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서울 안암동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동네 근처에 당시 꽤 유명한 과학교재사가 입점해있던 "학생 백화점"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 근처에 조금 작은 규모의 "삼원과학교재사"라는 가게가 있었습니다. 저는 학교 끝나면 가방 둘러메고 이 삼원과학교재사에 가서 구석에 앉아서 주인 아저씨가 키트 조립하고, 도색하는 것 구경하고 시간 가는 줄 몰랐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3학년 시절이었으니 무려 40년 가까운 오래 전 일이지만 당시 과학교재사 선반위에 가득 올려져있던 주로 타미야 브랜드의 AFV와 Aircraft 키트들은 어린 제 마음을 무척이나 설래게 만들곤 하였습니다. 지금도 eBay에 올라와서 거래되는 빈티지 키트들을 보면 어린 시절 감동이 다시 한번 재현되곤 합니다.
미니어쳐 키트 메이커들 중에서 그 축적된 기술과 앞서나가는 제품 라인 업을 볼 때 타미야는 그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최고의 메이커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별로 호감을 갖지 않는 편이지만..... 타미야의 제품력에 대해서만은 좀 예외가 될 듯 싶네요.....)
1.M42 Duster 대공포 전차
우선 처음으로 올린 위에 사진은 타미야 올드 팬들에게는 너무나 낯이 익은 M42 Duster 전차 키트입니다. 처음에는 기갑병들을 무려 세명씩이나 포함시킨 매력적인 키트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키트에 포함되었던 전차병들이 M4 셔먼에 포함된 기갑병과 함께 4종 1세트로 미국 전차병 피규어 키트로 따로 제품화되면서 전차병 없이 전차만 판매하는 키트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중학교때 이 키트를 구입해서 당시에는 도색도 안하고 그냥 조립한 후에 꽤 오랫동안 제 방 선반 위에 놓아두었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한번 구입해서 "제대로" 작품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키트입니다.

반갑게도 이 전차는 제가 사는 집 근처 패러무스라는 타운에 있는 재향군인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더군요.
2.M60 A1 전차

M60 전차는 실제 M48과 차별화하는 발전성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성능적으로 고질적인 결함으로 인해서 동시대의 다른 모델들과 비교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전차의 디자인이 보다 납작해지는 미국의 애브럼스나 영국의 치프텐이 등장하기 전에 거의 마지막으로 등장했던 고전적인 포탑의 디자인 모델이었다는 점에서 애정이 가도록 만드는 모델이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친구네 집에 놀러갔었는데 녀석의 부모님이 이 키트를 사서 녀석에게 선물로 주었더군요. 당시 타미야 키트를 그것도 위의 키트 같은 고가품을 덜컥 아이에게 사줄 수 있는 풍족한 경제력(?)을 가진 집이 그리 많지 않았던 시절이었기에 저는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이후에 성인이 된 후에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eBay에서 오래된 동일한 키트를 구입하여 제작했었는데 무척 감회가 새롭더군요. 안타깝게도 이사하면서 파손되었는데 언제 기회가 된다면 이번에는 근래에 출시된 철갑판이 더덕 더덕 붙어있는 이라크 전쟁 참전 모델로 도전해보고 싶더군요.
3.Jagdpanther Tank Destroyer

탱크 디스트로이어의 명작 "Jagdpanther"는 나치 독일의 수많은 전차들 중에서도 씸플하면서도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인상 깊은 모델이었습니다. 다른 키트들과 비교해서 조립은 단순한 키트지만 나치 전차 콜렉션에서 빠질 수 없는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몇년 전에 "밴드 오브 브러더스"를 보다가 거의 완전히 재현된 이 전차가 등장합니다. 100% 재현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일부는 다른 중고 전차들의 바디를 사용하였다고는 하지만 그 미니 시리즈에서 등장했던 다른 전차들(셔먼, 크롬웰, 타이거...)과 함께 저한테는 어린 시절 동네 과학교재사 선반위에 올라가있던 위의 전차 키트를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TV에서 본 이 전차의 매력이 다시 내 마음속에 지름신을 불러와서 바로 eBay에서 구입하여 가조립해놓았습니다만...... 먹고 살다 보니 아직까지 선반위에서 도색을 기다리고 있은지 3년이 넘어가고 있군요..... 흑흑
4.마틸다 영국군 전차

