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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내용이니만큼 엄청나게 긴 글이 될 것 같네요. 인터넷에서 이런 장문이란 환영받지 못하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관심이 있는 분들은 마음먹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프롤로그
"초라한 행색으로 차가 다니는 위험한 길거리를 떠돌아다니는 강아지가 있습니다. " "공고기간이 다 지난 채 누구도 입양하겠다고 나서지 않아 이제 안락사를 하루 앞둔 강아지가 있습니다"
이런 강아지를 볼 때면 특별히 구조, 구호 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던 사람들이라도 "불쌍해.. 어떡해.. 저 강아지 살렸으면 좋겠어" 라는 생각을 하지요. 그게 대부분의 측은지심을 가진 사람들의 평범한 생각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 강아지를 살리려면 병원도 데려가야 하고, 임보도 해야하고, 입양을 해야 하는데 그 부담이라는 것이 만만치 않다보니 가슴 한 켠에 뭔가 짐을 하나 얹은 것 같은 마음을 갖고서도 외면을 하고 돌아서는 것 또한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제가 한 번 생각을 해봤습니다. 불쌍하다고 여기기는 했지만 감히 나서기는 힘들었던 그런 평범한 측은지심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서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결실을 맺어볼 수는 없을까?
유기견 구호에 대한 남다른 결의에 찬 사람들만이 나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 그 분들의 측은지심이 하나 둘 모여서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그 강아지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바로 팅커벨 프로젝트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 팅커벨 프로젝트 개요
팅커벨은 차가 다니는 위험한 길거리를 떠돌아다니던 한 작은 말티즈 강아지를 구조 경험이 없었던 한 여성이 불쌍한 생각에 그 자리에서 바로 안아서 구조한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 분께서는 집을 잃고 헤매는 이 불쌍한 강아지를 어서 주인을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에 분실강아지 공고를 볼 수 있는 유기견 보호소로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공고기한이 지나면 안락사가 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 보호소에 있는 기간 동안에 입양자를 알아보고 나오자마자 바로 입양을 주선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보호소를 나온 그 강아지는 '팅커벨'이라는 예쁜 이름을 갖게 되었고, 임보자 집의 다른 강아지들과 따뜻한 하루를 보냅니다. 하지만 그날밤 잦은 설사를 걱정한 임보자가 병원으로 데리고 갔고 그곳에서 파보를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임보자 댁에서 편안한 하루를 보냈던 팅커벨 (오른쪽)
팅커벨을 살리기 위해 여러분께서 십시일반의 성금을 모아주셨고 그 금액은 112만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체력이 약한데다가 언청이로 잘 먹지도 못했던 팅커벨은 끝내 더 이상 살지 못하고 별이 되었습니다.
팅커벨은 그 후 화장을 했고 김포의 페트나라 납골당에서 코돌의 오빠 곁에 안치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팅커벨을 살리기 위해 후원받았던 그 남은 기금 92만원은 팅커벨의 안타까운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지금 당장이라도 안락사의 위기에 처해있는 다른 강아지들을 살리는 소중한 기금으로 활용을 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의 이름을 '팅커벨 프로젝트'라고 칭하게 됩니다.
■ 팅커벨 프로젝트 진행 순서
첫째, 구조 대상 강아지들의 선정
내일 당장이라도 구원의 손길을 뻗지 않으면 안락사로 죽어가는 강아지들이 수십마리 이상이 됩니다. 그리고 불과 며칠 후면 그 강아지들과 똑같은 처지에 있는 강아지들은 수천마리 이상입니다.
안타깝게도 모든 강아지들을 다 살릴 수는 없기에 우선 당장 공설 유기견 보호소에서 공고기간을 지나 내일 당장이라도 안락사의 죽음을 맞이할 대상인 강아지들중 서울 경기권의 가장 큰 유기견 센터인 동구협(경기도 양주 소재. 동물구조관리협회)의 공고견 중 기한이 지난 강아지들 중에서 선정했습니다.
둘째, 동구협에 구조 대상 강아지들에 대한 입양 신청
우선 강아지들을 살리려면 입양신청을 해야 합니다. 한 강아지에 대해 여러 사람이 신청될 수도 있습니다. 입양 신청된 강아지들은 안락사를 당하지 않고 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나 아닌 다른 분들이 신청했을 수 있는 복수 신청의 가능성도 있기에 여러마리의 강아지를 신청했습니다. 그렇게해서 모두 8마리의 강아지를 신청했는데 그 중 2마리는 다른 분에게 벌써 입양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번에 팅커벨이 살리게 된 강아지들이 바로 이 녀석들입니다.
