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리그전 MVP 대교눈높이 주장 김문희
김문희가 날아올랐다. 지난 2012년 가을, 월간배드민턴과의 인터뷰에서 “내년에는지지 않겠다”라며 칼을 갈았던 그녀는 겨우내 혹독한 훈련을 통해 체력과 기술을 보완했다. 그리고는 드디어 일을 냈다. 2013 봄철리그전에서 6번 싸워 6번 모두 승리하며 대교눈높이가 준우승 트라우마를 깨뜨리고 우승하는 데 일등공신이 되었다. 국가대표로 맹활약 할 때보다도 더욱 좋은 모습이었다.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며 주장으로서의 위신도 살렸다. 훨훨 날아오른 김문희를 만나 감격스런 봄철리그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글 문영광 기자 사진 김홍경 기자
먼저 봄철리그 최우수선수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실업 대회에도 이런 상(최우수선수상)이 있는 줄 몰랐어요. 혼자 받아서 팀 동료들에게 미안하기도 해요. 그래도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좋은 상을 받아서 너무 기분 좋습니다.
최우수선수상이면 부상도 좋을 것 같은데요? 상장이랑 트로피만 받았습니다(웃음). 선수 생활하면서 길이 남을 명예니까 부상이 없어도 전혀 상관없어요.
사실 지난해 인터뷰 때만 해도 극심한 슬럼프 때문에 표정이 좋지 않았었거든요. 제가 그랬었나요? 지난해에는 운동이 너무 안 되서 심적으로 부담이 많았죠. 겨울 내내 체력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칼을 많이 갈았죠.
이번 대회에서 6전 전승을 거두셨어요. 겨우내 체력훈련의 결과일까요? 아니면 어떤 심리적 혹은 기술적인 영향이 있었나요? 이번에는 이전에 했던 다른 시합 때보다 부담을 많이 놓았던 것 같아요. 지난해 (송)민진이와 (고)은별이가 실업 첫해인데도 굉장히 잘해줬잖아요. 제가 혹 지더라도 동생들이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놓였다고나 할까요. 몸 상태나 컨디션이 좋은 것보다 그런 심리적인 부분 때문에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우승 후 팀 분위기는 어땠나요? 정말 좋았어요. 제가 1년차였던 재작년 여름철 대회 우승 때보다도 훨씬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작년에 고비마다 져서 준우승만 여러 번을 했기 때문에 바라고 바라던 우승을 드디어 이뤄냈다는 생각에 모두 기쁘고 뿌듯해 했습니다.
이번 대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요? 준결승에서 KGC (배)승희 언니랑 할 때가 제일 고비였어요. 그 시합 전에 감독님께서 ‘승희가 편하냐, (배)연주가 편하냐’라고 물어보셨거든요. 그런데 사실 둘 다 쉽다고 할 수가 없는 상대잖아요. 연주는 요즘 정말 잘하고 승희 언니는 제 스타일을 너무 잘 알고요. 그래서 ‘아무나 붙여주세요’라고 했고 승희 언니랑 경기하게 됐죠. 그런데 막상 시합 때가 되니까 작년에 승희 언니한테 진 기억이 나서 플레이가 잘 안 됐어요. 첫 게임을 뺏겼죠. 그래도 좀만 더 하면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서 결국 이겼습니다. 정말 힘들었어요.
배승희 선수를 이기고 나서 울었다는 소리가 들리던데 사실인가요? 창피하지만 사실입니다(웃음). 그 시합을 끝내고 들어가는데 동생들이 여느 때와 같이 수고했다고 반겨줬어요. 그때 감정이 복받쳐서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중요한 경기에서 내가 하나 해줬다는 생각에 감격스럽기도 하고 힘들었던 기억도 나고 하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런데 제가 우니까 애들이 전부 다 울더라고요.
작년에 KGC에게 많이 지기도 했었는데 정말 기분 좋았을 것 같습니다. 네 정말 좋았죠.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습니다. 준결승에서 KGC를 이긴 다음에 감독님께서 저희한테 “나 솔직히 짐도 싸놨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웃으시는 거예요. 그만큼 작년에 KGC한테 많이 졌던 것 같아요.기분이 좋으니까 다들 웃으면서 할 수 있는 농담이었죠. 또, 시합 날 아침에는 저희 팀 버스가 접촉사고가 났었어요. 그래서 다들 그걸로 액땜했다고 생각했죠.