영국의 마틸다 전차는 나치의 타이거나 팬저에 비하면 그 성능이나 화력에서 보잘 것 없는 기종입니다. 하지만 제가 어릴 때 판매되던 수입품 타미야 2차대전 전차 시리즈들이 주로 나치 독일과 미국 전차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던 탓에 마틸다에 대해서는 뭔가 독특한 호감이 가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키트를 구입하게 된 것은 불과 몇년 전에 비로서 소원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재기만 해놓았을뿐 아직 박스 오픈도 못하고 마냥 시간만 보내고 있습니다. 이유는 다른 모든 분들이 그러하듯이 "먹고 살기 바빠서 뛰어다니다 보니...."이겠지요.....T T
몽고메리 장군과 롬멜 장군의 숙명의 대결이 아프리카 전장에서 전무후무한 명승부를 연출하던 때 영국의 주력 전차들 중에 하나로써 고전을 거듭했던 마틸다 키트를 바라보면서 언젠가는 이 전차를 사용해서 아프리카 사막에서 야자수와 오아시스를 배경으로 롬멜 군단의 추격을 따돌리고 간신히 한숨 돌리고 있는 영국군들의 모습을 재현한 디오라마를 제작해보고 싶습니다.
첫댓글 추억의 키트들이군요. 거의 처음보는 제품들이 많네요. 이런 아이템이 레어아이템이겠지요~~ㅎㅎㅎㅎㅎ 덕분에 눈이 호강했습니다~~^^
당시에는 꽤 유명한 키트였지 싶었는데.......어쨌든 감사합니닷!
어릴 때 안암동 사셨군요. 저 그 근처 용두동에서 태어나서 35년간을 그 동네에서 살았습니다 물론 청년 시절에는 안암동 죽돌이 였었구요,, 올려 주신 글을 보니 옛 생각이 떠오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안암동 죽돌이"라 함은?????? 궁금한 것은 못견디는 성격인지라..... 보충설명 좀.....꾸뻑
대학은 고려대 안다녔지만. 거의 학교 이외의 시간은 그 동네 카페나 음식점을 전전했죠
지금은 단종된 제품들인가보네요.... 음 희귀한 킷 잘 봤습니다. ^^
단종된 제품들도 있지만 eBay에 가면 얼마든지 재고 있습니다.
중학교다닐때 문구점 쇼윈도서 본거같아요. 사는건 꿈도 못꾸던시절 ㅎ
초등학교 다니면서 정작 타미야 키트 가져본 것은 딱 2개 밖에 없네요..... 지금이야 까짓거 지름신과 함께라면!
미국에서 계셔서 eBay를 통해 레어 킷을 구하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계셔서 부럽습니다. 시핑비 따져보고 한국에서 질러버리기에는 좀 부담이 되는 좋은 아이템들....^^'
그게 좀 그렇긴 하죠...... 하지만 아카데미 키트도 지금은 타미야 못지 않은 수준이잖습니까? 타이거 1 내부 묘사는 정말 대단한 걸작이던데.....
어릴 적에 타미야 킷은 그냥 꿈이었습니다. 아카데미 탱크 사는 것도 힘들었는데... 지금이라도 열심히 만들어야지! 하하하.
제가 돈 벌어서 타미야 키트 구입하는 것이 살림에 별로 큰 부담이 되지 않게되니까 모델링 취미에 대한 욕심이 다시 생기더라구요. 저도 사재기로 큰 박스로 두개 가득 쟁여놓았습니다.
추억의 모형들 입니다...
글을 읽다가 김 선생님께서 저와 비슷한 연배가 아니신가 생각 해 보았습니다.^^
저 63년 토끼띠입니다.^^