믹스견. 10개월 추정. 체중 5.2kg. 암컷
믹스견, 10개월 추정, 4.2kg, 암컷
말티즈, 1년 추정, 3.2kg, 수컷
푸들. 2년 추정. 3.4kg, 수컷
푸들, 3년 추정. 3.3kg, 암컷
비글. 3개월. 2.3kg. 수컷
모두 8마리의 공고 기간이 지난 안락사 직전의 강아지를 신청했고, 그 중 2마리는 다른 분들과 복수 신청이 되어 먼저 신청한 그 분들께서 입양해 가셨습니다. 그래서 이번 팅커벨 프로젝트로 우리가 신청한 강아지들은 이렇게 모두 6마리입니다.
위에 사진과 밑에 간단한 설명을 보시면 알겠지만 가장 나이가 적은 비글이 이제 갓 3개월 밖에 안된 새끼 강아지이고, 가장 나이가 많은 흰 푸들조차 3년 밖에 안됐습니다. 모두 아직은 10년은 더 살 수 있는 강아지들이지요.
누가.. 왜.. 어떤 사연으로 이 강아지들을 버리거나 혹은 잃어버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버렸던, 잃어버렸던 이 강아지는 이번에 우리가 입양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무조건 안락사되는 강아지들이었습니다.
안타깝게 죽어간 팅커벨이 생전에 한 번도 본 적은 없었을지라도 바로 이 강아지들을 살리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강아지들의 삶이 행복해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안락사를 당하지 않게 된 것만이 결정된 것일 뿐입니다.
■ 동구협으로부터 데리고 나옴
이 여섯 마리의 강아지들을 모두 우리가 데리고 나올 지, 아니면 복수 신청한 다른 분들이 그 중 몇 마리를 데리고 갈 지는 아직 미정입니다. 아마도 적게는 2마리 ~ 많게는 6마리 전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강아지들은 신청한 지 10일 이내에 입양 신청자에게 입양 허가 통지가 되어 동구협으로 데리러 가게 됩니다. 이 강아지들을 동구협으로 직접 데리러 가는 것은 신청자인 뚱아저씨, 덤이맘님, 귀욘삐삐님이 수고하게 됩니다.
■ 건강 검진 & 치료 - 용산구 21세기 동물병원 지정.
동구협으로부터 이 강아지들을 데리고 나온 다음에 바로 할 일은 건강검진입니다. 이번에 팅커벨 프로젝트를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지정 병원은 신뢰할만한 분이 계시는 병원으로 정했습니다. 용산에 있는 21세기 동물병원으로 반려동물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뚱자엄마가 계시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있는 곳입니다.
동구협에서 나온 강아지들은 이 곳에서 13가지의 질병검사 및 항체검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별다른 이상이 없게 되면 임보를 하고, 병이 발견되게 되면 치료를 하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 프로젝트 기금을 초과하는 치료비가 나올 경우에는 여러분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겠습니다.
■ 임보 및 입양
검진결과 병이 발견된 강아지들은 치료를 하고, 병이 없는 강아지들은 임보와 입양을 추진하게 됩니다.
임보와 입양은 동시에 추진합니다. 가능하면 강아지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처음부터 입양이 되는 것이 우선이겠지요. 하지만 이 강아지들을 평생 잘 돌볼 수 있는 좋은 입양자가 나설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면 그 때까지는 임보를 하겠습니다.
가능하면 임보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이 강아지들에게 이 세상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라도 살가운 따뜻한 배려와 정을 느낄 수 있는 가정 임보를 우선으로 합니다.
가정 임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는 경기도 용인에 있는 행강집의 유료 위탁견 보호시설을 이용하여 지난번 서산에서 구조한 유기견 콩이가 그랬던 것처럼 따뜻한 실내에서 안전하게 위탁을 받게 됩니다.
■ 입양은 이렇게 합니다.
구조, 건강검진, 치료, 임보라는 모든 과정을 거쳐서 이 강아지들을 평생 잘 돌볼 수 있는 좋은 입양자가 나타나게 되면 가급적 그분의 댁을 방문해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인지를 판단할 것입니다.
서울, 경기권이라면 뚱아저씨나 덤이맘님이 시간을 내서 직접 방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만약 그보다 더 먼곳이라면 입양자와 다시 상의를 해보겠습니다.
어떻게 됐든 이 과정에서 개장수나 사이코는 무조건 걸러지게 될 것이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입양할 강아지들은 반드시 입양계약서를 작성하며, 가정 교배로 인한 또 다른 유기견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중성화 수술을 필수로 합니다.
