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는 관악기의 총칭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특정 악기를 지칭하는 음악 용어로는 대나무 관대에 겹서(겹서)를 끼워 입에 물고 세로로 부는 관악기를 말한다.
피리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과 우리나라, 일본에 전래되었다. 피리는 제례악, 궁중음악, 민간풍류, 민속음악 등 여러 장르의 음악에서 주선율을 담당한다.
『수서』에 고구려 음악에 오현금, 쟁, 피리, 횡취, 소, 고가 있다고 하였고, 『구당서』에 백제음악에 도피피리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피리는 음색변화가 다양하고 표현력이 넓어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향피리, 당피리, 세피리로 분류된다.
향피리와 세피리는 시누대로 만들고, 당피리는 시누대보다 굵은 황죽이나 오죽을 쓴다.
피리는 서는 시누대로 만든다. 향피리와 세피리는 구조나 제작법은 서로 같은데, 향피리는 궁중음악, 민속 합주 등에 사용되고, 가는 세피리는 줄풍류 연주와 가곡의 반주에 사용된다.
음량이 큰 당피리는 당악 계열의 궁중음악과 종묘제례악에 편성된다. | 좁게는 국악기 중의 향필률(鄕禳챌:향피리)·당필률(唐피리)·세필률(細피리) 등을 가리키기도 하나, 넓게는 곧은 일자 모양의 대에 구멍을 뚫고 입으로 불어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국악기나 서양악기, 또는 세로나 가로로 부는 악기를 구별하지 않고 통틀어 피리라고 부른다.
피리는 그 연원이 매우 오래된 악기로 최남선(崔南善)의 《조선상식문답》에 의하면, 삼한시대부터 방울[鈴]·북[鼓]·거문고·피리[笛] 등의 네 가지 악기가 주로 종교상의 필요로 존재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삼한시대의 고분에서는 질흙을 둥글게 뭉쳐 만든 피리가 많이 발굴되었는데 이것을 일본에서는 아메노이와부에[天磐笛]라 하여 신대(神代)의 악기라고 하였다.
그리고 《삼국유사》에도 통일신라 때 거문고와 피리의 두 가지 신기한 악기를 국가의 제천고(祭天庫)에 비장(秘藏)하여 왔다는 기록이 있어, 이 악기는 필시 그 이전부터 신앙적으로 전승되어 온 신물(神物)이었을 것이다. 피리는 시대를 거듭함에 따라 그 나라 민족의 정서와 풍속·전통에 맞도록 개량·발전·보급되어 왔으며, 향토적이고 단순한 한국의 버들피리를 비롯하여 어떠한 조나 음률의 곡이라도 연주할 수 있는 복잡하게 장식된 서양의 플루트나 리코더 등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실로 다양한 악기이다
또한 일본에서는 한국 고대의 피리를 가져가 이를 고마부에[高麗笛]라고 하였는데 이것으로도 옛날 한국에는 여러 가지의 피리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전통음악 연주에 사용되는 피리는 세 가지가 있다. 즉 향(鄕)피리·세(細)피리·당(唐)피리 가 그것인데, 세 가지 모두 관(管)에다 혀(속칭 서, 舌, reed)를 꽂아 세로로 부는 악기이다. 대체적인 모양과 구조는 같다. 호드기가 발달된 악기이며, 관대와 서(reed)로 구성되는 점에서 태평소도 같은 계통의 악기이다.
향(鄕)피리, 대피리
향피리는 지공이 뒤에 1개, 앞에 7개로 되어 있다. 대피리 또는 사관이라 하며, 합주음악에서 주로 주된 가락을 담당한다. 음량이 크고 서양악기 중에서 오보에와 같이 겹서를 사용하며 약간은 어두운 음빛깔을 갖고 있다. 음색은 탁한 편이나 음량이 커서 여민락, 수제천 등 향피리가 편성되는 악곡(합주음악)에서는 주도적 역활을 담당하며 독주 악기로도 널리 애용된다.
향피리를 연주하는 방법은 8개의 지공 모두를 사용하는 것과 한 구멍씩 치켜 잡고 연주하는 것 등의 두 가지가 있다.
향피리 관의 길이는 궁중음악과 민속음악이 쓰이는 것이 약간 차이가 난다. 서를 포함한 피리의 길이는 궁중음악용은 약 26.4㎝, 민요에 사용되는 것은 25.4㎝, 시나위에 쓰는 것은 25㎝ 가량이다. 지공(指孔)은 여덟이며, 음역은 두 옥타브 정도이나, 고음은 배음을 활용한다. 향토적인 느낌의 음색을 지니며, 음량이 커서 합주곡 연주에서는 전체적인 음악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세(細)피리
향피리와 거의 같으나 관이 가늘기 때문에 ‘가는 피리’ 즉 세피리라 한다. 관이 가늘어 작은 음량을 내므로 가곡(歌曲) 반주나 줄풍류(실내악)에 주로 사용 된다. 옛 문헌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20세기 이후에 개량된 것으로 보인다.
당(唐)피리
향피리와 모양은 비슷하나, 관이 더 굵고 음역이 다르다. 《고려사》 악지(樂志)에 의하면 지공(指孔)이 9개이고, 《세종실록》의 그림에도 9개인데, 그 중 2개는 뒷면에 있다. 그러나 《악학궤범》 이후 8개로 고쳐 오늘에 이른다. 음역은 황종(黃)에서 청남려(湳)까지 약 1옥타브 반 이상이다. 당피리는 당악인 <보허자 步虛子>·<낙양춘 洛陽春>, 당악계 악곡인 <보태평 保太平>·<정대업 定大業>·<여민락만 與民樂慢>·<본령 本令>·<해령 解令> 등의 연주에 사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