠져든다.
우리 민법에는 친족의 범위를 '8촌 이내의 혈족'으로 규정해 놓고 있는데 이런 식이면 9대조 조상부터는
'남'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잘못된 촌수 계산은 과거 교과서에서 '세대가 올라갈수록 1촌씩 더한다'는 설명 탓이었다.
"촌수는 방계혈족간의 가깝고 먼 관계를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직계혈족 사이에는 촌수를 따지지 않습니다.
굳이 따진다면 위아래를 막론하고 모두 1촌으로 보아야 합니다." 경남 창원에서 건설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최현영(46)씨. 지난 2003년부터 발간된 초중고 교과서 및 관혼상제 책자에서 '직계혈족은 촌수를 따지지 않는다'로
바로 잡은 주인공이다.
최씨는 모순투성이인 종래 촌수계산을 고치기 위해 초중고 교과서의 집필자와 성균관, 교육부 등에 일일이 서신을
보내는 등 2년여 동안 동분서주 뛰어다녔다. 그 결과 모든 기관들로부터 기존 계촌법의 오류를 인정받고 개정을
이끌어냈다. 최씨가 이들 기관에 보낸 서신과 답신 등 여태 모아둔 서류만 600쪽. 하지만 힘겹게 바로잡은 촌수계산은
여전히 홍보가 덜된 상태이다.
최씨는 '모든 직계는 1촌'이라는 근거를 집안마다 보관하고 있는 옛 족보의 범례와 승중상(承重喪·아버지가 없는
아들이 당한 조부모의 초상)에서 찾았다. 승중상의 경우, 맏상제를 고인의 방계혈족이 아닌 나이 어린 직계 손자에
둔 전통상례에 비춰볼 때 직계는 세대를 불문하고 가장 가까운 1촌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그럼, 조금만 생각해봐도 모순에 빠지는 종래의 계촌법이 수십년간 유지돼온 원인은 뭘까? 최씨는 이를 일반적인
촌수 계산이 무의식적으로 직계에도 적용된 수학적 오류와 현행 민법 탓이라고 말한다. 특히 친족의 범위를 규정해
놓고 있는 민법 770조 1항 '직계혈족은 자기로부터 그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 이르는 세수로써 촌수를 정한다'는
규정이 오류의 주범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관성적인 대입과 '세수'라는 글귀에 얽매여 직계 사이에도 촌수를 더하게
했다는 뜻이다. 현재 잘못임에도 불구 법 조항이 수정되지 않는 이유는 상속문제 때문. 최씨는 "민법은 상속 등 여러
사회문제와 맞물려 있어 자칫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잘못을 알지만 고칠 수 없는
'뜨거운 감자'인 셈이다
최현영씨가 여태껏 모아둔 각종 촌수 관련 자료를 들여다 보고 있다.
#알쏭달쏭한 촌수와 호칭
요즘처럼 바쁜 시대에 친척의 어느 선까지 알고 있어야 예절에
어긋나지 않을까. 동래향교 양규명(67) 전교는 "적어도 당내간
8촌까지의 관계와 호칭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잘라 말한다.
8촌하면 먼 친척같아도 막상 가계도를 짚어 보면 꽤 가까운
사이라는 뜻이다.
제대로 된 호칭을 알려면 우선 촌수의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촌수는 '혈연적 거리'를 나타내는 것으로 호칭과는 엄연히 구분
된다. 가장 흔한 실수가 바로 '삼촌'. 이는 자신과 조카의 관계를
뜻하는 것으로 아버지의 남자형제 외에 고모도 삼촌 관계이다.
따라서 삼촌은 '숙부' '백부' 혹은 '작은아버지' '큰아버지'로
불러야 맞는 표현이다. 하지만 이미 '삼촌'이란 표현이 너무 친숙
해져 있어 '아버지의 미혼 형제'에 대한 호칭으로 인정받고 있다.
아버지의 사촌인 당숙은 나와는 5촌 사이이며 '당숙부' 혹은 '5촌 아재(아저씨)'로 불러야 한다.
복잡한 친족 관계에서 숙(叔)은 아저씨, 질(姪)은 조카를 뜻하고, 항렬이 같은 종은 4촌, 재종은 6촌, 삼종은 8촌 형제를
가리킨다. 왕래가 드물어 안면이 없는 친척간에는 서로 말을 높여야 하며, 조카뻘이라도 나이가 많으면 처음에는 말을
높인 뒤 말끝에 '~하시게' 정도면 무난하다.