■ 입양 이후 A/S 프로그램
처음에 입양을 했을 때 좋은 마음으로 입양을 했더라도 나중에 어떤 사정으로 인해 파양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럴 가능성을 최대한 줄인 입양자에게 보내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사람일이라는 것이 늘 그렇게 100% 똑 맞아 떨어지는 것만은 아니지요.
입양시 적합한 입양자라고 판단을 하고 입양을 보냈더라도, "파양을 하게 될 경우 반드시 개인적인 판단으로 다른 곳으로 떠맡기거나 방치하지 말고 꼭 돌려주세요"라는 말을 드릴 것입니다.
어쩌면 이것은 입양자의 책임을 줄여주게 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 강아지가 불행한 입양 생활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조치입니다. 유기견을 입양하는 분들이 모두 10년 이상 평생을 다 책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입양 이후로는 그 분께서 알아서 잘 돌보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가급적 입양자가 초보인 경우에는 늘 그와 관련된 상담, 특히 강아지 관련 질병 등에 대한 상담이나 그 밖의 어려운 문제에 대한 상담을 해드릴 예정입니다.
강아지 관련 건강 및 질병과 관련된 상담은 주치 병원인 21세기 동물병원에 부탁을 할 예정이며, 그 밖에 강아지를 키우면서 고민되는 일에 대한 상담은 제가 일부 맡아서 할 수 있지만 저 또한 강아지들을 오래 키운 사람이 아니므로 모르는 것이 많은 만큼 다른 분들의 도움을 청할 수 있습니다.
이상이 동구협에서 구조해나올 적어도 2마리 ~ 많게는 6마리 강아지들에 대한 구조, 건강검진, 치료, 임보, 입양, 입양 이후의 A/S 프로그램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입니다.
■ 갑작스럽게 닥친 발등에 떨어진 불 - 가여운 푸들 이야기
위와 같은 계획을 갖고 '팅커벨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과정에 어제 갑자기 돌발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우리가 신청했던 강아지를 먼저 복수신청했던 입양자가 데리고 간 푸들 강아지를 갑작스럽게 파양하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유는 그 강아지가 파보에 걸렸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 강아지가 바로 동구협으로 가게 되면 안락사가 됩니다. 동구협에서는 우리에게 연락이 와서 그 사실을 알렸고, 그 강아지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하나요. 살려야지요.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다면 모를 일이지만 알고도 어떻게 들어가면 바로 안락사가 될 그 강아지를 모른 척 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바로 이 푸들 강아지입니다.
파양을 당한 후 우리가 다가가자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라는 간절한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푸들 강아지. 2세 추정, 암컷. .
말했던 것처럼 모든 입양자들이 입양한 강아지들을 100%다 책임지지는 않습니다. 이 푸들 강아지를 입양한 분은 보시다시피 예쁘게 생긴 이 강아지가 맘에 들어서 입양을 하겠다고 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파보에 걸렸다. 치료비가 든다"는 아주 기본적인 이유로 파양을 했습니다. 그분을 탓하지는 않겠습니다. 그것이 입양자들 상당수에게 명백히 존재하는 현실이니까요.
이 강아지는 어젯밤 팅커벨 프로젝트의 주치병원으로 지정한 '21세기 동물병원'에 도착해서 파보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원장선생님은 반드시 살려낸다고 장담은 하지 못하십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파보에 의한 탈수 증상이 있어서 수액을 맞고 있는 푸들 강아지.
아직 이름은 짓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오늘 새벽에 특별히 더 설사를 많이 하지 않고 좋은 징후를 보였다고 합니다. 이대로 잘 2 ~3일만 버텨준다면 이 푸들 강아지는 살게 됩니다.
이 강아지가 살게 된다면 반드시 평생을 돌봐줄 가장 좋은 주인을 찾아주겠습니다. 이 강아지를 살리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보내주세요. 그리고 좋은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응원을 보내주세요.
■ 또 다른 말티즈 강아지.
혹시 이 강아지를 보신 적이 있나요? 강릉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있는 강아지를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반려동물방의 '사랑'님과 강릉보호소의 자원봉사자들이 애타게 임보자와 입양자를 찾던 바로 그 강아지였습니다. 다른 강아지들이 임보자와 입양자를 찾아서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 새 생명을 찾을 때까지 생사조차 불투명했던 바로 그 강아지입니다.
입양당시 똘망똘망하게 예뻤던 이 강아지는 보호소에서 입양한 후 몇 개월이 안되어 너무 안쓰러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비포 : 입양 당시 귀엽고 똘망똘망해보이던 말티즈, 4세 추정.
