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의 보수 교단을 중심으로 WCC가 용공론과 종교다원주의론, 동성애주의 쪽에 서 있다고 공격하며 총회 개최를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WCC에 속한 교단과 부산 총회 한국준비위원회는 "터무니없는 음해"라면서 이런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고 WCC가 세계교회의 일치와 공동선교를 도모하는 기구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 WCC 어떤 단체인가 = WCC는 에큐메니칼(교회 일치와 연합) 운동의 대표적 기구다. 에큐메니칼이란 말은 지구상에 사는 만물을 뜻하는 헬라어 '오이쿠메네'에서 나왔다.
WCC는 1910년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세계선교대회와 1925년 스톡홀름에서 열린 '삶과 사업' 대회, 1927년 로잔에서 개최된 '신앙과 직제' 대회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1948년 암스테르담에서 창립총회를 하고 공식 설립됐다.
140개국, 349개의 개신교 교단과 정교회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고, 신자 수는 5억8천만 명이다.
정교회를 비롯해 성공회, 개혁교회, 침례교회, 루터교회, 감리교회, 연합교회와 오순절교회까지 회원교회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 등 4개 교단이 속해 있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WCC 총회는 세계의 지도적 성직자, 사상가, 석학 등 수천 명이 모여 지구촌의 위기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며 "기독교계의 집안잔치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G20 서울정상회의, 평창 겨울올림픽, 부산국제영화제 못지않은 국제행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WCC의 기본 목적은 교회일치, 복음선교, 사회봉사 운동 등 세 가지다. WCC는 창립 이후 이런 목적 실현을 위해 책임사회, 지속 가능한 사회란 비전을 두 축으로 활동을 벌여왔다.
에큐메니칼 운동의 '일치'란 교회를 중심으로 한 모든 삶의 영역에서 이뤄지는 일치, 즉 '교회가 온전한 교회가 되는 것'을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에 집중해 차이점과 반대 견해를 줄여나가는 게 일치의 시작이라고 WCC는 강조한다.
◇ WCC 논란과 해명 = ▲WCC는 다원주의다? = 반대자들이 WCC를 공격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주장이 다원주의다.
이에 대해 WCC는 종교 간의 교리를 섞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한다. 종교 간 대화를 할 때도 기독교 신앙을 벗어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을 하는 이유는 다른 종교 지역의 기독교인 보호, 세계평화와 인류공동의 과제를 위한 협력, 기독교의 신앙적 이유라고 WCC는 말한다.
▲WCC는 용공이다? = WCC는 용공단체이며 공산게릴라에 자금을 대줬다는 비난도 있다. 옛 공산권의 교회들도 가입해 있으니 용공단체가 아니냐는 주장도 한다.
WCC는 교회 협의체일 뿐 특정 이념을 지향한 적이 없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교회인가 아닌가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란 입장이다. 냉전시대에 공산체제에 속한 교회를 회원으로 받아들인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용공이란 주장을 펴는 것은 복음을 인간의 이념 아래 두는 행위라고 WCC는 지적한다.
한국교회가 북한선교를 위해 아무 일도 못하던 1980년대에 북한의 신앙과 예배의 자유, 교회 생존을 위해 노력한 것도 WCC였다는 것이다.
▲WCC는 동성애를 지지한다? = 이 문제에 대해서도 WCC의 입장은 단호하다. 동성애 문제에 어떤 공식적 입장도 취한 적이 없고 50년 전부터 인간의 성(性) 문제 전반을 다뤄왔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WCC는 1961년 뉴델리 3차 총회를 시작으로 혼전경험, 성폭력, 축첩, 다문화 결혼, 피임, 산아제한, 낙태, 유전자공학과 성, 에이즈 등 성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해왔다. 주로 북미, 유럽에서 사회 문제가 되는 동성애 문제에 대해 남반구 교회가 대부분 부정적 입장이어서 WCC로서는 교회분열의 우려 때문에 쉽게 다룰 수 없는 사안이다.
▲WCC는 단일교회를 추구한다? = WCC가 세계의 모든 교단을 통합해 단일교회를 만들려 한다는 건 한국 기독교의 예 합동과 예장통합의 분열 명분이기도 했다. WCC는 획일적, 기구적 일치가 아니라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한다는 입장이다. 개별 교회의 보편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면서 그리스도의 몸으로 서로 연결되는 것을 지향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