배우자의 가족에 대한 호칭은 배우자를 기준으로 따진다. 아내보다 항렬이 높은 가족은 나이와 상관없이 존대해야 하고,
남편의 가족은 항렬과 관계없이 다 말을 높이는 것이 전통이다. 아내의 오빠는 '처남' '형님'으로, 나이가 어리면 '형님'
보다는 그냥 '처남'이 자연스럽다. 흔히 형부가 나이 어린 처제에게 처음부터 말을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결례이다.
남동생의 아내는 '제수' '계수', 형의 아내는 '형수', 여동생의 남편은 '매부·매제' 혹은 '△서방'으로 부르면 무난하다.
누나의 남편은 원래 '자형'이 올바른 표현이지만 최근들어 '매형' '매부'도 인정된다. 시동생을 삼촌으로 부르는 것도
잘못된 경우. 미혼이면 '도련님', 결혼을 했으면 '서방님'이 제대로 된 호칭이다. 남편의 형은 결혼과 상관없이 '아주버님'
이 옳다.
오빠의 아내는 나이가 어려도 '언니'이며 어색하면 '올케'라 해도 무방하다. 반대로 남동생의 아내는 '올케' '자네' 등으로
부르며 자신보다 나이가 많으면 말은 높이되 호칭은 '올케'로 해야 한다. 남편의 누나는 나이가 어려도 '형님'으로 부르며,
이럴 경우 서로 존대하는 것이 좋다.
◇ 간단한 촌수계산법
나와 친척의 촌수를 알려면 우선 부모나 할아버지가 같은 직계를 찾은 다음 방계쪽으로 촌수를 더해가면 된다.
부모와 자식 사이는 1촌, 형제자매는 2촌으로 더한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모든 직계는 기본적으로 1촌 사이이지만
촌수를 계산할 때에는 윗대로 갈수록 임의로 1촌씩 더해 합산한다. 즉 부모는 1, 할아버지는 2, 증조할아버지는 3,
고조할아버지는 4씩 더한다.
촌수계산은 처음부터 방계쪽으로 가지 않고 직계를 거슬러 올라간 뒤 같은 항렬에서 방계로 넘어간다. <그래픽 참조>
예를 들면, 숙부는 아버지(1)의 형제(2)이므로 3촌(1+2)이 되고, 당숙은 할아버지(2)의 형제(2)의 자식(1)이므로 나와는
5촌 사이가 된다. 삼종형제의 경우 증조할아버지(3)의 형제인 종증조부(2)의 3대째 자식(3)이므로 8촌(3+2+3) 관계가
성립된다.
이 때 자신과 같은 항렬인 경우(가계도에서 수평적 관계) 할아버지가 같으면 4촌, 증조가 같으면 6촌, 고조가 같으면
8촌이 된다. 가계도에서 나를 기준으로 짝수 촌수는 항렬이 같은 형제지간이고, 홀수 촌수는 나보다 항렬이 높으면
아저씨, 항렬이 낮으면 조카뻘이 된다.
<인척간 호칭> ★나이가 뒤바뀌면 서로 존대 ○나이 불문 서로 존대
여자의 경우
남자의 경우
남편 부모 : 아버님, 어머님 남편 형 : 아주버님 남편 남동생 : 도련님(미혼) 서방님(기혼) 남편 누나 : 형님(★) 남편 여동생 : 애기씨, 아기씨 남편 여자형제의 남편 : ××서방님 동서지간 : 형님, 동서(★) 오빠 아내 : 새언니, 언니, 올케(★) 남동생 아내 : 올케(★) 언니 남편 : 형부 여동생 남편 : 매제
아내 부모 : 장인어른·아버님, 장모님·어머님 아내 오빠 : 형님, 처남(★) 아내 남동생 : 처남 아내 언니 : 처형 아내 여동생 : 처제(○) 아내 오빠 아내 : 아주머니 아내 남동생 아내 : 처남댁 동서지간 : 형님, 동서(★) 형 아내 : 형수님 동생 아내 : 제수, 계수 누나 남편 : 자형, 매형, 매부(★) 여동생 남편 : 매제, 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