애프터 : 물에 젖은 채 안락사 직전에 있던 말티즈 강아지.
이번 팅커벨 프로젝트는 바로 이 강아지까지 살리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동구협에서 구조해나오게 될 2 ~6마리. 입양됐다 파보로 파양되어 다시 살리기 위해 치료중인 푸들 강아지, 그리고 이 말티즈 강아지까지입니다.
■ 팅커벨 기금 92만원 운용 계획
적게는 4마리 ~ 많게는 8마리까지의 강아지를 살려내는 이번 팅커벨 프로젝트가 다소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이번에 팅커벨 프로젝트의 잔여 기금은 92만원입니다. 4마리 ~ 8마리 강아지의 13가지 기본 검진에 항체 검사까지의 기본 비용만 해도 50만원 정도 됩니다.
파보에 걸린 푸들 강아지의 경우 얼마의 치료비가 더 들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아직은 추가적으로 더 이상의 모금 활동은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후원금을 모금했던 전례로 봤을 때 아마도 안락사 위기에 있는 강아지들을 살리는데 필요한 후원금을 모은다면 꽤 많은 기금이 모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팅커벨 프로젝트는 92만원의 팅커벨 기금을 운용할 때까지의 한시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안락사 위기에 있는 수많은 강아지들을 다 살릴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과 저 또한 생활인의 한 사람으로서 경제적인 문제는 기본적으로 최우선적으로 해나가야하기에 여기에만 매달릴 수는 없습니다.
대략 제가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짧게는 보름 ~ 길게는 한 달 정도 봅니다. 그 기간 동안에는 여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를 해서 반드시 이 강아지들을 살리고 좋은 주인을 찾아주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동구협으로부터 구해온 강아지가 알지 못했던 병에 걸려 기금 92만원을 초과하는 치료비가 들게 될 경우 그 부분은 적극적으로 여러분들에게 후원 요청을 하겠습니다.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 제가 이 프로젝트를 추진 하는 이유.
팅커벨이 죽고 난 후에 남은 기금 92만원은 후원자들에게 돌려주면 간단히 끝낼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저 또한 후원금을 내려고 막 마음을 먹고 입금하려 할 때 팅커벨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어서 후원조차 하지 못했었습니다. 어쩌면 이 일은 저와는 무관한 일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일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강아지입니다.
팅커벨이 너무 불쌍해서였습니다. 타고난 언청이였던 이 작은 녀석이 주인의 사랑을 받았었는지 몰랐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도 모르는 보호소 철창 안에서 10일간을 있다가 겨우 살아볼만한 곳으로 와서 '단 하루의 따뜻한 삶'만을 느껴본 채 그렇게 죽어갔던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팅커벨과 같은 강아지들이 더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팅커벨의 안타까운 죽음이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헛되이 지나가지 않도록 그 녀석의 죽음을 통해 같은 처지에 있는 다른 강아지들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둘째, 사람입니다.
후원해주신 분의 뜻과 정성입니다. 그분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람있는 후원문화가 정착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몇 번의 후원을 추진해본 적있는 저는 후원한 금액이 1만원이든, 2만원이든, 3만원이든, 5만원이든.. 혹은 그 이상이든 금액의 고하를 떠나서 후원금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 아닌 , 정말 요긴하게 잘 쓰여서 눈에 띄는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을 때 후원한 금액 훨씬 그 이상으로 보람을 느끼는 것을 많이 봐왔습니다.
이번에 팅커벨에게 모인 기금은 모두 112만원이고 그중 20만원은 장례비 등으로 사용하고 92만원이 남았습니다.
제가 약속드립니다. 이번에 팅커벨에게 후원을 해주신 분들에게는 내신 그 소중한 금액이 10배, 100배가 되는 보람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큰 보람을 드리겠습니다. 유형의 재화를 선물로 드리지는 못하겠지만, 무형이지만 큰 보람과 기쁨을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여러분들이 십시일반 내신 그 후원금이 얼마나 소중하게 잘 쓰이는지에 대해 가슴뿌듯하게 보람을 느낀다면 아마도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후원에 참여해서 폭넓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후원 문화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입니다.
■ 여러분들이 참여하는 방법
이번 팅커벨 프로젝트는 일부 후원자가 후원금을 내고, 뚱아저씨가 원맨쇼를 하는 그런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이 팅커벨 프로젝트의 취지에 동의하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 공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기회를 놓쳐 후원금도 내지 않은, 그렇다고 임보나 입양을 할 처지가 되지도 되지 않는 내가 과연 이 팅커벨 프로젝트에 어떻게 참여한단 말이지?"라고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간단명료하게 여러분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법을 요점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첫째, 응원 덧글입니다.