결승전에서는 삼성전기 강해원 선수를 잡았어요. 그때는 어땠나요? 은별이가 앞에서 1단식을 아깝게 졌어요. 1게임 따낼 때만 해도 이길 줄 알았거든요. 그리고 다음 복식 경기를 지켜보면서 몸을 푸는데 너무 비슷비슷한 거예요. 몸을 풀어야겠는데 그 경기 지켜보느라 제대로 몸도 못 풀겠더라고요. 그 경기를 졌으면 제 부담감이 너무 컸을 텐데 다행히 이겨서 제가 더 열심히 하자고 마음먹고 시합에 들어갔죠. 그런데 1게임에서 경기가 너무 잘되는 거예요. 여태까지 강해원 언니랑 붙어서 몇 년 전에 딱 한 번 빼고는 이겨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아 이번에는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갖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주장 2년차가 되셨는데 올해 이 여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으세요? 새로 영입된 루키 두 명이 너무 잘 해서 든든합니다. 특히, 복식이 보강되니까 정말 최고의 팀이 된 것 같아요. 또, 작년에는 대표팀에 들어가 있던 선수가 2명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4명이나 들어가 있으니까 팀 위상도 더 올라가고 선수들 실력도 더 향상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허훈회 코치가 새로이 영입된 효과도 조금 있다고 보시는지? 물론이죠. 이전까지는 감독님이 자리를 비우시거나 하면 아무래도 운동을 소홀히 할 수도 있었는데 코치님이 오시면서 훈련에 공백이 없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작년까지 현역이셨던 코치님이 직접 같이 뛰어주시니까 아무래도 도움이 많이 되죠.
자신의 기량을 판단해볼 때 지금이 선수생활 중에 가장 좋은 것 같나요? 기량이 크게 다르진 않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대학 때 대표팀에서 국제 대회 많이 나갈 때가 좀더 잘하지 않았나 싶어요. 중국 마스터즈에서 처음으로 국제 대회 8강에 올라 중국선수 왕린한테 듀스까지 가서 아쉽게 진 기억이 있는데 그때가 제일 실력이 좋았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 아직 국가대표에 욕심이 남아 있겠네요? 욕심이 있기는 한데 지금 다시 들어가면 예전 같이 운동 못 할 것 같아요(웃음). 대표팀은 밥 먹고 자는 것 빼고는 운동만 해야 되니까요. 예전에 대표팀에 있을 때는 너무 힘들고 선수촌 시스템만 따라가다 보니 서울이라는 곳이 좋은 줄도 몰랐어요. 그런데 1년 반 전에 대표팀에서 나오고 운동 외 시간에 여가도 즐기고 하다 보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언니들이 서울이 좋다고 했던 말이 이제야 이해가 가는 것 같아요.
여가 시간에는 주로 뭐 하면서 시간 보내시나요? 바람 쐬는 것을 좋아해요. 한강 둔치에서 자전거도 타고 제 차 타고 드라이브도 하고요. 1년 전쯤 차를 샀을 때 어머니가 1개월 정도 먼저 몰고 다니셨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 하셨어요. 제가 서울로 끌고 올라올 때 살짝 죄송했죠.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차로 선물 해드리고 싶습니다.
올해 좋은 출발을 하셨는데 개인적인 목표는? 개인적인 목표는 아무래도 여름철 개인전이 욕심이 납니다. 여태까지 3위밖에 못 해봐서요. 작년에는 강해원 언니한테 개인전 준결승, 단체전 모두 졌습니다. 이번에는 개인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네요.
프로필 이름 : 김문희 생년월일 : 1988년 6월 28일 신장 : 185cm 사용손 : 오른손 출신교 : 김제중앙초 - 김제여중 - 성심여고 - 한국체대 수상실적 2013 전국봄철실업배드민턴리그전 여자일반부 단체 1위 2012 제93회 전국체육대회 여자일반부 단체2위 2012 제55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일반부 단체2위 2012 제55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일반부 단식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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