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담대회서 ‘종합지도자상’수상한 류신욱씨“전통 음악 장고는 종합예술이다”
부안예술회관 공연장에 경쾌한 장고 소리가 울려 퍼진다. 덩~덕쿵 덕쿵, 덩~덕쿵 덕쿵..... 실내 공연장 무대 한 켠에서 두들기는 굿거리장단에 듣는 이도 절로 신명이 난다. 연습 삼아 흠뻑지게 두들기는 한 판 놀이에 구슬땀을 흘리고서야 류신욱(48)씨는 장고 채를 놓는다. 희열에 담긴 표정으로 돌아서는 그가 이제서야 한숨을 돌리며 장고 한 판 두드리고 나면 입안의 침이 마를 정도로 목이타고 몸이 후끈 달아오른단다. 부안농악보존회원인 그는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한국판소리의 거목 추담 홍정택 선생을 기리는 ‘추담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종합지도자상’을 수상했다. 류신욱씨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7호 부안농악 설장구 기능보유자인 고 이동원씨의 제자인 이리농악 중요무형문화재인 김형순씨의 장고가락을 사사받았으며, 국가지정중요문화재 제11-다호 이수자로서 익산을 비롯해 부안을 오가며 전통 농악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더욱이 류씨는 이리, 김제, 부안, 정읍 등 호남우도농악 발상지에서 그의 장고가락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통성을 고집하고 있으며, 또한 부안농악보존회원으로 익산과 부안을 오가며 매주 2회에 걸쳐 낮에는 상서 풍물반 지도와 밤에는 부안농악보존회원 지도강사로써 활동하며 전통농악 보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류씨는 장고에 푹 빠져 지난 79년부터 전국의 농악판의 굿 소리만 나면 쫓아 다니며 풍물 꾼 치배들의 기교와 굿 가락에 매료되어 신명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장고는 무엇보다도 건강에 좋다며 헬스나 에어로빅 같은 운동은 음악에 맡겨서 하지만 내가 두들겨서 내 음악을 만드니 얼마든지 신명나게 할 수 있는 음악이란다. 그는 장고 연주자이지만 작곡까지 가능해 스스로 작곡가임을 자처한다. 그의 말 한 마디에 농악은 그의 삶 그 자체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농악은 좌도농악과 우도농악으로 나뉜다. ‘농자는 천하지대본’이라고 농경문화에서 시작된 전라도 평야지방은 우도농악이 발달 해 있다. 부안은 우도농악이 주를 이루는데 좌도 가락은 춤이 단조롭고 음이 강한데 비해 우도농악은 잦은 가락이 많이 들어가고 섬세하며 기교가 많아서 여자 굿 이라고도 한다. 우도 농악을 빼놓고서 사물놀이 설장고를 말 할 수 없다는 그는 대한민국 표준화된 음악이라며 전국 어디에서나 연주가 가능하여 가락과 춤 등 모두 통하니 전라도 우도농악이 전국에서 가장 알아준다는 것이다. 특히 살아가면서 화나는 일이나 속상할 때 장고를 두들기면 모든 세상만사가 풀린다. 마약 같은 성분처럼 무아지경에 이르러 장고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어 일단 한 번 두둘겨 보면 미치게 되어있단다. 특히 어른들은 치매예방에 좋으며 젊은 사람들은 오십견과 중년 여성은 우울증을 예방에 주부들에게 그만이란다. 공연을 자주 다닌다는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장고를 쳐도 힘든지 모르고 한다며 우리 전통음악은 자연과 닮아 한 치 어긋남이 없다고 한다. 신명나면 강한소리로 힘이 들면 약한 가락으로, 때로는 물위를 걷는 것처럼 부드러움과 우렁찬 가락이 조화를 이루어 자연과 똑같다고 표현한다. 기타나 전자올겐처럼 틀에 박힌 음악이 아니라 자유자재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움직이는 동작과 함께 얼굴표정까지 연출해 내는 종합예술이라는 것이다. 장고를 한 판 신명나게 두들기고 난 후 류씨는 늦가을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흠뻑 젖은 몸을 닦으며 잠시 후 있을 강의에 학생들 맞을 준비로 부산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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