코돌이, 코순이, 페키 삼식이, 요키 밤톨이, 콘프, 서산 콩이 등 여러마리 강아지들을 구조해서 입양해본 전례로 볼 때 수많은 분들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응원해준 강아지들은 다 좋은 집으로 입양갔습니다. 응원과 기원의 에너지를 많이 받은 것과 그 밖에 + @가 더 있을 것입니다.
둘째, 홍보 지원입니다.
여러분들 각자는 이곳 아고라 반려동물방 이외에 자주 활동하는 카페나 사이트가 있을 것입니다. 혹은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동안 아껴두고 갈고 닦아놨던 여러분들의 소중한 그 공간을 이번 '팅커벨 프로젝트'에 활용해주십시오.
트위터, 페이스북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제가 올리는 입양 홍보글을 적극적으로 알려주십시오. 블로그를 활용하시는 분들은 제가 블로그에도 올릴 컨텐츠를 스크랩해주십시오. 그것만 해주신다면 이 강아지들은 얼마든지 가장 좋은 가정으로 입양될 수 있습니다.
셋째, 후원입니다.
아직은 추가 모금 후원을 할 계획은 없지만 만약 이 강아지들을 치료하는데 비용이 조금 더 필요하다면 기꺼이 후원해주십시오. 저도 부끄럽지 않게 후원금 요청하겠습니다.
넷째, 임보입니다.
임보를 해보신 분도 계시고, 아직 한 번도 안해보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 임보는 입양만큼 평생을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좋은 입양자에게 갈 때까지 따뜻한 정성과 배려로 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해보셨던 분이든, 아직까지 한 번도 안해보셨던 분이든 이 강아지들이 가정 임보가 될 수 있도록 용기를 내어주세요.
다섯째, 입양입니다.
위에 사진에 있는 여덟 마리 강아지들을 잘 보세요. 다들 앞으로 10년 이상은 더 살 수 있고 귀엽고 예쁘지요? 보호소에 있다보니 잘 꾸미지 않아 아직 미용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렇지 정말 예쁜 강아지들입니다.
혹시나 강아지를 한 마리 돈주고 분양받으실 생각이 있으신 분들, 유기견에 대한 왠지 모를 선입견이 있으셨던 분들께서는 이번 기회에 용기내서 저 예쁜 강아지들을 입양해보세요. 이 강아지들이 자신의 생명을 살려주신 여러분들에게 보은을 해서 가정에 화목과 행운을 함께 가져다 줄 것입니다. 믿으셔도 좋습니다.
■ 팅커벨 프로젝트 추진 계획서 - 마무리 글
아무래도 간단치 않은 프로젝트이다보니 계획서가 조금 길어졌네요. 제가 뭐 그다지 꼼꼼한 사람은 아니지만 업무를 추진할 때는 나름대로 목표와 원칙을 정확히 설정하고 그에 따른 방향과 실천 방법, 실무 진행 등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진행을 합니다.
일이란 것이 생각대로 모든 것이 순조롭게 똑 떨어지지 않고, 시행착오도 거칠 수 있지만 최소한 기본적인 원칙과 방향과 계획이 있어야만 산만하게 일처리가 되지 않고 중심을 잡고 일을 해나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보름 ~ 한 달 정도의 기간 동안 저는 이 팅커벨 프로젝트에 전념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 예상해보길 약 2천km ~ 3천km의 거리 이동과 주행을 예상합니다. 제 자신에게도 계산되지 않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투여되는 일이 되겠지요.
하지만 다른 모든 것들을 떠나서 한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것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1년 365일 이 일을 다 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2013년의 첫 달인 1월은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가치있는 일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저 혼자라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여러분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용기를 내었습니다. 저의 용기에 여러분들이 응원과 동참으로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은 죽음 직전에 놓인 불쌍한 강아지를 봤을 때 "어떡해.. 어떡해.. "라고 발만 동동 구르셨다면 이번에는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의 실천.. 그 실천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 그 강아지들에게 새생명의 다리를 놓아주세요. 여러분들이 능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엄청 긴 글이었죠?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프로젝트의 계기가 된 팅커벨 사진 한 장 올리고 이 글을 마칩니다.
한 줌의 재로 돌아간 예쁜 팅커벨아..
네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들이 최선을 다할께. 이 세상에 태어나줘서 고마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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